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아래 항목 중 선택 후 제작경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① 단독(v), ④ 제보(v)
■ 취재 착수, '사진 2장'
제보자A는 백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기자에게 '콜드체인 관리 문제'를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첫 마디는 콜드체인 문제가 지난 9월 불거진 인플루엔자 백신뿐이겠냐고 했다. 문제점을 파헤쳐 달라며, 그가 기자에게 준 건 달랑 흑백으로 출력된 사진 2장이었다. 그것도 무엇인가를 멀리서 찍은 사진이기에, 물체의 형태가 잘 보이지 않았다. 물증이 별로 없어 취재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비록 잘 안 되더라도 취재해보고 후회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제보자가 한 말이 자꾸 귀에 맴돌아서다.
"세금으로 산 백신들인데, 관리를 이렇게 해서야 되겠어요? 기자님 가족이 이런 백신을 맞으면 좋겠어요?"
제보자의 말에서 두 가지 단어가 뇌리에 남았다. '세금' 그리고 '가족'. 생각해보면 그동안 기자 본인이나 가족이 국가 무료접종 백신을 맞을 때, 백신의 콜드체인이 잘 유지됐는지 또 보관이 잘 됐는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 모래 속 진주 찾기
제보를 받고 처음부터 체계적인 취재를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제보자가 준 사진 2장이 찍힌 날짜부터 직접 확인해야 했다. 사진의 배경은 인구가 2만 8천여 명에 불과한 전남 곡성군 보건의료원이었다. 65세 이상 어르신 수천 명에게 무료로 접종할 ‘대상포진 생백신’을 납품하는 과정이었다.
제보 내용이 빈약했기에 어떠한 자료라도 입수해야 했다. 직접 발품을 팔았다. 가장 확실한 물증인 그 날의 ‘영상’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에 수소문했다. 우선 CCTV는 촬영 각도 등의 문제가 있어 확보가 불가능했다. 남은 건 한 가지였다. 해당 장소에 주차를 한 차량을 찾아 블랙박스 등 영상자료를 확보하는 수밖에 없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할지 고민을 거듭할 때 기회는 찾아왔다. 어렵게 원하는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영상 분량이 짧아 교차 검증할 물증이 추가로 필요했지만, 운이 좋게 얻은 이 영상은 취재를 이어갈 수 있는 주요 동력이 되었다.
■ 핵심 쟁점, ‘콜드체인 부실 유통’
이번 취재의 핵심 쟁점은 수천 개 대상포진 생백신의 “콜드체인 부실 유통”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었다. 먼저 백신이 당시 ‘종이상자’에 담겼는지 파악해야 했다. 상대가 아이스박스라고 말하거나 종이상자 안에 일부 냉매가 있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를 반박할 물증을 찾아야 했다. 때문에 당시 백신 수송차량의 적재함을 촬영한 사진을 구했다. 제보자B(정보원)의 도움이 있었다. 적재함엔 종이상자만 가득 실려 있었고, 냉매를 넣기 위해 재포장한 흔적도 없었다. 하지만 추가 검증이 필요했다.
■ 사라진 수송차량, 기자와 업체의 숨바꼭질
제보자B가 촬영한 사진과 비교할 백신 수송차량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업체가 차를 중고매매상에 팔아버린 것이다. 차량 실물과 사진을 직접 비교하지 못하면 제보의 진위를 파악할 수 없었다. 결국 전국을 수소문해 어렵게 차량을 찾았다. 현 소유주의 허락을 받아 사진의 신빙성을 확인했다. 해당 차량의 내부 모습이 사진과 일치했다.
■ 곳곳에서 발견된 콜드체인 부실 관리
당시 백신의 유통 실태를 정확히 알기 위해, 수송차량의 동선을 추적했다. 그렇게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됐다. 26~28도 안팎에 이른 야외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백신이 최대 50분 동안 방치된 정황을 발견했다. 탐문 조사를 통해 동선과 시간을 파악했고, 이후 업체가 직접 작성한 차량 운행일지 내부 문건까지 확보해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하지만 백신의 부실한 관리 정황은 또 있었다. 이번엔 정부 보건기관 잘못이었다. 담당 공무원은 냉장고에 넣기 전, 백신을 최대 20분 가량 상온에 노출했다고 취재진에게 털어놨다. 당시 종이상자에 담긴 백신은 예방접종실 방바닥에 놓여있었다. 공무원이 백신 수량을 세고, 제품을 확인하는 20분 정도의 시간 동안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것이다.
■ 그 많던 백신은 어디에 보관됐을까
백신을 납품받은 뒤 사후 보관도 부실했다. 특수냉장고가 있는데도 백신 상당수를 일반냉장고에 보관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 보건기관이 한꺼번에 너무 많은 백신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취재진이 의혹을 제기하자 담당 공무원은 이 사실을 숨겼다. 기자가 2020개(도즈)의 백신이 특수냉장고에 다 들어갔는지 반복해서 물었지만 매번 대답을 회피했다.
결국 계산기를 꺼내들었다. 백신 낱개포장 한 개의 체적을(168㎤=15㎝x4.5㎝x2.5㎝) 계산하고, 특수냉장고의 평균적인 여유 공간과 비교했다. 이렇게 백신이 다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단 걸 확인했다. 수치를 들이민 뒤에야 담당 공무원은 취재진에게 사실을 실토했다. 정확한 수치를 기록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수백 개의 백신을 일반냉장고에 넣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일반냉장고는 백신의 콜드체인 관리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여닫을 때 온도변화가 크고, 내부에 보관한 위치에 따라 성에가 끼는 등의 문제가 있다.
■ 다른 백신들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다른 백신들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해당 정부 보건기관은 대상포진 생백신 외에도, 국가필수예방 백신 17종 등을 시민들에게 접종하고 있었다. 이런 백신들은 영유아와 어린이들에게 주로 접종하고 있었다. 잘 보관하고 있는지 취재기간 내내 시간을 두고 관찰했다.
이번 취재를 하며 백신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다. 때문에 평소 같으면 무심코 지나쳤을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백신과 일부 사백신들은 빛을 차단한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내부 단백질이 변성돼 백신의 효능이 떨어지고 일부 부작용까지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보건기관이 보관하고 있는 백신 상당수는 햇빛과 형광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었다. 잘못 보관된 백신의 종류도 다양했다. 일본뇌염, 엠엠알(홍역 등), 수두, 로타바이러스 생백신 등등이 있었다. 일시적인 문제는 아니었다. 이번 취재를 하는 2~3개월 동안 저런 보관상태가 지속됐다.
담당 공무원은 왜 그랬을까. 대답을 듣고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답은 간단했다. 백신의 수량을 세는데 편하도록 하기 위해 포장지를 벗겨놨다는 것이었다. 생백신 등을 보관할 때 차광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보관했다.
■ 문제의 시작은 ‘촘촘하지 못한 법’
취재를 하며 백신 관련 법령을 살펴봤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법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예를 들어 현행제도에서는 냉장차가 한 대도 없는 업체가 정부의 백신 입찰 계약을 따낼 수 있다. 이번 보도에서 다룬 대상포진 백신의 경우도 그랬다. 입찰업체는 하청을 맡겨 백신을 수송하고 그 과정에서 하청업체가 콜드체인을 잘 유지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문제점은 또 있었다. 사후에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허술했다. 대표적인 예가 ‘온도기록지’ 문제다. 공무원들은 백신을 수령할 때 업체 수송차량의 자동 온도기록지를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강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체가 양심고백을 하지 않으면 콜드체인 부실관리 문제를 그냥 지나칠 가능성이 높았다.
■ 지방 구석구석에 공급되는 백신, 관리 실태는?
인플루엔자 사태 이후 3개월 정도가 흘렀다. 그 사이 백신의 콜드체인에 대한 관심은 다소 줄어들었다. 그 사이 많은 이슈가 흘러갔다. 이번 연속보도 당시 전 국민의 관심사는 코로나19 백신의 충분한 물량 확보 문제였다. 중앙언론들은 이 문제에 대해 정부의 올바른 정책 결정이 이뤄지고 있는지 잘 감시했다.
소속사는 지역 언론이기에 다른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이 올바르게 공급되도록 기여하고 싶었다. 코로나19 백신은 도시뿐 아니라 인구가 적은 지방 구석구석까지 공급될 예정이다. 때문에 소속사는 중앙정부의 관리·감독 손길이 잘 미치지 않은 지방의 백신 유통·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해봤다. 더불어 현행제도의 문제점도 짚어봤다.
■ 식약처의 개정안 입법 예고
정부의 법령 개정에는 부담이 따른다. 규정이 까다롭게 바뀔수록 업계의 반발 등이 잇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원회도 마찬가지다. 단체의 반발이 거셀 경우 입법 활동이 쉽지 않다. 이렇게 앞서 인플루엔자 사태가 발생했지만, 제도 정비는 지지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도가 시작됐다. 12월에 방송한 보도의 전체 분량은 13분 30초 안팎이다. 일반적인 리포트 뉴스의 평균 길이는 1분 40초인 점을 감안하면 소속사 뉴스의 꽤 많은 분량이 이번 보도에 할애됐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 국회의원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많은 공감이 있었다. 특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여당 의원들이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소속사의 보도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결국 식약처는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백신 관련 법령을 일부 개정하기로 했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백신 관리가 한층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이번 연속보도에 익명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크게 공무원과 업체 관련자다. 특히 공무원의 경우 현재는 비록 담당 부서에 있지 않더라도, 당시 업무를 맡았던 공무원을 만나 취재했다. 업체의 경우에도 해당 회사에 기자가 직접 방문해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를 취재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취재 전까지 제보자와 일면식도 없었다. 보도 대상이 된 지방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 담당자와도 이전까지 만난 적이 없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이번 보도는 기사에 등장하는 기자 본인이 직접 취재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취재 영역이 전문 지식이 필요했던 만큼 관계 전문가 다수의 조언을 듣고 검수를 거쳐 보도를 제작했다. 이번 보도에 도움을 준 내부 관계자, 전문가 등은 모두 14명이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선행보도 여부
작은 단서가 된 제보를 받고, 기자 본인이 장시간 증거를 수집하며 보도를 준비했다. 기사에서 언급한 지역의 백신 유통·실태 점검 사례들에 대한 선행보도는 없었다.
■ 제도 개선 관련 보도
지난 9월 인플루엔자 사태 이후 백신 관련 제도 개선은 지지부진했다. 그 사이 콜드체인 문제는 국민의 주요 관심사에서 조금씩 멀어져갔다. 소속사는 이번 연속보도를 통해 관련 문제를 다시 공론화하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이 제도 개선 논의에 참여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번 보도에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원이 의원은 식약처가 제도 정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실제 식약처는 이후 백신 관련 법령의 개정안 입법 예고를 발표했다. 개정안에는 그동안 인플루엔자 백신 사태에서 지적된 문제와 소속사의 보도를 통해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들이 말한 주요 내용들이 반영됐다.
아래 링크는 식약처의 백신 관련 법령 개정안 입법 예고 소식을 다룬 기사다.(12월 29일 / 13건)
○ 식약처,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 '콜드체인' 강화 / 뉴시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3&aid=0010265849
○ 식약처,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 보관·수송 관리 강화 / 의학신문
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41169
■ 지방자치단체의 후속 대책 보도자료 발표
소속사는 이번 보도에서 유통과정 곳곳에서 콜드체인이 잘 관리되지 않은 대상포진 백신 문제를 다뤘다. 또 어린이들에게 접종하는 국가필수예방 접종 백신들의 햇빛 투과와 같은 보관 실태도 점검했다. 이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는 해당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 대해 의학적 조사에 나서고 백신 관리 지침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위 내용의 보도자료를 다룬 언론사는 소속사를 제외하고 모두 15곳이다.
○ 곡성군, 백신 공급 대비 유통 관리 강화 / 연합뉴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12098912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정치권, 중앙정부 / ‘제도 개선 논의’ 재개
인플루엔자 사태 이후 다소 관심이 시들해진 백신 콜드체인 문제에 대해 소속사는 제도 정비를 촉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도 이 문제에 대해 공감하며 소속사의 보도를 통해 정부 중앙기관과 함께 제도 개선 논의를 재개했다.
이후 식약처의 대책 마련이 나왔다. 식약처는 지난 인플루엔자 백신 사태와 이번 보도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이 강조한 콜드체인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백신 관련 법령의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12월 29일/웹하드 ‘첨부자료1’ 원문 참고)
■ 광역자치단체 / 관리 지침 강화
전라남도는 소속사의 보도 이후 백신 관리 지침과 점검 강화에 나섰다. 이번 연속보도의 리포트 다시보기 링크가 첨부된 이메일과 강화된 지침을 담은 공문을 관내 22개 시·군 담당자에게 보냈다. 이번 지침을 보건의료원, 보건소, 보건진료소과 같은 5백여 곳의 보건기관에서 실행에 옮길 것을 요구했다.
(웹하드 ‘첨부자료2’ 원문 참고, 이하 내용)
------제목 예방접종 백신 납품 검수(적정 온도 확인) 및 보관 관리 철저 협조 요청-------
1. 최근 우리 도내 보건기관에서 일부 예방접종 백신이 유통과정에서 장시간 상온에서 노출됐을 가능성과 겉포장이 벗겨진 채 빛에 노출되어 백신이 보호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이 언론 보도에서 지적되었습니다.
2.이와 관련하여 시군에서 백신의 구입·검수, 보관, 관리, 접종까지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예방접종을 하기 위하여 질병관리청의 지침을 요약 통보하오니 참고하여 주시고, 보건소, 지소, 진료소까지 자체 점검을 강화 보완하여 안전한 백신 보관·관리에 철저를 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중략……
백신 관련 kbc광주방송 자료(참고)
○ 안전한 백신 보관·관리 방송 지적사항 참고
http://ikbc.co.kr/kor/news?mode=view&nwCd=main_news_02&menuId=56_65_73&nwid=365039
http://ikbc.co.kr/kor/news?mode=view&nwCd=main_news_02&menuId=56_65_73&nwid=365077
http://ikbc.co.kr/kor/news?mode=view&nwCd=main_news_02&menuId=56_65_73&nwid=365118
http://ikbc.co.kr/kor/news?mode=view&nwCd=main_news_02&menuId=56_65_73&nwid=365146
------…이하 중략…------
■기초자치단체A / 지침 강화 첫 사례
12월 소속사의 연속보도가 이어진 뒤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식약처의 개정안 입법 예고가 되기 전인데도 전남 해남군은 12월 23일 실시한 백신 입찰부터 콜드체인 관리 기준을 현행제도 수준보다 크게 높였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웹하드 ‘첨부자료3’ 참고)
■기초자치단체B / 의학적 조사·관리 강화 약속
전남 곡성군은 이번 보도에서 유통과정 중 콜드체인 온도가 곳곳에서 잘 유지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난 백신에 대해 의학적 조사에 나섰다. 차광이 안 된 상태에서 보관된 생백신들을 접종 받은 관내 영유아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부작용 조사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웹하드 ‘첨부자료4’ 참고)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취재가 중단될 위기의 순간들
제보자가 물증이라며 건넨 건 사진 2장이 전부였다. 숨겨진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물증을 하나 하나 모으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업체가 팔아넘긴 백신 수송차를 찾기 위해 전국의 중고차매매상을 뒤진 게 대표적인 예다. 또 특정 시점에 공공기관에 주차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찾는 건 마치 모래 속에서 진주를 찾는 것과 비슷했다. 하지만 어렵다는 이유로 취재를 포기한다면, 백신을 접종 받은 수천 명의 알권리를 기자 본인이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햇빛까지 노출된 생백신을 접종 받고 있는 영유아와 어린이 사례도 마찬가지다. 이번 보도를 통해 정부 보건기관의 일부 잘못된 관행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 올해 초 공급될 코로나19 백신
국내에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될 대략적인 시점이 나왔다. 정부는 당초 ‘2~3월’에서, 2월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백신을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는 제도 정비는 지지부진했다. 물론 제도 개정에는 부담이 따른다. 규정이 까다로워질수록 관련 업계(의약품 유통업)의 반발 등이 따르기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원회도 단체의 반발이 거셀 경우 입법 활동이 쉽지 않다. 이처럼 지난 9월 인플루엔자 사태 이후 콜드체인 문제에 대한 국민과 각계의 관심은 다소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소속사의 연속보도가 시작됐다. 인플루엔자 사태 이후 지역의 문제를 발굴해 촘촘하지 못한 현행 법령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선을 촉구했다. 이후 식약처는 백신 관련 개정안 ‘입법 예고’에 나섰다. 이번 연속보도에 등장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이 말한 내용이 개정안에 포함됐다.
■ “이번 방송 영상을 22개 시·군 담당자들과 공유해도 될까요?”
광역자치단체인 전라남도는 소속사 취재진에게 이번 연속보도 리포트 다시보기 영상 링크를 받아간 뒤, 22개 시·군 보건기관 종사자들과 공유했다. 담당자는 보도에 언급된 문제점이 앞으로 생기지 않도록 일종의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싶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정부에서 내려 보내는 ‘두꺼운’ 관리지침 책을 읽도록 요청하는 것보다 보도 영상을 보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기초자치단체의 후속 대책 마련도 시작됐다. 해남군은 전남도의 공문과 이메일을 받은 뒤 지난 12월 23일부터 시작한 백신입찰 사업에서의 콜드체인 관리 지침 강화에 나섰다. 소속사에서는 이번 보도가 좀 더 널리 공유되길 바라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앞으로도 지방을 포함한 전국 시·군·구 구석구석에 공급될 수많은 백신들이 좀 더 안전하게 보관되고 유통되길 바란다.
6. 기타 고려사항
취재와 보도에 대해 이의제기,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서의 피신청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4회 전체 총평
이번 제36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서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이 중 21편이 두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과, 마지막 심사를 통해 9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에선 JTBC <은수미 캠프 성남시 채용비리 의혹>, MBC <재산 914억… 전봉민 의원과 ‘아빠 찬스’>, 한국일보 <방배동 모자의 비극>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성남시 의혹> 보도는 공채영역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을 두 달간 꼼꼼한 취재로 집중적으로 파헤쳐 심층보도 기사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광범위한 취재원에 대한 추적보도를 통해 낙하산 인사 등 일선 지자체의 고질적 병폐인 인사문제에 대한 투명성, 공정성 확보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도 의미가 컸다는 평이다. <아빠 찬스> 보도는 끈질긴 취재를 통해 뇌물제공으로 취재를 무마시키려는 부조리를 고발함으로써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점이 적극 어필됐다는 평이다. 정치인들의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공정, 정의 이슈를 재차 공론화시킨 점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모자 비극> 보도는 소외계층의 그늘을 입체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제도적 맹점을 짚어내 비판과 대안 제시라는 언론 본연 기능을 성실히 수행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유사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앞으로 사회적 안전망 확충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보도부문에선 연합인포맥스의 <한진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시너지 기대’ 등>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항공업계 재편 과정을 비롯해 향후 시너지효과까지 폭넓고 입체적으로 다루는 한편 충실하고 다양한 후속보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국민일보의 <극단으로 안내하는 알고리즘 해설서-상식이 2개인 나라 시리즈>와 서울신문 <당신이 잠든 사이, 달빛노동 리포트> 보도가 함께 수상했다. <알고리즘> 보도는 다양한 사회 분열과 갈등현상을 알고리즘을 통해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알고리즘에 대한 사회적 고민을 더 깊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폭과 깊이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기획보도 특성을 반영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달빛노동>은 야간노동자 등 사각지대에서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애환을 집중 조명해 따뜻한 사회적 시선을 유도한 점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광주의 <농산물 가격의 비밀… 누가 돈을 버나?> 보도는 직접 경매과정에 참여한 참신한 기획과 깊이 있는 심층보도를 통해 선진유통체제 전환의 시급성을 일깨워 제도개선을 촉구했다는 점이 주목을 끌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JTBC 부산총국 <소방관들의 눈물 ‘부조리 보고서’> 보도는 각종 재난 현장 최일선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는 소방행정 일각의 적나라한 부조리를 고발, 소방관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 개선과 소방행정에 대한 전반적 개혁을 촉구했다는 점이 긍정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JIBS제주방송 <제주 지하수의 경고 균형이 무너진다> 보도는 지하수 문제를 현장감 있게 심층 보도해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정책적 대안 마련을 적극 유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