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위기의 민주주의, 그 원인을 과학에서 찾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팬덤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소셜미디어의 급속한 발달로 사람들은 보고 싶은 콘텐츠만 골라보면서 확증편향이 강화됐고, 정치·사회적으로도 화해할 수 없는 싸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온라인에선 악성댓글로, 오프라인에선 집회와 선동으로 나타납니다. 2021년 새해에도 싸움은 더 치열해지고, 서로에 대한 분노와 증오도 더 커져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뇌과학의 급속한 진전에 힘입어 심리학자와 경제학자들은 인간의 숱한 선택이 이성이 아닌 감정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애초부터 합리적이지만은 않은 선택은 온라인 환경을 만나면서 더 강화됩니다. 인간의 선택이 어떻게 극단으로 치닫게 되는지, 초기의 오류를 왜 수정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뇌과학과 행동경제학의 최신 이론을 통해 파헤쳤습니다. 또 심해지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대안을 모색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 프로그램은 사회 현상에 대한 사회과학적 분석, 사회·구조적 해법만 모색하던 기존 시사보도의 틀을 깨고,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과감한 접목을 시도했습니다. 뇌과학과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을 통해 ’선택의 비밀‘을 파헤치고 비합리적 선택이 더욱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살폈습니다.
1. 합리적 인간 VS 합리화하는 인간
‘우리는 과연 합리적으로 선택할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뇌과학계에 잘 알려진 ‘선택맹 심리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쉽게 속아 넘어가고, 쉽게 합리화하는 뇌를 통해 ‘선택의 비밀’을 밝혔습니다.
2. 비난, 달콤쌉싸름한 보상
감정적 선택이 가장 쉽게 도달하는 곳은 비난입니다. 근거 없는 소문을 믿고 쏟아낸 비난과 악성 댓글은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기도 합니다. 선택한 뒤 바꾸지 않는 ‘낙인’의 폐해를 분석했습니다.
3. 정치적 선택도 비합리적
이성의 영역이라고 믿어온 수많은 정치·사회적 결정과 판단도 알고 보면 역시 감정이 앞선 결과입니다. 뇌과학과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의 최신 이론을 통해 ‘선택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했습니다.
4. 편견의 거품
우리 국민 80%가 매달 30시간씩 시청하는 유튜브. 알고리즘은 사람들이 한번 선택한 정치적 성향을 더욱 극단적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댓글 또한 사람들이 ‘편견의 거품’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한다는 사실을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검증했습니다.
5. 민주주의의 위기
‘인간은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모이면 더욱 지혜로워진다’는 민주주의의 대전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감정적 선택과 집단 편향이 정치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형식의 교육을 통해 대안을 모색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융합>
사랑, 증오, 공포 등 감정을 기반으로 뇌의 구조와 기능을 살펴보는 자연 다큐멘터리는 흔히 있었습니다. 또 악성댓글의 폐해와 정치적 양극화의 문제를 지적한 시사 보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를 접목해 합리적 선택과 양극화의 원인을 과학에서 찾는 보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선택’이라는 철학적 문제에 대해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융합을 시사 기획보도에서 시도한 최초의 사례입니다.
<‘온라인 양극화’ 실태 최초 연구>
이 프로그램에선 한국의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실제 온라인상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미국 MIT미디어랩은 2005~2006년 대선 기간 수집된 10억 개의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가 서로 교류하지 않고 양극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일렉톰 프로젝트). 하지만 한국에선 이런 선행연구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에 네트워크 분석 전문가인 박한우 영남대 교수와 함께 온라인상의 양극화 실태를 알아보기로 하고,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유튜브상에서 알고리즘과 댓글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방송 문법상 세부내용을 모두 소개할 순 없었지만 확연한 양극화 현상을 살펴볼 수 있었고, 박 교수님은 이 연구 결과에 대한 논문 발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넛지’ ‘블링크’와 같은 행동경제학 서적이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람들은 이를 광고 전략에 도움을 주는 책이나 자기계발서로만 인식할 뿐 이 책 속에서 ‘선택의 한계’를 짚어내지는 못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불완전한 선택’과 ‘강화’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밝혀냄으로써 ‘민주주의의 위기’를 곱씹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내로남불’로 통칭되는 자기합리화와 인지부조화를 시청자들이 스스로 되돌아 볼 수 있게 하고 존중과 타협, 경청의 가치를 다시 일깨웠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지금까지 악성 댓글과 여론 양극화의 폐해를 지적하는 기획보도는 많았지만, 이를 뇌과학과 행동경제학, 사회심리학의 최신 이론과 접목시켜 과학적으로 원인을 분석하는 시도는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조너선 하이트, 조지프 히스 등 ‘선택’을 연구하는 세계적 석학들을 섭외해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한국인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튜브가 개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어떻게 극단으로 몰아가는지를 알고리즘과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보여줬습니다.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그른’ 현상이 왜 만연한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댓글부대> <한국이 싫어서> 등 우리 사회의 이면을 날카롭게 분석하는 소설을 써온 장강명 씨를 내레이터로 기용해 프로그램의 전달력을 높였고, 거리에서 진행한 ‘선택맹’ 심리실험을 통해 사람들의 선택이 합리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보여줬습니다.
기사를 읽고 수시로 댓글을 작성하는 사람, 정치적 성향에 맞는 유튜브 영상을 즐겨보는 사람, 직접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 누군가를 비난한 사람 등 방송 노출을 꺼리는 실제 사례자를 다양하게 섭외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방송 이후 사내외에선 ‘민주주의적 사고방식의 귀감을 보여주는 수작’이라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을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5회 전체 총평
2021년 신축년 첫 달인 ‘제36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72편이 응모했다. 각 사에서 엄선한 수작이 다수 응모한 가운데 총 7편이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를 포함한 취재보도 부문에서 4편이 나왔으며 경제, 기획, 전문보도에서 각 1편씩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월성원전 폐쇄 의혹>(SBS 탐사보도1부 박상진·권지윤·김도균·김관진·소환욱 기자) 보도와 <강기윤 의원 ‘편법증여’ 및 ‘법안 셀프발의’ 의혹>(JTBC 탐사기획1팀 이윤석·전다빈 기자, 기동팀 어환희 기자, 영상편집팀 김영석·이화영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SBS 탐사보도부 ‘끝까지판다팀’이 보도한 월성원전 의혹 기사는 응모작 중 최고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를 계기로 촉발된 월성원전 관련 보도의 최종판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전검찰청 공소장 전문을 입수해 삭제된 문건을 상세히 보도하고 이를 둘러싼 관계자 증언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높은 사안이었던 만큼 취재 환경이 녹록하지 않았지만 ‘팩트’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산업부를 포함한 권력기관의 개입 의혹을 객관적 물증 자료를 통해 첫 입증한 점도 돋보였다. 언론의 기본사명 중 하나인 권력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JTBC의 강기윤 의원 보도건도 월성원전에 맞먹는 작품이었다. 자칫 보도가 없었다면 묻혀 버릴 사안을 끈질기게 보도하면서 언론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충실히 보여준 수작이었다.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통해 강기윤 의원의 석연찮은 재산 부풀리기에 주목하고 감사보고서 등을 통한 사실 확인, 내부 증언 등으로 뒷받침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편법 증여 의혹과 같은 문제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유사한 사례에 휘말린 다른 의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면서 정치권에 경종을 울린 점도 높게 평가했다. 입법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 입장에서 빠지기 쉬운 도덕적 해이를 견제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 보도였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출시 일주일 만에…‘20살 AI 여성’ 성희롱이 시작됐다 등>(연합뉴스 IT의료과학부 이효석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AI 여성 ‘이루다’는 해당 보도 이후 추종 보도가 이어지고 온라인 공간이 들썩일 정도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왔다. 이슈의 중심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올바른 AI윤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기사 특성상 다소 자극적으로 흐르기 쉬웠지만 연속보도 내내 중심을 잃지 않고 사실 위주의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AI윤리를 둘러싼 생산적인 논쟁의 장을 마련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오랜만에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는 고발기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고논란’ LG 구광모 회장 고모회사 추적해보니...일감 몰아주기 의혹>(JTBC 탐사2팀 전영희·강나현 기자, 영상취재팀 방극철·김진광 기자, 영상편집팀 박수민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LG가 오너의 특수 관계인에게 일감을 몰아주었다는 내용의 첫 보도 후 후속보도를 이어가면서 잘못된 기업 관행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언론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정치권력과 함께 경제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해당 보도 이후 LG는 오너 특수 관계인 소유의 모든 지분을 팔고 손을 떼겠다고 발표하면서 보도의 신뢰도를 높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중간착취의 지옥도>(한국일보 어젠다기획부 남보라·박주희·전혼잎 기자)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달 기획보도 부문에는 여러 수작이 많았지만 기획 아이디어, 취재의 완성도, 사회적 파장 등에서 <중간착취의 지옥도> 보도가 단연 돋보였다. 100여명의 노동자 인터뷰를 통해 하청업체의 애로와 문제점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면서 기획보도의 새 전형을 만들었다. 인터랙티브 영상도 별도로 제작하면서 지면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문중원 기수사건 불공정> (부산일보 사회부 김백상·이우영·박혜랑 기자) 보도가 돋보였다. 2019년 11월 문중원 기수의 자살 당시부터 2년여에 걸쳐 집요하게 해당 사안을 파헤쳐 결국 검찰의 기소까지 이끌어내면서 추적보도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오랜 시간 동안 사안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지역 언론의 강점을 보여준 수작이었다는 평가였다.
전문보도부문에서도 수상작이 나왔다. 사진부문에서 <“따뜻하게 입으세요”...노숙인에게 외투·장갑 벗어준 시민>(한겨레신문 사진부 백소아 기자) 보도가 이달의 기자상으로 선정됐다. 사진이 주는 메시지와 사회적 파장이 큰 작품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