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6월 9일 오후 4시경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재개발 공사현장에서 철거 중이었던 건물이 붕괴됐습니다. 관련 기사가 처음 보도된 뒤 현장으로 향했지만, 붕괴된 건물 현장 주변에는 이미 통제선이 설치됐습니다. 광주 54번 시내버스 탑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였습니다.
당시 현장에서는 시공사가 하청, 재하청을 줬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해 6월 9일 오후 11시경 사고현장 앞에서 진행된 임시 브리핑에서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은 “붕괴 건물 철거공사에는 재하청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산업개발 대표도 이날 자정이 지나 현장에서 “제가 알기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습니다. 10일 오전 10시에도 현대산업개발 대표는 광주시청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재하청은 없었다”고 재차 밝혔습니다. 다수 매체는 불법 재하도급을 의심하면서도 해당 사실을 확인하지 못해 현장 관계자들의 증언을 인용하는 수준의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만연한 불법 재하청이 이 현장에는 없었다라고 단언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재하청으로 인한 단가 후려치기 등의 문제는 건설현자의 부실 작업을 불러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붕괴 사고와도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4명의 기자와 함께 취재팀을 꾸려 사고 현장 관계자 등을 만나 붕괴 사고의 원인을 취재하는 한편, 구체적인 하청 구조에 대해서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청, 재하청의 가능성이 있다는 실마리를 포착한 것은 10일 오전 2시경 붕괴 현장 인근에서였습니다. 붕괴 현장 주변에서 철거 공사와 관련한 관계자 등을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대화 내용 중에는 “건물 철거공사는 현대산업개발, 한솔, 백솔이라는 3개 회사 직원들이 참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솔, 백솔 이라는 기업이 현대산업개발로부터 특정 업무를 재하청 받았을 것이라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정확한 현장 상황을 알 수 있는 사람들을 찾지 않으면 해당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생각에, 현장 관계자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 한솔기업, 백솔건설이라는 3개 회사가 철거작업을 벌였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 한솔(한솔기업) 관계자를 통해 “굴착기 장비와 작업자 등 2명은 백솔건설에게 재하청을 준 것이 맞다”는 확인을 받았습니다. 해당 내용을 11일자 1면 <광주 철거현장도 감리자는 없었다>와 3면 <하청-재하청…다단계 하도급이 부실공사 불러>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가 이뤄진 뒤인 11일 오전 11시 경찰은 브리핑을 통해 “건설산업기본법상 재하도급 금지 규정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1일 취재팀은 현장에서 들었던 ‘백솔기업’이라는 업체의 실체에 대해 파고들었습니다. 이 업체 사장인 조모 씨를 만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던 중 조 씨 주변 사람들을 통해 조 씨가 한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계속된 요청 끝에 조 씨의 변호인을 광주 동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변호인은 취재팀에게 조 씨가 “건물 철거비용이 28만 원(3.3㎡당)이었는데 하청은 10만 원, 재하청은 4만 원으로 후려치기가 이뤄졌다. 이 때문에 각종 부실공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불법이어서 항상 불안했다”고 호소했다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철거회사 여러 곳을 상대로 계속 취재를 하던 중 한 회사에서 조 씨의 말을 신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회사 관계자는 “우리에게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철거공사 제안이 들어왔지만 최종 공사비가 너무 낮아 포기했다. 동종 업체들은 낮은 공사비에 모두 포기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내용을 12일자 5면에 <살수 펌프 평소의 2배 동원…철거용 흙산 무너진 뒤 건물 붕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이상의 보도를 통해 소문처럼 떠돌던 광주 철거 현장 건물 붕괴 사고 현장의 하청, 재하청 구조와 그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해 선제적으로 보도하였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없음)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보도는 광주의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인해 불거진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로, 관련해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경찰은 해당 보도가 이뤄진 뒤인 6월 16일 현대산업개발을 압수수색하고 약 120억 원에 달하는 철거공사비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한 달이 지난 7월 29일 경찰은 중간 수사 발표를 통해 불법 하도급을 통한 공사 단가 후려치기 등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현대산업개발과 한솔기업이 50억 원에 철거계약을 맺고, 한솔기업이 백솔건설과 76%가 깎인 12억 원에 재하도급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어 국토교통부 중앙건축물사고조사위원회는 8월 9일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철거 공사비가 3.3㎡당 28만 원이었던 것이 하청, 재하청을 거치며 4만 원으로 깎이는 구조적 문제로 안전 관리가 부실해졌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약 두 달만에 하청-재하청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사고의 구조적 문제였다는 점이 조사 결과 드러난 것입니다. 다음날 국토부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건설공사 불법하도급 차단방안’과 ‘해체공사 안전 강화방안’을 내놓았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기준과 더불어 본보 자체 보도윤리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 피신청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72회 전체 총평
제372회 이달의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4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372회 심사의 경우 취재보도 부문1(16편 출품), 2(3편 출품)와 기획보도 방송부문(9편 출품)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또 지역언론사의 경우 전체 18편이 출품해 5편이 선정됐다. 이달의기자상 역사상 매우 드문 일로 꼽힐 듯하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선 전자신문의 <머지포인트 ‘미등록 영업’ 논란···금감원 실태조사 직접 나섰다 外>가 선정됐다. 이 기사는 디지털금융이 확산하는 추세에서 모바일 상품권의 횡행과 위험성을 부각해 소비자 피해를 막고 금융당국의 대처 및 관련 제도의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는 모두 6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경향신문의 <장애인도 소비자다>와 한국일보의 <혜린이의 비극, 그 후> 등 두 편이 선정됐다. <장애인도 소비자다>는 그동안 주로 복지 재활 대상으로 간주된 장애인을 소비의 주체로 인식해 문제점과 해법을 이끌어낸 참신한 기획이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대면시대에 더욱 불편해진 장애인 소비환경을 다양한 현장과 각도에서 조명해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혜린이의 비극, 그 후>는 ‘촉법소년’ 제도로 인해 가해자는 발 뻗고 자고 피해자는 전전긍긍하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한국일보 취재팀이 장기간 추적해 시리즈로 보도함으로써 평생 고통받는 피해자와 가족들 상처를 생생히 전달했다는 점이 주목됐다. 법원·검찰 및 교육당국의 안이한 사법 및 행정처리도 지적해 개선을 유도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MBC충북의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과 기호일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그리고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2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는 350억원 들이고도 유령공원으로 전락한 사례를 통해 지자체의 주먹구구식, 판벌리기식 낭비행정을 빈틈없이 다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숱한 국책 공사에 대한 다각적 검증은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언론들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기호일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그리고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혔다. 이 기사는 단순 인사발령으로 넘길 수 있었던 경기도 산하 출자출연 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파고 들어 부당성을 적극 조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 출동소방관의 실종 및 재난사태에서 황 내정자가 진행하는 먹방에 출연하면서 경기도 재난사령탑 책무를 게을리한 사실을 파헤친 점은 금상첨화라는 평이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경기일보의 <76년만에 되찾은 웃음, 원폭피해자 2‧3세대 지원 이끌어내다>와 매일신문의 <‘구하라 시리즈’-빈곤 동네와 주거 빈곤 아동> 등 두 편이 선정됐다. 이 두 작품 모두 지역밀착형 탐사보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데 이론이 없었다. 경기일보 ON팀의 <76년만에 되찾은 웃음···>은 경기도가 원폭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2019년)해 놓고도 지원은커녕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은 점과 원폭피해자의 아픔 등을 생생하게 전했다. 매일신문의 <‘구하라 시리즈’>는 문제접근과 대안제시 방식이 돋보였다. 생생한 현장을 전문가 및 관계공무원들과 결합시켜 문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나선 점은 탐사보도의 한 유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대전MBC의 <‘노래하라! 저항하라!’ 항일음악 6천곡 대발굴>가 뽑혔다. 이 작품은 그동안 언론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온 일제 치하 항일노래를 6천곡 이상 발굴해 자료화하는 방대한 작업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취재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뛰어난 열정으로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땀을 아끼지 않는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