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다들 ‘인생네컷’ 찍어보셨는지. “그게 뭐냐” 묻는 분들도 계실 거 같아 설명하자면, 요즘 Z세대가 줄 서서 찍는 셀프 사진 스튜디오 브랜드다. 벌써 20년 전에 유행이던 스티커 사진이랑 크게 다른 게 없는 셀프 사진 스튜디오는 ‘인생네컷’이라는 감수성을 담아 재작년 한 해 이용자 수만 1800만명을 기록했다. 고화질 휴대전화가 손손마다 있는 요즘에 아날로그 사진이 팔리는 시대다.
지역을 기록하는 게 일인 인천일보가 이번엔 인천 신혼들에 주목해 그들의 몇 컷을 그려봤다.
▲십수억이 된 서울집. 신혼난민들이 인천 곳곳에. 조용히 고통받는 이들을 조명하는 기획.
낙엽 툭툭 떨어지던 작년 11월. 서울에서 잘살고 있는 줄 알았던 친구가 내 앞에서 “나 부평으로 이사 간다”며 손에 쥔 소주잔을 비웠다. 편의상 그 친구를 A라고 하자.
3년 전 결혼한 30대 중반의 A는 서울 양천구에 신혼집을 구해 살고 있었다. 전세가 4억원 정도 하는 20평대 아파트였다. 집주인은 계약 만기 앞두고 세를 1억 넘게 올려버렸다. A는 주변 전세 매물을 알아보고 알아보다 부인과 상의해 어쩔 수 없이 인천행을 택했다. 그것도 서울 시내와 가장 가까운 부평으로.
평생 인천에 살면서 수많은 친구를 서울과 경기로 떠나보낸 인천일보 기자 입장에서 A를 진심으로 환영했다. 인천의 좋은 점을 어필했다. 그래도 A는 서울을 떠나는 것에 씁쓸해했다. 얼른 돈 벌어 서울로 다시 가겠다고 했다.
▲서울이 30대를 인천에 수혈하고 있다. “돈 모아 서울로 가겠다”는 이들 마음을 헤아린다면.
A는 인천에 몇 없는 특별한 사례일까, 아니면 부동산 급등이 만든 무언가의 한 조각일까.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니 최근 1~2년 동안 인천은 경기와 함께 전국 17개 시도에서 신혼 감소세가 가장 낮은 도시였다.
다른 지역보다 인천에서 신혼 비중이 천천히 줄어드는 원인은 최근 들어 가팔라진 30대 인구 유입에 있었다. 30대 주요 수혈 처는 다름 아닌 서울. 2019년 기점으로 서울 살던 30대들이 인천으로 이주하는 숫자가 매년 더 늘고 있던 참이다.
A와 같은 인천의 신혼 조각들을 쫓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수소문해 저마다의 신혼이 ‘인천’이란 키워드를 품으면 어떤 특별한 순간들을 맞이하는지 들어봤다. 이제 막 입주를 시작한 서구 검단신도시 한 행복주택에 사는 B는 결혼 후 BHC 치킨만 주구장창 먹는다고 털어놨다. 청년과 신혼을 위한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이 택지 외곽에 지어져 근처 식당이라곤 BHC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신혼 C는 오후 9시나 돼야 마주하는 저녁상에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 직장이 강남에 있다 보니, 아침 일찍 그리고 저녁 늦게 두 살 아들을 볼 수 있는 현실에 고통스러워했다. 문과 출신 여성이 일할 데가 인천에 많지 않다며 둘째는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A든, B든, C든 처지는 조금씩 다른 신혼이지만 결론은 같았다. “돈 모아 서울로 가겠다”는 것.
그들의 바람과는 조금 다르지만. 지금 인천의 신혼들이 계속 인천에 살 수 있도록 돕는 기획이 절실한 시기라고 봤다.
신혼 무렵 연령대는 도시 인구를 책임지는 기둥과 같은 존재들이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책임질 중요 미래 자산이니까. 물론 임신과 출산, 육아는 신혼 선택적 문제지만.
▲‘인구 300만 시대’ 자화자찬에 경종. “지금, 신혼에 주목할 때”
하지만 인천은 이런 디테일을 챙기지 못하고 단순히 ‘인구 300만 시대’ 자화자찬에 머물러 있다. 특히 인천시는 ‘청년’과 ‘출산’으로 대변되는 20·30세대 관련 정책을 정부 시각대로 그대로 대입하는 중이다. 정부의 결혼즈음 생애주기 정책은 결혼/임신/출산/육아/가족까지 크게 5가지 카테고리로 획일화해 꾸려지다 보니, 지역 특성에 맞는 현황 파악과 그에 따른 적재적소의 지원책이 마련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 부동산 급등이 만든 신혼 등 30대 유입의 실체에도 큰 관심이 없고 그러다 보니 정책 고민도 적었다.
이번 기획에선 편마다의 카테고리로 인천시가 고민해야 할 정책들을 짚었다.
1편 '수진, 민호'가 들려준 양이나 질 모두 부족한 행복주택 인프라나, 2편 '서진, 재민'이 임대주택이 없어 인천 살다가 김포로 간 사례는 서울과 경기보다 소극적인 청년 주거 정책을 꼬집는 편이었다.
3편 '윤주, 승원'이 인천 원도심에 살면서 육아 인프라가 부족해 고생하는 이야기를 통해선 도심 외곽 신도심이 아이들을 흡수하는 만큼, 공동화되는 원도심을 들여다봤다.
또 4편 '선혜, 승우'가 서울 접근성 높고 주거비 저렴한 주안역 주변을 못 벗어나는 현실, 5편 '성아, 준수'가 수도권에서 임금 수준이 가장 낮은 인천에서 일하며 엄두를 못 내는 '둘째' 계획, 그리고 마지막 6편 '정혜, 주원'이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면서 저녁 9시가 다 돼서야 아이와 늦은 저녁을 먹는 문제까지 인천 각 지역에 살고 있는 신혼들의 '순간'들을 담고 각자 상황에 맞는 분석 기사까지 덧붙였다.
▲읽히기 위한 고민. 지역신문은 젊은 독자와도 친해지고 싶다.
‘신혼N컷’ 기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인스타툰 작가들과의 협업이다. 200자 원고지로 70~80매 정도 되는 단편소설 형식의 인터뷰 기사와 숫자 가득한 분석 기사를 도무지 독자들이 다 읽어주지 않을 거 같았다.
반면, SNS에서 인기인 ‘인스타툰’은 젊은 층에 사랑도 많고 꽤 상징정이고 서민적이어서 신혼 감수성을 꿰뚫을 수 있는 좋은 장치라고 봤다. 우리 기획 의도를 듣고 공감해 적은 작가료에도 많은 작가들이 힘을 보태줬다.
2020년대 인천 신혼 감수성이 독자들에게 잘 전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한 기획으로 알아주면 좋겠다. 신문지면을 읽어주는 젊은 독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신문이 젊은 독자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해 주면 좋겠다.
신혼N컷 기획은 단순히 이들의 순간을 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정책 입안자들을 찾아가 ‘신혼에 집중해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르는 중이다. 현재는 인천시의회 등에 신혼에 대한 구체적 정의 성립과 그에 따른 대규모 인식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어필하고 있다. 인천 신혼들이 요즘 어떤 어려움을 겪고, 인천에 정착하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부터 친절하게 챙겨야 한다는 게 ‘신혼N컷’의 소박한 요구 사항이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요청에 따라 익명 보도했으며 이외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타 매체 반향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인천에 사는 사람으로서 공감 가는 내용이네요.”, “우리 얘기다.”, “남들한테 털어놓기 애매한 고민이었는데 속이 후련하네요.”
인스타툰 작가들이 본인 계정에 그림을 업로드했을 때 달렸던 댓글들을 몇 개 가져와 봤다. 국내 언론과 미디어가 서울 주변인들의 애환을 주로 경기에만 빗대서 노출했을 때, 인천시민들은 오히려 수도권 등잔 밑이었다.
“저도 검단에서 산 적이 있어요. 그때 진짜 아무것도 없어서 편의점 도시락만 먹었는데”, “저도 집값 때문에 부평에서 살다가 겨우 탈출했어요.”
사실 인스타툰 작가들과의 접촉에서 절반 이상은 ‘공감’ 때문에 섭외에 성공했다. 신혼이나 청년 시절 인천과 인연이 있었던 작가들이 특히 이번 기획 협업에 적극적이었다. 협업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신문이다 보니 작가료 책정이 넉넉할 수 없었는데도 흔쾌히 도와줬다.
“신혼부부였던 우리가 중년부부가 되고, 노년부부가 되기까지 어떤 삶이 펄쳐질지는 모르지만 그때 이 기록이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추억하는 귀한 자료가 되기 바래본다.”
‘신혼N컷’ 기획에서의 한 인터뷰이가 본인 블로그에 남긴 글이다. “아마 인터뷰를 웹툰과 웹소설로 담아낸 것은 농도를 낮추어 독자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끌고자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날카로운 분석까지 더했다. ‘플랜B’의 도시 인천에서 신혼을 영위하며 본인들끼리 끙끙 앓던 애환에 애정을 건네니 당사자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이것저것 담아왔던 말들을 쏟아냈다. 그리고 이런 관심들을 반가워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 윤리 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이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4회 전체 총평
제394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 총 62편이 출품됐다.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 수상한 한겨레신문의 <준공영제 삼킨 사모펀드> 보도는 버스 회사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수익모델로 삼아 악용하는 구조를 포착해 폭로했다. 오래전부터 민간 자본이 각종 인프라 기반 시설에 지원되는 국가보조금을 악용하는 문제가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 기사로, 이달의 기자상 제정 취지에 맞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버스 회사 직원들의 업무량이 폭증했다는 점까지 지적해 자본과 노동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잘 탐사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역시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GS건설 부실 설계·시공>은 ‘순살 아파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철근을 빼돌리는 건설사들의 고질적인 행태를 고발한 기사다. 보도 여파로 해당 업체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파괴력을 발휘한 점이 호평받았다.
14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이주민 250만명 시대, 스포츠로 경계를 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포츠가 갖는 사회통합 기능을 짚은 좋은 기사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에서 이주민 스포츠가 활성화하지 않는 이유부터 국가대표팀, 프로구단, 실업팀 수준에서도 이주민을 찾기 힘든 현실, 해외 사례, 안산 이주민 스포츠 활성화 사례까지 현실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대안까지 내놨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2편이 경쟁을 벌인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SBS의 <‘일당 5억’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와 KBS의 <성착취물·지인 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등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는 오래전에 문제가 됐지만 지금은 잊히고 있는 사건을 다시 한번 세밀하게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보도가 재벌가 오너의 추문을 떠나 사법 신뢰의 문제를 건드렸다는 점에 주목하며 향판이 지역 권력과 결합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기사라고 평가했다. <성착취물 지인·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보도는 인터넷 계정을 통해 지인들을 알아내 협박하는 새로운 형태의 추심 실태를 폭로했다. 이 보도로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등 문제 개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보도 중에서는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출품된 전남CBS의 <폐기물 ‘지하화’가 답인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폐기물 처리시설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하남 유니온파크의 지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실태를 다룬 이 기사는 겉만 포장된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전에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아이템 발굴 노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한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동취재>는 오마이뉴스와 뉴스타파, 경향신문이 공동으로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을 분석한 데이터저널리즘 기사였다. 우리나라 언론 지형에서 흔치 않은 3사의 공동 작업인 데다 각기 다른 성격의 세 매체가 온라인, 지면, 영상 등에서 개성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는 데 여러 심사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 분석 자료의 양이 방대하고 품이 많이 드는 빅데이터 분석 기사의 성격상 ‘연합 취재’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