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O),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5·18 구속부상자회가 비어있는 파출소 부지를 활용해 수익사업을 하려고 한다.”
YTN에 온 첫 제보는 다소 황당한 내용이었습니다. ‘5·18 구속부상자회’는 (사)5.18 단체 세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유족회나 부상자회보다도 훨씬 규모가 큰 단체입니다. 그런데 숙원 사업인 ‘공법단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익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이 단체가 수익사업을 시도하려는 자체가 이상해보였습니다.
관련 서류를 입수했는데, 사업 규모가 굉장히 커보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①경찰청 파출소와 지구대 유휴부지 개발 사업은 물론이었고, ②공공기관 무인 매장 사업, ③유전자 분석을 통한 맞춤형 식자재 공급 사업 ④범국민 방역 위기 극복 사업 ⑤ 5.18 귀농마을 및 스마트팜 개발 사업 등이 포함됐습니다. 5·18 회원들의 복지를 위한 사업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컸습니다.
이러한 사업을 추진한 업체가 어딘지 궁금해 중소기업현황 정보시스템과 신용분석보고서를 입수해 확인해봤습니다. 자료에는 매출을 비롯한 재무 현황이 전무했습니다. 아주 열악한 회사여서 위에서 언급한 수익 사업들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워보였습니다.
그래서 5·18 구속부상자회와 계약한 서울의 두 업체를 가봤습니다. 한 업체는 신생기업이나 다름없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사무실까지 옮긴 상황이었습니다. 건물 관리인에게 물어보니, 그동안 월세도 제대로 내지 못한 어려운 회사였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업체에서는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 아주 영세한 데다 적자 기업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최소한 ‘파출소 부지 개발 수익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업체였던 셈입니다.
그러나 5·18 구속부상자회는 이렇게 열악한 업체를 확인도 해보지 않고 덜컥 업무 계약을 맺었습니다. 정관에 명시된 이사회를 열어 논의도 하지 않았습니다. 계약서상에서 5·18 구속부상자회가 맡은 역할은 공공기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아내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경찰 파출소 부지 사업권을 따내서 업체에 주면, 업체가 복지비 예산과 운영비를 기부하는 형식이었습니다.
YTN 취재가 시작되고 5·18 구속부상자회 내부에서 해당 사업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공교롭게도 문흥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두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이유는 두 업체가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켜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였습니다. 한 업체는 5·18 구속부상자회의 이러한 업무 처리에 황당하다며, 억울해 했습니다. 단 한 번도 5·18 구속부상자회에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르거나 명예를 훼손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뒷돈 약속’ 의혹입니다. 계약을 맺은 업체에서 3억 원을 문흥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에게 주기로 약속했다는 겁니다. 돈 전달을 위해 가운데서 역할을 했던 인물을 통해 돈을 주려했다는 의혹을 확보했고, 보도했습니다.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과거 폭력조직 행동대장 출신?’
5·18 민주화운동은 국가 폭력에 맞서 선량한 시민이 목숨을 걸고 싸웠던 항쟁입니다. 이 때문에 5·18을 상징하는 단어가 ‘민주, 인권, 평화’입니다. 5·18 단체장도 이러한 정신과 결이 맞는 사람이 맡아야 합니다.
취재 결과 현 문흥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조직폭력에 가담했던 전력이 드러났습니다. 판결문에 ‘조직폭력배’ 활동했다는 기록이 드러났습니다. 상급심에서 조폭 활동이 무죄로 드러났지만, 문 회장이 과거 조폭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검사가 공소장에 폭력조직 가입 시기를 특정하면서 실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조직폭력배를 수사했던 다수 경찰을 비롯해 여러 인물로부터 행동대장으로 활동했던 과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문흥식 회장이 조직폭력배였다는 사실은 이후 과거 여러 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990년 9월 연합통신 기사 ‘도박장 개장 2억여 원 뜯은 폭력배 3명 구속’에서도 신양OB파 행동대장으로 돼 있었습니다.
문흥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한 때 실수였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그래서 과거 판결문을 확인해보니 형사 사건으로 최소 4건 이상을 감방에 들락날락했던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모두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이후에 저지른 범죄입니다.
문 회장은 활어 납품과 주차장 운영권을 둘러싸고 폭력을 일삼았고, 2억여 원을 뜯은 혐의로 징역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심지어 경찰 수사를 피해 도피에 나선 적도 있습니다. 교도소에서 수술을 위해 귀휴를 나왔다가도 폭행을 저질렀습니다. 또 재개발 구역 철거 사업을 맡게 해주겠다며 업자에게 6억5천만 원을 받았다가 징역형과 추징금 5억 원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90년대 처벌받은 사건까지 더하면 최소 4건의 형사 처벌을 받았고, 징역만 5년 이상을 다녀왔습니다.
불혹의 나이를 넘긴 5·18 민주화운동은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법단체로 전환해 법의 보호를 받는 단체로 떳떳하게 활동하는 것입니다. 이를 대표하는 인물은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새로운 공법단체 대표로 조직 폭력배 생활을 하거나 각종 사건에 휘말려 처벌을 받았던 사람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5·18의 숭고한 가치인 민주와 인권, 평화를 몸소 실천한 인물이 대표해야 합니다. YTN의 보도는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진 보도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해당 보도를 위해 2주 가까운 시간 동안 꼼꼼하게 준비했습니다. 취재를 했던 대상이 과거 여러 범죄를 저질렀던 인물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했습니다. 특히 취재원을 보복할 수 있었기 때문에 5·18 당시 전남도청 항쟁지도부 상황실장이었던 박남선 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익명으로 처리해 취재원을 보호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두 업체 관계자를 만나서 직접 취재했습니다. 또 수익사업을 추진하려했던 경찰서 부지를 비롯해 5·18 구속부상자회도 취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뿌리가 된 민중항쟁입니다. ‘민주, 인권, 평화’라는 숭고한 가치를 지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숭고한 가치에 가려 5·18이 성역이 된 점도 없지는 않습니다. 이 때문에 5·18 내부에서 잘못된 선택과 판단을 했더라도 이를 집중적으로 취재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 5·18 구속부상자회장 선거를 앞두고 내분이 심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중앙회장 후보였던 문흥식 씨에 대한 ‘조직 폭력배설’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매체도 취재하거나 기사를 쓰지 않았습니다.
YTN은 41년째를 맞은 5·18 민주화운동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과거에 잘못된 것은 확실히 정리하고, 매듭지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성역의 범주에 들었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YTN 보도를 통해 5·18 단체 회원들과 시민들 사이에서 각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5·18 3단체 가운데 하나인 ‘5·18 부상자회’는 ‘5·18 구속부상자회’와의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과거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과는 같은 길을 가지 못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뿐 아니라 5·18 구속부상자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범죄 전력이 있었던 사람은 새로 만들어지는 공법단체 임원이 될 수 없는 규정을 만드려고 하고 있습니다. 5·18 구속부상자회 내부에서도 집행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문흥식 5·18 구속부상자 회장의 가짜 유공자 의혹 등도 계속 취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YTN 보도의 결과로 5·18 단체가 자성하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5회 전체 총평
2021년 신축년 첫 달인 ‘제36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72편이 응모했다. 각 사에서 엄선한 수작이 다수 응모한 가운데 총 7편이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를 포함한 취재보도 부문에서 4편이 나왔으며 경제, 기획, 전문보도에서 각 1편씩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월성원전 폐쇄 의혹>(SBS 탐사보도1부 박상진·권지윤·김도균·김관진·소환욱 기자) 보도와 <강기윤 의원 ‘편법증여’ 및 ‘법안 셀프발의’ 의혹>(JTBC 탐사기획1팀 이윤석·전다빈 기자, 기동팀 어환희 기자, 영상편집팀 김영석·이화영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SBS 탐사보도부 ‘끝까지판다팀’이 보도한 월성원전 의혹 기사는 응모작 중 최고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를 계기로 촉발된 월성원전 관련 보도의 최종판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전검찰청 공소장 전문을 입수해 삭제된 문건을 상세히 보도하고 이를 둘러싼 관계자 증언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높은 사안이었던 만큼 취재 환경이 녹록하지 않았지만 ‘팩트’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산업부를 포함한 권력기관의 개입 의혹을 객관적 물증 자료를 통해 첫 입증한 점도 돋보였다. 언론의 기본사명 중 하나인 권력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JTBC의 강기윤 의원 보도건도 월성원전에 맞먹는 작품이었다. 자칫 보도가 없었다면 묻혀 버릴 사안을 끈질기게 보도하면서 언론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충실히 보여준 수작이었다.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통해 강기윤 의원의 석연찮은 재산 부풀리기에 주목하고 감사보고서 등을 통한 사실 확인, 내부 증언 등으로 뒷받침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편법 증여 의혹과 같은 문제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유사한 사례에 휘말린 다른 의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면서 정치권에 경종을 울린 점도 높게 평가했다. 입법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 입장에서 빠지기 쉬운 도덕적 해이를 견제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 보도였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출시 일주일 만에…‘20살 AI 여성’ 성희롱이 시작됐다 등>(연합뉴스 IT의료과학부 이효석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AI 여성 ‘이루다’는 해당 보도 이후 추종 보도가 이어지고 온라인 공간이 들썩일 정도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왔다. 이슈의 중심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올바른 AI윤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기사 특성상 다소 자극적으로 흐르기 쉬웠지만 연속보도 내내 중심을 잃지 않고 사실 위주의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AI윤리를 둘러싼 생산적인 논쟁의 장을 마련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오랜만에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는 고발기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고논란’ LG 구광모 회장 고모회사 추적해보니...일감 몰아주기 의혹>(JTBC 탐사2팀 전영희·강나현 기자, 영상취재팀 방극철·김진광 기자, 영상편집팀 박수민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LG가 오너의 특수 관계인에게 일감을 몰아주었다는 내용의 첫 보도 후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잘못된 기업 관행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언론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정치권력과 함께 경제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해당 보도 이후 LG는 오너 특수 관계인 소유의 모든 지분을 팔고 손을 떼겠다고 발표하면서 보도의 신뢰도를 높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중간착취의 지옥도>(한국일보 어젠다기획부 남보라·박주희·전혼잎 기자)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달 기획보도 부문에는 여러 수작이 많았지만 기획 아이디어, 취재의 완성도, 사회적 파장 등에서 <중간착취의 지옥도> 보도가 단연 돋보였다. 100여명의 노동자 인터뷰를 통해 하청업체의 애로와 문제점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면서 기획보도의 새 전형을 만들었다. 인터랙티브 영상도 별도로 제작하면서 지면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문중원 기수사건 불공정> (부산일보 사회부 김백상·이우영·박혜랑 기자) 보도가 돋보였다. 2019년 11월 문중원 기수의 자살 당시부터 2년여에 걸쳐 집요하게 해당 사안을 파헤쳐 결국 검찰의 기소까지 이끌어내면서 추적보도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오랜 시간 동안 사안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지역 언론의 강점을 보여준 수작이었다는 평가였다.
전문보도부문에서도 수상작이 나왔다. 사진부문에서 <“따뜻하게 입으세요”...노숙인에게 외투·장갑 벗어준 시민>(한겨레신문 사진부 백소아 기자) 보도가 이달의 기자상으로 선정됐다. 사진이 주는 메시지와 사회적 파장이 큰 작품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