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자체가 350억 원을 들여 체육공원을 준공하고도 오히려 준공 사실을 쉬쉬하는 매우 이상한 공원이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시점이면 보통 도지사부터 시장, 도의원, 시의원까지 줄줄이 보도자료 내고 갖은 공치사를 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공원은 준공 사실을 주민 제보를 통해 들어야 했습니다. 준공 사실을 감출만한 이유는 취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군 공항과 맞붙은 곳인데도 검토 없이 무턱대고 350억 원을 쏟아 부어 공사를 강행했다가, 결과적으로 야간 조명도 없이 준공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해가 지면 무용지물입니다. 낮에는 착륙 직전 전투기가 거의 땅에 붙어 날아갑니다. 소음 때문에 운동은 커녕 그냥 서 있기도 힘든 곳이었습니다. 낮에도 무용지물이었던 겁니다. 이걸 준공을 하고 나서야 알았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들어야 했습니다. 더구나 이 사실을 알고도 여기에 3백억 원을 더 들여 체육시설 추가 확장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멈춰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게 애초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 과정을 파고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13년 입지 선정 과정 당시의 용역 자료부터 입수해 따져봤습니다. 이런 문제를 충분히 경고한 전문가 의견이 있었지만, 철저히 무시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럴 줄 몰랐다”는 답변은 거짓이었고, 누군가의 주도적인 입김이 작용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그럼 여기만 그럴까? 물론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입지가 결정된 또 다른 체육시설(청주시 스포츠 콤플렉스)도 확인해 봤습니다. 연구용역을 통해 결정된 부지 선정 과정은 너무나 이상했습니다. 연구 용역 결과보고서 검토 결과, 어디에 체육시설을 지을지 미리 결과를 정해놓고, 짜 맞추기 한 정황이 확인된 겁니다.
그렇다면 다른 연구 용역은 괜찮을까. 취재의 범위를 더 넓혔습니다. 연구 용역에 대한 취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자치단체가 발주한 연구용역을 최대한 조사해 보기로 한 겁니다. 청주시와 함께 광역자치단체인 충청북도의 연구 용역 상황을 조사했고, 취재가 속도를 내면서 교육기관인 충청북도교육청까지 취재가 확대됐습니다. 그렇게 취재한 연구 용역 수만 청주시 47개, 충청북도 110개, 충청북도교육청 81개에 달합니다. 중복 발주에 복사판 용역 결과물, 편당 최소 수천만 원에서 수 억대에 이르는 용역이 도대체 누굴 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제보자나 취재 과정에서 만난 관계 기관이나 교수, 전문가들과는 이해 관계가 없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익명을 요구한 일부 연구원이나 전문가의 경우에는 요구에 따라 인터뷰는 진행하되 목소리를 변조해 방송했습니다. 또 일부 화면은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역을 사용했고, 화면상으로도 분명하게 표시했습니다.
또 취재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된 기관에 대해서는 충분히 반론을 듣고 사실관계를 확인하였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조명 시설조차 없이 주먹구구로 준공된 문제의 체육공원 준공과 과정, 문제점은 단연 MBC충북이 최초 보도로 지역 사회에 알려졌습니다. 또한 체육시설 위치 선정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드러난 연구 용역보고서의 문제점도 MBC충북이 처음으로 취재 보도했으며,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이후 특히 ‘반쪽짜리’체육공원의 경우, 첫 보도 이후 지역에서도 청주시의 납득할 수 없는 행정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고, 후속 기사도 쏟아졌습니다.
'밤되면 암흑천지'…346억원 든 내수생활체육시설 반쪽 운영(연합뉴스/2021.07.02.)
https://www.yna.co.kr/view/AKR20210702061100064?input=1195m
야간에 사용 못하는 청주 내수생활체육공원 '반쪽시설 전락'(뉴스1/2021.07.02)
https://www.news1.kr/articles/?4358974
공군비행장 옆에 만들면서 사전 협의 안해...항공기 운행 방해로 야간조명 설치 못한다(충청매일/2021.07.07)
http://www.ccd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12674
[346억 들인 내수생활체육공원 반쪽 전락(下)] 청주시, 안되는 줄 뻔히 알면서도 야구장에 또 야간조명 설치 추진(충청매일/2021.07.08)
http://www.ccd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12842
누구를 위한 1000억원인가?(충청타임즈/2021.08.19.)
http://www.cc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669953
하지만 연구 용역 보도와 관련된 다른 언론 매체의 기사나 보도는 없었습니다. 그만큼 연구 용역에 대한 취재가 복잡하고, 방대한데다, 확인 작업이 필요한 만큼 타사에서는 관련 보도를 다루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문제의 체육공원을 조성한 청주시는 “공군과의 협의 후 추가 확장 사업을 진행하겠다”며 당장 이번 달 착공 예정인 야구장 조성 사업 일부에 보류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공군과의 지속 협의를 진행함은 동시에, 협의 불발 시 공원 전체를 돔 형식으로 바꾸는 등의 대안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문제는 8월 열린 청주시의회에서도 지적됐고, 담당 국장은 “공군과의 협의가 끝날 때까지 추가 확장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방부와의 협의를 거쳐 야간 조명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청주시장 공약 사업으로 추진 중인 체육공원 확장 사업 계획도 중단하기로 한 겁니다.
한편 지방의회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그동안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연구 용역 분야에 대한 심층적인 취재로 당연한 줄만 알았던 연구 용역의 문제점을 알게 됐고, 공익적인 가치 면에서도 유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후 지방의원들은 용역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본격적인 용역 분석 작업에 들어갔고, 취재진에 대한 자문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는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연구용역과 관련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일련의 MBC충북 보도를 기점으로 후속 조치는 물론 제도 개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주시는 앞으로는 연구용역을 보다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보도를 통해 지적된 연구 용역에 대한 개선 작업과 함께 ‘청주시 용역과제심의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지방의회도 보다 철저한 용역 관리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독자적으로 조례 제·개정을 추진하던 청주시의회는 청주시가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함에 따라 조례 제·개정 준비 작업을 중단하고, 대신 청주시가 입법예고한 조례개정안 보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충북도의회에서도 타 지역 조례 검토 등 조례 개정 준비 작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또 지방의회 차원에서도 기존의 잘못된 연구 용역을 철저히 가려내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올해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연구 용역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조례 개정을 입법 예고한 청주시와는 별도로 충청북도와 충청북도교육청도 중복용역이나, 부실용역, 용역 부정을 가려내기 위한 내부 시스템을 개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또 연구용역 결과보고서도 개인정보나 사업정보 같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모두 공개하겠다는 방침도 세웠습니다. 완료된 연구 용역이 특별한 이유 없이 석 달안에 공개되지 않거나 평가보고서와 활용보고서가 없는 경우 담당자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내부기준도 만들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하며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믿기 힘들 정도로 혈세를 낭비한 수백억 원 사업을 단순 고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왜?”라는 문제를 끝없이 던져가며 꼬리에 꼬리, 파생에 파생을 거듭한 취재입니다. 용역을 주로 다룬 이번 취재는 사실 언론사에서 주로 다루는 이슈와 거리가 멉니다. 더구나 연구 용역 자체가 어렵고 복잡한데다 전문가 영역으로 취급되다 보니 취재도 쉽지 않습니다. 잘못 취재했다 명예훼손 등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연구 용역 관련 보도가 국정감사나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단편적으로 나온 연구용역 보도에 그치는 이유입니다. 그만큼 자치단체의 모든 연구용역에 대대적으로 심층 분석해 문제점을 짚은 것은 MBC충북의 보도가 유일합니다.
보도에서 인터뷰에 등장하는 일부 연구원과 전문가는 인터뷰가 방송될 경우 동종 업계에서 불편해지거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부득이하게 변조된 음성으로만 방송에 사용했습니다.
또 익명으로 방송된 용역 담당기관의 경우에도 공식 인터뷰를 요청을 거부해 변조된 음성으로만 방송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보도에서 기관의 용역 전담기관은 반드시 정식 인터뷰를 방송했습니다.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 인정과 함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도 받았습니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은 모두 준수했습니다. 또 외부 지원은 없었습니다. 보도와 관련해 당사자의 반론 신청과 언론중재위원 회피신청사항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취재후기
(372회)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 / MBC충…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
MBC충북 보도국 김영일 기자
“조사 결과, 사업 타당성이 충분합니다.”, “조사 결과, OO 지역이 최적지입니다.” 흔히 정부기관이나 자치단체가 어떤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할 때 근거로 내세우는 정책연구 결과입니다. 사업이 이상해도, 석연치 않아도 정책연구 결과가 있으면 대부분은 수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분명히 정상적으로 정책 연구가 이뤄지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이 추진되는데, 왜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는 걸까요. “이상하다” “잘못됐다”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정부나 기관, 지자체는 정책연구 결과 탓만 합니다. 정책연구 결과대로 사업을 추진했을 뿐이라고요. 그럼 문제있는 정책 연구가 어떻게 나왔을까. 그렇게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정책연구 용역 남발과 연구 용역 부실 관리, 여기에 셀프 연구 용역, 짜 맞추기 연구 용역, 부정 연구 강요까지…. 취재가 이뤄지면서 연구 용역의 문제점이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연구 용역을 발주했던 담당자가 보고서 내용조차 모르거나 연구기관에 대놓고 특정 결과를 내놓을 것을 강요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보도 이후 시민사회단체와 광역·기초 지방의회에서는 가장 먼저 대응이 나왔습니다. 기존의 연구용역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시작됐고, 조례 개정을 위한 준비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청주시도 더 이상의 연구용역 부조리를 막기 위해 조례 개정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충청북도교육청은 대대적인 시스템 개선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몇 번의 보도를 통해 기존 관행이 하루아침에 바뀌길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이번 보도를 통해 문제가 드러난 만큼, 정책 연구를 방패삼아 자치단체의 사업이 남발되는 사례는 분명히 줄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끝까지 지지해준 선배들과 뒤에서 밀어준 후배들, 그리고 취재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회차 심사평
제372회 전체 총평
제372회 이달의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4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372회 심사의 경우 취재보도 부문1(16편 출품), 2(3편 출품)와 기획보도 방송부문(9편 출품)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또 지역언론사의 경우 전체 18편이 출품해 5편이 선정됐다. 이달의기자상 역사상 매우 드문 일로 꼽힐 듯하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선 전자신문의 <머지포인트 ‘미등록 영업’ 논란···금감원 실태조사 직접 나섰다 外>가 선정됐다. 이 기사는 디지털금융이 확산하는 추세에서 모바일 상품권의 횡행과 위험성을 부각해 소비자 피해를 막고 금융당국의 대처 및 관련 제도의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는 모두 6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경향신문의 <장애인도 소비자다>와 한국일보의 <혜린이의 비극, 그 후> 등 두 편이 선정됐다. <장애인도 소비자다>는 그동안 주로 복지 재활 대상으로 간주된 장애인을 소비의 주체로 인식해 문제점과 해법을 이끌어낸 참신한 기획이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대면시대에 더욱 불편해진 장애인 소비환경을 다양한 현장과 각도에서 조명해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혜린이의 비극, 그 후>는 ‘촉법소년’ 제도로 인해 가해자는 발 뻗고 자고 피해자는 전전긍긍하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한국일보 취재팀이 장기간 추적해 시리즈로 보도함으로써 평생 고통받는 피해자와 가족들 상처를 생생히 전달했다는 점이 주목됐다. 법원·검찰 및 교육당국의 안이한 사법 및 행정처리도 지적해 개선을 유도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MBC충북의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과 기호일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그리고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2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는 350억원 들이고도 유령공원으로 전락한 사례를 통해 지자체의 주먹구구식, 판벌리기식 낭비행정을 빈틈없이 다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숱한 국책 공사에 대한 다각적 검증은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언론들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기호일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그리고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혔다. 이 기사는 단순 인사발령으로 넘길 수 있었던 경기도 산하 출자출연 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파고 들어 부당성을 적극 조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 출동소방관의 실종 및 재난사태에서 황 내정자가 진행하는 먹방에 출연하면서 경기도 재난사령탑 책무를 게을리한 사실을 파헤친 점은 금상첨화라는 평이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경기일보의 <76년만에 되찾은 웃음, 원폭피해자 2‧3세대 지원 이끌어내다>와 매일신문의 <‘구하라 시리즈’-빈곤 동네와 주거 빈곤 아동> 등 두 편이 선정됐다. 이 두 작품 모두 지역밀착형 탐사보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데 이론이 없었다. 경기일보 ON팀의 <76년만에 되찾은 웃음···>은 경기도가 원폭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2019년)해 놓고도 지원은커녕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은 점과 원폭피해자의 아픔 등을 생생하게 전했다. 매일신문의 <‘구하라 시리즈’>는 문제접근과 대안제시 방식이 돋보였다. 생생한 현장을 전문가 및 관계공무원들과 결합시켜 문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나선 점은 탐사보도의 한 유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대전MBC의 <‘노래하라! 저항하라!’ 항일음악 6천곡 대발굴>가 뽑혔다. 이 작품은 그동안 언론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온 일제 치하 항일노래를 6천곡 이상 발굴해 자료화하는 방대한 작업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취재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뛰어난 열정으로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땀을 아끼지 않는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