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① 취재 계기
저는 채널A 워싱턴 특파원입니다. 해외에 있다 보면 물리적인 제약으로 국내 이슈를 일일이 쫓아가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론중재법 개정안 논쟁만큼은 예외였습니다. 제 직업군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도 했지만, 더불어 한국이 힘써 지켜온 민주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단 우려들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그 어떤 가치보다도 우선시 여기는 미국에 머물면서 내 나라에서 이러한 논쟁이 벌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몹시 불편했습니다.
세계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마음먹은 것은 더 오래전이었지만 상황이 녹록하지는 않았습니다. 백신 공급 지연 문제로 모더나 본사를 찾은 대표단을 취재하기 위해 보스턴 출장을 다녀와야 했고, 곧바로 카불 함락 소식까지 전해지며 특파원들은 아프간 사태 취재로 그 어느 때보다 바빠졌습니다. 그러다 제대로 취재에 나서게 된 것은 법안의 법사위 처리를 앞두고 있던 무렵이었습니다. 아프간 사태도 정점에 달했던 때였지만, 늦더라도 지금 취재하지 않으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았습니다. 이번 논쟁에서 가장 뼈아팠던 부분은 법안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았단 점이었습니다. 시간을 쪼개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나라 밖에 몸을 두고 있는 특파원으로서 세계의 다양한 시각을 취재해 국민들에게 전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논의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야말로 제 소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② 취재 과정 및 보도
워싱턴 현지에서 국제 언론 단체들과 학계는 물론 미 행정부까지 광범위한 접촉에 나섰습니다. 언론 단체 가운데는 이미 성명을 통해 입장을 밝힌 곳들도 있었지만, 직접 얼굴을 맞대고 반대하는 이유를 자세히 취재해보고 싶었습니다. 본회의 상정을 앞둔 한국의 상황을 세계는 어떻게 바라보는지, 성명 그 이상의 견해들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더 생생하고 호소력 있는 방법으로 국민들에게 이들의 생각을 들려주고 싶다는 바람이었습니다. 특히 아직 견해를 밝히지 않은 단체들이 있다면, 제가 그 ‘메신저’가 되길 바랐습니다.
감사하게도 국경없는기자회(RSF)에서 먼저 답을 주었습니다. 마침 방금 자신들이 성명을 냈다며 우선 읽어보라고 전해줬습니다. 아직 언론에 보도되진 않았던 상태였지만, 세드릭 알비아니 동아시아 국장이 제게 전해준 성명의 내용만 봐도 한국의 상황과 법안을 매우 자세히 알고 쏟아낸 날카로운 비판들이었습니다. 문제는 시차였습니다. 저는 한낮이었지만, 대만에 있던 알비아니 국장은 이미 자정을 훌쩍 넘긴 새벽 시간이었습니다. 자고 일어나 늦은 아침이라도 서둘러 인터뷰를 하자고 부탁했습니다.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에 꼭 그의 날카로운 지적들을 시청자들에게 자세히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를 잡기 위해 실례를 무릅쓰고 새벽에 메시지를 주고받았지만, 알비아니 국장은 흔쾌히 다음날 아침 시간을 내주었습니다.
그 사이 미국기자협회(SPJ) 본부와도 연락이 닿았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공신력 있는 언론인 단체였지만, 아직 한국의 언론중재법에 대해 성명을 냈거나 어느 매체를 통해서도 입장을 밝힌 바 없었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매달렸습니다. 다행히 제 취재 설명을 들은 본부 측에서는 직접 나서 이 사안을 논의할 담당자를 찾아봐줬고, 또 당일 인터뷰가 가능한 지까지도 알아봐 줬습니다. 본부에서는 협회 내 해외 언론 자유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 커뮤니티의 댄 큐비스케 공동의장 연락처를 넘겨주었고, 마침 저와 같은 미 동부에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연락이 닿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큐비스케 의장은 본인도 서둘러 저와 얼굴을 맞대고 이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길 바랐습니다. 그만큼 한국의 언론중재법 논쟁에 대해 전하고 싶은 우려가 많다고 짐작됐습니다.
큐비스케 의장과의 인터뷰 직전, 한국에서도 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여당이 법사위에서 법안을 새벽에 강행 처리한 겁니다.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이번 법안에 대해 갖고 있는 제 개인적인 견해와는 무관했습니다. 인터뷰를 하려는 이들의 목소리가 국내 여론에 스며들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단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큐비스케 의장은 40여 분간 이어진 채널A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언론중재법에 대해 명확한 반대 의사를 처음 밝혔습니다. 법안의 모호성과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목적과 다르게 악용될 수 있는 점을 강하게 우려했고, 미국의 법과 사례들을 가져와 한국과 비교하며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한국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도 우려했습니다. “한국에 극도의 실망감을 느꼈다"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을 하는 건 제가 알기로 처음”이란 일침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어 국경없는기자회 알비아니 국장과의 인터뷰를 기다렸습니다. 때마침 인터뷰 직전 한국에선 국경없는기자회가 낸 성명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커졌지만, 덩달아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뭣도 모르니까, 그들이 우리 사정을 어떻게 아냐”는 발언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인터뷰를 기다리며 얼굴이 화끈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행여 이 소식을 접한 알비아니 국장이 인터뷰를 안 하겠다고 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됐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인터뷰는 약속대로 진행됐고, 국내 언론사 가운데 채널A는 최초로 국경없는기자회 측의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알비아니 국장은 법안이 서둘러 마련됐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적 장치들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안의 첫인상에 대해선 “처벌의 가혹함에 놀랐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오용 소지를 걱정했습니다. “해석의 여지가 많아 판사들이 매우 주관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법안의 모호성도 비판했습니다. 자기 검열로 인한 언론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습니다. 조심스레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한 생각도 물었습니다. 그는 곧바로 “완전히 부적절하다,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경없는기자회가 세계 언론 자유 지수를 평가하는 단체란 점을 내세워 반박했습니다. 전 세계에 자신들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충분히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단체라는 점도 조목조목 설명했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던 사실도 상기시켰습니다.
두 단체와 언론중재법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한 곳은 채널A가 최초였습니다. 동시에 오랜 역사와 명성을 지닌 국제단체에서 공통된 우려와 비판을 전해왔다는 점에서 메인 뉴스로 전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더불어 국제단체 간부들이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직접 카메라 앞에 나서 한국 시청자들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하는 바가 컸습니다. 이날 저는 다음과 같이 채널A 메인뉴스와 또 제가 겸직을 맡고 있는 같은 계열사인 동아일보를 통해 인터뷰 기사를 동시에 출고했습니다.
▲ 국제 사회도 언론중재법에 “민주 국가에서 이런 일을” (2021. 8. 25, 유승진 기자, 채널A)
※ 저는 채널A 워싱턴 특파원이면서 같은 계열사인 동아일보 특파원도 겸직으로 맡고 있습니다. 이에 인터뷰 취재 내용을 동아일보를 통해서도 다음과 같이 연속보도하였습니다.
▲ 해외서도 비난 ‘언론법’, 새벽4시 단독처리한 與 (2021. 8. 26, 동아일보 1면)
▲ 국경없는기자회, 송영길 발언에 “완전 부적절” (2021. 8. 27, 동아일보 5면)
한편 미 국무부로부터도 언론중재법에 대해 질의해두었던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 국무부는 “바이든 행정부는 정보와 의견의 공개적 교환을 촉진하는 독립된 언론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한다”며, “자유사회의 핵심”이라고 전했습니다. “언론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은 번영하고 안전한 민주 사회의 근본”이란 입장도 밝혔습니다. 저는 앞서 미 국무부 측에 징벌적 손해배상 등 개정안이 담고 있는 내용을 설명했고, 여당이 야당과 언론의 반발에도 강행 처리 입장을 고수하며 곧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임을 덧붙여 질의를 보냈습니다. 미 국무부는 “자세한 건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는 답변으로 이번 법안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 의사는 아니란 점은 밝히면서도, 동시에 제 질의에는 없었던 ‘독립된 언론’, ‘언론의 자유’라는 표현들을 먼저 언급해왔습니다. 이는 곧 한국의 논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특히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대해 내놓았던 답변보다 더 구체적으로 정리된 입장이었으며, 제게 보내온 답변 시점 역시 법사위 처리 직전이었다는 점에서 알릴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습니다.
▲ [단독]언론중재법 강행에 美 국무부 “바이든 행정부, 독립된 언론 역할 강조” (2021. 8. 25, 유승진 기자, 채널A)
두 단체와의 인터뷰가 보도된 지난 25일, 여야 협의 불발로 본회의는 한 주 미뤄졌습니다. 저는 미뤄진 시간만큼이라도 시청자들에게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취재 시간을 조금 더 번 셈이기도 했습니다.
세계신문협회(WAN-IFRA) 뱅상 페레뉴 최고 경영자(CEO)와도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는 앞서 국내 언론을 통해 법안에 대한 입장을 일부 밝힌 바 있었지만, 본회의 상정 직전이면서 동시에 송영길 대표의 국제단체를 향한 발언이 도마에 오른 시점에서 그를 한 번 더 자세히 인터뷰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페레뉴 CEO와는 전화 통화도 나눴지만, 그는 화상이나 전화보다는 서면 방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더 촘촘하게 풀어내길 원했습니다. 그가 시간을 들여 채널A에 보내온 답변들은 매우 상세했고 예상보다 강한 수위의 비판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는 본회의에서 곧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던 상황에 대해 “여당이 이러한 보기 드문 맥락과 한국의 입법 전통을 벗어난 상황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한국이) 국제적 파트너들 사이에서 갖고 있는 명성에 손상을 입히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길 바란다”며 강한 경고를 날렸습니다. 또 문제의 발언을 한 송 대표를 향해선 “잘 모를수록 더 믿는 법”이라며, “우리가 관여한 보고서를 많이 읽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그는 또한 “개정안이 서둘러 도입됐다는 성급함과 반박 논의의 부재는 이 법안을 만든 사람들의 숨은 의도를 의심할 여지없이 보여준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저 역시 텍스트로 전달된 그의 주장들을 더 온전히 전하기 위해 채널A 웹 기사와 함께 겸직을 맡고 있는 같은 계열사인 동아일보를 통해서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습니다.
▲ [단독]세계신문협회 CEO, 송영길 발언에 “모를수록 더 믿는 법” (2021. 8. 27, 유승진 기자, 채널A)
▲ 세계신문協 “언론법, 한국 명성에 손상” (2021. 8. 28, 유승진 기자, 동아일보 1면)
국경없는기자회와 미국기자협회 국제 커뮤니티의 인터뷰는 이미 방송 리포트로 보도가 나갔지만, 시간 제약이 있는 방송 매체 특성상 이들의 견해를 다 담아내지 못한 점은 크게 아쉬웠습니다. 인터뷰 전문을 풀어 별도로 출고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전함으로써, 국민들은 물론 법안 상정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여야 의원들이 조금이라도 더 세계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참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길 바랐습니다. 본회의 전에 이들이 던지는 중립적인 비판과 전문적인 조언들을 한번이라도 더 국민과 정치인들이 함께 들어보고 논의해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특히 알비아니 국경없는기자회 국장 인터뷰의 경우,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한 논란이 정치권에서 계속됐기 때문에 그가 조목조목 반박했던 부분들을 전문으로 더 소상히 국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국제단체들이 송 대표의 말처럼 “뭣도 모르는 단체”가 아니라 한국 사정을 잘 이해하고 세계적인 관점에서 연구한 언론의 자유 가치에 근거해 우려를 표하는 “전문성 있고 중립적인 단체”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자세히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메신저’로서의 제 취재에도 힘이 생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시간과 체력이었습니다. 아프간 현지 미군 철수 작전은 난관이 거듭됐고, 급기야 카불에서는 미군이 숨지는 테러까지 발생했습니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미국 정부 브리핑과 속보들을 챙기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인터뷰 전문까지 쓸 수 있는 여력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프간 기사를 쓰는 와중에도 마음 한구석에서 불편함이 좀처럼 사라지질 않았습니다. 세계의 목소리를 전하는 ‘메신저’가 되겠다며 여러 단체들과 접촉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놓고도, 당장 눈앞에 일이 많아 덮어두겠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메인 뉴스로는 시청자에게 아프간 사태 속보를 전하면서 저는 동시에 밤새 전문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전을 찾아가며 인터뷰이의 의도에 가장 어울리는 단어를 골라 한 줄 한 줄 해석하며 전문을 완성했습니다. 그렇게 30일 본회의를 앞두고 연속 공개된 전문들은 포털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곧이어 타 매체들까지 잇따라 제 인터뷰 전문에 나온 다양한 조언과 비판들을 인용해 보도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별도 출고한 인터뷰 전문 기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인터뷰 전문]“뭣도 모르니까” 송영길 발언에 국경없는 기자회 반박 (2021. 8. 26, 유승진 기자, 채널A)
▲ [인터뷰 전문]美기자협회 국제커뮤니티 “한국에 극도의 실망감” (2021. 8. 29, 유승진 기자, 채널A)
국제 언론 단체들의 잇따른 우려와 비판에 결국 국회는 언론중재법 처리를 미루고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물론 앞서 단체들의 성명 발표도 있었지만, 제가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가장 먼저 접촉한 국경없는기자회, 미국기자협회 국제 커뮤니티, 그리고 송 대표의 발언 이후 추가 접촉한 세계신문협회와의 연속 인터뷰가 타사 보도와 SNS를 통해 알려지며 논의와 숙고의 기회를 만들었고, 법안 처리 연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동료들의 평가도 이어졌습니다.
여야는 법안 상정을 이달 말로 미루고 협의체를 갖춰 논의의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잠정적인 조치일 뿐 아직 끝나지 않은 논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메신저’로서 세계의 목소리를 시청자들에게 들려주고 건강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던 제 결심도 멈춰선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제 취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여야 합의 직후 곧바로 저는 다시 국제 언론 단체들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한국 언론 가운데 최초로 국제언론인협회(IPI)와 이번 법안과 여야 합의에 대한 생각까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있는 스콧 그리펜 국제언론인협회 부국장은 법안 처리를 멈춘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한 달이라는 시간은 이런 법안을 논의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달 후에도 “같은 법안이 통과되면, 비난은 여전하고 성과는 없다”고도 꼬집었습니다.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 법이 언론에 미치는 영향 등을 이해하는 매우 독립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며, 이 사안에 대한 논의가 정치적으로 흘러선 안 된다고도 조언했습니다. 저희는 또한 앞서 접촉했던 큐비스케 미국기자협회(SPJ) 국제커뮤니티 의장과도 여야 합의 직후에 한 번 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는 법안 처리를 미룬 건 좋은 소식이지만, 여전히 국회가 이 법안을 논의하려는 것은 나쁜 소식이라며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특히 이번 법안이 언론 통제에 악용될 수 있고 또 그런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는 자신의 우려는 변함없다고도 비판했습니다. 채널A는 앞서 법안에 대해 우려를 쏟아냈던 국제단체들이 이번 여야 합의 소식은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다음과 같이 국내 매체 가운데 가장 빠르고 유일하게 전했습니다.
▲ [단독]국제언론인협회 “언론중재법 논의, 한 달은 너무 짧아” (2021. 9. 1, 유승진 기자, 채널A)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서 한국 정부에 이번 법안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 커졌습니다. 그러자 언론중재법 논란은 언론을 억압할 수 있다는 우려를 넘어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인권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 제가 앞서 문을 두드려놓았던 세계적인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본부와도 연락이 성사됐습니다. 제 취재 설명을 들은 본부 측에서는 이 사안을 담당하는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을 제게 연결시켜주었고, 곧바로 이튿날 단독 인터뷰가 화상으로 성사되었습니다. 마침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서 서한을 보냈던지라, 세계적인 ‘인권’ 단체의 입장에서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시의성도 있었습니다. 로버트슨 국장은 “명백한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침해”라며, 법안의 모호성과 더불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과도하고 불균형적”이라며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유엔의 서한에 대해선 “사안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곧 자신의 단체도 한국 대통령과 국회에 서한을 보낼 것이며, 다른 비정부기구들과의 연대는 물론 공동서한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채널A를 통해 최초로 밝혔습니다. 그간 언론인이 주축이 된 국제 언론단체에서 목소리를 내왔지만 이제는 북한 문제 등 광범위한 인권 침해 실태를 감시해온 세계적인 인권 단체까지 나서 한국의 언론중재법에 대해 우려와 비판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이번 인터뷰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지적이자 뼈아픈 비판이었습니다. 이 취재 내용 역시 채널A 메인 뉴스와 함께 같은 계열사인 동아일보를 통해서도 다음과 같이 보도되었습니다.
▲ [단독]노벨상 받은 인권단체도 반대…“언론중재법 우려 서한” (2021. 9. 2, 유승진 기자, 채널A)
▲ 국제인권단체 “언론법, 표현의 자유 침해”… 與 “신문법-방송법도 정기국회서 마무리” (2021. 9. 3, 동아일보, 5면)
이번 취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시간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법안 상정이 예고됐던 31일은 마침 미군의 아프간 철군 시한과도 같았습니다. 홀로 미국에 파견된 1인 특파원으로서 굵직한 두 이슈를 동시에 소화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잠을 며칠씩 줄여가며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국민들에게 국제단체들의 목소리를 전하려 애썼지만, 때로는 왜 이런 취재를 하냐는 악성 메일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 대만, 오스트리아 등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단체 관계자들과 시차를 맞춰 연속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 역시 체력적으로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논쟁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 취재를 계속 이어가려고 합니다. 여야는 8인 협의체를 꾸려 법안을 다시 논의하고 이달 말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합의했지만,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앞서 스콧 그리펜 국제언론인협회 부국장이 채널A를 통해 밝혔던 것처럼, 이 논의가 정말로 독립적이고 중립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한 달이라는 시한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논의가 그간의 거론된 문제점들을 불식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대다수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선에 도달할 때까지 시간을 들여 더욱 다양한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빠르게 퍼지는 가짜 뉴스의 문제점과 이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에 대해 집중 연구해오고, 다른 나라의 사례들까지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세계 전문가들이 던지는 조언일수록 더욱 새겨들어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들의 조언을 국내에 올바르게 잘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이어나가겠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앞으로도 다른 국가에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는 세계 전문가들의 바람을 지켜내는데 해외 주재 특파원으로서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취재는 워싱턴 현지에서 이뤄진 연속 인터뷰 기사로 모든 취재원이 실명으로 응했습니다. 특별한 이해관계 등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번 언론중재법 논란에 대해 본회의를 앞두고 국제단체들을 끈질기게 직접 인터뷰해 연속보도한 곳은 채널A가 유일합니다. 이 사안에 대해 여러 국제단체들의 목소리를 연속으로 직접 취재해 꾸준히 보도한 곳은 없습니다. 저희가 진행한 인터뷰들로 세계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과 날카로운 비판이 알려지면서, 채널A 인터뷰 내용을 직접 인용하거나 혹은 타 매체들이 이후 같은 관계자를 접촉해 후속 보도를 내는 움직임이 이어졌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의 경우 채널A와 언론중재법에 대해 최초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동시에 송영길 대표의 발언 직후 인터뷰가 성사되면서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해 “한국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박 입장을 채널A에 가장 먼저 내놓게 됐습니다. 이후 연합뉴스, 중앙일보, SBS, JTBC, TV조선 등 타 매체들이 저희가 인터뷰한 관계자를 똑같이 접촉하고 취재해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한 반박 입장을 후속 보도로 이어갔습니다.
미국기자협회 국제커뮤니티도 채널A를 통해 최초로 언론중재법에 대해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후 지난 30일 조선일보는 1면에 채널A의 단독 인터뷰를 인용해 “극도로 실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을 하는 건 제가 알기로는 처음”이라는 입장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후 중앙일보, 문화일보, 세계일보, 노컷뉴스,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 뉴스1 등에서 채널A 인터뷰를 인용해 기사를 내거나 사설을 실어 언론중재법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집중 부각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1면을 통해 채널A의 인터뷰를 전한 뒤, 채널A가 접촉했던 댄 큐비스케 공동의장을 다시 접촉해 이튿날 후속 기사로 한 번 더 낼 정도로 관련 보도를 부각했습니다.
세계신문협회의 뱅상 페레뉴 CEO는 채널A를 통해 본회의를 앞두고 “개정안이 정부와 기업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에게 투명성과 책임을 부과하는 저널리즘의 주요한 가치를 훼손한다,” “성급함과 반박 논의의 부재는 이 법안을 만든 사람들의 숨은 의도를 의심할 여지없이 보여준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러한 페레뉴 CEO의 인터뷰 발언은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의 언론중재법 관련 사설에도 그대로 인용됐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국경없는기자회 측이 채널A를 통해 처음으로 송영길 대표의 “뭣도 모르니까, 그들이 우리 사정을 어떻게 아냐”는 발언에 대해 반박 입장을 내놓은 뒤 타 매체들의 후속 취재와 보도가 잇따르면서, 결국 송 대표는 발언 하루 만에 단체 측에 영문으로 입장을 정리해서 보내겠다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습니다. 채널A는 송 대표의 발언이 나온 직후 곧바로 국경없는기자회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을 모른다는 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박 입장을 가장 먼저 받아내 보도했고, 송 대표 측에서 하루도 채 안 되어 단체 측에 “우려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설명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또한 채널A는 송 대표의 발언 이튿날 알비아니 국장의 반박 입장과 언론중재법에 대한 인터뷰 전문을 빠르게 풀어 보도했고, 이 단체의 견해를 소상히 공개함으로써 국제단체들의 우려와 비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하였습니다. 또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채널A의 최초 화상 인터뷰 이후 관련 논란이 계속되자 본인이 직접 나서 알비아니 국장을 화상으로 만나기도 했습니다. 안 대표는 만남 사실을 공개하면서 국장으로부터 “한국의 여당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미국기자협회 국제 커뮤니티 의장이 채널A를 통해 밝힌 인터뷰 내용은 조선일보 등 타 매체를 통해 적극 인용되며 여론을 환기시켰지만, 4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진중권 교수가 SNS를 통해 채널A의 인터뷰 전문을 공유하는 등 누리꾼들이 법안에 대해 더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하도록 돕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인터뷰 전문은 네이버에서 2천여 개에 달하는 좋아요 반응과 700여 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고, 다음에서도 1200여 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리며 큰 반응을 얻었습니다.
국제단체들의 인터뷰가 채널A를 통해 연속 보도되고 또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한 국경없는기자회의 반박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국제단체들의 목소리는 정치권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세계 언론 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가 없다는 것은 법안 주도자들의 숨은 의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강력 비판했습니다. 이때 안 대표가 언급한 이 발언은 세계신문협회의 뱅상 페레뉴 CEO가 채널A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 것입니다. 국경없는기자회 측이 성명을 공개하고 채널A와 가진 첫 인터뷰가 보도된 이후, 이튿날 국민의힘에서는 “국경없는기자회 같은 국제언론단체에서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며 무제한 토론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여당 내부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언론중재법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고 원내대변인이 밝히는 등 이 무렵에 신중론과 속도 조절론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여당은 긴급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어 설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국제단체들이 일제히 쏟아낸 비판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결국 국회는 법안 처리를 한 달 미루고 재논의를 결정했습니다. 물론 저희 보도만이 이번 연기 결정에 영향을 주었다고는 감히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단순히 국제단체들의 성명을 인용해 보도하는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일일이 단체들마다 문을 두드려 담당자를 만나 취재한 목소리들을 시청자들과 독자들에게 더 호소력 있고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전했고, 이후 여론의 무게 추가 점점 기울면서 법안을 서둘러 추진하려 했던 정치인들에게 숙고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데 저희 연속 인터뷰들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국제단체들이 채널A를 통해 저마다 밝힌 우려와 비판들은 국내 정치와는 거리가 먼 해외 전문가들의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에 근거한 목소리였다는 점에서,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이 더 많은 국민들이 이번 법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성을 환기했다고 판단합니다.
또한 이들의 메시지가 우리 사회에 던진 함의 역시 상당하다고 봅니다. 국제단체들이 일제히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강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는 점, 법안의 모호성과 처벌의 가혹함이 기자들의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 모아 지적하고 있다는 점, 이러한 위험한 법안이 추진될 때는 충분한 공론과 숙고가 필요하다고 경고하는 점,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이 허위 보도에 대처하는 방식을 소개하며 한국의 법안이 왜 잘못됐는지 짚어줬다는 점 등은 모두 우리 사회가 곱씹어 볼 만한 지적이었습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저는 국경없는기자회, 미국기자협회 국제 커뮤니티, 세계신문협회, 국제언론인협회, 휴먼라이츠워치 등 관련 국제단체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었고, 이외에도 아직 보도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 소통을 나누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이들은 지금도 “이 사안을 계속 지켜보겠다,” “언제든 편하게 연락을 달라”며 함께 예의주시하겠다는 의지를 제게 전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채널A는 국민들이 이번 법안을 둘러싼 논쟁의 맥락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그리하여 국민의 알권리가 충족되고 건강한 논의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또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비판하는 민주주의의 위험 요소들이 충분히 해소될 수 있도록 세계의 목소리를 끈질기게 취재해 계속 들려주겠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하였고 사내 확인을 거쳤습니다. 언론중재법 사안에 대해 국제단체들과의 인터뷰를 끈질기게 성사시키고 연속 보도함으로써 국내 여론을 환기하고 또 국회에서 법안이 성급하게 처리되지 않고 논의의 시간을 갖도록 합의되는데 역할을 했다는 사내와 동료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사내에서는 베스트 리포트 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법안 논의가 미뤄진 이후에도 새 움직임에 대한 국제단체들의 반응을 즉각 취재해 시청자들에게 국제단체들의 여전한 우려와 비판을 빠르게 전했다는 사내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취재에 있어 외부 지원은 없었으며,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및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2회 전체 총평
제372회 이달의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4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372회 심사의 경우 취재보도 부문1(16편 출품), 2(3편 출품)와 기획보도 방송부문(9편 출품)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또 지역언론사의 경우 전체 18편이 출품해 5편이 선정됐다. 이달의기자상 역사상 매우 드문 일로 꼽힐 듯하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선 전자신문의 <머지포인트 ‘미등록 영업’ 논란···금감원 실태조사 직접 나섰다 外>가 선정됐다. 이 기사는 디지털금융이 확산하는 추세에서 모바일 상품권의 횡행과 위험성을 부각해 소비자 피해를 막고 금융당국의 대처 및 관련 제도의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는 모두 6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경향신문의 <장애인도 소비자다>와 한국일보의 <혜린이의 비극, 그 후> 등 두 편이 선정됐다. <장애인도 소비자다>는 그동안 주로 복지 재활 대상으로 간주된 장애인을 소비의 주체로 인식해 문제점과 해법을 이끌어낸 참신한 기획이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대면시대에 더욱 불편해진 장애인 소비환경을 다양한 현장과 각도에서 조명해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혜린이의 비극, 그 후>는 ‘촉법소년’ 제도로 인해 가해자는 발 뻗고 자고 피해자는 전전긍긍하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한국일보 취재팀이 장기간 추적해 시리즈로 보도함으로써 평생 고통받는 피해자와 가족들 상처를 생생히 전달했다는 점이 주목됐다. 법원·검찰 및 교육당국의 안이한 사법 및 행정처리도 지적해 개선을 유도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MBC충북의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과 기호일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그리고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2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반쪽짜리 체육공원, 이상한 연구용역 실태>는 350억원 들이고도 유령공원으로 전락한 사례를 통해 지자체의 주먹구구식, 판벌리기식 낭비행정을 빈틈없이 다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숱한 국책 공사에 대한 다각적 검증은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언론들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기호일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그리고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혔다. 이 기사는 단순 인사발령으로 넘길 수 있었던 경기도 산하 출자출연 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파고 들어 부당성을 적극 조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 출동소방관의 실종 및 재난사태에서 황 내정자가 진행하는 먹방에 출연하면서 경기도 재난사령탑 책무를 게을리한 사실을 파헤친 점은 금상첨화라는 평이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경기일보의 <76년만에 되찾은 웃음, 원폭피해자 2‧3세대 지원 이끌어내다>와 매일신문의 <‘구하라 시리즈’-빈곤 동네와 주거 빈곤 아동> 등 두 편이 선정됐다. 이 두 작품 모두 지역밀착형 탐사보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데 이론이 없었다. 경기일보 ON팀의 <76년만에 되찾은 웃음···>은 경기도가 원폭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2019년)해 놓고도 지원은커녕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은 점과 원폭피해자의 아픔 등을 생생하게 전했다. 매일신문의 <‘구하라 시리즈’>는 문제접근과 대안제시 방식이 돋보였다. 생생한 현장을 전문가 및 관계공무원들과 결합시켜 문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나선 점은 탐사보도의 한 유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대전MBC의 <‘노래하라! 저항하라!’ 항일음악 6천곡 대발굴>가 뽑혔다. 이 작품은 그동안 언론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온 일제 치하 항일노래를 6천곡 이상 발굴해 자료화하는 방대한 작업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취재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뛰어난 열정으로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땀을 아끼지 않는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