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취재(O)
2. 보도제작경위
첫 단독보도와 취재 방향 설정
부산 대표적 1인 가구 밀집지역인 대연동 일대에서 혼자 살고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는 사실을 평소 알고 지내던 취재원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경찰에 물으니 피의사실 공표를 이유로 정확한 범행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다. 현장으로 나가 인근 주민들을 거리에서 붙잡고 물어 사건이 일어난 정확한 장소를 확인했다.
덧붙여 현장에서 소스라치게 놀랄만한 새로운 사실을 들었다. 인근 주민에게 2년 전 부산 뿐 아니라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여대생 피살사건의 현장과 불과 걸어서 2분 거리에 떨어진 곳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단독으로 확인해 보도했다.
단순한 성폭행 경위를 설명만 하는 보도로 그칠 수 있었다. 다른 언론도 부산일보의 단독보도 이후 사건 경위를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본보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정확히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2년 전 사건과 엮었고, 10년 전 낡은 정책의 ‘무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엔 2년 전 사건의 대책으로 ‘셉테드’(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정책이 적용됐다. ‘셉테드’는 2010년 ‘김길태 사건’ 이후 나온 침입범죄 예방대책으로, 범죄가 발생하기 쉬운 어둡고 인적 드문 곳을 조명이나 벽화 등을 통해 환경을 밝게 개선해 범죄자의 심리를 위축하는 하드웨어 위주의 정책이다.
이번 사건으로 단순히 CCTV와 가로등을 설치해 주변을 밝히는 10년 전 낡은 셉테드 정책으로는 점점 치밀해지는 침입범죄를 막을 수 없다는 게 입증됐다. 낡은 정책의 허점과 그 개선점을 보도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주요 취재 내용
낡은 ‘셉테드’ 정책의 허점
취재진은 사건이 일어난 1월 말부터 9월까지 초까지 20여 건의 기사를 생산했다. 사건발생 직후 경찰은 ‘피의 사실 공표’를 이유로 단순한 사건 개요와 정확한 범죄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다. 취재진은 범죄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의 인근 부동산, 상점, 주민 수십 명에게 이번 사건을 아느냐고 3일 동안 매일 찾아가 물었고, 결국 “우리 편의점에서 범인이 장갑 등을 사갔다며 형사들이 다녀갔다”고 알려주는 편의점 점주를 만날 수 있었고, 정확한 사고 발생 지점도 들을 수 있었다.
동시에 인근 부동산에서 2년 전 여대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지점이 이번 사건 발생 위치와 매우 가깝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2년 전 사건을 수사한 경찰을 다른 취재원을 통해 연락할 수 있었고 주민의 진술 크로스 체크했다. 두 사건의 발생 위치를 비교하니 불과 걸어서 ‘2분 거리’였다.
2년 전 사건의 대책으로 제시된 내용을 정보공개 청구하고, 당시 도시디자인을 맡았던 공무원 및 책임자, 해당 지역 셉테드 담당자들 수소문해 해당 지역에 적용된 2년 전 대책 검토했다. 자리를 1년마다 옮기는 탓에 당시 상황을 아는 담당자를 찾기는 어려웠다. 확인해보니 여대생 피살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지만, 실제로 시행된 대책이라곤 벽화조성과 가로등·CCTV 설치가 전부였다. 관련해서 제정된 범죄예방 조례도 예산이 반영되거나 실현된 것이 없었다.
올해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원룸 바로 앞 도로에 셉테드 정책의 일환으로 주변을 밝히는 벽화, CCTV, 가로등 등이 2년전 사건 덕에 설치돼 있었지만, 정작 사건이 발생한 건물 외벽에는 침입하기 용이하게 배관이 노출돼 있었고 방범창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실제로 용의자는 건물 뒤편 쌓인 쓰레기 더미를 밟고 건물 외벽에 노출된 배관을 통해 방범창이 설치돼 있지 않은 창문으로 집에 침입해 혼자 자고 있던 여성을 성폭행했다.
취재과정에서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해당 경찰서 서장이 기본 복무기강을 철저히 하라는 내부지시를 내렸다는 사실도 내부 취재원을 통해 단독 입수했다. 실제로 2년 전 셉테드 정책의 일환으로 설치된 CCTV가 어이없게도 용의자의 도주 경로를 비추고 있지 않아 용의자를 특정하고 추적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부 사정도 취재원을 통해 들었다. 기존의 셉테드 정책은 관련법의 미비로 개인사유지인 건물에 지자체가 방범설비 설치를 강요하기 어려워, 지자체가 관리하는 도로에만 CCTV를 설치·운영해온 탓이다.
2년 전 경찰이 대책으로 내놨던 ‘우수원룸인증제’ 또한 건물주에 대한 예산 지원이 전무해 경찰의 생색내기용으로 전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방범시설을 잘 갖춘 건물에 일종의 ‘인증패’를 수여하는 것인데 셉테드 예산 운용은 지자체가, 우수원룸인증제 운영은 경찰이 하고 있는 탓에 협업이 잘 이뤄지지 않은 결과다. 이 때문인지 정책이 시행된 지 2년이 됐지만 부산에서 14곳, 사건이 일어난 대연동 지역에는 우수원룸인증을 받은 건물이 단 한 곳도 없었다. 더 나아가 셉테드 정책 유관기관의 컨트롤 타워부재와 지역사회의 참여저조에서 일어난 일임을 꼬집었다.
또한 김길태 사건을 계기로 10여 년 전 부산 16개 지자체가 ‘건축허가 시 건물이 범죄를 예방하는 구조로 지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조례를 만들었으나 이마저도 ‘공공건물’에만 해당된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부산뿐 아니라 김길태 사건 이후 해당 조례를 제정한 253곳의 모든 지자체에 공통으로 해당된다.
셉테드 정책의 일환으로 국토부가 만든 ‘범죄예방건축 기준 고시’에서도 1인 가구가 주로 사는 소규모 공동주택에는 방범디자인 조례 적용이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부분도 짚었다.
‘제 2의 셉테드’ 개념 제시
단순히 제도적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셉테드 전문가와 함께 대연동 범죄현장을 함께 찾았다. 이제는 가로등이나 CCTV 설치하는 등의 물리적 구조 개선으로는 치밀해지는 범죄를 막을 수 없다는 분석을 보도했다. 혼자 사는 가구가 밀집된 지역은 특히나 물리적 구조 개선만으로 범죄를 예방하기 어렵다. 1인 가구 특성상 한 곳에 오래 거주하지 않기 때문에 지역사회와의 유대가 느슨하고, 외부인이 인근을 서성거려도 쉽게 외부인으로 인지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는 지점도 전문가의 입을 통해 전했다.
단순히 거리를 밝히는 개념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지역치안 수요에 맞는 대책을 논의하고 참여를 의무화하는 ‘제2의 셉테드’ 개념을 보도를 통해 제시했다. 가령 으슥한 골목 입구에 위치한 가게 점원의 자리 배치 입구 쪽을 바라보도록 바꾸어 잠재적 범죄자의 심리를 위축하고, 범죄자가 시선을 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상점 유리창 홍보물을 부착할 수 없도록 하는 정책 등 지역사회의 참여가 절실하다는 의견도 기사화 했다.
제2의 셉테드 개념의 제시는 올해 7월부터 처음 부산에서 시행되는 ‘자치경찰제’와 맞물려 시의적절 했다. 자치경찰제 시행으로 범죄예방의 업무가 지자체와 경찰에게 공식적으로 공통으로 맡겨지게 됐음에도, 이를 위한 조직개편이나 협의체를 구성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점을 이번 사건과 연관 지어 본보가 지적했다. 이에 자치경찰에 아래에서 범죄예방 정책이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선 지자체-경찰-민간단체-지역사회단체의 협력이 중요하고 지자체와 경찰에 분산돼 있는 셉테드 정책을 컨트롤할 주체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보도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성폭행 사건의 특성상 보도에 따른 2차 가해 여부를 가장 신경 썼다. 2년 전 피살 사건과 연관 지어 보도하다 보니 피해자의 거주지가 특정될 우려가 컸다. 2년 전 피살 지점과 이번 사건 지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했지만, 이를 지도로 표시하거나 사진으로 담지 않았다. 대신 2년 사건 지점과 ‘2분 거리’ 혹은 ‘150m 거리’ 등으로 최대한 범행 장소가 특정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1인 가구 침입 범죄 문제를 꼬집기 위해서 용의자의 침입경위가 가장 중요했으나, 경찰은 철저히 함구했다. 이에 피해자의 인근에 사는 주민 수십 명을 붙잡고 사건 경위를 물었고, 피해자와 일면식이 없는 용의자가 방범창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원룸 저층부의 창문으로 피해자의 집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어렵게 확인했다. 이를 경찰에게 다시 크로스 체크하는 과정을 거쳤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2년 전 성폭행 지점과 2분 거리서 또다시 일어난 성폭행 사건은 부산일보의 최초 보도였으며, 이후 정책의 사각지대 관련 보도들도 사실상 단독보도였다. 이후 경찰, 부산시, 국토부 등 관계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 타 매체들의 후속보도도 이어졌다.
<타 매체 보도>
(21.02.19 뉴시스) 부산경찰, 원룸촌 등 주거침입 범죄예방 대책 시행
(21.02.22 KBS) 주거침입 범죄 취약 원룸촌 치안 강화
(21.03.08 SK브로드밴드) 안전 구멍난 대학가 원룸촌...대책 절실
(21.03.03 GM글로벌뉴스통신) 부산 남구, 지역 최초 범죄예방 도시디자인 기본계획 수립
(21.05.28 KBS) 부산시 자치경찰위원회, ‘원룸 거주 여성 표적 성범죄’ 대책 논의
(21.05.28 연합뉴스) 부산시자치경찰위 성범죄 종합대책 논의 간담회
(21.06.07 연합뉴스) 부산시·부산경찰청 셉테드 특별교부세 2억원 확보
(21.06.07 서울경제) 부산시, 안심원룸 인증제 지원사업 추진···방범창 교체 등 지원
(21.07.14 SK브로드밴드) 남구 범죄 예방 도시 디자인 본격 추진
(21.09.02 국민일보) 부산시·부산경찰청, 1인 가구 침입범죄 예방 맞손
5. 사회에 끼친 영향
공공건물뿐 아니라 민간주택에도 방범시설 의무화
보도가 이어지자 관계기관이 책상 앞이 아닌 모두 현장으로 나왔다. 부산경찰청장, 남구청장, 부산시, 지역 청년네트워크 심지어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자들도 사건 발생 지역인 대연동을 찾아 1인 가구 범죄예방 정책을 내놨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박형준 시장은 공약으로 ‘여성친화형 1인 가구 안전복합타운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해당 공약은 시장 공약으로 채택돼 진행 중이다.
1차로 기존의 셉테드 정책의 허점에 대한 대책들이 쏟아졌다. 국토교통부는 권고사항에 그쳤던 범죄예방건축기준고시를 1인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소규모 주택에도 의무사항으로 개정하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5월 열린 전국 시도 건축과장 회의에서 처음 논의됐으며 관련법 개정이 추진 중이다. 지역의 사건이 전국에 영향을 끼친 부분이다. 현재는 100세대가 넘어가는 아파트와 같은 대규모 주택에만 범죄예방 건축기준고시가 의무로 적용된다.
개정이 이뤄지면 전국 소규모 주택은 반드시 방범창을 설치해야 하고, 배관에 가시구조물 등을 설치하지 않으면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공공건물뿐 아니라 민간이 짓는 개인주택에도 방법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부산시는 이러한 부산일보의 지적이 이어지자, 올해 7월부터 건축허가 시점을 기준으로 1년에 한 번씩 공공건물을 제외한 민간건물도 범죄예방 구조로 지어졌는지를 소급해 확인할 것이라는 대책을 발표했고, 현재 지자체로부터 관련 자료를 취합 중이다.
더불어 방범시설 설치비용을 모두 건물주가 부담해야 하는 정책 탓에 2년 전 대책이 무용지물이라는 보도가 나가자, 행정안전부는 특별교부세 2억 원을 부산시 셉테드 사업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제2세대 셉테드, 부산서 탄생
부산일보 보도가 이어지자 부산시장과 부산경찰청장은 지역사회, 경찰, 지자체가 참여하는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이들이 주도하는 ‘제2세대 셉테드’ 개념을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기존의 셉테드는 지자체 주도의 단순 환경개선 사업에 그쳤다. 우범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가 공모를 통해 예산을 받으면 CCTV와 가로등이 추가로 설치되는 정도였다. 경찰도 셉테드 업무를 하기는 하지만, 추가로 범죄유형별로 사건발생 건수를 분석해 지역 순찰을 몇 번 더 도는 수준이었고, 방범시설을 설치하려고 해도 경찰 조직에는 셉테드 예산이 전무해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였다. 예산은 지자체에, 전문가는 경찰에 있는 기이한 구조인 셈이다.
보도에서 제시된 ‘제2의 셉테드’ 개념은 지자체와 경찰에 흩어져 있는 업무와 예산을 주도할 컨트롤 타워 운영, 그리고 지역밀착 치안 수요조사를 위한 민간·지역사회의 참여 의무화가 포함된 것이며, 이는 기존에 셉테드에는 없던 개념이다.
제2세대 셉테드 모델 개발을 위해 부산시는 지난 8월 곧 상정될 본 예산안에 용역비를 약 1억 5000만 원을 반영해 둔 상태다. 용역에서는 부산의 전반적인 지역별 범죄현황과, 셉테드 업무의 컨트롤 타워 형태,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셉테드 정책 방향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부산시는 부산일보 지적에 따라 관련 조례를 지난 7월 개정해 컨트롤 타워를 구성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만들었다. 셉테드 관련 정책을 진행하고 있는 지자체 중에서는 첫 시도다.
이러한 제2세대 셉테드 개념‘이 적용된 300억 원대의 도시재생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본보가 새로운 셉테드의 개념을 제시했고, 이를 반영한 부산만의 ’안전한 마을모델‘을 만들기 위해 이번 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지자체가 나서게 된 것이다. 부산 남구청은 낙후된 지역만 도시재생을 한다는 개념을 버리고 과감하게 전국 최초로 1인 가구 위주의 도시재생 뉴딜 계획을 내놨다. 현재 추경을 통해 용역비를 마련했고 업체가 선정돼 용역이 진행 중이다. 내년 초 공모에 신청해 선정되면, 전국 최초로 제2의 셉테드 개념이 적용된, 1인 가구만을 위한 300억대의 도시재생 사업이 부산에 처음 진행된다.
건축업계도 ‘제2 셉테드’ 모델 확산을 위해 힘을 보탰다. 남구 지역의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탄생할 예정인 1인 가구 범죄예방 건축 모델을 각 지자체에 보급하기 위해, 남구청과 부산시건축사회가 지난 6월 17일 MOU를 맺었다.
1인가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10년 전 낡은 ‘셉테드’ 정책의 허점이 드러났고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역사회의 지적과 논의가 이어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부산일보의 단독보도로 시작됐고, 그 이후 제시된 대안도 사실상 부산일보의 보도방향이 로드맵으로 작용했다. 꾸준히 본보가 보도를 해온 덕에 제2의 셉테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3월 열린 부산시의 ‘안전환 주거환경조성 간담회’에 취재진이 자문역할로 참석하기도 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보도는 분기에 한번 회사 내 좋은 보도를 뽑는 ‘부일 기자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산일보 기자협회는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단순 사건 기사를 2년 전 사건과 연결 지어 구조적 문제점을 파악하고 끈질기게 문제점을 파헤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제2의 셉테드 모델’ 대책까지 이끌어낸 ‘모범 기사’다. 특히 1인 가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현실에서 시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해낸 기사다”라는 심사평을 남겼다.
또한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부산 MBC 라디오에 출연해 본 기사를 ‘언론이 비교적 관심을 두지 않는 단순 성폭행 사건을 어쩔 수 없었다고 넘어가지 않고 2년 전 사건과 연관 지어 구조적 문제까지 드러낸 지역 언론의 모범사례’라고 평가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 피신청사항, 어떤 소송도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72회 전체 총평
제372회 이달의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4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372회 심사의 경우 취재보도 부문1(16편 출품), 2(3편 출품)와 기획보도 방송부문(9편 출품)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또 지역언론사의 경우 전체 18편이 출품해 5편이 선정됐다. 이달의기자상 역사상 매우 드문 일로 꼽힐 듯하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선 전자신문의 <머지포인트 ‘미등록 영업’ 논란···금감원 실태조사 직접 나섰다 外>가 선정됐다. 이 기사는 디지털금융이 확산하는 추세에서 모바일 상품권의 횡행과 위험성을 부각해 소비자 피해를 막고 금융당국의 대처 및 관련 제도의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는 모두 6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경향신문의 <장애인도 소비자다>와 한국일보의 <혜린이의 비극, 그 후> 등 두 편이 선정됐다. <장애인도 소비자다>는 그동안 주로 복지 재활 대상으로 간주된 장애인을 소비의 주체로 인식해 문제점과 해법을 이끌어낸 참신한 기획이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대면시대에 더욱 불편해진 장애인 소비환경을 다양한 현장과 각도에서 조명해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혜린이의 비극, 그 후>는 ‘촉법소년’ 제도로 인해 가해자는 발 뻗고 자고 피해자는 전전긍긍하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한국일보 취재팀이 장기간 추적해 시리즈로 보도함으로써 평생 고통받는 피해자와 가족들 상처를 생생히 전달했다는 점이 주목됐다. 법원·검찰 및 교육당국의 안이한 사법 및 행정처리도 지적해 개선을 유도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MBC충북의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과 기호일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그리고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2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는 350억원 들이고도 유령공원으로 전락한 사례를 통해 지자체의 주먹구구식, 판벌리기식 낭비행정을 빈틈없이 다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숱한 국책 공사에 대한 다각적 검증은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언론들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기호일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그리고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혔다. 이 기사는 단순 인사발령으로 넘길 수 있었던 경기도 산하 출자출연 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파고 들어 부당성을 적극 조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 출동소방관의 실종 및 재난사태에서 황 내정자가 진행하는 먹방에 출연하면서 경기도 재난사령탑 책무를 게을리한 사실을 파헤친 점은 금상첨화라는 평이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경기일보의 <76년만에 되찾은 웃음, 원폭피해자 2‧3세대 지원 이끌어내다>와 매일신문의 <‘구하라 시리즈’-빈곤 동네와 주거 빈곤 아동> 등 두 편이 선정됐다. 이 두 작품 모두 지역밀착형 탐사보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데 이론이 없었다. 경기일보 ON팀의 <76년만에 되찾은 웃음···>은 경기도가 원폭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2019년)해 놓고도 지원은커녕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은 점과 원폭피해자의 아픔 등을 생생하게 전했다. 매일신문의 <‘구하라 시리즈’>는 문제접근과 대안제시 방식이 돋보였다. 생생한 현장을 전문가 및 관계공무원들과 결합시켜 문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나선 점은 탐사보도의 한 유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대전MBC의 <‘노래하라! 저항하라!’ 항일음악 6천곡 대발굴>가 뽑혔다. 이 작품은 그동안 언론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온 일제 치하 항일노래를 6천곡 이상 발굴해 자료화하는 방대한 작업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취재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뛰어난 열정으로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땀을 아끼지 않는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