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취재 발단은 국민연금공단이 공공기관 공시 사이트 ‘알리오’에 올린 짧은 문장이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보건복지부 특별감사에서 금융상품 거래 관련 지적을 받았고, 지적받은 내용들을 보완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모든 게 의문 투성이었습니다. 당초 보건복지부가 왜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특별감사를 나가게 됐는지, 누가 어떤 금융상품을 거래했는지, 개인거래가 규정상 가능한 일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아야만 했습니다.
<‘국무조정실’이 감찰...대규모 개인거래 최초 보도>
SBS Biz는 우선 특별감사를 나갔던 ‘보건복지부 감사실’부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현장감사를 나갔던 복지부 감사 관계자를 통해 금융상품을 거래한 인력들이 공단 ‘기금운용본부’ 소속 운용역 등 직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연금의 다른 직원들도 아닌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은 900조원 규모의 국민연금 기금을 직접 굴리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는 인력들입니다.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5월 이 사건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공단을 상대로 특별감찰에 들어간 사실도 확인했는데, 그 국조실 감찰 결과는 깜짝 놀랄만한 수준이었습니다.
<기금운용본부 3~4명 중 1명꼴 개인투자>
취재에 따르면 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직원 3~4명 중 1명꼴로 근무 중에 개인투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기금운용본부 직원 360여명 중 93명이 근무 중 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에 개인투자를 했습니다. 93명 중 14명은 50건 이상 ETF 개인거래를 했습니다. 14명 중에는 무려 1000건 넘게 ETF거래를 한 운용역도 있었습니다. 50건 미만 거래한 직원은 79명이었는데, 공단은 거래횟수가 적다는 이유로 이들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복지부가 이들 79명에 대해서도 조치를 하라고 지적했습니다.
SBS Biz가 가진 문제의식은 큰 틀에서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근무 중' 대규모로 개인투자를 했다는 점입니다. 국민들이 매달 내는 연금 보험료를 굴리는 막중한 책임을 갖는 운용역들이, 3~4명 중 1명꼴로 개인투자를 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ETF는 문제없다는 공단...결국 제도 개선>
다른 하나는 개인투자를 한 ETF라는 상품의 거래를, 공단이 규정상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내부규정상 주식은 이해충돌 우려 때문에 거래를 원천 금지합니다.
하지만 공단은 ETF는 ‘펀드’라는 이유로 내부규정상 거래 자체는 허용하고 있었고, 근무시간에 거래했다는 것만 문제 삼고 있었습니다. 지난달 10일, SBS Biz 최초보도 이후 국민연금공단은 그날 저녁, 보도 자료를 통해 “근무시간에 개인투자를 한 것은 근무 규칙상 잘못한 일지만, ETF 개인거래 자체는 내부통제 규정상 허용된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장 전문가들을 취재한 결과, ETF도 주식처럼 이해충돌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됐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국민연금 운용역들은 국민연금 기금이 어느 회사 주식에 투자될지를 일반인보다 훨씬 잘 알고 있습니다. 운용역들이 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기금이 투자하는 주식이 포함된 ETF에, 개인 투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여러 전문가들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복지부 장관 “ETF 이해충돌 소지, 제도 개선할 것”>
더 나아가 SBS Biz는 의원실을 통해 기존 적발 인원 93명 이외에 추가로 42명의 직원이 ETF를 개인 거래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보도가 나간 이후, 파장이 커지자 국민연금공단은 “ETF 거래는 문제없다”던 입장을 번복하고, 제도 개선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연금공단은 김태현 이사장 지시로 ETF 상품에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지 상품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4월 2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금운용본부 직원의 ETF투자는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고,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 없습니다. SBS Biz 보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대규모 개인투자 실태를 우리사회에 처음으로 공론화 했고, 제도 개선 약속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SBS Biz 보도 이후 타 매체들은 ▲국민연금 직원들 개인투자 실태 ▲ETF 투자 허용의 문제점 ▲복지부 및 연금공단의 제도개선 착수 등에 대한 후속보도를 했습니다.
아래는 <타매체 보도입니다>
-“근무시간에 개인투자”…국민연금 기금운용 직원 징계(KBS, 4월 1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 근무시간 중 ETF 거래해 정직 등 징계 받아(세계일보, 4월 10일)
-국민연금 직원 14명, 근무 중 ETF 거래로 '징계'(아시아투데이, 4월 10일)
-국민연금, 근무시간 중 ETF 거래 위반 14명 징계(뉴시스, 4월 11일)
-근무시간 중 ETF 거래 적발…국민연금 "14명 정직 등(징계 조치"(한국경제 TV, 4월 11일)
-"ETF라 괜찮다"…국민연금 근무 시간 주식 매매 논란(연합인포맥스, 4월 11일)
-운용역 ETF 매매 손보는 국민연금…운용사도 영향받나(연합인포맥스, 4월 18일)
-연금공단 직원 근무 시간에 ETF 거래…복지장관 "부적절한 행위"(뉴시스, 4월 24일)
-국민연금 직원 근무시간에 ETF 거래..조규홍 복지장관 "근절할 것"(머니투데이, 4월 24일)
-국민연금 이사장 "운용역 ETF 거래, 제도 개선 필요"(연합인포맥스, 4월 24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직원 업무 중에 ETF 투자 적발(전주 MBC, 4월 25일)
-이런 사람들에게 노후를? '근무시간에 개인투자' 기금운용본부 42명(뉴스1, 4월 25일)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여론이 들썩였고, 국회, 정부, 공단 모두 움직였습니다. 4월 24일 국회 상임위 전체회의 자리에서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모두 이번 사건에 큰 관심을 보였고, 국민연금 운용역들의 개인투자를 질타했습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은 SBS Biz가 보도를 통해 지적한 2가지 문제들(근무 중 투자, ETF투자 전면 허용)을 인정했습니다.
조규홍 장관은 4월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자리에서 “우선 근무시간에 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씀드렸고요. ETF도 최근 계속 새로운 상품이 나오고 있는데 그것은 이해충돌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공단과 협의해서 시행하겠습니다”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김태현 공단 이사장도 같은 국회 자리에서 제도 개선 관련 “ETF가 많이 진화를 해서, 여러 가지 소규모 종목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국민연금공단이 더 높은 도덕성, 시장 눈높이를 가지도록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Biz 보도가 나간 이후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의 ETF투자가 이해상충 우려가 없는지에 대한 제도 개선에 나선 상황입니다. 구체적으로 공단은 기금운용 내부통제 기준에 주식과 같이, 일부 ETF상품(업종, 테마형 ETF)은 아예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단은 주식처럼, ETF 개인거래도 주기적인 감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 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2회 전체 총평
제39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1개 부문 63편이 출품돼 이 중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12편이 경쟁한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와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가 수상작이 됐다.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는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변호사들의 불성실하고 나태한 변론 논란을 구체적 사실 제시를 통해 정면으로 고발함으로써 법조계 전반에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호사들의 잘못된 행태로 인해 소송에서 지는 사례가 적잖다는 논란이 이어져왔는데 이번 보도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제보성 보도가 아니라 발로 뛰며 여러 학교폭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온 성과여서 더 값진 보도라는 의견이 나왔다.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 역시 특종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없었다. JTBC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여러 비리 사실에 대해 오랫동안 취재를 이어왔고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구체성 있는 보도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확인 절차가 어려운 보도를 취재기자들이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경제보도 부문은 7편이 출품됐고, JTBC의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가조작〉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보도는 장기간 취재를 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방대한 취재를 소화, 수많은 결정타를 확보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특히 윤리성과 공정성을 모두 지키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로 취재 완성도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흠잡을 데 없는 보도였다는 평가가 심사 과정에서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편이 접수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동아일보의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 취재 보도 부문 수상작이었던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이후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후속보도로서 광범위한 취재를 통해 심각한 뺑뺑이 실태를 또 한 번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단순 보도가 아니라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곳곳이 병원인 서울시내에서조차 뺑뺑이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림으로써 큰 울림을 주었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스토리텔링 기법의 취재 역시 누구나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유튜브 등에서 드러난 방송 다큐 수준의 현장감은 탁월한 취재 역량을 한껏 드러냈다.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라는 제목 역시 보도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흡입력을 높이는 요소였고, 잘 몰랐던 것을 깨우치게 하는 보도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3편이 경합을 벌인 끝에 국제신문의 〈숱한 경고에도 방치된 안전…고 황예서 양 死因은 ‘행정실패’〉 보도가 수상작에 올랐다. 정부와 지자체의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이 이어졌지만 결국 또 한 명의 어린 생명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보도였다. 취재팀은 이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현장 주변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숱한 경고를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비극이 일어났음을 알렸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 촉구를 발 빠르게 하면서 안전 인프라 개선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