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V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썩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지역에서 유행어처럼 굳어진 ‘지방 소멸’을 극복하자며 올 초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가 대뜸 지인과의 밥상머리에 올랐습니다. ‘기부를 좀 해줬으면 한다’는 어느 공무원의 간절한 부탁을 받았다며 뿌리치지 못해 도움을 줄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 고향사랑기부실적, 요란한 ‘억’ 소리 뒤에는?
소상히 밝힐 수 없는 경로를 통해 강요 정황이 담긴 자료들을 입수했습니다. 어느 지자체에서 나온 컴퓨터 파일이었습니다. 공교롭게 취재에 착수하기 일주일 전 3억 원을 모금했다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곳입니다. 최근 고향사랑 모금실적을 공개한 전국 140개 지자체 가운데 1등을 차지한 전북 임실군 이야기입니다.
인구 3만도 되지 않는 좁은 지역사회에 폐쇄적인 공조직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증언을 꺼려했습니다. 극도로 제한된 취재 범위에서 팩트를 기반으로 논리를 세우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다행히 취감한 자료에는 고향사랑기부제의 현주소가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기부제 홍보실적을 그저 ‘파악만’ 하겠다며 직원 ‘모두’에게 발송된 이메일의 깨알 같은 문구들에 주목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출 마감시간 엄수~’ ‘간부회의에서 언급~’ 등등..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 “강요 아니다”면서 “말로 하면 안 돼”?.. 100일 만에 드러난 민낯
전 직원에게 엑셀파일도 함께 뿌렸습니다. 공무원이 누구한테 홍보했는지 이름을 적는 난이 있었습니다. 지인이 기부를 언제 했는지도 적어야 했습니다. 실제 기부를 했는지 실적을 교차검증 하려는 목적에서입니다. 그 어디에도 ‘해야 한다’는 강요 문구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보조각들을 끼워 맞춰보면 ‘강요’라는 큰 글씨가 완성되는 듯 했습니다.
공식 해명을 요청했습니다. 담당자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 강요가 아니라며,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말로 하면 안 되니까요.”
비슷한 모금 실적을 보인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취재를 확대했고 타지역 담당자의 생생한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실적 압박이 있는 건 잘 아시죠? 할당을 주는 곳도 있다고 알고 있어요. 6급 이상은 10명, 7급 이상은 3명..”
공교롭게 시행 100일 만에 제도의 민낯이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폐쇄적인 지역사회 공조직의 일원인 점을 적극 감안해 익명처리 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현장에서 직접취재 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100일을 즈음해 지자체의 조직적 강요 의혹을 최초 제기한 보도였습니다. 중앙·지역일간지에서 관련 내용을 다룬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전라북도 14개 시군공무원노조가 보도 하루 만에 단체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애초부터 기부경쟁 과열 양상이 우려됐었다며, 단체장들에게 기부 강요금지를 엄중 경고해 왔지만 철저히 무시됐다는 비판이었습니다.
기부 강요 의혹이 제기된 임실군은 취재진에 “실적 확인을 위한 이메일을 보내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상급기관인 전라북도도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전북지역 14개 시군에 공문을 뿌려 주의를 환기하고 홍보담당자들을 불러모아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방식에 대한 재점검에 들어갔습니다.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는 사실관계를 파악해 추후 강요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지 점검할 예정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이후 대부분 언론사들의 관심은 지자체의 기부 실적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얼마나’에 비해 ‘어떻게’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기부금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모여들고 있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온 영역이었습니다. 기부제 시행 100일을 즈음해 그 실태를 적절히 들춘 의미 있는 보도였습니다.
올 초 당사에선 고향사랑기부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일본 현지취재를 통해 심층 분석해 전달한 바 있습니다. 단순히 제도가 가진 청사진을 제시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발굴한 이번 보도를 놓고 최근 전주MBC 시청자위원회에선 “공영방송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공무원들에 대한 실적 강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사가 나와서 반가웠고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보도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좁은 지역사회와 폐쇄적인 공조직을 대상으로 한 취재였음에도 복수의 사례 발굴과 증언 확보를 통해 강요 논란을 수면 위로 이끌었습니다. 논란을 전달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구조적 문제까지 짚어 제도개선 필요성까지 제기한 보도였다고 평가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2회 전체 총평
제39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1개 부문 63편이 출품돼 이 중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12편이 경쟁한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와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가 수상작이 됐다.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는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변호사들의 불성실하고 나태한 변론 논란을 구체적 사실 제시를 통해 정면으로 고발함으로써 법조계 전반에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호사들의 잘못된 행태로 인해 소송에서 지는 사례가 적잖다는 논란이 이어져왔는데 이번 보도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제보성 보도가 아니라 발로 뛰며 여러 학교폭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온 성과여서 더 값진 보도라는 의견이 나왔다.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 역시 특종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없었다. JTBC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여러 비리 사실에 대해 오랫동안 취재를 이어왔고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구체성 있는 보도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확인 절차가 어려운 보도를 취재기자들이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경제보도 부문은 7편이 출품됐고, JTBC의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가조작〉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보도는 장기간 취재를 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방대한 취재를 소화, 수많은 결정타를 확보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특히 윤리성과 공정성을 모두 지키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로 취재 완성도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흠잡을 데 없는 보도였다는 평가가 심사 과정에서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편이 접수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동아일보의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 취재 보도 부문 수상작이었던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이후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후속보도로서 광범위한 취재를 통해 심각한 뺑뺑이 실태를 또 한 번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단순 보도가 아니라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곳곳이 병원인 서울시내에서조차 뺑뺑이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림으로써 큰 울림을 주었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스토리텔링 기법의 취재 역시 누구나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유튜브 등에서 드러난 방송 다큐 수준의 현장감은 탁월한 취재 역량을 한껏 드러냈다.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라는 제목 역시 보도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흡입력을 높이는 요소였고, 잘 몰랐던 것을 깨우치게 하는 보도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3편이 경합을 벌인 끝에 국제신문의 〈숱한 경고에도 방치된 안전…고 황예서 양 死因은 ‘행정실패’〉 보도가 수상작에 올랐다. 정부와 지자체의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이 이어졌지만 결국 또 한 명의 어린 생명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보도였다. 취재팀은 이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현장 주변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숱한 경고를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비극이 일어났음을 알렸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 촉구를 발 빠르게 하면서 안전 인프라 개선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