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역’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 사회의 관심을 비켜납니다. 안전사고가 일어나 단순 발생성 사건 보도로라도 다뤄지면 다행입니다. 고백하건대, 지역 언론은 ‘전문적’이고 ‘복잡’하며 ‘어렵다’는 이유로, 원전을 둘러싼 의혹 보도를 소홀히 해 왔습니다. 원전 밀집도가 국내 1위라는 울산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국내 원전을 총괄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그 어떤 사항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심쩍었습니다. 생명과 안전이라는 요소를 가장 중대하게 고려해야 하는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있어 어떻게 ‘조건부 승인’이라는 것이 이뤄졌을까. 하물며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 최신의 기술이 적용된 신규 원전인 울산의 신고리원전 3, 4호기는 ‘필수적’으로 제출되어야 하는 ‘사고관리계획서’에서부터 많은 결함을 안고 있었습니다. 승인 과정에서의 적절성부터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급기야 화재 사고까지 발생했습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방대한 양의 연기가 솟구친 원전에서의 화재는 지역 주민들에게 전에 없던 충격과 불안을 던져준 새로운 공포였습니다. 규제기관의 조사로 밝혀진 화재 사고 원인은 ‘볼트 조임의 헐거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여름철 전력수급을 명분으로, 예정돼 있던 것보다 일정을 앞당겨 조기에 발전소 재가동을 승인했습니다. “원전 가동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말만 듣고 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미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끈질기게 이슈를 들여다보고 있으니 보도할 가치가 있는 쟁점 이슈는 계속해서 터져 나왔고, 지금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원전 이슈는 ‘친원전’과 ‘탈원전’의 구도로 보기에 앞서, 시민들의 생명권과 안전권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담보되어야 할 것은, 기본적인 정보 제공, 즉 시민들에 대한 알 권리 보장입니다. 내가 사는 곳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무엇이 우려스러운지에 관하여 전달하지 않으면 시민들은 알 방법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원자력 기관은 정보 제공이 매우 폐쇄적입니다. 기밀과 보안을 이유로 외부에서의 접근을 차단하기 일쑤입니다. 그 정보를 알아내 전달하는 일을, 지역 언론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방대한 양의 자료 분석∙∙∙회의록 하나에 300장 분량
하나의 뉴스 아이템을 보도하기 위해 살펴봐야 하는 자료의 양은 그야말로 엄청났습니다. 한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하는 기본적인 허가 신청 또는 변경 신청 자료는 기본 수십 장 분량이었고, 취재를 위해 확인해야 하는 위원회 회의록은 한 회의 당 300~400장을 훌쩍 넘겼습니다. 회의 과정에서 첨예한 사안의 문제가 드러나기도 하고, 후속 조치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기 때문에 회의록을 꼼꼼히 들여야 보는 일은 필수적이었습니다. 뉴스 아이템을 결정해 한 편을 보도할 때마다, 수백여 장에 이르는 자료들과 씨름해야 했습니다.
전문가 취재원으로부터의 끝없는 자문∙∙∙험난한 취재 과정
자료를 살펴본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단일제어봉, 터빈 출력, 연산기 계통, 열적 여유도 등 기초 자료에 제시된 언어는 한국어로 쓰여 있을 뿐,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 투성이였습니다. 다수의 원전 전문가들과 끊임없이 접촉했습니다. 하나의 문장을 쓰기 위하여 한 시간 자문을 받아야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뉴스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최소 하루, 이틀을 전문가 자문에만 쏟아부어야 했습니다. 기자 인력이 부족한 지역 언론사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험난한 취재 과정의 산을 넘어야 했습니다.
원자력 기관의 폐쇄성
뉴스 보도가 나갈 때마다 한수원은 ‘보도의 배경이 무엇이냐’, 또는 ‘보도의 목적이 무엇이냐’를 물으며 취재진을 압박했습니다. 기본적인 사실 관계에 대한 문제 제기는 하지 않은 채, 보도의 방향과 취지를 따졌습니다. 정작, 취재에 필요한 질의에 대해서는 시간을 끌며 제때 답을 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심지어, 지역 주민들을 찾아가 문제 제기를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소극적이고 폐쇄적인 협조 방식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의 입장을 확인하는 과정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관련한 내용을 모두 뉴스에 반영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대부분의 언론 매체는 원전의 ‘사고관리계획서’나 ‘조건부 승인’ 등과 관련한 내용을 외면했습니다. 그러다 신고리원전 3,4호기의 설계해수온도 변경 보도가 전국 뉴스를 통해 방송된 이후, 지역 시민환경단체에서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그제서야 관련 내용을 기사화했습니다. 특히 같은 울산지역의 노컷뉴스에서는 ‘KBS의 보도로 중요한 내용이 알려졌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깊이 있는 후속 보도를 선보였습니다.
울산제일일보 <신고리 3.4호기 설계온도 상향 논란> (8/16)
http://www.uj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282616
울산매일신문 <핵발전소 설계온도 상향 추진에 안전여유도 조사 촉구> (8/16)
http://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0164
뉴스1 <바다 수온 상승에 신고리 설계온도 상향..“환경영향평가 해야”> (8/16)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421&aid=0005544571
오마이뉴스 <지구온난화 때문? 신고리 3.4호기 설계온도 상승 시도 논란> (8/16)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047&aid=0002323485
UPI 뉴스 <지구온난화 고수온, 원전에 영향..신고리 설계온도 상향 논란> (8/16)
http://www.upinews.kr/newsView/upi202108160028
노컷뉴스 <신고리원전 3,4호기 설계온도 상향..안전검증단 없어> (8/21)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079&aid=0003543994
5. 사회에 끼친 영향
시민사회단체 문제 제기
원자력 문제에 대응해 오고 있는 지역의 시민단체에서 KBS 뉴스를 바탕으로 사안의 심각성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성명서를 냈고, 울산시와 울산시의회 차원의 책임감 있는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울산시는 원자력안전자문단을 구성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원전의 운영과 관련한 내용에 주도권을 갖고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공동 대응
원전이 위치한 울산시 울주군의 지역 주민들 역시 뉴스를 계기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촌계로 구성된 지역 사회는 원전의 냉각수 설계온도가 상승할 경우, 바다로 유입되는 온배수 온도가 올라 바다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습니다. 그리고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이런 중대한 사실이 공유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한국수력원자력을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정치권을 통해 관련 질의사항을 보내둔 상태입니다. 국회에서는 적극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로 한 상황입니다.
규제기관 내부에서의 자체 심의 강화
신고리원전에 관한 여러 뉴스 가운데 가장 최근에 이슈가 된 ‘설계온도 상향’ 조치에 대해서는 심지어 원자력안전위원회 내부에서조차 이 정도로 제동이 걸릴 줄 몰랐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만큼 원자력발전소 운영 허가와 관련한 조치가 지금껏 불투명하게, 폐쇄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심의위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분명 다수의 위원들이 문제 제기를 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잣대와 기준으로 원전 운영 절차를 들여다보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KBS울산 보도국에서 연속 보도한 [조건부 승인 ‘신고리원전’ 안전성 추적 보도]는 국내에서 원전 밀집도가 가장 높은 울산에서, 그동안 정보 접근이 어렵고, 사실 관계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로 지역 언론이 외면해 온 지역 원자력발전소를 둘러싼 여러 안전성 문제를 입체적으로 살펴본 뉴스입니다. 지역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지역 시민사회의 문제제기를 이끌어 냈으며, 나아가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심의에 신중성을 더하도록 한, 영향력 있는 뉴스 보도입니다. 또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지켰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정보 접근이 까다로운 영역의 뉴스 아이템이었던 만큼, 관련 기관을 통한 사실관계 확인을 매우 엄격히 했습니다. 아울러 해당 기관으로부터 직접 입장을 확인받아 뉴스에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다양한 취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더불어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 사항이 없음을 밝힙니다.
회차 심사평
제372회 전체 총평
제372회 이달의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4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372회 심사의 경우 취재보도 부문1(16편 출품), 2(3편 출품)와 기획보도 방송부문(9편 출품)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또 지역언론사의 경우 전체 18편이 출품해 5편이 선정됐다. 이달의기자상 역사상 매우 드문 일로 꼽힐 듯하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선 전자신문의 <머지포인트 ‘미등록 영업’ 논란···금감원 실태조사 직접 나섰다 外>가 선정됐다. 이 기사는 디지털금융이 확산하는 추세에서 모바일 상품권의 횡행과 위험성을 부각해 소비자 피해를 막고 금융당국의 대처 및 관련 제도의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는 모두 6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경향신문의 <장애인도 소비자다>와 한국일보의 <혜린이의 비극, 그 후> 등 두 편이 선정됐다. <장애인도 소비자다>는 그동안 주로 복지 재활 대상으로 간주된 장애인을 소비의 주체로 인식해 문제점과 해법을 이끌어낸 참신한 기획이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대면시대에 더욱 불편해진 장애인 소비환경을 다양한 현장과 각도에서 조명해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혜린이의 비극, 그 후>는 ‘촉법소년’ 제도로 인해 가해자는 발 뻗고 자고 피해자는 전전긍긍하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한국일보 취재팀이 장기간 추적해 시리즈로 보도함으로써 평생 고통받는 피해자와 가족들 상처를 생생히 전달했다는 점이 주목됐다. 법원·검찰 및 교육당국의 안이한 사법 및 행정처리도 지적해 개선을 유도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MBC충북의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과 기호일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그리고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2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는 350억원 들이고도 유령공원으로 전락한 사례를 통해 지자체의 주먹구구식, 판벌리기식 낭비행정을 빈틈없이 다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숱한 국책 공사에 대한 다각적 검증은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언론들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기호일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그리고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혔다. 이 기사는 단순 인사발령으로 넘길 수 있었던 경기도 산하 출자출연 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파고 들어 부당성을 적극 조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 출동소방관의 실종 및 재난사태에서 황 내정자가 진행하는 먹방에 출연하면서 경기도 재난사령탑 책무를 게을리한 사실을 파헤친 점은 금상첨화라는 평이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경기일보의 <76년만에 되찾은 웃음, 원폭피해자 2‧3세대 지원 이끌어내다>와 매일신문의 <‘구하라 시리즈’-빈곤 동네와 주거 빈곤 아동> 등 두 편이 선정됐다. 이 두 작품 모두 지역밀착형 탐사보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데 이론이 없었다. 경기일보 ON팀의 <76년만에 되찾은 웃음···>은 경기도가 원폭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2019년)해 놓고도 지원은커녕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은 점과 원폭피해자의 아픔 등을 생생하게 전했다. 매일신문의 <‘구하라 시리즈’>는 문제접근과 대안제시 방식이 돋보였다. 생생한 현장을 전문가 및 관계공무원들과 결합시켜 문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나선 점은 탐사보도의 한 유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대전MBC의 <‘노래하라! 저항하라!’ 항일음악 6천곡 대발굴>가 뽑혔다. 이 작품은 그동안 언론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온 일제 치하 항일노래를 6천곡 이상 발굴해 자료화하는 방대한 작업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취재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뛰어난 열정으로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땀을 아끼지 않는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