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강남의 재수학원 한 군데에서, 전국 의과대학 정시 입학생 절반이 나왔습니다. 이 학원 스스로 홍보한 사실입니다. 십수 년간 사설업체 인터넷 강의와 EBS 온라인 강의가 보급돼 ‘대치동 학원가’의 위세가 떨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취재 결과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해당 학원은 인터넷 강의 없이 현장 강의만 운영합니다. 매해 상위권 수험생 다수가 여기 등록하기 위해 ‘강남 유학’을 감행합니다. 학원이 자체 제작한 모의고사 문제집을 원생에게만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이 학원 수강료는 월 최대 300만원입니다. 통원을 위해 필요한 ‘강남 진입 비용’은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취재했습니다. 기사의 결론은 ‘수능의 타락’입니다. 일부 학원의 일탈이 문제가 아니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란 제도 자체에 허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시사IN>은 시민단체와 의원실 자료를 확보해 서울과 나머지 지역, 고3과 재수 이상 수험생 (이른바 N수생)간 수능 성적 격차를 제시했습니다. 지방보다 서울의 과목별 1등급자 비율이 2~3배 높습니다. 지난 3년간 의대 정시 합격자 4분의 3이 N수생입니다. 거주 지역과 수험 생활 연장은 계층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물론 수능이 ‘실력’을 온전히 반영한다면 결과의 격차가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험 문항을 찬찬히 살피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주목하는 용어 ‘킬러문항’ 때문입니다.
킬러문항은 수능 최고난도 문제입니다. 수능 과목 수와 평가 범위가 줄어들자 상위권 수험생을 변별하기 위해 생겨났습니다. 이 문제가 정작 학습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난이도를 조절하기 위해 풀이 시간을 늘리고 의도적으로 함정을 넣기 때문입니다. 창의성이나 사고력보다 반복 연습을 통한 숙달이 더 필요합니다. 강남의 입시 학원은 ‘유사 킬러문항’이 든 문제집을 판매해 인기를 얻습니다. 서울 출신 N수생은 이 시스템에서 유리합니다. 고액을 지불하고 강남 학원에 통학해 오랜 기간 문제풀이를 반복한 학생들이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쉽습니다.
<시사IN>은 실제 문제의 학원에 다닌 후 의과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인터뷰를 확보했습니다. 학생들은 강남 사교육이 킬러문항 풀이에 특별히 효과적이며, 현 입시 제도의 불공정성은 여기서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한 원생은 이 학원을 두고, “도움을 받았기에 고맙지만 동시에 반복 문제풀이의 고통이 남아 있는, 애증의 공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관계 확인과 반론권 보장을 위해 문제의 학원 대표와도 접촉했습니다. 어렵사리 연락이 닿은 학원 대표는 학원비와 입시 실적, 문제집 제작 과정 등이 사실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추가로, 기존의 ‘스타 강사’들이 만든 문제집에 비해, 수험에 숙달된 최상위권 대학생이 만든 문제를 확보해 성공한 까닭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강사들의 주관이 담겨 있지 않아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수능과 더 유사한 문제”를 얻었다고 학원 대표는 말했습니다. 이것은 여타 보도에서 찾기 어려운 기이한 세태인 동시에, ‘숙달된 집단 지성’에게 공략당하는 수능의 핵심 취약 지점입니다.
교육학자들은 현재의 수능이 본래 취지에서 이탈했다고 말합니다. ‘수능 창시자’라 불리는 박도순 초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을 인터뷰했습니다. 취재 중, 박 전 원장은 오늘날 수능이 “암기 위주 평가”로 전락했다고 말했습니다. 90년대 재직 당시 암기식 평가에서 벗어나려고 설계한 수능이 ‘도로 학력고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박 전 원장은 선다식 일제고사 자체의 오차도 지적했습니다. 평가일·시간 등 환경에 따른 변수를 따지면 ‘수능 점수가 곧 실력’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시사IN>이 해당 기사를 공개한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수능 개혁 지시를 내렸습니다. 지난 6월15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공교육을 넘어서는 분야 문제는 수능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을 비판했습니다.
대통령 지시와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두고 <시사IN>은 후속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우선 6월 모의고사 채점결과가 나오지 않은 시점에, 어떤 근거로 고강도 지침을 전달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교육자 출신으로 꾸준히 수능의 문제를 짚어온 민주당 강민정 의원을 만나 출제 기관과 학교 현장에서 예상되는 혼란에 대해 들었습니다. ‘킬러문항이 사라져 물수능이 우려된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짚었습니다. 상대평가 체제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변별은 이루어지며, 만점자가 나와도 동점 처리 기준을 활용할 수 있다는 교육·입시 전문가들의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킬러문항 제거 이후’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데에도 주목했습니다. 우선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불분명합니다. 사교육업체의 문항 개발 역량이 오히려 부각될 수 있습니다. <시사IN>은 수소문 끝에 강남 인기 입시 학원의 국어 강사를 만났습니다. 이 학원은 국어영역 지문과 문제를 직접 제작해 상위권 수험생들에게 호평을 듣고 있습니다. 해당 강사는 대통령 지시로 EBS교재와 수능의 연계가 ‘지나치게’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시험 범위가 어느 정도 정해지는 효과가 나고, 사교육으로서는 문제를 제작하기에 더 쉬운 환경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교육적으로도 의문을 품는 이들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과목 융합형 문제’를 비판해서입니다. <시사IN>은 교육학자들을 인터뷰하고 교육부 고시를 살펴, 현 고교 교육이 과목 융합적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라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대통령 지시에 따르면 자칫 ‘교육 현장과 평가의 불일치’를 낳을 수 있다고 기사에서 지적했습니다. 만약 평가 방식을 바꾼 뒤 고교에서도 과목 융합적 교육을 포기한다면 이 모순은 해소할 수 있으나, 이것은 30년 전 종식된 학력고사 체제의 귀환을 뜻합니다.
교육 문제에 대한 세간의 통념을 배제하려 노력했습니다. 인터넷 강의 덕에 ‘강남 입장권’ 가치가 떨어졌다는 세간의 인식을 대치동 학원의 사례로 반박했습니다. 수능이 쉬워지면 사교육이 위축된다는 고정관념도 독자적 취재원을 발굴해 깨트렸습니다. ‘줄 세우기’에 대한 윤리적 비판은 우선 배제했습니다. 다만 현 입시 체제가 사고력과 학업성취도를 온전히 반영한다는 믿음에 의문을 제기했고, 각 분야 전문가들의 합리적 비판을 전했습니다. 일부 수험생의 속앓이가 한국 사회 최대 의제 중 하나로 떠오르게 된 데까지 <시사IN>의 6월2일 최초 보도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첫 번째 기획에서 학원명과 원장 성명을 익명화했습니다. 편집국 내부에서 실명 기재 여부를 논의했고, 업체 홍보 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판단에 익명으로 쓰도록 정했습니다. 수강생 출신 의대생은 당사자 요청에 따라 익명 처리했습니다. 신상 노출에 따른 불이익을 염려해 기자가 수용했습니다. 두 번째 기획에서는 학원 강사 성명을 익명화했습니다. 역시 신상 노출에 따른 불이익과 홍보 효과 우려를 두루 고려해 결정했습니다. 이밖에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킬러문항은 10여 년 전부터 있었기에 이를 다룬 보도가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개는 진학을 중심에 둔 입시 분석 기사나, 고난도 문제에 대한 비판 보도에 그쳤습니다. 킬러문항이 사교육의 온상이 된 구체적 사정과 수능 제도 전반의 허점까지 두루 다룬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기 입시학원에서 킬러문항을 공략한 매커니즘은 사실상 최초로 보도했습니다. 첫 보도가 6월14일 온라인에 공개되고,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의 관련 지시가 나오자 거의 모든 언론이 이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몇몇 언론은 <시사IN> 기사 내용을 인용하거나, 핵심 취재원들을 추가로 인터뷰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시사IN> 보도 다음 날인 6월15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을 수능에서 배제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감사를 예고했고, 6월19일 이규민 평가원장이 사임했습니다. 6월26일 교육부는 킬러문항의 예시를 들고 향후 이러한 문제를 수능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하고, 교육과정 내 대입 원칙을 천명했습니다. 6월28일에는 국세청이 대형 사교육 기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현재는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사교육 업체의 법령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내에서 운영하는 독자위원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사와 박도순 전 평가원장 인터뷰가 절묘하게 배치됐다”, “대통령 발언 전 킬러문항을 다룬 기사는 <시사IN>에서만 봤다”, “후속 기사를 기대한다” 등이 그 일부입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 피신청 관련 사항 없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8 대입포럼 문호진 연구원에게서 입시 관련 자료를 지원받았습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 기존 출품된 적 없는 기사입니다.
회차 심사평
제394회 전체 총평
제394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 총 62편이 출품됐다.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 수상한 한겨레신문의 <준공영제 삼킨 사모펀드> 보도는 버스 회사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수익모델로 삼아 악용하는 구조를 포착해 폭로했다. 오래전부터 민간 자본이 각종 인프라 기반 시설에 지원되는 국가보조금을 악용하는 문제가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 기사로, 이달의 기자상 제정 취지에 맞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버스 회사 직원들의 업무량이 폭증했다는 점까지 지적해 자본과 노동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잘 탐사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역시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GS건설 부실 설계·시공>은 ‘순살 아파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철근을 빼돌리는 건설사들의 고질적인 행태를 고발한 기사다. 보도 여파로 해당 업체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파괴력을 발휘한 점이 호평받았다.
14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이주민 250만명 시대, 스포츠로 경계를 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포츠가 갖는 사회통합 기능을 짚은 좋은 기사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에서 이주민 스포츠가 활성화하지 않는 이유부터 국가대표팀, 프로구단, 실업팀 수준에서도 이주민을 찾기 힘든 현실, 해외 사례, 안산 이주민 스포츠 활성화 사례까지 현실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대안까지 내놨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2편이 경쟁을 벌인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SBS의 <‘일당 5억’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와 KBS의 <성착취물·지인 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등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는 오래전에 문제가 됐지만 지금은 잊히고 있는 사건을 다시 한번 세밀하게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보도가 재벌가 오너의 추문을 떠나 사법 신뢰의 문제를 건드렸다는 점에 주목하며 향판이 지역 권력과 결합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기사라고 평가했다. <성착취물 지인·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보도는 인터넷 계정을 통해 지인들을 알아내 협박하는 새로운 형태의 추심 실태를 폭로했다. 이 보도로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등 문제 개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보도 중에서는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출품된 전남CBS의 <폐기물 ‘지하화’가 답인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폐기물 처리시설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하남 유니온파크의 지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실태를 다룬 이 기사는 겉만 포장된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전에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아이템 발굴 노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한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동취재>는 오마이뉴스와 뉴스타파, 경향신문이 공동으로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을 분석한 데이터저널리즘 기사였다. 우리나라 언론 지형에서 흔치 않은 3사의 공동 작업인 데다 각기 다른 성격의 세 매체가 온라인, 지면, 영상 등에서 개성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는 데 여러 심사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 분석 자료의 양이 방대하고 품이 많이 드는 빅데이터 분석 기사의 성격상 ‘연합 취재’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