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 기획)
“코로나 때 제대로 수업받지 못한 학생들에 대한 대책이나 지원책이 있을까?”
데스크가 건넨 질문이 사실상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 2020년 초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교육 현장은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개학 연기와 원격 수업 실시 등 비정상화의 연속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됐던 건 학생들의 학습 결손과 학력 저하 문제였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상 수업이 재개됐지만, 교육 당국의 이렇다 할 대책은 없었습니다.
코로나로 구멍난 공교육의 한계와 문제점을 짚고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 보도를 준비한 이유입니다.
보도를 위해선 먼저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지역 언론사인 점을 감안해 강원도내 초중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기획했습니다.
지난 3월 17일부터 27일까지 11일간 진행한 설문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8,080명이 참여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원격 수업 3년 “뭘 배웠나”
중학교와 고등학교 3년 동안 오롯이 코로나를 겪고 올해 상급 학교에 진학한 두 학생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두 학생은 원격 수업은 거의 2년 넘게 진행됐고, 오로지 원격 수업만 진행됐던 2020년에는 사실상 제대로 된 공부를 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출석 체크를 위해 동영상 강의를 틀어만 놓고 컴퓨터 게임을 하는 등 딴짓한 학생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중고등학교 교사 두 명을 만나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서도 원격 수업의 질이 대면 수업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시국 진행된 원격 수업과 잦은 등교 중단으로 공교육의 질이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 두 학생을 통해 절실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 원격 수업 집중력·공부 습관 '부정적'
설문 조사 결과 코로나 시국 교육 당국이 우려했던 공교육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학생 응답자 절반 이상이 수업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고 답했고, 공부 습관에도 도움이 잘 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일상의 아쉬운 변화로는 친구들과의 만남과 현장체험학습, 체육 수업 부족 등을 꼽았습니다.
교육당국에 학력 향상을 위해 바라는 점으로는 부족한 과목에 대한 개인 맞춤형 지도와 학습 지원이라고 응답했습니다.
#교사, 원격수업 학력 격차 '심화'
교사들은 대체로 원격 수업에 만족감을 드러낸 학생들과 달리 불만족 비율이 높았습니다.
교사들 스스로 원격 수업에 불만족했다는 건 공교의 질이 그만큼 저하됐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특히 학생들의 기초 학력 격차가 심하게 벌어졌다고 진단했는데, 그 중에서도 수학이 심각하다고 꼽았습니다.
또 원격 수업으로 인해 학생들의 개별 특성을 파악하고 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교육당국에 바라는 점을 물었더니 수업 측면으로는 교내 학습 지원 담당 교원을 별도로 배치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평가 측면에서는 진단 보정 시스템 활성화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학부모, 학습 결손·교우 관계 '걱정’
이번 설문에서는 학부모들의 참여가 가장 활발했습니다.
교사들 보다 더 원격 수업에 불만족한 비율이 높았는데, 10명 중 9명 꼴로 자녀의 학력이 저하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공교육에 공백이 생기자 사교육 의존 비중을 더 늘렸다는 비율도 45%나 차지했습니다.
원격 수업 장기화로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저하되고 다앙한 체험 활동을 하지 못한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혔습니다.
학부모들은 학력 향상을 위해선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부족한 과목에 대한 개인 맞춤형 지도가 필요하다고 선택했으며, 정서 회복을 위한 관계 형성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강원도 언론사 최초로 초중고 학생, 교사, 학부모 대상 코로나 원격수업 만족도 설문조사 실시
5. 사회에 끼친 영향
#강원도 교육청, 학력 향상 종합대책 발표
코로나 시국 진행된 원격수업으로 학력 저하가 심화됐다는 G1 기획보도 이후 강원도 교육청이 학력 향상을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당장 2학기부터 각종 학력 진단 평가를 강화해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상급학교 진학 직전 학교급 전환기에 따른 학업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예비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국어와 영어, 수학 과목의 기초 학력을 진단하기로 했습니다.
또 탄탄한 중학교 교육 과정 운영을 위해 학업성적관리 규정을 개정해 중학생을 대상으로 학기별로 2회 이상 지필평가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학습동기 유발 강화
도교육청은 원격수업으로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떨어졌다는 지적과 관련해,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경시대회를 활성화 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영어와 수학, 과학 과목 위주로 각종 경시대회를 부활시켜 학습 동기와 흥미를 유발하고 영재발굴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원 역량 강화
설문 조사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요구가 가장 많았던 개인 맞춤형 지도 강화를 위해 교원 역량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다수의 학생들이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만큼, 교원들의 기재 역량은 학생들의 진학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에 교원들을 위한 학생부 기재 연수를 강화하고,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각 학년의 필요한 시기에 맞게 학교생활 기록부 마감 전 선제적 점검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학생들의 학력 향상과 인성 교육에 애쓰는 교원들을 발굴하고, 해외연수 기회 부여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청소년단체 활동 지도교사에게는 승진 가산점을 부여해 호연지기와 도전의식을 기르는 청소년 단체 활동이 활성화 되도록 할 방침입니다.
#인성 교육 강화
코로나로 학생들의 인성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 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도교육청은 코로나 이후 학생들의 체력과 심리, 정서적 안정을 통한 인성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로 무너진 학습의욕과 심리적 고립, 친구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심리, 정서 진단과 중재 지원을 강화하고, 또래 상담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또 그동안 위축됐던 스포츠 활동도 틈새시간을 활용해 활성화하고, 현장체험학습이 일상화되도록 학교 현장에 독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교육당국은 물론 언론 조차 외면하고 지나갈 수 있었던 코로나 시국 공교육의 한계와 문제점을 심도있게 진단하고, 강원도 교육청의 후속 종합 대책까지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 사항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2회 전체 총평
제39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1개 부문 63편이 출품돼 이 중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12편이 경쟁한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와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가 수상작이 됐다.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는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변호사들의 불성실하고 나태한 변론 논란을 구체적 사실 제시를 통해 정면으로 고발함으로써 법조계 전반에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호사들의 잘못된 행태로 인해 소송에서 지는 사례가 적잖다는 논란이 이어져왔는데 이번 보도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제보성 보도가 아니라 발로 뛰며 여러 학교폭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온 성과여서 더 값진 보도라는 의견이 나왔다.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 역시 특종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없었다. JTBC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여러 비리 사실에 대해 오랫동안 취재를 이어왔고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구체성 있는 보도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확인 절차가 어려운 보도를 취재기자들이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경제보도 부문은 7편이 출품됐고, JTBC의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가조작〉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보도는 장기간 취재를 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방대한 취재를 소화, 수많은 결정타를 확보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특히 윤리성과 공정성을 모두 지키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로 취재 완성도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흠잡을 데 없는 보도였다는 평가가 심사 과정에서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편이 접수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동아일보의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 취재 보도 부문 수상작이었던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이후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후속보도로서 광범위한 취재를 통해 심각한 뺑뺑이 실태를 또 한 번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단순 보도가 아니라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곳곳이 병원인 서울시내에서조차 뺑뺑이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림으로써 큰 울림을 주었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스토리텔링 기법의 취재 역시 누구나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유튜브 등에서 드러난 방송 다큐 수준의 현장감은 탁월한 취재 역량을 한껏 드러냈다.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라는 제목 역시 보도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흡입력을 높이는 요소였고, 잘 몰랐던 것을 깨우치게 하는 보도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3편이 경합을 벌인 끝에 국제신문의 〈숱한 경고에도 방치된 안전…고 황예서 양 死因은 ‘행정실패’〉 보도가 수상작에 올랐다. 정부와 지자체의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이 이어졌지만 결국 또 한 명의 어린 생명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보도였다. 취재팀은 이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현장 주변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숱한 경고를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비극이 일어났음을 알렸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 촉구를 발 빠르게 하면서 안전 인프라 개선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