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0),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23년 4월 20일. 개그맨 서세원이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한인병원에서 사망했습니다. 최초 보도에서 알려진 사인은 심장마비. “링거를 맞다가 심정지가 왔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동시에 캄보디아 한인회를 통해 당뇨병 이력도 알려졌습니다.
서세원의 사망은 그렇게, ‘쇼크사’로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디스패치’는 프놈펜 현지 한인병원에 연락했습니다. 캄보디아 간호사와 연결이 됐습니다. 사망 경위를 물었습니다. “정맥주사를 맞다가 사망했다”고 답했습니다. “어떤 종류의 주사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녀의 대답은, “프로포폴”.
그 순간, 한국인 관리자가 전화를 가로챘습니다. 그는 당황한 목소리로 “여기에 (프로포폴은) 없다. 그런 약품 취급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이어 “다시 정확히 알아보고 연락해 주겠다”며 급히 전화를 끊었습니다.
캄보디아 한인병원 (미래폴리병원)은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캄보디아 (전) 한인회장이 현지 대변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는 각종 매체와 인터뷰를 하며 서세원의 사망 경위를 전달했습니다.
서세원, 아니 한국인이 낯선 땅에서 사망했습니다.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죽음입니다. 그러나 의문을 제기하진 않았습니다. 대부분 (전) 한인회장의 말을 ‘공식 답변’처럼 받아썼습니다.
‘디스패치’는 캄보디아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직접 확인해야 했습니다. 병원 실체를 파악하고, 경찰 수사도 체크하고, 무엇보다 간호사에게 다시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4월 21일 오후, 미래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병원은, 무허가였습니다. (당국이 발급하는) 병원 허가증도 없었습니다. 냉장고는 비어 있었고, 수액, 앰플, 나비침 등은 유통기한을 넘긴 상태였습니다.
서세원은 1층 치료실에서 사망했습니다. 방 안에는 의약품 등을 보관하는 수납장이 있었습니다. ‘디스패치’는 수납장 안쪽에서 프로포폴 1병을 발견했습니다. 개봉 흔적이 보였습니다.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검은색 쓰레기 봉지가 있었습니다. 그 안에 하얀 액체를 머금은 주사기가 있었습니다. 주삿바늘조차 분리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급하게 치운 모습이었습니다.
‘디스패치’는 그 뒤로, 2번 더 캄보디아를 찾았습니다. 현지 경찰을 찾아 수사 상황을 물었습니다. 상급 기관 담당자 연락처를 확보해 사망 경위와 사인을 물었습니다. 시신을 검안한 의사와 통화도 했습니다.
캄보디아 경찰은 수사 의지가 없었습니다. 초동 수사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수거한 물품과 병원 관계자 진술을 바탕으로 사인을 ‘당뇨에 의한 심정지’로 결론 내렸습니다.
아찔했습니다.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런데 의문을 갖지 않습니다. 서세원의 과오와 별개로, '죽음'의 이유는 밝혀져야 하지 않을까요. '숨김'의 이유도 마찬가지고요.
‘디스패치’는 3번째 현지 취재에서 간호사 연락처를 입수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의 진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간호사는 “서세원의 요청으로 프로포폴을 주사했다”고 말했습니다.
“미래병원에서 면접을 봤다. 의사가 없어서 이상했다. 서세원과 드라이버, 병원 투자자라는 사람이 있었다. 면접을 끝내고 주사를 놔보라며 약병(프로포폴)을 꺼냈다. 내 실력을 테스트하는 줄 알았다.” (간호사)
간호사의 증언은 충격이었습니다. 그는 경찰에서도 진술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 관할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간호사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했답니다.
미래병원 관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인 관계자는 서세원이 주사를 맞는 동안 자리를 비웠습니다. 프로포폴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방치한 것입니다.
더 이상, 서세원의 사인을 밝힐 수 없습니다. 이미 시신은 화장됐습니다. 하지만 밝힐 게 있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죽으면 안 된다는 것. 진실도 (시신과 함께) 파묻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무허가 의료시설이 난무하는 곳. 의약품이 마구잡이로 유통되는 곳. 마약류가 경각심 없이 다뤄지는 곳. 불법을 감추기 위해 입을 맞추는 곳. 심지어 경찰이 방관하는 곳. ‘디스패치’가 서세원의 죽음을 통해 알리고 싶은 것들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미래병원 한인 관계자와 간호사는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통화 내용은 녹취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현지 경찰, 상급 기관 경찰, 검안 의사는 부서를 표기했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번역을 위해 녹취했습니다. 이번 취재는 현지 관계자의 제보로 이루어진 게 아닙니다. 담당 기자가 직접 현지로 날아가 관계자들을 찾아내며 취재했습니다. 단, 현지 통역을 위해 캄보디아어가 가능한 가이드와 동행했습니다. 기타 특이 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디스패치'는 4월 21일 서세원 사망 소식을 전했습니다. 4월 24일 캄보디아 현지 1.2차 취재를 바탕으로 <"가짜 병원이 수상하다"…서세원, 캄보디아의 의문들>를 출고했습니다. 그리고 5월 4일, 현지 3차 취재를 종합해 <"캄보디아에선 조작된다"…서세원 사망, 은폐된 진실>을 보도했습니다.
네이버 기준으로 '디스패치+서세원'을 검색했을 때, 약 130여 개 매체가 '디스패치' 보도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서세원 사망 원인, 여전한 의혹?(KBS)
"故서세원에 '하얀 주사' 놨다, 경찰이 돈달라더라" 간호사 증언 (중앙일보)
"서세원이 맞은 건 프로포폴 주사" 캄보디아 간호사 주장 (조선일보)
"10달러면 프로포폴 구해"…故서세원 사인 의혹 커져 (국민일보)
캄보디아 간호사 증언 "故 서세원에 사망 직전 하얀 액체 주사" (매일경제)
5. 사회에 끼친 영향
서세원은 영욕의 삶을 살았습니다. 1990년대 최고 개그맨으로 주가를 높였지만, 사생활 부분에서 많은 오점을 남겼습니다. 그렇다고 그의 죽음이 외면받아야 할 것은 아닙니다.
‘디스패치'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서세원은 정상적인 의료행위 중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을 겁니다. 캄보디아에서 만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불법 의료행위 또한 드러나지 않았을 겁니다.
캄보디아 한인사회는 (무허가) 한인 병원의 실체에 술렁였습니다. 경각심을 갖게 됐습니다. 실제로 이 병원 관계자들은 2019년부터 줄기세포 치료를 지속적으로 광고하고 있었습니다.
"죽음의 문턱에 있는 암환자도 살리는 NK 면역 줄기세포 병원이 8월 16일 오픈합니다"
미래병원 관계자들은 캄보디아 훈센 총리 집안과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이들은 캄보디아 한인회 및 한인교회, 한인학교 등에서 요직을 차지, 교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했습니다.
심지어 국내 언론에 "캄보디아 정부와 MOA를 체결, 캄보디아에서 면역 줄기세포 치료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는 기사를 뿌리기도 했습니다. 투자 유치를 위한 보도자료였습니다.
(디스패치는 취재 과정에서 미래병원 관계자 이 씨의 사기전과를 확인했습니다. 그는 2007년 캄보디아 훈센 총리의 이름을 이용해 캄보디아 사업권을 수주해 주겠다며 80만 달러를 편취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으며, 특이 사항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기타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2회 전체 총평
제39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1개 부문 63편이 출품돼 이 중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12편이 경쟁한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와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가 수상작이 됐다.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는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변호사들의 불성실하고 나태한 변론 논란을 구체적 사실 제시를 통해 정면으로 고발함으로써 법조계 전반에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호사들의 잘못된 행태로 인해 소송에서 지는 사례가 적잖다는 논란이 이어져왔는데 이번 보도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제보성 보도가 아니라 발로 뛰며 여러 학교폭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온 성과여서 더 값진 보도라는 의견이 나왔다.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 역시 특종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없었다. JTBC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여러 비리 사실에 대해 오랫동안 취재를 이어왔고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구체성 있는 보도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확인 절차가 어려운 보도를 취재기자들이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경제보도 부문은 7편이 출품됐고, JTBC의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가조작〉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보도는 장기간 취재를 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방대한 취재를 소화, 수많은 결정타를 확보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특히 윤리성과 공정성을 모두 지키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로 취재 완성도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흠잡을 데 없는 보도였다는 평가가 심사 과정에서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편이 접수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동아일보의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 취재 보도 부문 수상작이었던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이후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후속보도로서 광범위한 취재를 통해 심각한 뺑뺑이 실태를 또 한 번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단순 보도가 아니라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곳곳이 병원인 서울시내에서조차 뺑뺑이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림으로써 큰 울림을 주었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스토리텔링 기법의 취재 역시 누구나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유튜브 등에서 드러난 방송 다큐 수준의 현장감은 탁월한 취재 역량을 한껏 드러냈다.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라는 제목 역시 보도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흡입력을 높이는 요소였고, 잘 몰랐던 것을 깨우치게 하는 보도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3편이 경합을 벌인 끝에 국제신문의 〈숱한 경고에도 방치된 안전…고 황예서 양 死因은 ‘행정실패’〉 보도가 수상작에 올랐다. 정부와 지자체의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이 이어졌지만 결국 또 한 명의 어린 생명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보도였다. 취재팀은 이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현장 주변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숱한 경고를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비극이 일어났음을 알렸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 촉구를 발 빠르게 하면서 안전 인프라 개선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