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당신은 어떤 일을 합니까? 의사가 당신의 직업을 물은 적 있나요?..’ (책「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中)
지난해 11월 말, 기자가 서점에서 무심코 집어 든 책은 그 첫 문장부터 강렬했다. 책은 젊은 조선소 하청 노동자의 죽음, 휴대폰 부품을 만드는 28세 여성의 실명, 위험의 외주화와 불법 파견 속에 서서히 죽어가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14명의 증언이었다.
기자는 책 저자들을 연이어 만났다. 노동 분야를 취재한 것은 처음이어서 익숙하지 않은 법과 제도, 용어를 따로 공부해야했다. 전문가들 진단은 한쪽으로 수렴했다. 김용균 하청 노동자 사례처럼 ‘사고성 재해’는 줄여나가야지만, ‘직업성 질환’(직업병)은 드러내야한다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오랜 기간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직업성 질환의 속성이다. 그런데 이를 숨기게 되면, 예방은 더 어렵다는 논리다.
하지만, 우리나라 직업병 실태는 철저히 숨겨져 있다고 했다. 어떤 일터의 노동자가 어떤 질병에 신음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예방의 첫걸음이지만 우리정부는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잘 보이지 않는 ‘일터의 습격’을 포착하는 것, 전문가 10여명과의 릴레이 사전 인터뷰 결과 취재에 담을 메시지와 목표는 분명해졌다.
●‘금속노조 “직업성 암 잇따라” VS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안전한 사업장”
12월 초 포스코 근로자들의 이야기가 뉴스에서 들려왔다. 직업병이 의심스럽다며 노동조합에 신고한 퇴직자는 모두 40여 명. 폐암이 가장 많고 간암, 전립선암, 림프암, 방광암까지, 환자들이 쏟아졌다. 근로자들은 작업 현장에서 유해 물질과 분진을 마셔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제철소에서 암 발병이 많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정면 반박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추적에 들어갔다.
먼저 가장 강력한 발암물질이 배출되는 ‘코크스 오븐’ 공정을 타깃으로, 검증을 시작했다. 포스코는 규정에 따라 작업환경측정을 하고 있으면, 측정 과정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물질은 한 번도 배출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취재진은 90년대와 2000년대 학술 논문에서 포스코 작업장 내 측정된 발암물질이 미국 기준치보다 높게 검출됐다는 기록을 확인했다. 포스코는 해당 논문의 측정 방식의 신뢰도를 문제 삼으며 재반박했지만, 제대로 된 보호장구 없이 각종 분진을 마셔왔다는 복수의 현장 근로자들 증언은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직업과 암 발병 관계’를 추적하다
포스코의 두 번째 주장은 ‘직업성 질환’ 승인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2000년 이후 7건에 그쳐, 비율로는 0.039%라고 했다. 하지만, 취재진은 포스코 주장을 타당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은 만날 수 없었다. 오히려 하나같이 그 논리를 반박했다. 해마다 우리 국민 24만 명가량이 암 진단을 받는다. 이 가운데 직업성 암 승인을 받는 근로자는 불과 240명에 그친다는 것이다. 비율로 보면 0.1%로 주요 나라들의 직업성 암 평균 비율 4%보다 턱없이 낮다는 것은 진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주장일 뿐, 정부 통계 어디에도 그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특정 암에 취약한 직업군은 무엇인지 등 ‘암과 일터’의 관계를 알려주는 정보는 없었다. 직업을 묻지 않는 의사들 탓에, 국가 암통계에서 암환자의 직업 통계는 취합되지 않고 있었다. 산업재해 통계는 모집단이 너무 적었다.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까, 산업재해 신청 자체를 꺼리는 우리나라 노동자 특성 때문이었다. 심지어 산재 통계는 직종과 직업별로 분류돼 관리되지도 않았다.
●‘빅데이터 분석, ‘차선책’에서 찾은 교훈
취재진은 앞선 연구 자료를 추적하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근로자 건강의 사각지대를 찾는 연세대 의대 연구진(윤진하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취재진 고민을 들은 윤 교수는 ‘차선책’을 제시했다.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의 시작이었다.
대상은 우리나라 전체 임금근로자 1,500만 명. 혈액암과 폐암 진단을 받은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들이 어떤 직장에 다녔는지 추적했다. 그 결과 특정 일터에서 암 발병률이 높게 나왔음이 확인됐다. 혈액암은 34개 업종에서, 폐암은 16개 업종에서 더 자주 발병했다. 또 철광석을 다루는 노동자들의 혈액암 발병률이 56배 높게 나와, 포스코에 대한 반박으로서 의미도 있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그대로의 진실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일터의 구체적 유해요인을 같이 살펴보지 않아서다. 다만, 어떤 일터를 더 관심 두고 들여다봐야하는지 탐색적 연구로 의미가 있다고 취재진은 판단했다. 특정 암의 업종별 발병률을 전수로 들여다본 것은 첫 시도였다.
●‘구멍 뚫린 안전망, 근로자 건강은 누가 지키나?
우리나라 노동자 건강을 지키는 1차적 책임은 사업주에 있다. 사업주의 영리활동에 의해 위험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현재 포항제철소 작업현장의 위험은 잘 관리되고 있는 것이지, 포스코 ‘위험성 평가’ 사례를 정밀 분석을 해봤다.
위험성 평가 보고서의 진실성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텍스트 분석을 시도했다. ‘논문 표절 분석’ 등에서 쓰이는 ‘형태소 유사도 분석’ 방법을 택했다. 분석 결과 483개 평가항목 중 29%가 복사해서 붙여 넣은 것이 확인됐다. 특히 반복된 오탈자는, 위험성 평가 내용을 제대로 들여다보는지 의구심이 들게 했다.
나아가 ‘작업환경측정’과 ‘특수건강검진’ 안전망이 망가진 실태도 현장 검증을 통해 확인했다. 종로3가 뒤편 보석 가공 노동자들의 실태, 그리고 특수건강검진이 병원 돈벌이로 전락했다는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폭로까지, 전수는 아니지만 직간접 증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실태 취재로 확인한 내용은, 고용노동부에 물었지만 답답한 답만 돌아왔다. 정부는 직업성 암이 숨겨져 있다는 답답한 실태만 재확인했을 뿐, 안전망을 보완할 뾰족한 해법은 갖고 있지 않았다. 개선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특이 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포항MBC에서 포항제철소 안팎의 직업성 환경성 암 문제를 다뤘지만,(2020년 12월10일 방송) KBS <시사기획 창> ‘일터의 습격’은 해당 프로그램과 다른 독자적 문제 의식과 취재 방법론으로 접근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본 프로그램 방영 직후인 지난 2월2일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직업성 암 찾기 운동’ 관련한 집단 산재신청 방침을 밝혔습니다. 포스코와 하청업체에서 일했던 노동자들, 전신주 설치.제거 업무를 했던 노동자들, 3D프린터를 쓰다 육종암에 걸린 교사 등 9명이 집단산재 신청에 동참했습니다. 시민단체는 본 프로그램에서 언급한 보석가공 노동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암 발병 사례를 언급하면서, 전국적인 집단 산재 신청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포스코는 본 프로그램에서 지적한 ‘위험성 평가’ 문제를 인정하고, 실질적 위험 평가가 이뤄지도록 대책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보도는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등 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 등 언론중재위원회에 어떠한 신청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5회 전체 총평
2021년 신축년 첫 달인 ‘제36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72편이 응모했다. 각 사에서 엄선한 수작이 다수 응모한 가운데 총 7편이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를 포함한 취재보도 부문에서 4편이 나왔으며 경제, 기획, 전문보도에서 각 1편씩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월성원전 폐쇄 의혹>(SBS 탐사보도1부 박상진·권지윤·김도균·김관진·소환욱 기자) 보도와 <강기윤 의원 ‘편법증여’ 및 ‘법안 셀프발의’ 의혹>(JTBC 탐사기획1팀 이윤석·전다빈 기자, 기동팀 어환희 기자, 영상편집팀 김영석·이화영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SBS 탐사보도부 ‘끝까지판다팀’이 보도한 월성원전 의혹 기사는 응모작 중 최고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를 계기로 촉발된 월성원전 관련 보도의 최종판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전검찰청 공소장 전문을 입수해 삭제된 문건을 상세히 보도하고 이를 둘러싼 관계자 증언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높은 사안이었던 만큼 취재 환경이 녹록하지 않았지만 ‘팩트’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산업부를 포함한 권력기관의 개입 의혹을 객관적 물증 자료를 통해 첫 입증한 점도 돋보였다. 언론의 기본사명 중 하나인 권력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JTBC의 강기윤 의원 보도건도 월성원전에 맞먹는 작품이었다. 자칫 보도가 없었다면 묻혀 버릴 사안을 끈질기게 보도하면서 언론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충실히 보여준 수작이었다.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통해 강기윤 의원의 석연찮은 재산 부풀리기에 주목하고 감사보고서 등을 통한 사실 확인, 내부 증언 등으로 뒷받침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편법 증여 의혹과 같은 문제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유사한 사례에 휘말린 다른 의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면서 정치권에 경종을 울린 점도 높게 평가했다. 입법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 입장에서 빠지기 쉬운 도덕적 해이를 견제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 보도였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출시 일주일 만에…‘20살 AI 여성’ 성희롱이 시작됐다 등>(연합뉴스 IT의료과학부 이효석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AI 여성 ‘이루다’는 해당 보도 이후 추종 보도가 이어지고 온라인 공간이 들썩일 정도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왔다. 이슈의 중심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올바른 AI윤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기사 특성상 다소 자극적으로 흐르기 쉬웠지만 연속보도 내내 중심을 잃지 않고 사실 위주의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AI윤리를 둘러싼 생산적인 논쟁의 장을 마련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오랜만에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는 고발기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고논란’ LG 구광모 회장 고모회사 추적해보니...일감 몰아주기 의혹>(JTBC 탐사2팀 전영희·강나현 기자, 영상취재팀 방극철·김진광 기자, 영상편집팀 박수민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LG가 오너의 특수 관계인에게 일감을 몰아주었다는 내용의 첫 보도 후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잘못된 기업 관행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언론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정치권력과 함께 경제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해당 보도 이후 LG는 오너 특수 관계인 소유의 모든 지분을 팔고 손을 떼겠다고 발표하면서 보도의 신뢰도를 높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중간착취의 지옥도>(한국일보 어젠다기획부 남보라·박주희·전혼잎 기자)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달 기획보도 부문에는 여러 수작이 많았지만 기획 아이디어, 취재의 완성도, 사회적 파장 등에서 <중간착취의 지옥도> 보도가 단연 돋보였다. 100여명의 노동자 인터뷰를 통해 하청업체의 애로와 문제점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면서 기획보도의 새 전형을 만들었다. 인터랙티브 영상도 별도로 제작하면서 지면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문중원 기수사건 불공정> (부산일보 사회부 김백상·이우영·박혜랑 기자) 보도가 돋보였다. 2019년 11월 문중원 기수의 자살 당시부터 2년여에 걸쳐 집요하게 해당 사안을 파헤쳐 결국 검찰의 기소까지 이끌어내면서 추적보도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오랜 시간 동안 사안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지역 언론의 강점을 보여준 수작이었다는 평가였다.
전문보도부문에서도 수상작이 나왔다. 사진부문에서 <“따뜻하게 입으세요”...노숙인에게 외투·장갑 벗어준 시민>(한겨레신문 사진부 백소아 기자) 보도가 이달의 기자상으로 선정됐다. 사진이 주는 메시지와 사회적 파장이 큰 작품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