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법률신문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사형의 집행 시효’ 문제를 심층 취재해 기획 보도했습니다. 그 결과 법무부는 논란이 된 사형 집행 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마련했고, 해당 개정안은 6월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형법에 규정된 사형 시효는 30년인데, 그럼 그 기간을 지나면 사형수를 풀어줘야 하는가?”
시작은 어느 법조인의 질문이었습니다. 벌써 세 번째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오른 사형제를 두고 기획을 구상하고 있던 시점이었습니다. 취재원에게 사형제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자 그는 이처럼 반문했습니다.
법무부에 사형수의 복역 현황 자료를 받아보니 집행 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최장기 수감 사형수 원 모 씨의 사례가 눈에 띄었습니다. 원 씨는 29년 넘게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원 씨 이외에도 집행 시효 만료가 가까워진 사형수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1995년에 사형을 선고 받은 4명이 2025년에, 1996년에 선고 받은 5명이 2026년에, 1997년에 선고 받은 5명이 2027년에 같은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법을 손질하지 않고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분명 사회적 혼란을 불러올 이슈라고 짐작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법적 문제가 있는지, 해결책은 없을지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접촉한 형법·헌법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시효 조항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형 집행 시효를 정한 형법 제 77조와 제78조에 따라 복역 후 30년이 지나면 국가의 사형 집행권이 사라지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집행권 면제 이후 사형수의 처분에 대해서는 법적 규정이 없고, 선례가 전혀 없는 일이라 제도적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었습니다.
법무부와 대검찰청 관계자들의 입장도 취재했습니다. 법무부는 사형수를 구금하는 기간도 사형 집행을 위한 대기 상태로 본다고 했습니다. 사형은 실행되지 않았지만 대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사형 집행 과정에 있다는 설명입니다. 대검 측 입장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답변을 토대로 추가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당국의 해석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았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로스쿨 교수는 “법무부가 형법을 사형수에게 불리하게 해석하고 있다”며 “징역은 자유형이고 사형은 생명형이다. 자유형은 구금 상태도 형 집행에 해당하지만 생명형은 집행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형 시효를 한국 보다 앞서 폐지한 일본의 법 개정 배경을 알아보고, 일본에서 활동 중인 법조인에게도 의견을 물었습니다. 법조 취재원의 의견을 다양하게 많이 들어봤습니다. 중론이 모아졌다고 판단한 시점에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결과적으로 사형 시효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첫 단독 보도가 나간 이후에도 계속해서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법무부가 제도 개선 계획을 밝힌 이후 국무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법 개정 상황을 단계별로 보도했습니다.
[보도 타임라인]
▲[단독] 사형 집행 30년 시효 임박 두고 논란(2023.03.23.)
▲법무부, 사형 집행 시효 폐지 추진…국회 논의 서둘러야(2023.4.15.)
▲[단독) "사형 집행 시효 폐지 의견 달라" 법무부, 112곳 대대적 의견조회(2023.4.17.)
▲사형 집행 시효 30년 폐지한다...개정안 국무회의 통과(2023.06.06.)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국회를 통해 사형수의 복역 현황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사형 집행 시효 만료와 관련한 법무부 입장과 향후 법 개정 계획 등은 법무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해서 받았습니다. 이외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해당 보도 이전에 사형의 집행 시효 문제를 다룬 선행 보도는 없습니다.
법률신문에서 3월 첫 보도가 나간 뒤 여러 언론사에서 이를 보도 하는 등 보도의 반향이 컸습니다. 타 매체들은 집행 시효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법률신문 보도에 언급된 나온 국내 최장기 사형수 원 모씨의 사례와 일본의 형법 개정 사례를 활용했습니다.
4월 12일 법무부가 사형 집행 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후에는 거의 모든 매체가 이 문제를 다룬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SBS/30년 지나면 사형선고가 없던 일이 된다? '시효'의 모든 것 [최종의견](2023.4.4.)
▲중앙일보/[이상언 논설위원이 간다] 30년 복역 사형수 '왕국회관 방화범' 석방될까?(2023.4.10.)
▲연합뉴스/30년 '사형 집행 시효' 폐지…형법 개정안 입법예고(2023.4.12.)
▲JTBC/30년 버티면 사형 무효?…법무부 "시효 폐지하겠다"(2023.4.12.)
▲주간조선/"사형 집행시효 지나면 사형수 풀어줘야 하나?“(2023.4.13.)
5. 사회에 끼친 영향
집행 시효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자 법무부는 제도 개선에 착수했습니다. 4월 12일 형법을 개정해 사형의 집행 시효 규정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법무부는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사형확정자의 사형 집행 시까지의 수용기간 동안 사형 시효가 진행되는 것인지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어 해석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사형의 시효 진행과 관련해 법에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논란을 방지하고, 적정한 공소권 행사 및 형사사법절차의 공백 방지를 위해 사형의 경우 시효의 기간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을 추진한다”고 개정 취지를 밝혔습니다.
6월 5일 해당 개정안은 국무회의를 통과했으며 같은 달 12일 국회에 제출된 상태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과정에서 본보의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사형의 집행 시효 문제를 사회에 처음으로 알리고 사회적 논의를 이끌었습니다. 국내 최장기 수감 사형수의 복역 기간이 집행 시효 30년에 가까워지고 있는 시점인 만큼 시의적절한 기획이었다고 평가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4회 전체 총평
제394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 총 62편이 출품됐다.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 수상한 한겨레신문의 <준공영제 삼킨 사모펀드> 보도는 버스 회사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수익모델로 삼아 악용하는 구조를 포착해 폭로했다. 오래전부터 민간 자본이 각종 인프라 기반 시설에 지원되는 국가보조금을 악용하는 문제가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 기사로, 이달의 기자상 제정 취지에 맞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버스 회사 직원들의 업무량이 폭증했다는 점까지 지적해 자본과 노동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잘 탐사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역시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GS건설 부실 설계·시공>은 ‘순살 아파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철근을 빼돌리는 건설사들의 고질적인 행태를 고발한 기사다. 보도 여파로 해당 업체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파괴력을 발휘한 점이 호평받았다.
14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이주민 250만명 시대, 스포츠로 경계를 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포츠가 갖는 사회통합 기능을 짚은 좋은 기사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에서 이주민 스포츠가 활성화하지 않는 이유부터 국가대표팀, 프로구단, 실업팀 수준에서도 이주민을 찾기 힘든 현실, 해외 사례, 안산 이주민 스포츠 활성화 사례까지 현실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대안까지 내놨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2편이 경쟁을 벌인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SBS의 <‘일당 5억’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와 KBS의 <성착취물·지인 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등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는 오래전에 문제가 됐지만 지금은 잊히고 있는 사건을 다시 한번 세밀하게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보도가 재벌가 오너의 추문을 떠나 사법 신뢰의 문제를 건드렸다는 점에 주목하며 향판이 지역 권력과 결합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기사라고 평가했다. <성착취물 지인·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보도는 인터넷 계정을 통해 지인들을 알아내 협박하는 새로운 형태의 추심 실태를 폭로했다. 이 보도로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등 문제 개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보도 중에서는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출품된 전남CBS의 <폐기물 ‘지하화’가 답인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폐기물 처리시설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하남 유니온파크의 지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실태를 다룬 이 기사는 겉만 포장된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전에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아이템 발굴 노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한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동취재>는 오마이뉴스와 뉴스타파, 경향신문이 공동으로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을 분석한 데이터저널리즘 기사였다. 우리나라 언론 지형에서 흔치 않은 3사의 공동 작업인 데다 각기 다른 성격의 세 매체가 온라인, 지면, 영상 등에서 개성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는 데 여러 심사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 분석 자료의 양이 방대하고 품이 많이 드는 빅데이터 분석 기사의 성격상 ‘연합 취재’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