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부동산 투기는 언론의 단골 주제가 될만큼 우리 사회 오래된 문제입니다. 그래서 식상하고 고루한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참 신기한 사실은, 지겨울 정도로 자주 언급되는 문제이지만 또 획기적인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말부터 이른바 ‘빌라왕’이라 언급되는 전세사기 피해가 사회 문제로 돌출되었습니다. 언론 보도도 계속되었지만 대부분 ‘피해자가 있다’는 단편적인 현상 보도에 머물렀습니다. 그것만이 정말 전부일까? 취재는 아주 기본적인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시사기획 창>의 ‘설계자와 희생자, 부동산 복마전’은 ‘피해, 그 후’에 주목했습니다. 단순히 피해자임을 알리는데 그치지 않고, 무엇이 그들을 여전히 힘들게 만드는지 집중했습니다.
호흡이 긴 시사보도프로그램에 몸담고 있었던 건 어떤 의미에서는 제게 행운이었습니다. 3달이 넘는 긴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으니까요. 취재에 착수한 2022년 12월은,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가 크게 드러나지는 않을 당시였는데, 한 사람이 바지사장과 차명으로 무려 2700채를 사실상 소유하고 있었던 점이 석연치 않았습니다. 전세 사기와 관련된 다른 현장도 여럿 언급이 되었지만 이러저러한 사례를 병렬식으로 나열하기 보다, 한 가지 현장을 깊게 취재하면 그 심각성과 밑바닥에 닿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접촉했습니다.
그분들은 제 예상보다 훨씬 절실했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피해자면서, 더 적합한 피해자를 찾아주고 함께 발품을 팔고, 자료를 구하고, 1천5백여 세대에 달하는 피해자들의 등기부등본을 함께 뒤졌습니다. 취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해자가 나온 뒤로, 그들은 더 절실하고 절절하게 취재에 응해주었습니다. 언론사 중 유일하게 희생자의 유가족을 인터뷰 한 것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화면에 담은 것도 취재원과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되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의 현실을 깊게 들여다보니, 그동안 언론에서 대안으로 언급했던, 피해자들의 경매 응찰이나 정부의 저금리 대출 지원,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 등이 실제로는 얼마나 무용지물인지를 짚어낼 수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저희 보도 이후, 정부와 정치권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전세피해주택 경매 중지’ 등 실효성 있는 정부 대책이 쏟아졌습니다. 또한 공교롭게도, 언론에서도 단순한 피해 현상 보도를 넘어선, 보다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취재를 진행하면서 한 가지 질문이 더 생겼습니다. 부동산 투기는 단순히 전세 사기에 머무는 것인가? 어쩌면 부동산을 투기의 대상으로 바라온 우리 사회의 오랜 탐욕이 방치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유휴 부지가 별로 없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재건축재개발은 주택공급사업의 핵심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 분야에서도 역시 ‘부동산 투기’는 모두 알고 있지만 애써 무시하는, 비난하지만 때로 부럽기도 한 돈벌이의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원주민이 쫒겨나고 개발이익을 노린 사람들이 그 자리를 메우는 일은 어쩌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질 정도입니다.
이 역시 뻔한 주제이기 때문에, 보다 실체적인 진실에 접근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또한, 이 주제 역시 이런저런 현장의 인터뷰를 조합하는 것 보다는 한 곳의 사례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깊게, 또 구체적으로 그 수법을 드러낼 수 있으니까요.
한 조합의 방대한 내부 자료를 우선 확보하고, 횡령 당사자인 조합장 본인과 주변인들의 녹취 파일, 소송자료, 은행거래기록, 피해자 취재 등 다양한 경로를 활용해 취재에 살을 붙였습니다. 경찰 수사에 활용된 자료도 확보했습니다. 사기와 배임, 횡령 등 정황이 담겨있는 자료였습니다.
조합장, 개인 한 사람이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나 수월하게 돈을 벌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준공무원의 신분이고, 그래서 범죄를 저지를 경우 형사법을 적용받지만, 이런 행위를 견제할 장치는 사실상 작동되지 않고, 그래서 소위 서류 몇 장을 조작만 하면 몇 천, 몇 억, 많게는 몇 십 억이 조합장 개인에게 줄줄 새어 나갈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만큼 조합의 사업비가 줄어들고, 이는 곧 조합원의 추가부담금과 일반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도 존재합니다. 가슴 아픈 희생으로 남습니다.
취재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첫 단추인 내부 자료 확보 역시 쉽지 않았고, 그 이후의 모든 단계가 마찬가지였습니다. 1천여 페이지에 달하는 조합 내부 자료를 일일이 대조하면서 겨우 횡령과 배임 의혹을 확인해도, 취재의 마지막 단계인 피해자를 설득하고 인터뷰를 얻어내는 것도 난관이었습니다. 여러 차례 설득하고, 찾아가고, 또 설명함으로써 한 분 한 분 공감을 얻어냈습니다.
그러나 결국, 전세 사기든 재개발 사기든, 피해자들이 왜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했는지를 생각하면 그 답은 간단합니다. 본인들 스스로 아무리 말해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보도 그 이후에는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일 것입니다.
이 보도물을 관통하는 핵심축은, 제목 그대로 ‘설계자’와 ‘희생자’입니다. 설계자에게 부동산은 얼마나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인지, 그래서 희생자들은 얼마나 처절하게 고통받고 있는지 대비됩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냐고, 오랜 관행이 아니냐고 우리가 외면할 때 부동산 피해자는 여전히 곳곳에 있었고, 삶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의 희생을 감당해내고 있었습니다. 이 보도가 부동산 투기 세력에 대한 전부를 말하진 못했겠지만, 그래도 식상한 이 주제에서 피해자의 고통, 투기 세력의 실체를 보다 사실적으로 드러내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취재 및 보도과정에서의 특이사항이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타 매체 선행보도에 유사점이 없습니다. 주제의 특성상 직접적인 ‘받아쓰기’ 보도를 찾기는 쉽지 않았지만, 상당히 많은 타사에서 본 프로그램이 지적한 문제를 보도에 인용했습니다.
예> 건축왕한테 당한 피해자에 '경매꾼' 접근도…'산 넘어 산'(연합뉴스, 4.18) 중 일부 발췌
“...이런 상황에서 '건축왕', '빌라왕'에 당한 피해자들을 노리는 부동산 시장의 또 다른 '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의 이른바 '경매꾼'들이 경매에 나온 주택을 낙찰받은 뒤 피해자들에게 정부가 지원하는 저리 전세대출을 받아 자신과 전세계약을 하자고 유인하는 사례다.
집을 비울 때 해야 하는 대출 상환이 막막한 피해자들의 약점을 노린 것이다...”
관련 링크> https://www.yna.co.kr/view/AKR20230418131900003?section=search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전세피해주택 경매중지’ 등 정부의 대책과 정치권 관련 법안 논의 등 실효성있는 대안을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취재 괒어에서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취재 과정에서 일체의 외부 지원 없이 자체 제작비로 제작했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또는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등 사례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2회 전체 총평
제39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1개 부문 63편이 출품돼 이 중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12편이 경쟁한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와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가 수상작이 됐다.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는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변호사들의 불성실하고 나태한 변론 논란을 구체적 사실 제시를 통해 정면으로 고발함으로써 법조계 전반에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호사들의 잘못된 행태로 인해 소송에서 지는 사례가 적잖다는 논란이 이어져왔는데 이번 보도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제보성 보도가 아니라 발로 뛰며 여러 학교폭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온 성과여서 더 값진 보도라는 의견이 나왔다.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 역시 특종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없었다. JTBC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여러 비리 사실에 대해 오랫동안 취재를 이어왔고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구체성 있는 보도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확인 절차가 어려운 보도를 취재기자들이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경제보도 부문은 7편이 출품됐고, JTBC의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가조작〉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보도는 장기간 취재를 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방대한 취재를 소화, 수많은 결정타를 확보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특히 윤리성과 공정성을 모두 지키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로 취재 완성도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흠잡을 데 없는 보도였다는 평가가 심사 과정에서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편이 접수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동아일보의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 취재 보도 부문 수상작이었던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이후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후속보도로서 광범위한 취재를 통해 심각한 뺑뺑이 실태를 또 한 번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단순 보도가 아니라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곳곳이 병원인 서울시내에서조차 뺑뺑이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림으로써 큰 울림을 주었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스토리텔링 기법의 취재 역시 누구나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유튜브 등에서 드러난 방송 다큐 수준의 현장감은 탁월한 취재 역량을 한껏 드러냈다.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라는 제목 역시 보도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흡입력을 높이는 요소였고, 잘 몰랐던 것을 깨우치게 하는 보도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3편이 경합을 벌인 끝에 국제신문의 〈숱한 경고에도 방치된 안전…고 황예서 양 死因은 ‘행정실패’〉 보도가 수상작에 올랐다. 정부와 지자체의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이 이어졌지만 결국 또 한 명의 어린 생명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보도였다. 취재팀은 이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현장 주변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숱한 경고를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비극이 일어났음을 알렸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 촉구를 발 빠르게 하면서 안전 인프라 개선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