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6월 가전제품 사용에 대한 장애인들의 애로사항을 취재하러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을 방문했다가 연합 분들에게 장애인소비자운동에 대해 듣게 됐습니다. 한국 사회가 장애인을 복지와 재활의 ‘대상’으로만 여겼지 소비의 ‘주체’로 대하지 않았다, 장애인이 자립하려면 주도적으로 소비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스스로 반성도 하게 됐습니다. 장애인을 ‘소비자’ 관점에서 다루려면 업계와 기술접근성을 관할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소비자원 등을 출입하는 산업부에서 기획으로 다룰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몇 차례 연합 사무실을 방문해 장애 유형별로, 소비 영역별로 가장 큰 어려움이 뭔지 추리고, 생생한 사례를 듣기 위해 섭외를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비장애인들은 소비생활이 편해진 반면 장애인들은 전보다 더 크게 소외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키오스크, 모바일 쇼핑이 일반화되면서 시각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1회로, 대면 AS가 줄어든 상황에서 청각장애인들이 수어통역으로 AS를 받지 못하는 문제를 2회로 다뤘습니다. 디지털시각장애연대에서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인 배달의민족 사용의 아쉬움에 대해 조사한 내용도 단독으로 받아 박스 기사로 넣었습니다.
이후 3회에서 이동통신사들의 방관 하에 발달장애인 개통 사기가 반복되는 문제, 4회에서 장애유형별로 전자제품 사용에서 겪는 어려움, 6회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지폐를 구분하지 못하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문제제기에 그치지 않고, 정부와 기업의 대응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대안(EX. 애플의 유니버셜 디자인, 지폐 구분해주는 앱)이 있는지 짚으려 노력했습니다. 5회에선 장애인 소비자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과 앱을 소개해 긍정적인 면도 다루려 했습니다. 6회에 장애인소비자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한 에필로그성 기사로 기획을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회에 ‘기획 끝’을 넣지 않은 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계속 ‘장애인도 소비자다’ 꼭지를 달아 보도하겠다는 의지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했고, 자신이 드러나기 꺼려하는 분들은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장애인과 기관 관계자들은 저희가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로 취재했습니다. 이분들과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소비생활의 어려움을 취재하기 위해선 장애인과 동행하거나 만나야 하는 일이 많았는데, 장애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조심해야 했습니다. 사진기자 포함해 최소의 인원으로 진행하고, 청각장애인 취재는 수어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영상통화로 대체하는 등 만약에 있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장애인의 날 등에 단건으로 장애인의 키오스크 사용 어려움이나 이동권 제약 같은 소재를 다루는 보도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이 소비의 주체라는 관점을 갖고 장애 유형별, 소비 영역별 문제, 정부와 기업의 안일한 인식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룬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기사가 나간 후 앞으로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디지털 웹접근성을 개선하려 디지털시각장애인연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AS센터에 수어통역을 지원하는 것을 포함해 제품 뿐 아니라 AS에서의 장애인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시각장애인이 음성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제품을 늘리기로 했고, 구체적으로 올해 하반기 나올 정수기부터 적용하겠다고 해 기획 5회 기사에 반영했습니다.
발달장애인의 휴대전화 개통 문제에 대해선 국회 김상희 의원실에서 국정감사 때 이 문제를 다뤄 개선을 이끌기로 했고, 이통사들 또한 자체 조사와 내부지침 강화에 나섰습니다.
한국은행은 지폐를 감별하는 앱 제작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이를 위해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점검하고 있습니다.
과기부에서도 기사가 나간 후 키오스크 접근성이 개선된 표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보급하기 위한 예산이 내년 정부 예산안에 새로 책정됐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372회) 장애인도 소비자다 / 경향신문
장애인도 소비자다
경향신문 산업부 조미덥 기자
이번 기획의 시작은 부끄러움이었다. 지난 6월 단건 취재 목적으로 찾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에 눌러앉아 4시간동안 장애인소비자운동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한국 사회는 장애인을 복지의 수혜자, 재활의 대상으로 바라볼 뿐 소비의 주체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나 역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았다. 그 부끄러움이, 이러한 문제의식을 더 많이 알려야겠다는 책임감으로 바뀌어 기획을 시작하게 됐다.
실제 장애인들을 만나 들은 얘기는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생생했다. 그들에게 어떤 얘기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이 겪은 부당함, 불편함은 한두가지 사례에 그치지 않았다. 뇌병변장애인 정용기씨는 비데, 선풍기, 세탁기로 기자를 이끌면서 몸을 던져 자신의 불편함을 보여줬다. 그는 “장애인들이 참지 말고 불편하다고 적극적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씨처럼 이번 기획 취재에 적극적으로 응해준 장애인들과 어려운 여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분들이 이 상의 주인이다.
기획에 미처 녹여내지 못한 얘기가 있다. 장애인 내 기술 격차다. 예를 들어 청각장애인 중 젊은층을 중심으로 문자 메시지를 통한 소통을 좋아하고 그것에 능숙한 분들도 있지만, 수어로 해야 소통이 되는 분들도 많다. 기업들이 문자로 응대하는 서비스만 갖추고 청각장애인에 대한 서비스를 다했다고 생각해선 안되는 이유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키오스크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에도 전자기기에 능숙치 않은 분들까지 고려하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기획의 마지막편에 <끝>이라고 표시하지 않은 이유는 앞으로도 장애인 소비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장애인도 소비자다>란 꼭지를 달아 기사를 쓰겠다는 의지다.
회차 심사평
제372회 전체 총평
제372회 이달의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4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372회 심사의 경우 취재보도 부문1(16편 출품), 2(3편 출품)와 기획보도 방송부문(9편 출품)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또 지역언론사의 경우 전체 18편이 출품해 5편이 선정됐다. 이달의기자상 역사상 매우 드문 일로 꼽힐 듯하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선 전자신문의 <머지포인트 ‘미등록 영업’ 논란···금감원 실태조사 직접 나섰다 外>가 선정됐다. 이 기사는 디지털금융이 확산하는 추세에서 모바일 상품권의 횡행과 위험성을 부각해 소비자 피해를 막고 금융당국의 대처 및 관련 제도의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는 모두 6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경향신문의 <장애인도 소비자다>와 한국일보의 <혜린이의 비극, 그 후> 등 두 편이 선정됐다. <장애인도 소비자다>는 그동안 주로 복지 재활 대상으로 간주된 장애인을 소비의 주체로 인식해 문제점과 해법을 이끌어낸 참신한 기획이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대면시대에 더욱 불편해진 장애인 소비환경을 다양한 현장과 각도에서 조명해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혜린이의 비극, 그 후>는 ‘촉법소년’ 제도로 인해 가해자는 발 뻗고 자고 피해자는 전전긍긍하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한국일보 취재팀이 장기간 추적해 시리즈로 보도함으로써 평생 고통받는 피해자와 가족들 상처를 생생히 전달했다는 점이 주목됐다. 법원·검찰 및 교육당국의 안이한 사법 및 행정처리도 지적해 개선을 유도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MBC충북의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과 기호일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그리고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2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는 350억원 들이고도 유령공원으로 전락한 사례를 통해 지자체의 주먹구구식, 판벌리기식 낭비행정을 빈틈없이 다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숱한 국책 공사에 대한 다각적 검증은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언론들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기호일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그리고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혔다. 이 기사는 단순 인사발령으로 넘길 수 있었던 경기도 산하 출자출연 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파고 들어 부당성을 적극 조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 출동소방관의 실종 및 재난사태에서 황 내정자가 진행하는 먹방에 출연하면서 경기도 재난사령탑 책무를 게을리한 사실을 파헤친 점은 금상첨화라는 평이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경기일보의 <76년만에 되찾은 웃음, 원폭피해자 2‧3세대 지원 이끌어내다>와 매일신문의 <‘구하라 시리즈’-빈곤 동네와 주거 빈곤 아동> 등 두 편이 선정됐다. 이 두 작품 모두 지역밀착형 탐사보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데 이론이 없었다. 경기일보 ON팀의 <76년만에 되찾은 웃음···>은 경기도가 원폭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2019년)해 놓고도 지원은커녕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은 점과 원폭피해자의 아픔 등을 생생하게 전했다. 매일신문의 <‘구하라 시리즈’>는 문제접근과 대안제시 방식이 돋보였다. 생생한 현장을 전문가 및 관계공무원들과 결합시켜 문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나선 점은 탐사보도의 한 유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대전MBC의 <‘노래하라! 저항하라!’ 항일음악 6천곡 대발굴>가 뽑혔다. 이 작품은 그동안 언론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온 일제 치하 항일노래를 6천곡 이상 발굴해 자료화하는 방대한 작업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취재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뛰어난 열정으로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땀을 아끼지 않는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