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V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보건복지부를 출입하면서 의사들이 필수의료와 소아청소년과를 기피하면서 의료 현장이 붕괴되고 있다는 문제를 파악해왔습니다. ‘구급실 뺑뺑이’와 ‘소아과 오픈런’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아과 취재를 하다 국내 1호 어린이병원인 소화아동병원의 휴일 진료 중단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는 단순히 병원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붕괴의 시작을 알리는 내용이라고 판단했고, 6월 2일자 1면 톱 기사로 게재했습니다. 온라인에는 동일한 내용의 기사를 ‘의사가 없다, 국내 첫 어린이병원 휴일 진료 중단’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해 독자들의 이해를 높였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소화아동병원의 휴일 진료 중단은 의사 1명이 그만두면서 빚어진 일이었습니다. 소화병원은 77년 전 개원한 국내 1호 어린이병원입니다. 그만큼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에게 상징적인 기관이지만, 의사 한 명을 충원하지 못해 결국 휴일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소아청소년과를 떠나는 의사들이 많아지면서 단 한 명의 의사를 구하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에 직면했다는 겁니다.
소화병원에 휴일 진료 중단 이유를 묻자, 병원 관계자도 답답한 상황을 토로했습니다. 당장 언제 다시 휴일 진료를 개시할지 기약이 없었습니다. 의사 충원이 돼야만 휴일 진료를 재개할 수 있는데, 구하는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게 병원 관계자의 반응이었습니다.
소화병원은 진료 시작도 전인 새벽시간대 부모들이 대신 대기를 해야만 접수를 할 수 있는 ‘오픈런’으로 유명한 병원이었습니다. 그만큼 찾는 환자가 많다는 뜻인데도 의사를 구할 수 없고, 소아청소년과 기피가 이어지는 이유를 함께 취재했습니다.
또 소화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달빛어린이병원’ 중에 한 곳이기도 합니다. 아픈 아이의 진료를 위해 야간이나 휴일에도 갈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전국에 38곳이 있지만, 사실상 야간 진료를 하지 않거나 휴일 진료도 부분적으로 하는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서울에서 운영되던 병원이 4곳이었는데, 소화병원의 휴일 진료 중단으로 3곳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광주, 울산, 세종, 전남, 경북에는 그마저도 한 곳도 없습니다. 소화병원의 휴일 진료 중단은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차질로 이어진다는 점, 또 이 경우 경증 소아 환자들이 응급실에 몰릴 수 밖에 없어 결국 중증 소아 환자들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기사에는 단순히 소화병원의 휴일 진료 중단 정보만 담지 않고 소아청소년과의 붕괴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하는 관계자 멘트도 실었습니다. 복지부는 달빛어린이병원 수를 100개까지 늘리겠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곳들마저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중단을 고민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소아 환자의 경우 비급여 진료 내용이 없는데다 수가가 낮아서 휴일 운영에 따른 인건비도 충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지난 3월 대구에서 10대 위급환자가 병상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국민일보 보도는 극단적인 인명 피해로 드러난 현장 기사는 아니지만, 제2, 제3의 대구 뺑뺑이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담은 기사이기도 합니다. 보도를 통해 앞으로 소아청소년 위급 환자의 의료 대응 강화를 위해서라도 휴일 경증 환자를 돌볼 소아병원이 늘어나야 하고, 의료 수가 조정을 통해 정부가 소아청소년과 의사 유인책을 내놔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더 커진 계기가 됐다고 자부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는 관계자의 직함이나 실명을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이 중 달빛어린이병원을 현재 운영하고 있는 한 병원장의 경우,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데 부담을 느껴 익명을 요청해왔습니다. 수도권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곳의 대표 원장입니다.
의료 현장, 소화병원 입장, 보건복지부 입장, 달빛어린이병원을 관리감독하는 지자체(서울시), 달빛어린이병원 운영주체 등을 접촉해 확인했고,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 보도는 없습니다. 국민일보 기사가 나간 뒤, 대부분 언론사가 소화병원의 휴일 진료 중단을 의미 있게 보도했습니다.
(경향) 국내 첫 어린이병원, ‘의사 부족’으로 휴일 진료 중단
(서울) “의사 없어” 어린이전문 소화병원 휴일 문 닫는다
(중앙) 국내 첫 어린이전문병원, ‘오픈런’ 성업에도 휴일 진료 중단 왜
(한겨레) 국내 1호 아동병원마저 의사 부족으로 일요일 진료 중단
(한국) 소아과 의사 부족에, 국내 1호 어린이병원 휴일진료 중단
(KBS) 국내 첫 어린이전문 소화병원, 의료진 부족에 휴일 진료 중단
(MBC) 국내 첫 어린이전문 소화병원, 내일부터 휴일 진료 중단
(연합) 국내 첫 어린이전문 소화병원, 의료진 부족에 휴일 진료 중단
이 밖에도 국민일보의 문제의식처럼, 단순히 한 병원의 문제로 보지 않고 소아청소년과 붕괴를 우려하는 보도들이 이어졌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기사가 나간 뒤 소아청소년과 휴일 진료 중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대한아동병원협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전국 아동병원의 10곳 중 7곳이 향후 야간·휴일 진료 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응급 전단계부터 배후진료까지 포괄적인 의료를 제공하는 달빛어린이병원 대신, 1, 2차 의료기관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과밀화를 해소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진료과목 전환을 위한 세미나까지 개최했습니다.
국회에서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5일 김미애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소아청소년과 의료대란 해소를 위한 TF’를 구성했고, 정부와 소아과 전공의, 학회와 함께 5차 회의까지 진행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고, 직접 당사자 취재를 통해 확인 과정을 거쳐 보도했고, 달빛어린이병원 제도 운영 매뉴얼도 확인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이나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4회 전체 총평
제394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 총 62편이 출품됐다.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 수상한 한겨레신문의 <준공영제 삼킨 사모펀드> 보도는 버스 회사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수익모델로 삼아 악용하는 구조를 포착해 폭로했다. 오래전부터 민간 자본이 각종 인프라 기반 시설에 지원되는 국가보조금을 악용하는 문제가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 기사로, 이달의 기자상 제정 취지에 맞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버스 회사 직원들의 업무량이 폭증했다는 점까지 지적해 자본과 노동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잘 탐사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역시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GS건설 부실 설계·시공>은 ‘순살 아파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철근을 빼돌리는 건설사들의 고질적인 행태를 고발한 기사다. 보도 여파로 해당 업체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파괴력을 발휘한 점이 호평받았다.
14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이주민 250만명 시대, 스포츠로 경계를 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포츠가 갖는 사회통합 기능을 짚은 좋은 기사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에서 이주민 스포츠가 활성화하지 않는 이유부터 국가대표팀, 프로구단, 실업팀 수준에서도 이주민을 찾기 힘든 현실, 해외 사례, 안산 이주민 스포츠 활성화 사례까지 현실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대안까지 내놨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2편이 경쟁을 벌인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SBS의 <‘일당 5억’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와 KBS의 <성착취물·지인 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등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는 오래전에 문제가 됐지만 지금은 잊히고 있는 사건을 다시 한번 세밀하게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보도가 재벌가 오너의 추문을 떠나 사법 신뢰의 문제를 건드렸다는 점에 주목하며 향판이 지역 권력과 결합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기사라고 평가했다. <성착취물 지인·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보도는 인터넷 계정을 통해 지인들을 알아내 협박하는 새로운 형태의 추심 실태를 폭로했다. 이 보도로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등 문제 개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보도 중에서는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출품된 전남CBS의 <폐기물 ‘지하화’가 답인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폐기물 처리시설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하남 유니온파크의 지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실태를 다룬 이 기사는 겉만 포장된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전에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아이템 발굴 노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한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동취재>는 오마이뉴스와 뉴스타파, 경향신문이 공동으로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을 분석한 데이터저널리즘 기사였다. 우리나라 언론 지형에서 흔치 않은 3사의 공동 작업인 데다 각기 다른 성격의 세 매체가 온라인, 지면, 영상 등에서 개성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는 데 여러 심사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 분석 자료의 양이 방대하고 품이 많이 드는 빅데이터 분석 기사의 성격상 ‘연합 취재’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