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적 기획기사가 아닌 스트레이트 날씨스케치 중 취재한 사진입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8일 오전 서울역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새해 기자회견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합실에서 텔레비전 화면으로 지켜보는 시민들 모습을 담기 위해서였습니다. 서울역 2층에서 취재를 마친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니 밖에 눈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날씨 스케치를 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광장을 둘러보게 됐습니다. 내려도 너무 내리는 눈에 잠깐 에스컬레이터 지붕 밑에 서 있었습니다. 그 때 그 모습을 만났습니다. 외투를 벗어 입혀주는 그 순간부터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신사는 주머니 속 장갑을 꺼내 주고 또 무언가 건네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뭔지 잘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시민들이 마치 중계를 하듯 이야기를 나누어 상황을 파악하게 됐습니다. "잠바를 벗어 주네, 장갑도 줬어. 이야 5만원도 주네" 망원렌즈를 다 당겨도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먼 거리였습니다. 이내 신사는 서울로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쫓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노숙인에게 다가가 사실여부를 확인한 뒤 다시 서울로 쪽으로 향했지만 신사는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10시 31분 12초부터 34초간. 딱 27장의 사진을 찍었고 그마저도 내리는 함박눈에 초점이 맞은 사진은 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현장을 고스란히 담기엔 충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사진은 18일 오전 찍은 것입니다. 그날 오후 다시 서울역을 찾았습니다. 믿기 힘든 일의 팩트체크를 위해서 였습니다. 사진 한 장을 들고 그 노숙인을 찾았습니다. 한시간 여를 헤맨 뒤 만난 노숙인을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 추워 커피 한 잔 사달라'는 부탁을 받은 시민이 겨울옷이라고 할 수 없는 군복 상의, 얇은 수면바지, 면 운동화를 보고 자신의 외투를 벗어준 것이었습니다.
23일자 신문에 `친절한 기자들'이란 코너를 통해 취재 뒷이야기를 담은 기사가 나갔고 사진 속 주인공을 찾는다는 글에 제보를 받았습니다. 사진 속 주인공과 연락이 닿았지만 조용히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더 이상의 후속보도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SBS 나이트라인 뉴스에 실렸고 국민일보 유튜브 ‘작은 영웅’ 코너에 사진 제공
5. 사회에 끼친 영향
기사 보도 이후 아동학대 사건과 정치공방 그리고 코로나로 우울해 했던 시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전했습니다. SBS 나이트라인 국민일보 동영상 뉴스등 온 오프라인 매체와 각종 공중파 라디오에 소개됐고 네이버, 다음 등 포털과 페이스북, 라인, 트위터 등 SNS에 수없이 많이 공유되며 화제가 됐습니다. 사회적 부조리를 지적하거나 역사적 기록을 남긴 사진은 아니나 지쳐있던 국민들에게 많은 위로가 됐다는 댓글,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몇몇 독자들은 노숙인들에게 핫팩을 전달하고 싶다, 직접 도움이 될 방법이 있나 등의 문의 메일을 받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지켰으며 현재 사내 특종상을 상신한 상황입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의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모두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5회 전체 총평
2021년 신축년 첫 달인 ‘제36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72편이 응모했다. 각 사에서 엄선한 수작이 다수 응모한 가운데 총 7편이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를 포함한 취재보도 부문에서 4편이 나왔으며 경제, 기획, 전문보도에서 각 1편씩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월성원전 폐쇄 의혹>(SBS 탐사보도1부 박상진·권지윤·김도균·김관진·소환욱 기자) 보도와 <강기윤 의원 ‘편법증여’ 및 ‘법안 셀프발의’ 의혹>(JTBC 탐사기획1팀 이윤석·전다빈 기자, 기동팀 어환희 기자, 영상편집팀 김영석·이화영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SBS 탐사보도부 ‘끝까지판다팀’이 보도한 월성원전 의혹 기사는 응모작 중 최고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를 계기로 촉발된 월성원전 관련 보도의 최종판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전검찰청 공소장 전문을 입수해 삭제된 문건을 상세히 보도하고 이를 둘러싼 관계자 증언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높은 사안이었던 만큼 취재 환경이 녹록하지 않았지만 ‘팩트’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산업부를 포함한 권력기관의 개입 의혹을 객관적 물증 자료를 통해 첫 입증한 점도 돋보였다. 언론의 기본사명 중 하나인 권력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JTBC의 강기윤 의원 보도건도 월성원전에 맞먹는 작품이었다. 자칫 보도가 없었다면 묻혀 버릴 사안을 끈질기게 보도하면서 언론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충실히 보여준 수작이었다.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통해 강기윤 의원의 석연찮은 재산 부풀리기에 주목하고 감사보고서 등을 통한 사실 확인, 내부 증언 등으로 뒷받침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편법 증여 의혹과 같은 문제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유사한 사례에 휘말린 다른 의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면서 정치권에 경종을 울린 점도 높게 평가했다. 입법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 입장에서 빠지기 쉬운 도덕적 해이를 견제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 보도였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출시 일주일 만에…‘20살 AI 여성’ 성희롱이 시작됐다 등>(연합뉴스 IT의료과학부 이효석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AI 여성 ‘이루다’는 해당 보도 이후 추종 보도가 이어지고 온라인 공간이 들썩일 정도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왔다. 이슈의 중심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올바른 AI윤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기사 특성상 다소 자극적으로 흐르기 쉬웠지만 연속보도 내내 중심을 잃지 않고 사실 위주의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AI윤리를 둘러싼 생산적인 논쟁의 장을 마련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오랜만에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는 고발기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고논란’ LG 구광모 회장 고모회사 추적해보니...일감 몰아주기 의혹>(JTBC 탐사2팀 전영희·강나현 기자, 영상취재팀 방극철·김진광 기자, 영상편집팀 박수민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LG가 오너의 특수 관계인에게 일감을 몰아주었다는 내용의 첫 보도 후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잘못된 기업 관행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언론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정치권력과 함께 경제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해당 보도 이후 LG는 오너 특수 관계인 소유의 모든 지분을 팔고 손을 떼겠다고 발표하면서 보도의 신뢰도를 높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중간착취의 지옥도>(한국일보 어젠다기획부 남보라·박주희·전혼잎 기자)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달 기획보도 부문에는 여러 수작이 많았지만 기획 아이디어, 취재의 완성도, 사회적 파장 등에서 <중간착취의 지옥도> 보도가 단연 돋보였다. 100여명의 노동자 인터뷰를 통해 하청업체의 애로와 문제점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면서 기획보도의 새 전형을 만들었다. 인터랙티브 영상도 별도로 제작하면서 지면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문중원 기수사건 불공정> (부산일보 사회부 김백상·이우영·박혜랑 기자) 보도가 돋보였다. 2019년 11월 문중원 기수의 자살 당시부터 2년여에 걸쳐 집요하게 해당 사안을 파헤쳐 결국 검찰의 기소까지 이끌어내면서 추적보도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오랜 시간 동안 사안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지역 언론의 강점을 보여준 수작이었다는 평가였다.
전문보도부문에서도 수상작이 나왔다. 사진부문에서 <“따뜻하게 입으세요”...노숙인에게 외투·장갑 벗어준 시민>(한겨레신문 사진부 백소아 기자) 보도가 이달의 기자상으로 선정됐다. 사진이 주는 메시지와 사회적 파장이 큰 작품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