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제작경위
4월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가조작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2년 전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주가조작 세력은 IR 대행사를 사칭에 본지 기자에 접근했습니다. 이들은 보내주는 재료를 기사화해주면 월 1000만원의 사례금을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해당 종목을 선취매하고, 호재성 기사가 나가고 주가가 오르면 시세차익을 남기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주가조작 세력은 언론인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종사자들에게도 손을 뻗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설문조사를 통해 상당한 유혹이 있음을 파악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SG증권발 폭락사태를 수사중인 검찰은 라덕연 씨 일당의 공모에 현직 증권사 간부가 가담한 정황을 포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본지는 증권·자산운용사, IPO, 회계, IR·PR컨설팅, M&A, 독립리서치, 사모펀드, 상장·비상장기업, 벤처투자 등 자본시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설문을 돌렸습니다. 주가조작 세력만 경고할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 종사자들이 유혹에 휘둘리지 않을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는 문제점을 제기했고, 이후 주가조작 피해자가 어떻게 피해를 입고, 사건 이후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자 했습니다. 또 30년이 넘는 불공정거래 조사 역사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주가조작 세력의 방법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짚어보고자 했습니다. 아울러 되풀이되는 주가조작을 막기 위한 전문가들의 생각과 판결을 통해 주가조작 세력이 어떤 수법으로 작전에 나서는지를 재구성했습니다.
◇보도내용
◆자본시장 10명 중 3명 ‘주가조작’ 유혹 [세력, 계좌를 탐하다]①
올해 금융시장을 뒤흔든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는 동학개미(국내 주식 개인투자자)에게 주가조작의 악몽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자본시장 업계 종사자 10명 중 3명(중복 응답)은 직간접적으로 주가조작 제안을 받거나 목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본지가 자본시장 업계 종사자 100명(증권·자산운용사, IPO, 회계, IR·PR컨설팅, M&A, 독립리서치, 사모펀드, 상장·비상장기업, 벤처투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익명 설문조사 결과, 9%는 주가조작 혹은 주가조작으로 의심될 만한 제안을 타인으로부터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20%는 주변 사람 혹은 업계 사람이 주가조작 제안을 받았다는 사례를 듣거나 목격한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주가조작 방법이 진화하고 있다 [세력, 계좌를 탐하다]②
“보내주는 ‘재료’를 기사로 내주면 사례금 월 1000만 원을 주겠다.”
2021년 11월,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빌딩의 한 카페. 처음 기업설명(IR) 대행사를 사칭해 접근한 이들은 본지 기자에게 특정 종목의 기사와 특징주 기사를 작성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사례금으로 월 1000만 원을 불렀다. 우리나라 증권시장의 한복판인 여의도에서 언론사 기자를 대상으로 주가조작 세력이 접근한 것이다. 한 차선만 건너면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이 있다.
◆나는 주가조작 피해자다 [세력, 계좌를 탐하다]③
인천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A씨는 작년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일당을 처음 만났다. A씨는 이들의 권유에 따라 5억 원을 입금했다. A씨의 돈은 코스닥 상장사인 선광에 들어갔다. 그러나 A씨는 증권업계에 몸담고 있는 지인의 만류에 수천만 원의 차익을 챙기고 주식을 중간에 매도했다. 이후 일당이 A씨를 다시 찾아온 건 4월 말이었다. 이번엔 삼천리를 추천했다. 달콤한 수익을 맛봤던 A씨는 가지고 있는 현금 15억 원을 모두 ‘몰빵’(집중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하기로 했다. 약속한 날, 일당은 노트북을 열고 A씨의 명의 계좌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접속했다. 그러나 HTS 연결이 끊겼다 연결되기를 반복했다. 그 사이 갑자기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결국, A씨는 이날 삼천리를 매수하지 못했고, 15억 원을 지켰다. 국내 증시를 뒤흔든 ‘차액결제거래(CFD)’ 사태가 터졌던 4월 24일 월요일 오전이었다. A씨는 본인의 전 재산을 지켰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한번 주가 세력에 당한 피해자들은 길게는 수년간 고통받고 있다. 4년 전 금융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당했던 피해자들은 아직도 고통스러운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되풀이되는 주가조작…방법없나 [세력, 계좌를 탐하다]④
국내 불공정거래 행위자는 ‘자본시장의 공정성 침해 범죄’ 양형 기준에 따라 부당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징역, 50억 원 이상의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양형기준이 적용된 사건 191건 중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34%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되풀이되는 주가조작을 줄이기 위해선 주가조작에 따른 부당이득 환수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나는 주가조작 세력이었다 [세력, 계좌를 탐하다]⑤
금융당국은 시세조종을 ‘주가를 특정세력이 인위적으로 상승·하락시키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이번 SG발 주가 조작을 두고 금융투자업계는 시세조종으로 둔갑한 ‘다단계 사기’라고 입을 모은다. 본지는 시세 조종 사건 4건의 판례를 바탕으로 조작단의 행태를 1인칭 관점으로 각색해 서술했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투자자들의 눈먼 욕심에 조작단이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전하고자 함이다. 각색을 위해 참고한 해당 사건의 조작단 주범은 각각 징역 8년형, 6년형, 5년형, 공범은 2~3년 형을 받았다. 투자자가 자기책임 원칙을 기억할 때 ‘검은 손길’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50배.’ 눈을 의심했다. 모니터에 비친 주가 그래프가 위로 솟아올랐다. 초기 투자금 20억 원이 1000억 원으로 불어난 순간이다. 염원이 현실로 바뀌었다. 6개월간의 대장정에 막을 내려야 할 때다. 3년 전 감옥에서 만난 김 형님에게 나는 “최소 10배”라며 호언장담했었다. 기대했던 수익의 5배를 넘기다니 예상을 넘어선 일이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자본시장 업계 종사자 100명 설문조사는 익명으로 진행했습니다. 솔직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였습니다. 주가조작 피해자의 인터뷰는 취재원의 요청에 따라 익명 처리했습니다. 대신 보도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기사에는 익명 취재원의 정보를 최대한 상세히 기재했습니다. 불공정거래를 개선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과 진단은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실명 기사화했습니다. 모든 취재원은 기자와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기사 작성자가 모든 사실을 대면 또는 전화로 직접 취재했습니다. 기타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주가조작 관련 기획기사는 앞서 여러차례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본시장 업계 종사자들이 얼마나 많은 주가조작 유혹에 노출되어 있는지 살펴본 사례와 본지 기자에게 직접 접촉해 주가조작을 제안하는 사례 등은 기존 보도와는 차별화된 점이라고 판단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기사가 나간 이후에도 6월 14일 5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 의혹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희 기획기사가 세상을 바꾸진 못했지만, 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통과, 사상 첫 검찰총장의 한국거래소 방문,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엄단 의지와 조치 등 제도개선 이 논의되거나 이뤄질 수 있도록 타 매체 기사들과 함께 작은 힘을 보탰다고 생각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한국기자협회 및 자사의 언론준리강령 기준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기존 출품작 재출품은 해당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4회 전체 총평
제394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 총 62편이 출품됐다.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 수상한 한겨레신문의 <준공영제 삼킨 사모펀드> 보도는 버스 회사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수익모델로 삼아 악용하는 구조를 포착해 폭로했다. 오래전부터 민간 자본이 각종 인프라 기반 시설에 지원되는 국가보조금을 악용하는 문제가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 기사로, 이달의 기자상 제정 취지에 맞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버스 회사 직원들의 업무량이 폭증했다는 점까지 지적해 자본과 노동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잘 탐사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역시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GS건설 부실 설계·시공>은 ‘순살 아파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철근을 빼돌리는 건설사들의 고질적인 행태를 고발한 기사다. 보도 여파로 해당 업체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파괴력을 발휘한 점이 호평받았다.
14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이주민 250만명 시대, 스포츠로 경계를 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포츠가 갖는 사회통합 기능을 짚은 좋은 기사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에서 이주민 스포츠가 활성화하지 않는 이유부터 국가대표팀, 프로구단, 실업팀 수준에서도 이주민을 찾기 힘든 현실, 해외 사례, 안산 이주민 스포츠 활성화 사례까지 현실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대안까지 내놨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2편이 경쟁을 벌인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SBS의 <‘일당 5억’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와 KBS의 <성착취물·지인 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등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는 오래전에 문제가 됐지만 지금은 잊히고 있는 사건을 다시 한번 세밀하게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보도가 재벌가 오너의 추문을 떠나 사법 신뢰의 문제를 건드렸다는 점에 주목하며 향판이 지역 권력과 결합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기사라고 평가했다. <성착취물 지인·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보도는 인터넷 계정을 통해 지인들을 알아내 협박하는 새로운 형태의 추심 실태를 폭로했다. 이 보도로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등 문제 개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보도 중에서는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출품된 전남CBS의 <폐기물 ‘지하화’가 답인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폐기물 처리시설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하남 유니온파크의 지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실태를 다룬 이 기사는 겉만 포장된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전에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아이템 발굴 노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한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동취재>는 오마이뉴스와 뉴스타파, 경향신문이 공동으로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을 분석한 데이터저널리즘 기사였다. 우리나라 언론 지형에서 흔치 않은 3사의 공동 작업인 데다 각기 다른 성격의 세 매체가 온라인, 지면, 영상 등에서 개성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는 데 여러 심사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 분석 자료의 양이 방대하고 품이 많이 드는 빅데이터 분석 기사의 성격상 ‘연합 취재’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