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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392회 · 2023년 4월 취재보도1부문 출품 1-05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한겨레신문 사회부

공적설명서

기자가 직접 쓴 취재 착수 경위와 제작 과정

취재착수 · 단독취재
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보도는 우연히 <한겨레>에 제보된 사안은 아닙니다. 박주원 양의 유족은 2015년 학교폭력 문제로 딸을 잃고 8년이 다 돼가는 시간을 싸워오셨습니다. 아직도 그 싸움은 진행 중입니다. 8년은 사람들의 관심도 잊히게 하는 긴 시간입니다. 이제 “그런 일이 있었지….”라며 모두가 이 사안을 외면하고 있을 때, 서혜미 기자가 지난 3월 박양의 유족을 찾았습니다. 당시 박양의 유족은 “8년간 학교폭력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했고, 학폭 소송의 어려움을 <한겨레>(3월13일 10면)가 다시 보도했습니다. 까마득한 시간을 청소 노동자로 살아오면서 소송을 감내한 박양의 유족은 서 기자와 인터뷰한 자리에서 “손해배상 항소가 진행 중”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유족과 인터뷰한 서 기자는 이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서 기자의 이 보도를 계기로 한 방송사에서 유족에게 연락해 “주원양 사건을 다시 살펴보고 싶다”고 연락하면서, 박양 유족은 뒤늦게 재판 과정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유족은 그제서야 담당 변호사가 재판에 나가지 않아 패소했다는 이 황당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권경애 변호사는 이 사실을 재판이 종료된 지난해 11월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 유족에게 통보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유족의 얘기에 귀 기울였던 서 기자는 이 사실을 가장 먼저 파악하고 사회부 팀원이 붙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을 길게 설명했던 것은 우연한 계기로 제보를 받아 취재했던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입니다. 언론은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사실에만 매몰돼 있는 탓에 지나간 일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보도는 관심에서 멀어져 간 분의 얘기를 들으려고 시도한 과정에서 나온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유족의 걱정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유족은 권경애 변호사 개인의 잘못에만 집중되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이에 이후에도 구제될 방안은 없을지, 학교폭력 소송의 구조적인 어려움까지 다루고자 했습니다. 여러 변호사들에게 물었습니다. “구제할 방법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하나 같이 “안타깝지만, 없다”라는 반응만 돌아왔습니다. 항소심의 ‘항소 취하’는 절차에 따라 결정되는 일이었기에, 이는 다시 되돌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재심도 변호사의 ‘불법성’이 입증돼야만 가능했고, 개인의 게으름으로 만들어진 결과를 뒤집는 방법은 적어도 한국 법률에 적혀있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유족은 항소 취하로 일부 승소했던 1심도 패소했고, 수천만원에 달하는 소송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놓였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무기력함 속에서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관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유족을 설득하면서 계속해서 자신에게 되물었습니다. 정말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떡하지, 세상이 정말 냉정하게 관심을 끊으면 어떡하지, 그렇게 유족은 더 큰 고통을 무관심 속에서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어떡할지 말입니다. 앞으로의 상황은 전혀 예측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불특정 다수를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첫 보도를 냈습니다. 동시에 박 양의 유가족인 어머니가 자신의 SNS에 관련해 글을 올리셨습니다. 유족의 호소와 첫 보도가 맞물리자, 관심이 더 크게 증폭됐습니다. 권 변호사는 보도가 나간 뒤 자신이 몸담았던 로펌에서 탈퇴했습니다. 권 변호사가 유족에게 ‘불출석 패소’ 사안을 처음 알렸을 당시에 9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배상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한 점도 새롭게 파악했습니다. 동시에 재판 당사자였던 서울시 교육청이 유족 쪽에 1300만원의 소송비를 회수하려고 했다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 착수와 유족 쪽 변호사가 권 변호사와 해당 로펌에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사안도 미리 파악해 후속으로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1심 재판에선 변호사의 책임이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재판 기록과 판결문도 직접 확보해 살폈습니다. <지면 보도> △변호사가 재판 안나와 8년 학폭소송 물거품(4월6일치 9면)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6618.html △변호사 불출석에 학폭소송 진 유족 소송비 떠안을 판(4월7일치 10면)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6822.html △‘권경애 불출석에 패소’ 유족, 1심 변론 책임도 따진다(4월10일치 12면)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7096.html <추가 온라인 보도> △‘학폭 배상’ 허사 만들고…연락두절 권경애 변호사 로펌 탈퇴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6746.html △권경애, ‘9천만원 갚겠다’ 한 줄 각서…“유족에 드릴 말씀 없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6947.html △서울교육청, ‘권경애 불출석’ 패소 유족에 소송비용 청구 취하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7447.html △권경애 변호사 불성실 변론에 대한변협 “엄중한 사안, 조사 준비”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6766.html △변협 ‘학폭 소송 불출석’ 권경애 조사 착수…7월께 징계 결정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7241.html △“변호사 권경애 2억원 배상하라” 학교폭력 유족 소송 제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7758.html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유일한 익명 취재원은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입니다. 대변인을 통해 얻은 답변으로 대한변협 자체의 입장이라 굳이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②~④ 관련해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 보도와 관련해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4월5일 <한겨레> 첫 보도가 나간 뒤로 사실상 모든 통신, 방송, 신문, 인터넷 언론매체가 이 사건을 뒤따라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먼저 유족의 소송 당사자였던 서울시교육청은 <한겨레> 보도로 이 사안이 알려지자 1300만원에 달하는 소송비를 유족에 청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유족이 변호사 불출석으로 재판에서 패소하자 교육청은 자체적으로 소송비 회수 절차에 착수했으나, 4월11일 소송심의회를 따로 열어 소송비용 청구를 취하하기로 했습니다. 권 변호사 과실로 원고가 소송에 최종 패소한 특수 상황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보도가 나간 이튿날인 4월6일 곧바로 대한변협회장 직원으로 징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4월10일 대한변협은 이사회에서 이를 의결하고 현재 징계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대한변협은 단순히 한 변호사의 징계에 그치지 않고 변호사가 재판에 불출석해 패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는 후속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이 보도는 시민들뿐 아니라 변호사 업계에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시민들은 이 사안으로 “변호사의 불성실로 재판에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각인하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변호사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는 반응을 보이는 변호사들도 많았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한겨레> 내부에서도 해당 보도는 특종상에 추천돼 현재 진행 중입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반론신청 및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취재후기

(392회)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 한겨…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한겨레신문 곽진산 기자 유족에게 법원은 그저 승리를 위한 결투장이 아니었습니다. 혹여나 지더라도 따져보지 못한 진실이 있을까. 억울하게 풀지 못한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을까. 그러나 그 모든 기록을 판결문이란 공개적인 문서에 적으려고 했던 유족의 8년간 노력은 담당 변호사가 재판에 무려 3번이나 나가지 않아 물거품이 됐습니다. 안타깝게도 다시 되돌릴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것이 법이었기 때문입니다. ‘법 앞의 평등한 정의’란 말도 대리인의 불성실 앞에선 그저 공허한 문구에 불과했습니다. 변호사는 왜 세 번이나 주어진 기회를 저버렸을까요. 보도에선 이 질문의 대답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담당 변호사인 권경애씨가 취재가 시작된 이후 입을 닫았습니다. 그가 왜 재판에 나가지 않았는지는 본인만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그의 닫힌 입이 열릴지 모르겠습니다. 유족의 지난한 싸움이 또 시작된 셈입니다. 이 재판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제 다음 질문을 할 차례인 것 같습니다. 자식의 억울한 죽음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모두가 8년이란 긴 시간을 써야만 하는 건지, 변호사가 재판에 불출석하면 허망하게 끝나는 재판 결과를 법이란 이름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건지 말입니다. 이 질문의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이번 보도에서 알린 것은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란 겨자씨만큼의 사실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많은 시민이 분노하고 공감해주었습니다. 시민들의 관심이 아니었다면 이 보도도 그 의미를 잃었을 것입니다. 또 여러 언론사가 이 소식을 아낌없이 보도해준 덕분에 더 많은 사람에게 이 소식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392회 전체 총평

제39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1개 부문 63편이 출품돼 이 중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12편이 경쟁한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와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가 수상작이 됐다.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는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변호사들의 불성실하고 나태한 변론 논란을 구체적 사실 제시를 통해 정면으로 고발함으로써 법조계 전반에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호사들의 잘못된 행태로 인해 소송에서 지는 사례가 적잖다는 논란이 이어져왔는데 이번 보도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제보성 보도가 아니라 발로 뛰며 여러 학교폭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온 성과여서 더 값진 보도라는 의견이 나왔다.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 역시 특종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없었다. JTBC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여러 비리 사실에 대해 오랫동안 취재를 이어왔고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구체성 있는 보도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확인 절차가 어려운 보도를 취재기자들이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경제보도 부문은 7편이 출품됐고, JTBC의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가조작〉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보도는 장기간 취재를 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방대한 취재를 소화, 수많은 결정타를 확보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특히 윤리성과 공정성을 모두 지키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로 취재 완성도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흠잡을 데 없는 보도였다는 평가가 심사 과정에서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편이 접수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동아일보의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 취재 보도 부문 수상작이었던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이후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후속보도로서 광범위한 취재를 통해 심각한 뺑뺑이 실태를 또 한 번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단순 보도가 아니라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곳곳이 병원인 서울시내에서조차 뺑뺑이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림으로써 큰 울림을 주었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스토리텔링 기법의 취재 역시 누구나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유튜브 등에서 드러난 방송 다큐 수준의 현장감은 탁월한 취재 역량을 한껏 드러냈다.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라는 제목 역시 보도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흡입력을 높이는 요소였고, 잘 몰랐던 것을 깨우치게 하는 보도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3편이 경합을 벌인 끝에 국제신문의 〈숱한 경고에도 방치된 안전…고 황예서 양 死因은 ‘행정실패’〉 보도가 수상작에 올랐다. 정부와 지자체의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이 이어졌지만 결국 또 한 명의 어린 생명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보도였다. 취재팀은 이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현장 주변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숱한 경고를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비극이 일어났음을 알렸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 촉구를 발 빠르게 하면서 안전 인프라 개선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 회차 수상작 2023년 4월

제392회(2023년 4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1부문 · 2편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지금 보는 작품
1-05 한겨레신문 곽진산·서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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