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작년 하반기 ‘이정근 녹취록’을 입수해 주변 취재를 이어가던 JTBC 탐사보도팀은 상당량의 녹취파일까지 입수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수 개월간의 내용 분석을 거쳐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돈봉투 살포’ 정황을 처음 포착했을 때 취재진은 경악했습니다. ‘돈을 뿌리자’는 모의가 마치 점심 메뉴 고민하듯 평범하고 일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너무 자연스러웠던 나머지 저희는 이들이 무엇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지 맥락을 놓치기 일쑤였습니다.
‘봉투를 거절한 사람’의 미담도 힘껏 찾아보았지만 실패했습니다. 반대로 남들이 받아가는 걸 보곤 빼앗듯 챙겨 간 이들만 발견할 뿐이었습니다. 녹취 안엔 건조한 사실관계만으로는 잘 표현되지 않는 문드러진 ‘어른들의 세계’가 담겨 있었습니다.
‘사실무근’, ‘전혀 모르는 이야기’ 등 의혹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관련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박 씨는 “불쾌하고 언짢다”면서, “일고의 가치도 없고, 대표님도 연락 원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송 전 대표는 끝내 취재에 응하지 않은 채 프랑스로 출국했습니다.
보도 방식과 시기를 두고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녹음 내용을 제시하지 않고선 취재가 진행될 수 없었지만, 수사보다 앞서 당사자들에게 녹취가 노출되면 다른 증거들이 훼손되거나 인멸될 우려도 있었습니다. 녹취 없이 사안의 진실을 제대로 보도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습니다. 준비 기간을 더 가지다 대략적인 혐의가 공개된 시점에 맞춰 보도를 결정했습니다.
“당시 이정근은 잘 알지도 못했다” 압수수색이 처음 이뤄지던 날 윤관석 의원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했던 반박입니다. 매뉴얼처럼 ‘검찰의 무리한 기획 수사’라든가 ‘정치 탄압’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은 당일 바로 윤 의원이 관여한 녹취파일 일부를 보도했습니다. 봉투를 처음 요청한 것도, 의원들에게 직접 나눠준 것도, 봉투가 모자라다며 추가분을 요청한 것도 “이름이 거론된 것조차 황당하다”던 윤 의원이었습니다.
[단독] 윤관석 '실명부터 육성까지' 고스란히…녹취 속 '돈봉투 살포' 정황
https://www.youtube.com/watch?v=PXD7W9PvUcI
윤 의원은 ‘맥락 왜곡’이라 반발했습니다. 취재진은 애초 사실관계가 담긴 필요 최소한의 녹취만을 사용하는 게 좋겠다 판단했지만, 윤 의원의 반박에 추가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돈봉투는 그다지 은밀하게 오가지도 않았습니다. 받는 사람 역시 당당하게 너스레를 떨며 몫을 챙겼습니다. 이날 이후 윤 의원은 해명을 포기하고 사무실을 폐쇄했습니다.
[단독] "봉투 전달 왜곡" 해명했지만…"회관 돌며 만나서 처리" 윤관석 육성
https://www.youtube.com/watch?v=UJCwIMh2vtY
[단독] "'우리도 주세요' 그래가지고"…'돈봉투 리스트' 의원들 실명 열거
https://www.youtube.com/watch?v=bht7BYA9lJY
돈봉투 살포엔 이성만 의원도 관여했습니다. 살포 대상은 국회의원만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봉투 안 금액은 50만원으로, 300만원을 넣은 국회의원과 차이가 컸습니다. ‘여의도 낭인’들이 그렇게나 간절히 뱃지를 원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보도 후엔 이성만 의원도 윤 의원과 함께 언론 접촉을 피했습니다.
[단독] 지역본부장들에게도 살포…"내가 내일 주면 안 돼?" 이성만도 등장
https://www.youtube.com/watch?v=ret9CyYSH8U
책임자가 책임을 피할 순 없는 노릇입니다. 적어도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돈봉투 살포’는 송영길 캠프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최초 모든 의혹을 ‘전혀 모른다’던 송 전 대표는 JTBC 보도 이후 점점 후퇴한 입장을 보이다 귀국길에 올라야 했습니다.
[단독] 이정근, 송영길 보좌관에 "전달했음" 메시지…상황 공유 정황
https://www.youtube.com/watch?v=VHSQxtxU3LU
[단독] 이성만, '돈봉투' 전달 방식 논의하며 "송 있을 때 얘기했는데“
https://www.youtube.com/watch?v=lyUuOIMN1uw
[단독] "영길이 형이 많이 처리"…송영길, 돈봉투 직접 뿌린 정황도
https://www.youtube.com/watch?v=3CLCJXoJbOc
부정하게 사용했을지언정 본인 주머니에서 꺼냈다면야 진정성이라도 인정받겠지만, 그마저도 아니었습니다. 타락한 권력 옆엔 부패한 자본이 있기 마련입니다. 권력에 ‘밥값’을 배팅한 ‘스폰서’들은 선거 후에 섭섭잖은 배당을 챙겼습니다.
[단독] "오면 밥값 없다 얘기해 놔"…녹취파일에 등장하는 '스폰서’
https://www.youtube.com/watch?v=_uQjj6YAwVI
[단독] 스폰서 자녀, 송영길 당대표 당선 이후 '이재명 대선캠프' 근무
https://www.youtube.com/watch?v=YVzT1Mzqsxg
'스폰서들 등장' 대가성 주목…송영길-이정근 대화 녹취 공개
https://www.youtube.com/watch?v=-00FYP3ORrM
국회의원에게 청렴은 미덕이 아니라 헌법상 의무입니다. 돈으로 표를 사면 안된다는 점도 두말할 필요 없이 가장 원초적인 선거 규칙입니다. 당연한 일이 당연히 지켜질 때까지 언론이 해야 할 일을 이어겠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 보도 없었고 대부분의 언론사가 JTBC의 모든 기사를 인용, 추종보도했습니다.
<신문>
檢 '돈 받은 10명' 특정 민주 의원 줄소환 임박 (문화, 23. 4. 14.) / 민주 3명 “형님, 기왕 하는거 우리도 주세요”...송영길 측에 돈 요구 정황 (조선 23. 4. 15.) / “이성만, 송영길 있을때 全大 돈봉투 전달 방법 얘기했다” (동아 23. 4. 15.) / “영길이 형이…처리했더라고”(경향 23. 4. 18.) / "영길 형이 많이 처리했더라" 송영길 직접 돈 뿌린 정황 나왔다(중앙 23. 4. 19.) 등
<방송>
민주당 덮친 '돈봉투 리스크'…내부서도 "송영길 조사 받아라" (23. 4. 14. TV조선) / “송 있을 때 얘기했는데”…송영길 향하는 검찰 칼끝(23. 4. 15. 채널A) / "영길이 형이 많이 처리했더라"…정황 담긴 녹취 또 공개(23. 4. 18. SBS) / "영길이형이 많이 처리했더라"‥강래구 재소환·영장 검토(23. 4. 19. MBC) / ‘돈봉투 의혹’ 송영길 출국금지…강래구 회장 영장 재청구 수순 (23. 4. 25. KBS) 등
<통신>
'전대 돈봉투' 자금조달 강래구 소환…'野 게이트' 되나 (연합 23. 4. 16) / 송영길, '돈봉투 살포' 인지했나…宋 향하는 검찰 칼끝 (뉴스1 23. 4. 18.) / "영길이형이 많이 처리"…'민주당 돈봉투' 수사 가속도(뉴시스 23. 4. 19.) /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는 빙산의 일각?…녹음파일 속 또다른 '스폰서'(뉴스1, 23. 4. 20.) 송영길 직접 자금조달했나…'9천400만원+α' 커지는 돈봉투 수사(연합 23. 4. 29.) 등
5. 사회에 끼친 영향
JTBC가 입수 및 보도한 녹취파일은 정파적인 해석이 불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물증입니다. 사실상 모든 언론이 JTBC 보도 내용을 추종 보도했고 1면 톱기사로 다룬 곳도 다수였습니다.
보도 이후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송영길 전 당대표 또한 해외 체류 중 진상규명에 응하겠다며 조기 귀국했습니다. 이성만 의원과 윤관석 의원은 탈당했고, 당 차원의 사과와 진상규명 시도도 이어지는 등 오랜 세월 은밀하게 이어져 온 폐습을 뿌리 뽑을 단초를 제공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과 내부 취재, 보도 규정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이정근 전 부총장의 변호인 정철승 변호사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취재팀을 고소한 사실 있으나, 이미 보도 시 공익적 편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던 부분입니다. 기사 내용 자체에 대한 반론 신청이나 언중위 제소 사실은 없습니다.
취재후기
(392회)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 JTBC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JTBC 오승렬 기자
관련자들은 ‘돈 봉투’를 ‘거마비’라고 불렀습니다. 영호남 지역구에서부터 택시를 타고 올라왔던 걸까요. 아니면 글자 그대로 말이라도 빌려 타고 왔던 걸까요. 뭐든 적절치 않은 금액입니다. 그런가 하면 원외 본부장들은 의원님들보다 한참이나 얇은 봉투를 받아갔습니다. 여의도의 금배지는 기름값도, 택시비도 6배쯤 올려버리는 걸까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마케팅은 네이밍이 반이라고 합니다. ‘돈 봉투’를 ‘거마비’라고 부르면서 의원님들의 부담은 크게 줄었던 것 같습니다. 20명은 ‘부주의한 소수’나 ‘일탈’로 볼 수 없는 수입니다. 무려 20명의 현역 국회의원들이 주저 없이 봉투를 받아 간 데에는 뛰어난 네이밍이 큰 몫을 했을 겁니다. 혹시 “고생 많아 보이네. 뇌물 좀 만들어뒀으니 갈 때 챙겨가”라고 했다면 어땠을까요. 거마비보다는 정확한 표현이니 더 올바른 반응이 나오진 않았을까요.
“3김시대 말고는 그런 거 없다.” 취재 당시 관련자로부터 들은 답변입니다. 그런데 그 일이 3김시대를 30년쯤 훌쩍 넘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아주 비상식적인 현실입니다. 이 사태는 비참한 윤리의식과 부정부패 외에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너무 투박하고 촌스러워서 오히려 신선하기까지 한 부정부패였습니다.
‘고무신 선거’가 60년대의 일입니다. ‘옛날엔 우리 수준이 이랬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우리가 이 과거를 비웃을 수 있었던 건, 스스로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라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저런 웃기는 짓 하지 말자고 우리는 그 오랜 기간 여의도와 광화문에서 치열하게 싸웠고, 대학가에서 싸웠고, 직장에서 싸웠고, 삶의 여기저기서 각자의 방식으로 싸워 왔습니다. 그간 부유해진 생활수준과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우리는 그때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열심히 하다 뒤돌아보면 그래도 우리가 조금씩 더 나아져 있을 거라 믿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2회 전체 총평
제39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1개 부문 63편이 출품돼 이 중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12편이 경쟁한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와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가 수상작이 됐다. 〈권경애 변호사 재판 불출석에 학폭 소송 패소〉 보도는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변호사들의 불성실하고 나태한 변론 논란을 구체적 사실 제시를 통해 정면으로 고발함으로써 법조계 전반에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호사들의 잘못된 행태로 인해 소송에서 지는 사례가 적잖다는 논란이 이어져왔는데 이번 보도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제보성 보도가 아니라 발로 뛰며 여러 학교폭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온 성과여서 더 값진 보도라는 의견이 나왔다.
JTBC의 〈돈봉투 전당대회 녹취파일〉 보도 역시 특종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없었다. JTBC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여러 비리 사실에 대해 오랫동안 취재를 이어왔고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구체성 있는 보도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확인 절차가 어려운 보도를 취재기자들이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경제보도 부문은 7편이 출품됐고, JTBC의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가조작〉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보도는 장기간 취재를 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방대한 취재를 소화, 수많은 결정타를 확보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특히 윤리성과 공정성을 모두 지키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로 취재 완성도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흠잡을 데 없는 보도였다는 평가가 심사 과정에서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편이 접수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동아일보의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 취재 보도 부문 수상작이었던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이후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후속보도로서 광범위한 취재를 통해 심각한 뺑뺑이 실태를 또 한 번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단순 보도가 아니라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곳곳이 병원인 서울시내에서조차 뺑뺑이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림으로써 큰 울림을 주었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스토리텔링 기법의 취재 역시 누구나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유튜브 등에서 드러난 방송 다큐 수준의 현장감은 탁월한 취재 역량을 한껏 드러냈다. ‘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라는 제목 역시 보도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흡입력을 높이는 요소였고, 잘 몰랐던 것을 깨우치게 하는 보도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3편이 경합을 벌인 끝에 국제신문의 〈숱한 경고에도 방치된 안전…고 황예서 양 死因은 ‘행정실패’〉 보도가 수상작에 올랐다. 정부와 지자체의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이 이어졌지만 결국 또 한 명의 어린 생명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보도였다. 취재팀은 이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현장 주변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숱한 경고를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비극이 일어났음을 알렸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 촉구를 발 빠르게 하면서 안전 인프라 개선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