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제보자, 그리고 내부자료
“골프장을 건설하고 유지하는 동안 이호진 개인회사를 위해서 끊임없이 계열사의 자금이 동원됐습니다.”
취재는 한 통의 메일에서 시작됐습니다.
태광그룹 오너 이호진 전 회장을 위해 계열사들이 수년 동안 3천억 원 대 불법지원을 했다는 것이 제보의 요지였습니다.
이호진 총수는 2018년‘황제보석’과 ‘황제접견’으로 더 유명해진 인물입니다. 2011년 천4백억 원대 배임과 횡령 혐의로 기소되고도 간암을 핑계로 7년 넘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황제보석’이 만천하에 드러나 재수감된 이후에도 ‘황제접견’으로 또 다시 사회적 지탄을 받았습니다.
그런 이호진 총수의 사익편취에 계열사와 계열사의 협력업체들까지 동원됐다는 내용.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춘천에 있는 골프장, 이호진 총수와 그 가족들이 2018년 4월까지 지분 100%를 소유했던‘휘슬링 락’ 이라고 제보자는 주장했습니다.
골프장 회원명부, 업무협약서, 내부 기안 문서, 결재 문서... 이호진 총수의 사익편취를 드러내는 수많은 내부문건들.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제보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10년 넘게 대주주 개인 회사를 위해서 계열사들이 부당지원을 해도 계속 빠져나가는 이런 현실과 이런 상황을 만드는데 일조한 임직원들만 주요 보직에서 일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낍니다. 제대로 된 처벌이 내려지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검증, 또 검증
회원 명부를 포함한 문서의 진위여부와 실행여부, 그리고 이호진 총수의 개입 혹은 지시 여부를 검증하고 입증하는 일이 기자의 앞에 놓였습니다.
전. 현직 계열사와 그룹 관계자들을 다방면으로 접촉했습니다. 현직자들은 하나같이 증언을 두려워했고, 전직자들은 개탄했습니다. 장기계약, 독점계약 등의 이익을 얻은 협력업체들은 관련 사실을 부인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하지만 내부문서의 힘은 컸고, 강매를 제안받았었다는 거래업체들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문서 앞에서 현직 직원들은 증언을 시작했고, 태광그룹 측은 구두 취재에 부인하다 협력업체와 업무협약서를 제시하자 구속력이 없는 협약서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업무협약서의 내용은 현실로 확인됐습니다.
경제개혁연대와, 금융정의연대 등 경제 금융관련 단체 전문가들과 자료와 취재내용을 공유하고 자문을 받아 취재 내용과 법률적 문제점을 추가 검증했습니다.
이제 총수의 사익편취를 향해 움직인 모든 일들을 이호진 전 회장이 알았는지를 입증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추가제보, 그리고 그룹총수의 책임
1부 보도 후 추가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고액 연수로 골프장을 부당지원했다는 거였습니다. 취재과정에서 연수 대상 명단, 기념사진도 입수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이른바 ‘설계’한 곳은 그룹 경영기획실. 경영기획실이 없었으면 이호진 총수의 ‘골프왕국’은 건설도 유지도 불가능했습니다.
이호진 총수는 이 모든 일을 알고 있었을까.
골프장 운영을 맡고 있는 계열사 티시스에서 김치를 만들어 팔고 이호진 총수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와인을 판매한 사건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지난 3월 대법원의 판단에서 그 해답을 찾았습니다. 다른 사건이지만 시기와 방식이 같았고, 경영기획실을 구성할 당시 구조와 기능, 역할을 규정한 내부 문건도 이를 명백히 입증하고 있었습니다. 이호진 전 회장은 계열사를 동원해 사익을 편취하는 일에 최소한 ‘관여’ 했다는 것이 취재팀의 결론입니다.
태광그룹에 대한 반론 취재가 시작되면서 그룹내부에서 제보자 색출에 대한 움직임이 감지됐습니다. 태광그룹은 노골적으로 제보의 내용을 부인하고, 제보자를 추정하고, 제보 의도를 폄훼했습니다. 제보자를 특정할 수 없는 범위 안에서 내부 제보자의 존재와 제보의 취지를 있는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 오히려 제보자의 진성성을 드러내고 보호하는 길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2부의 프롤로그는 그렇게 구성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 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다른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1부 보도 직후인 지난달 17일 참여연대,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호진 총수와 골프장 운영계열사 김기유 대표를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열흘 뒤인 지난달 27일 전국금융사무노조 등은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에 대해 대주주를 부당지원하고 보험업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감독원에, 경제개혁연대는 8일 해당 계열사에 대해 대주주 부당지원 의혹을 밝혀달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각각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 뉴시스, SBS 등 주요언론사들이 검찰 고발과, 금감원 공정위에 조사요청 사실을 보도하며 그 결과와 이호진 총수의 경영복귀 전망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타 매체 보도목록
연합뉴스(2023.4.17.)/ 동일 날짜 관련 뉴스 20건
시민단체, '계열사에 골프장 회원권 강요' 태광 이호진 고발
https://www.yna.co.kr/view/AKR20230417074800004?input=1195m
SBS(2023.4.20.)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사면·복권 물건너가나
https://biz.sbs.co.kr/article/20000114275?division=NAVER
한겨레(2023.5.8.)/동일 날짜 관련 뉴스 13건
태광 이호진’ 13억 골프회원권 강매 의혹, 검찰 이어 공정위 조사 요청
https://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1090912.html
주간한국(2023.4.21.)
태광 이호진 고발, 금호 박찬구 해임요청
https://weekl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7078281
5. 사회에 끼친 영향
4월17일 시민단체의 고발에 서울중앙지검은 공정거래조사부에 사건을 배당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총수와 골프장 2부작은 재계 48위 태광그룹 이호진 총수가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어떻게 개인 일가의 사익을 편취해왔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계열사를 동원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보도라고 자평합니다.
특히 사건이 집중된 2015~2016년은 이호진 총수가 사회적 지탄을 받았던 이른바 ‘황제보석’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던 시기여서 더욱 비윤리적입니다.
내부자의 제보와 내부문건 입수로 시작해 문서의 진위를 포함한 사실여부를 다양한 경로로 확인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그룹 차원에서 전방위로 이뤄진 대주주의 사익편취 구조를 드러내고 문제점을 짚어냈습니다.
해당 보도는 언론 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하며 취재 보도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1,2부 보도에 걸쳐 보도 당사자인 태광그룹 측의 반론을 충실히 취재했으며 반론 내용을 그룹관계자의 정식인터뷰와 내레이션, 스튜디오 출연물 등을 통해 반영하고, 재반박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보도 이후 추가적인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2회 전체 총평
제39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1개 부문 63편이 출품돼 이 중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12편이 경쟁한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와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가 수상작이 됐다.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는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변호사들의 불성실하고 나태한 변론 논란을 구체적 사실 제시를 통해 정면으로 고발함으로써 법조계 전반에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호사들의 잘못된 행태로 인해 소송에서 지는 사례가 적잖다는 논란이 이어져왔는데 이번 보도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제보성 보도가 아니라 발로 뛰며 여러 학교폭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온 성과여서 더 값진 보도라는 의견이 나왔다.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 역시 특종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없었다. JTBC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여러 비리 사실에 대해 오랫동안 취재를 이어왔고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구체성 있는 보도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확인 절차가 어려운 보도를 취재기자들이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경제보도 부문은 7편이 출품됐고, JTBC의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가조작〉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보도는 장기간 취재를 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방대한 취재를 소화, 수많은 결정타를 확보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특히 윤리성과 공정성을 모두 지키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로 취재 완성도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흠잡을 데 없는 보도였다는 평가가 심사 과정에서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편이 접수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동아일보의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 취재 보도 부문 수상작이었던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이후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후속보도로서 광범위한 취재를 통해 심각한 뺑뺑이 실태를 또 한 번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단순 보도가 아니라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곳곳이 병원인 서울시내에서조차 뺑뺑이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림으로써 큰 울림을 주었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스토리텔링 기법의 취재 역시 누구나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유튜브 등에서 드러난 방송 다큐 수준의 현장감은 탁월한 취재 역량을 한껏 드러냈다.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라는 제목 역시 보도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흡입력을 높이는 요소였고, 잘 몰랐던 것을 깨우치게 하는 보도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3편이 경합을 벌인 끝에 국제신문의 〈숱한 경고에도 방치된 안전…고 황예서 양 死因은 ‘행정실패’〉 보도가 수상작에 올랐다. 정부와 지자체의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이 이어졌지만 결국 또 한 명의 어린 생명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보도였다. 취재팀은 이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현장 주변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숱한 경고를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비극이 일어났음을 알렸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 촉구를 발 빠르게 하면서 안전 인프라 개선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