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19년 8월 창문도 없는 휴게실에서 목숨을 잃은 서울대 청소노동자, 2020년 5월 입주민의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의 경비노동자, 2020년 10월 배송 도중 사망한 택배노동자.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늘 마주하는 필수 노동자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숨은 노동자입니다. 안타까운 사고 소식에 언론보도가 이어졌고 정부와 국회에서 대책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나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1년 반이 지난 시점(기사를 기획한 2020년 12월 기준)에서 과연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1월 6일과 7일, 12일과 13일까지 4회에 걸쳐 보도된 한국일보의 [쓰러진 노동자 그 이후]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일보 기자들은 ‘현장’에 방점을 뒀습니다. 택배노동자(1~2회), 경비노동자(3회), 청소노동자(4회)들의 인터뷰를 넘어 그들의 일터를 깊숙이 들여다봤습니다. 노동자들이 어떤 일을 하며 어떤 위험과 근무환경에 노출돼 있는지를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부대꼈습니다.
■[쓰러진 노동자 그 이후]<1~2회>
-여전히... 새벽 6시에 보낸 마지막 배송 문자(1월 6일자 1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10423520004283
-베테랑도 헐떡이는 난코스서 17시간씩 300개 배송 ‘예견된 비극’(1월 6일자 3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23023180000231
-하루 6~8시간 ‘배송물 분류’ 공짜노동 혹사... “1시간당 50개 쳐도 밤 9시에 끝나”(1월 7일자 8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22220070002897
-쓰러진 택배기사에 고객들 안타까움 “그렇게 오래 일하는 줄 몰랐어요”(1월 6일 온라인)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10516250002958
한국일보는 작년 말 뇌출혈로 쓰러진 한진택배 노동자의 평소 배송구역을 동료 노동자 도움을 받아 직접 돌아봤습니다. 신축 아파트 단지와 전통시장, 재개발을 앞둔 뉴타운 구역이 뒤섞인 코스는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고 경사도가 높은 탓에 택배를 이고지고 수십 번 골목을 오가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택배노동자의 단골 식당주인을 통해 평소 그가 늦은 저녁에야 첫 끼를 해결했고 그나마도 빨리 먹기 위해 식당 도착 5분 전에 미리 주문했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그간 평소 택배노동자들의 하루를 함께하는 동행취재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과로로 쓰러진 택배노동자의 평소 배송 구역을 직접 돌아보는 밀착취재는 시도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는 쓰러진 택배노동자의 배송 구역을 구석구석 알고 있는 동료노동자 덕에 가능한 취재였습니다. 이 동료는 쓰러진 노동자가 평소 엄청난 중노동에 시달렸다는 걸 알리기 위해 그리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사명감에 선뜻 밀착 취재를 허락했고 시간을 내줬습니다. 이 기사는 쓰러진 노동자가 평소 얼마나 과로에 시달렸는지 눈으로 보듯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아울러 한국일보는 쓰러진 택배노동자 동생으로부터 오빠의 휴대폰 문자를 입수해 11~12월 그가 고객에게 보낸 수백 통의 메시지 시간을 모두 분석했습니다. 택배노동자가 쓰러지기 직전까지 하루 17시간 노동을 감내했고 새벽 6시까지 일하고 오전 7시에 출근한 적도 있으며 택배업체가 오후 10시 심야배송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오후 10시 직전 스캐너로 일괄 배송 처리한 이후 배달하는 방식으로 심야배송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아울러 사흘에 걸쳐 3명의 택배노동자와 새벽 6시 분류작업부터 배송이 끝나는 밤 10시까지 동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택배노동자 과로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을 개선하겠다며 작년 10월 택배업체들이 잇달아 내놓은 대책들이 정작 현장에선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짚어냈습니다.
■[쓰러진 노동자 그 이후]<3회>
-경비원 10명 중 6명은 오늘도 울고 있습니다(1월 12일자 1면) / 입주민에 뺨 맞아도 쉬쉬... 사직서 품고 아파트 지키는 임계장(1월 12일자 8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23118420004070
-3개월 이하 초단기 계약 급증... 고용 불안에 스스로 乙이 된 그들(1월 12일자 9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23123530004792
“다루기도 쉽고 자르기도 쉽고” 경비노동자 65~69세 많은 이유(1월 12일자 9면)
https://hankookilbo.com/News/Read/A2021011001030003471
경비노동자 기사는 가장 많은 발품을 팔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기사입니다. 한국일보는 한 달에 걸쳐 서울과 경기 인근 170명의 경비노동자를 직접 만났습니다. 그들은 용역업체, 입주민, 관리사무소의 시선이 두려워 처음엔 이야기를 꺼려했습니다. 하지만 수차례 찾아가 기획의도를 설명하고 설득한 끝에 이 중 1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그들의 신음소리를 생생하게 경비실 밖으로 끄집어냈습니다. 100명 중 60명은 여전히 욕설, 폭행에 시달리고 있지만 경찰이나 국민권익위원회 신고센터에 신고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경비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관계기관 대책들이 현장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100명의 경비원들과 심층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연령대가 대부분 65~69세인 것을 알게 됐고, 그 이면에는 국민연금·고용보험 비용을 아끼기 위해 하도급업체가 사각지대에 해당하는 65~69세 연령대 채용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현행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법상 55세 이상은 2년 이상 일해도 근로 연속성을 보장받을 수 없어 무기계약직 전환이 불가능한 구조적 문제를 찾아냈습니다.
■[쓰러진 노동자 그 이후]<4회>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후에도... “여전히 우리는 투명인간입니다”(1월 13일자 8면)
https://hankookilbo.com/News/Read/A2021011018550004789
-인원 줄이고 일은 늘리고 ‘꼼수 판치는 대학들’(1월 13일자 9면)
https://hankookilbo.com/News/Read/A2021011018510001121
-“정규직 되니 아줌마서 선생님으로 불려”(1월 13일자 9면)
https://hankookilbo.com/News/Read/A2021011018290000056
빌딩 숲이 즐비한 여의도와 용산으로 출근하는 청소노동자의 새벽 4시 출근길부터 동행해 하루 종일 일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원청-하청 구조에 얽매여 있는 그들 역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까봐 많이 걱정하는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마음을 열고 취재에 도움을 줬습니다. 한국일보는 대다수 청소노동자들이 근로계약서에 적힌 출근시간보다 한두 시간 빨리 출근하는 공짜노동 관행이 여전하다는 걸 짚었습니다. 새벽 출근을 위한 버스노선이 마땅치 않은 곳에 사는 청소노동자끼리 ‘택시 품앗이’로 출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택시를 타며 고단한 그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풀어냈습니다. 또한 이들의 일과를 동행취재하면서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휴게시간 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노조가 없는 청소노동자들의 경우에는 휴게 공간 역시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각자 1평도 안 되는 폐창고를 개조해서 살아가는 현실을 확인했습니다.
고(故) 노회찬 의원이 언급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서울 강남행 ‘6411’ 버스 뿐 아니라 서울 곳곳에 또 다른 ‘6411’ 버스가 있으며 그 안은 새벽부터 청소노동자들로 가득 차있다는 내용도 생생히 그려냈습니다.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들이 새로운 건물을 지을 때마다 전일제 청소노동자 자리를 시간제로 대체하는 꼼수로 비용을 줄여가고 있다는 사실도 보도했습니다. 과거 고용승계 문제가 불거진 홍익대 청소노동자 사건 이후 대학 내 청소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권익을 증진하고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조 등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각 대학들은 새로운 청소노동자를 고용할 때 노조 가입 의사 여부를 물어보는 등 노조결성과 가입을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기획에 등장하는 취재원들은 신원이 노출될 경우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익명 보도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12월 22일 한진택배 택배노동자가 뇌출혈로 쓰러졌단 사실은 알려졌지만, 한국일보는 마흔 살의 건강하던 노동자가 갑자기 쓰러질 수밖에 없는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해 보도함으로써 이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쓰러진 현장을 직접 걸어보고, 문자메시지를 확인해, 장시간 노동이 만연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한국일보 보도 이후 택배노조는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이 문제를 공론화했고 연합뉴스와 서울경제, 오마이뉴스 등이 이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이후 택배노동자 과로사 주범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의 책임 범위를 놓고 노조와 택배업체가 이견을 보여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노동자들이 총파업을 결의했다가 노사정 합의기구에 의해 극적으로 합의문이 발표되는 과정은 주요 일간지와 방송사, 지역 언론, 인터넷 매체 등 대부분 언론사들이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아울러 택배노동자들의 파업이 가시화 될 무렵 직접 분류작업을 체험하거나 경비노동자들을 향한 갑질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집중 취재하는 방송의 후속 보도 등도 이어졌습니다. 후속보도 목록과 파일 및 인터넷 주소는 별도 자료로 첨부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한국일보의 [쓰러진 노동자 그 이후] 기획은 노동자들이 처한 불합리한 업무 환경을 드러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일보 보도 후인 1월 6일과 1월 18일, 택배연대노조는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뇌출혈로 쓰러진 택배노동자가 소속된 택배업체의 심야배송이 허울뿐이었다는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아울러 노조는 택배업체들에 분류작업 인원투입 등을 포함한 과로사 방지대책을 철저히 이행하라고 여러 차례 촉구했습니다. 이후 노사정 합의기구에 의해 택배노동자의 업무 강도를 높이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을 택배업체가 책임지도록 명시한 건 시민사회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1월 30일 국토교통부와 노조, 택배업체는 공동 조사단을 꾸려 노사정 합의기구에서 타결된 합의사항이 앞으로 잘 지켜지는지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일보는 1회성 기획을 넘어 충실한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한국일보는 올초 국회를 통과한 ‘택배법’이 분류작업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명시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택배노동자를 보호하기 힘들며 택배업체들이 내놨던 대책들이 실효성이 없다는 사실 등도 계속해서 보도 했습니다.
-까대기'는 누구 몫? 택배기사 보호 못하는 택배법(1월 8일 온라인)
https://hankookilbo.com/News/Read/A2021010621100003875
-"택배분류 1000명 약속하고 60명만 충원" 과로사 예방책 공염불(1월 18일자 12면)
https://hankookilbo.com/News/Read/A2021011611560002318
-쓰러져 의식 없는 환자에 직접 산재서류 요청하라는 한진택배(1월 19일자 12면)
https://hankookilbo.com/News/Read/A2021011816590005330
■한국일보 보도 이후 경기도는 경비원들의 갑질ㆍ폭행을 방지하기 위해 경비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침해 실태를 파악하고 권익보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모니터링 조사를 통해 경기도 아파트 경비노동자 갑질 피해 지원센터 등과 연계해 마을노무사 상담, 법률 지원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 역시 대한주택관리사 협회에 ‘경비원 근로여건 등 자료입력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아파트 경비원들의 근로 실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향후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일보는 입주민 갑질에 시달리다가 쓰러져 사경을 헤매는 경기 군포 경비노동자의 정신적 피해가 국내서 처음으로 산업재해로 인정됐다는 사실도 후속 보도했습니다. 특히 이 노동자가 산재승인을 받은 데에는 쓰러지기 직전 심리학적 평가 보고서가 결정적이었는데 이 보고서를 입수해 ’경비노동자의 주의 집중력이 환자의 다른 능력들에 비해 유의미하게 저하돼 있고 아파트 경비근무 중 모욕적 언행에 시달려 억울함과 모욕감을 느껴 만성피로, 수면장애 등의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상세히 전했습니다. 이는 경비노동자를 향한 끊이지 않는 ‘갑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피해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치료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는 보도였습니다.
-'입주민 갑질' 첫 산재 인정 모른 채... 사경 헤매는 경비노동자(1월 22일자 12면)
https://hankookilbo.com/News/Read/A2021012102020001753
■청소노동자의 경우에도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돼 그들의 처우와 인권 실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국일보 보도를 통해 서울노동권익센터는 금년부터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지차제들도 경비,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에 발 벗고 나선다는 사실도 후속 보도로 담았습니다. 서울 중구와 성동구, 경기도 등은 경비, 청소노동자의 휴게실 개선 사업에 나선다고 발표했습니다.
-‘변기 옆 식사’ 경비·청소노동자 휴게실에 응답한 지자체들(1월 27일자 13면)
https://hankookilbo.com/News/Read/A2021012616430000100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한국일보 3040 뉴스이용자 위원회’는 1월 회의에서 [쓰러진 노동자 그 이후] 기획에 대해 ‘더 다양한 직종으로 확대해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좋은 기획’이라고 평했습니다. ‘택배기사의 경우 기자가 실제 문제가 되었던 장소를 방문하여 체험기를 기사를 썼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으며, 경비원 기사의 경우 서울의 170여명의 경비 노동자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등 발로 뛰고 품을 많이 들인 노력이 기사에 잘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지켰으며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의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모두 현재까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5회 전체 총평
2021년 신축년 첫 달인 ‘제36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72편이 응모했다. 각 사에서 엄선한 수작이 다수 응모한 가운데 총 7편이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를 포함한 취재보도 부문에서 4편이 나왔으며 경제, 기획, 전문보도에서 각 1편씩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월성원전 폐쇄 의혹>(SBS 탐사보도1부 박상진·권지윤·김도균·김관진·소환욱 기자) 보도와 <강기윤 의원 ‘편법증여’ 및 ‘법안 셀프발의’ 의혹>(JTBC 탐사기획1팀 이윤석·전다빈 기자, 기동팀 어환희 기자, 영상편집팀 김영석·이화영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SBS 탐사보도부 ‘끝까지판다팀’이 보도한 월성원전 의혹 기사는 응모작 중 최고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를 계기로 촉발된 월성원전 관련 보도의 최종판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전검찰청 공소장 전문을 입수해 삭제된 문건을 상세히 보도하고 이를 둘러싼 관계자 증언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높은 사안이었던 만큼 취재 환경이 녹록하지 않았지만 ‘팩트’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산업부를 포함한 권력기관의 개입 의혹을 객관적 물증 자료를 통해 첫 입증한 점도 돋보였다. 언론의 기본사명 중 하나인 권력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JTBC의 강기윤 의원 보도건도 월성원전에 맞먹는 작품이었다. 자칫 보도가 없었다면 묻혀 버릴 사안을 끈질기게 보도하면서 언론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충실히 보여준 수작이었다.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통해 강기윤 의원의 석연찮은 재산 부풀리기에 주목하고 감사보고서 등을 통한 사실 확인, 내부 증언 등으로 뒷받침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편법 증여 의혹과 같은 문제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유사한 사례에 휘말린 다른 의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면서 정치권에 경종을 울린 점도 높게 평가했다. 입법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 입장에서 빠지기 쉬운 도덕적 해이를 견제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 보도였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출시 일주일 만에…‘20살 AI 여성’ 성희롱이 시작됐다 등>(연합뉴스 IT의료과학부 이효석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AI 여성 ‘이루다’는 해당 보도 이후 추종 보도가 이어지고 온라인 공간이 들썩일 정도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왔다. 이슈의 중심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올바른 AI윤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기사 특성상 다소 자극적으로 흐르기 쉬웠지만 연속보도 내내 중심을 잃지 않고 사실 위주의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AI윤리를 둘러싼 생산적인 논쟁의 장을 마련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오랜만에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는 고발기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고논란’ LG 구광모 회장 고모회사 추적해보니...일감 몰아주기 의혹>(JTBC 탐사2팀 전영희·강나현 기자, 영상취재팀 방극철·김진광 기자, 영상편집팀 박수민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LG가 오너의 특수 관계인에게 일감을 몰아주었다는 내용의 첫 보도 후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잘못된 기업 관행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언론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정치권력과 함께 경제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해당 보도 이후 LG는 오너 특수 관계인 소유의 모든 지분을 팔고 손을 떼겠다고 발표하면서 보도의 신뢰도를 높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중간착취의 지옥도>(한국일보 어젠다기획부 남보라·박주희·전혼잎 기자)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달 기획보도 부문에는 여러 수작이 많았지만 기획 아이디어, 취재의 완성도, 사회적 파장 등에서 <중간착취의 지옥도> 보도가 단연 돋보였다. 100여명의 노동자 인터뷰를 통해 하청업체의 애로와 문제점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면서 기획보도의 새 전형을 만들었다. 인터랙티브 영상도 별도로 제작하면서 지면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문중원 기수사건 불공정> (부산일보 사회부 김백상·이우영·박혜랑 기자) 보도가 돋보였다. 2019년 11월 문중원 기수의 자살 당시부터 2년여에 걸쳐 집요하게 해당 사안을 파헤쳐 결국 검찰의 기소까지 이끌어내면서 추적보도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오랜 시간 동안 사안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지역 언론의 강점을 보여준 수작이었다는 평가였다.
전문보도부문에서도 수상작이 나왔다. 사진부문에서 <“따뜻하게 입으세요”...노숙인에게 외투·장갑 벗어준 시민>(한겨레신문 사진부 백소아 기자) 보도가 이달의 기자상으로 선정됐다. 사진이 주는 메시지와 사회적 파장이 큰 작품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