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ㅇ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시작 _ 불행한 사고 후 드러나는 진실 2가지 ]
2016년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구의역 김군’ 사건과 2018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망한 ‘김용균씨 산업재해 사망’ 사건은 닮은 점이 많습니다. 가장 큰 특징 두 가지는 그들이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다는 점, 그리고 임금 착복을 당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산재 사건이었기에 관심은 늘 ‘위험의 외주화’ 쪽으로 기울었고, 임금 착복 문제에 대한 조명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두 사건은 참담한 사고에 대한 공분이 있었기에 임금 착복 문제가 밝혀졌지만, 두 노동자가 속한 하청업체에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한국일보 마이너리티팀은 다양한 업종에서 하청, 용역, 파견업체 소속으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100명을 인터뷰해 그 실태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 100명 인터뷰 _ 취재 중에도 멈추지 않는 중간착취, 해고, 사망 ]
마이너리티팀 기자 3명은 전국의 노조와 비정규직지원센터, 노동 관련 단체 등을 통해 간접고용 노동자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간접고용 노동자의 노조 가입률은 용역 노동자가 1.7%, 파견 노동자가 0.5%(2019년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밖에 안됩니다. 자신을 고용한 회사와 노동력을 사용하는 회사가 다르고, 계약만료라는 말로 쉽게 해고될 수밖에 없는 고용구조상 이들은 함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뿔뿔이 흩어져 일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이들에게 닿는 것조차 쉽지 않았지만, 각종 단체와 활동가들의 도움으로 한 명씩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 가능한 노동자들에겐 본인의 급여명세서와 원청과 하청이 맺은 도급계약서를 제공받아 비교,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원청이 용역,파견업체에 준 자기 몫의 노무비 중 얼마를 떼이는지조차 모르는 노동자가 더 많았습니다. 용역, 파견업체가 ‘영업기밀’이라며 철저히 숨기기 때문입니다.
이에 저희는 동일한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최소 2,3명, 많게는 10명까지 인터뷰하면서 소속 업체와 상관없이 비슷한 금액, 비슷한 방식의 중간착취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용역업체와 원청에도 노무비 착복 문제와 용역업체 사장의 급여를 취재했습니다. 하지만 명확하게 답변을 하지 못하거나 취재를 거부한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2020년 12월1일 취재를 시작한 저희는 약 한 달 뒤 100명을 모두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이들의 중간착취와 저임금, 열악한 근무 환경, 고용불안에 대해 취재하는 동안에도 이 문제들은 너무나도 생생한 ‘진행형’이었습니다. 100명을 인터뷰한 한 달 동안 노동자 4명이 계약 만료,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고, 인터뷰한 노동자의 동료 2명이 산업재해와 자살로 사망했습니다.
모르고 지나쳤고, 때로는 기사 속 먼 이야기로만 여겼지만 사실은 우리 주변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습니다.
[ 보도 _ 100명이 전한 ‘지옥도’를 펼치다 ]
마이너리티팀은 노동자 100명, 현장 활동가, 전문가들 인터뷰와 간접고용 보고서 및 고(故) 김용균씨 사망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보고서 등 각종 자료 조사를 마친 후 1월25일~30일까지 6회에 걸쳐 중간착취의 지옥도 시리즈를 보도했습니다.
▶ 1회 간접고용 노동자 100명에게 들었다 : 노동자 100명의 이름, 나이, 직업, 원청, 급여, 중간착취 금액과 함께 그들이 전하는 짧은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중간착취를 연료로 작동하는 거대한 간접고용 세계에 대한 개괄도도 1면 기사에 실었습니다.
▶ 2회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서사 :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중간착취를 당하는지 보도했습니다. 용역업체가 원청과 맺는 도급계약서, 노동자와 맺는 근로계약서 사이의 빈틈을 노려 식대와 각종 수당을 없애 늘 최저임금만 준다는 점, 흔적 없이 착취하기 위해 노동자의 월급통장을 빼앗아 착취한다는 점 등입니다. 또 노동자 11명이 보내준 급여명세서를 통해 100만원 대에 갇혀있는 저임금 구조, 목소리를 내기위해 노조를 만들면 해고되는 현실도 짚었습니다.
▶ 3회 무슨 관리를 해준다고요? : 용역업체는 ‘관리비’라는 명목으로 원청에서 받은 돈의 일부를 떼지만, 실상은 노동자를 방치하는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노동자가 건강권을 지키며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도 제공하지 않은 채 원청의 불법파견, 부당대우 문제를 묵인하고 동조하는 현실도 지적했습니다.
▶ 4회 떼인 돈이 흘러들어가는 곳 :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착복한 돈이 용역업체 관리자 및 업체 대표의 막대한 이윤으로 돌아가고 있는 구조를 보도했습니다. 또 업체 대표 중 원청의 퇴직자이거나 오너 일가의 친인척이 적지 않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 5회 업종 형태를 가리지 않는다 : 중간착취가 배달, 대리운전, 가사 돌봄 서비스 등 플랫폼을 통한 노동 중개 사업에서 더욱 더 교묘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도했습니다.
▶ 6회 오래된 좌절, 무엇부터 바꿔야 하나 : 중간착취를 없애기 위해서는 인건비는 원청이 노동자에게 직접 지급하고, 원청에 법적 의무를 부여해야 하며 파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또 1998년 파견법 제정 당시 국회 회의록을 통해 당시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간접고용 노동자가 직접 쓴 편지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보낸 편지를 함께 실었습니다.
[ 인터랙티브, 영상으로 보는 ‘지옥도’ ]
마이너리티팀은 한국일보 내 다른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인터랙티브 콘텐츠와 영상도 제작했습니다. 더 많은 독자들에게 저희의 취재 결과를 공유하고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중간착취의 지옥도 인터랙티브 콘텐츠 : https://interactive.hankookilbo.com/v/indirect_labor/
중간착취의 지옥도 영상 : https://youtu.be/54EB9aECcuw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저희가 취재한 노동자 100명 중 실명을 사용한 노동자는 28명, 익명을 사용한 노동자는 72명입니다. 고용불안이 심각한 취재원의 특성상 익명사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다만 익명을 사용한 노동자 중 일부는 일하는 뒷모습 사진, 급여명세서 등을 공개해 신뢰도를 높이고자 노력했습니다.
또 기사에 사용된 모든 바이라인은 직접 취재한 기자의 바이라인입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간접고용 노동자의 중간착취 문제와 관련해 참고한 선행보도는 없습니다.
[타 매체 반향]
△ 한겨레는 자사 뉴스레터 ‘휘클리’의 ‘함께 읽고 싶은 고급 콘텐츠’ 코너에서 한국일보의 중간착취의 지옥도를 추천했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진정한 ‘중간착취 지옥도’는 LG안에 있습니다’라는 기사에서 한국일보 기사를 언급했습니다.
△ 이재명 경기지사가 1월31일 중간착취의 지옥도 기획기사 중 하나인 ‘월 188만원 은행 경비원의 편지 “중간착취 없이 일하고 싶어요”’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자, 해당 내용을 연합뉴스 등 통신사를 비롯한 14개 언론사에서 보도했습니다.
△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유튜브 채널인 ‘민언련의 미디어 탈곡기’(1월29일)에서 중간착취의 지옥도 보도에 대해 25분 동안 소개했습니다.
△ CBS라디오 ‘주말엔 CBS’는 2월6일 ‘초대석’ 코너에서 중간착취의 지옥도 기사를 30분 동안 소개할 예정입니다.
△ KBS 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 시사’는 2월9일부터 매주 한 차례씩 3,4주에 걸쳐 중간착취의 지옥도 기사와 기사에 등장한 노동자의 전화 연결 인터뷰를 방송할 예정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 중간착취의 지옥도 2회 기사가 나간 후인 1월26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취재팀에게 "그동안 하청업체가 원청의 횡포에 피해를 보는 기사들만 보다가 하청업체의 노동자 약탈 상황을 접하니까 충격을 받을 정도다. 이런 자본주의가 과연 우리의 미래일 수 있는지, 진보 정권은 과연 이들을 위해 어떤 고민과 행동을 했는지 심각하게 따져보고 분노해야 할 것 같다. 도대체 시장은 무엇이며 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 시민으로서 진지하고 심각한 고뇌를 해보라는 메시지처럼 받아들여졌다"는 소회를 전했습니다. 우윤 전 장관은 한국 사회 원로로써 중간착취 문제가 결코 가볍지 않으며 국가의 근본적인 역할과도 연결된다는 점을 지적해주었습니다.
△ 이재명 경기지사는 1월31일 페이스북에 중간착취의 지옥도 기사를 소개하며 <노동자 중간착취 사슬 반드시 끊어야> 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습니다. 이 지사는 “중간착취 구조를 통해 중간의 하청업자는 손쉽게 돈벌이를 하고 노동자들은 위험에 방치된 대신, 원청은 노동자들이 만들어내는 이익만 누릴 뿐 사용자로서의 모든 책임을 피해갈 수 있으니 이러한 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태가 사라지지 않습니다”라고 비판한 후 경기도에서 중간착취를 막기 위해 시행 중인 사업들을 소개했습니다. 또 “민간영역에서도 반헌법적이고 반인륜적인 중간착취를 없애야 합니다. 법인의 부동산투기처럼 중간착취를 통한 이익 창출은 개별 기업엔 이득일지 모르나 국가경쟁력을 해치고 경제 활력을 좀먹는 폐단입니다”라며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정책적 결단만 있으면 부도덕하고 불법적이며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중간착취는 얼마든지 막을 수 있습니다”라고 민간의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이 지사의 이런 적극적인 발언은 중간착취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희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하청업체들의 중간착취 문제도 보도했는데,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1월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한 언론의 용역업체 횡포에 대한 보도가 있어서 원청업체로서 실제 있었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용역업체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요구하는 한편, 제도개선 여지는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보라고 당부하였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원청인 한수원과 용역업체 양쪽에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제도 개선을 당부한 것으로, 이 역시 중간착취 문제를 푸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특히 노동계의 반응은 컸습니다. 민주노총 비정규직 담당 국장은 “지금까지 간접고용 문제를 이렇게 심층적으로 보도한 기사는 없었다”고 평했고, 공공운수노조 측에서는 “한국일보 기사를 노조 내부 교육 자료로 사용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왔습니다. 또 경기도청 노동권익센터 측에서도 앞으로 취재를 돕고 싶다는 연락을 주셨습니다.
△ 기사를 읽은 후 메일을 보낸 독자들도 있었습니다. 본인 또는 가족이 간접고용 노동자라고 밝힌 이 독자들은 자신들의 노동 실태를 전하며 “기사로 당장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이런 기사들이 계속 반복되면 언젠가는 국회의원 귀에, 대통령 귀에 들어가겠지요?”라며 희망을 얘기했습니다. 저희에게 가장 큰 힘을 준 응원이었습니다.
△ 취재팀은 출판사 ‘글항아리’의 제안으로 단행본 제작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간착취 문제를 더 많은 독자들과 공유할 예정입니다.
△ 또 저희 취재팀은 앞으로 고용노동부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에게 중간착취 근절을 위한 법, 제도 개선 문제를 질의하고 이 과정을 계속 기사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단순히 보도로만 그치지 않고 아주 작은 변화라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 보도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하였으며, 한국일보 내부에서도 좋은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없이 보도했으며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취재후기
(365회) 중간착취의 지옥도 / 한국일보
중간착취의 지옥도
한국일보 어젠다기획부 남보라 기자
처음에는 ‘중간착취’라는 말이 낯설었습니다. 근로기준법에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는 ‘중간착취의 배제’(9조) 조항이 있었지만, 입에 잘 붙지 않았습니다.
용역·파견업체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100명을 인터뷰하면서 조금씩 윤곽이 그려졌습니다. 노동자를 고용한 후 원청의 일터에 보내는 것이 용역·파견업체가 하는 일의 거의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원청으로부터 받은 노무비에서 노동자 1인당 매달 수십 만~수백 만원을 ‘관리비’라는 명목으로 떼어갔습니다. 업무지원, 고충처리, 복리후생 등 회사로서의 의무는 외면한 채 돈만 챙겼습니다. 그렇게 떼어 간 돈은 용역업체 대표의 억대 연봉이 됐습니다. 이 관리자들은 원청에서 일하던 ‘낙하산’이거나 친인척인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는 선명합니다. 노동의 대가를 도둑 맞아 10년 차가 되어도 100만원대 월급을 받는 노동자, 최저임금이 올라도 식대 수당 교통비가 사라져 월급이 겨우 2만원 오르는 노동자들입니다. 하지만 가해자는 없습니다. 용역업체는 근로계약서 상 월급을 줬으니 됐다고 하고, 원청은 이 모든 불법과 부조리를 방조합니다. ‘중간착취’라는 말이 낯설었던 것은 언론이 자주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이 단어를 자꾸 말하는 것이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템의 주인이자 팀원들을 끝까지 믿고 독려해준 이진희 어젠다기획부 부장, 신분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월급을 밝혀야 하는 곤혹스러움에도 취재에 응해주신 100명의 노동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365회 전체 총평
2021년 신축년 첫 달인 ‘제36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72편이 응모했다. 각 사에서 엄선한 수작이 다수 응모한 가운데 총 7편이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를 포함한 취재보도 부문에서 4편이 나왔으며 경제, 기획, 전문보도에서 각 1편씩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월성원전 폐쇄 의혹>(SBS 탐사보도1부 박상진·권지윤·김도균·김관진·소환욱 기자) 보도와 <강기윤 의원 ‘편법증여’ 및 ‘법안 셀프발의’ 의혹>(JTBC 탐사기획1팀 이윤석·전다빈 기자, 기동팀 어환희 기자, 영상편집팀 김영석·이화영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SBS 탐사보도부 ‘끝까지판다팀’이 보도한 월성원전 의혹 기사는 응모작 중 최고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를 계기로 촉발된 월성원전 관련 보도의 최종판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전검찰청 공소장 전문을 입수해 삭제된 문건을 상세히 보도하고 이를 둘러싼 관계자 증언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높은 사안이었던 만큼 취재 환경이 녹록하지 않았지만 ‘팩트’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산업부를 포함한 권력기관의 개입 의혹을 객관적 물증 자료를 통해 첫 입증한 점도 돋보였다. 언론의 기본사명 중 하나인 권력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JTBC의 강기윤 의원 보도건도 월성원전에 맞먹는 작품이었다. 자칫 보도가 없었다면 묻혀 버릴 사안을 끈질기게 보도하면서 언론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충실히 보여준 수작이었다.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통해 강기윤 의원의 석연찮은 재산 부풀리기에 주목하고 감사보고서 등을 통한 사실 확인, 내부 증언 등으로 뒷받침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편법 증여 의혹과 같은 문제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유사한 사례에 휘말린 다른 의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면서 정치권에 경종을 울린 점도 높게 평가했다. 입법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 입장에서 빠지기 쉬운 도덕적 해이를 견제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 보도였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출시 일주일 만에…‘20살 AI 여성’ 성희롱이 시작됐다 등>(연합뉴스 IT의료과학부 이효석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AI 여성 ‘이루다’는 해당 보도 이후 추종 보도가 이어지고 온라인 공간이 들썩일 정도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왔다. 이슈의 중심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올바른 AI윤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기사 특성상 다소 자극적으로 흐르기 쉬웠지만 연속보도 내내 중심을 잃지 않고 사실 위주의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AI윤리를 둘러싼 생산적인 논쟁의 장을 마련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오랜만에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는 고발기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고논란’ LG 구광모 회장 고모회사 추적해보니...일감 몰아주기 의혹>(JTBC 탐사2팀 전영희·강나현 기자, 영상취재팀 방극철·김진광 기자, 영상편집팀 박수민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LG가 오너의 특수 관계인에게 일감을 몰아주었다는 내용의 첫 보도 후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잘못된 기업 관행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언론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정치권력과 함께 경제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해당 보도 이후 LG는 오너 특수 관계인 소유의 모든 지분을 팔고 손을 떼겠다고 발표하면서 보도의 신뢰도를 높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중간착취의 지옥도>(한국일보 어젠다기획부 남보라·박주희·전혼잎 기자)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달 기획보도 부문에는 여러 수작이 많았지만 기획 아이디어, 취재의 완성도, 사회적 파장 등에서 <중간착취의 지옥도> 보도가 단연 돋보였다. 100여명의 노동자 인터뷰를 통해 하청업체의 애로와 문제점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면서 기획보도의 새 전형을 만들었다. 인터랙티브 영상도 별도로 제작하면서 지면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문중원 기수사건 불공정> (부산일보 사회부 김백상·이우영·박혜랑 기자) 보도가 돋보였다. 2019년 11월 문중원 기수의 자살 당시부터 2년여에 걸쳐 집요하게 해당 사안을 파헤쳐 결국 검찰의 기소까지 이끌어내면서 추적보도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오랜 시간 동안 사안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지역 언론의 강점을 보여준 수작이었다는 평가였다.
전문보도부문에서도 수상작이 나왔다. 사진부문에서 <“따뜻하게 입으세요”...노숙인에게 외투·장갑 벗어준 시민>(한겨레신문 사진부 백소아 기자) 보도가 이달의 기자상으로 선정됐다. 사진이 주는 메시지와 사회적 파장이 큰 작품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