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V),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신고한들 달라질까. 안타깝지만 나는 일을 크게 만들 자신도 없고, 능력도 없다.”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다 지난 5월 세상을 등진 김상연 군의 유서를 읽다 아찔해졌습니다.
고통과 체념을 넘어, 문장 하나하나에 담긴 감정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좌절이었습니다.
그 좌절은 학교폭력을 처리하는 공적 절차를 향해 있었습니다.
학교폭력 처분절차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 질문에,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기획취재를 결심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이 가장 먼저, 또 가장 절실하게 떠올리는 창구,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구조적 문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좌절의 원인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2022년 상반기(~9월 30일) 서울 지역 학교폭력 조치 결정문 1천 8백여 장을 입수해 전수분석에 들어갔습니다.
1차 분석을 통해 학교폭력의 유형과 특징, 피-가해자의 관계와 학교폭력 상황, 관련자들에게 내려진 처분 수준 등을 다각도로 들여다봤습니다.
다음으로 성균관팀 응용통계연구소에 의뢰해 전문통계기법을 토대로 피해 유형과 피-가해자 관계, 폭력 지속 기간 등과 최종 처분의 상관관계를 교차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학교폭력의 유형, 상황, 피해 지속 기간 등의 핵심변수와 처분에 거의 상관관계가 없고, 처분 편차의 범위도 매우 크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총 9개 등급 징계에서 같은 행위로도 평균에서 앞뒤로 3개 구간, 즉 6개 구간에 이를 정도로 편차가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여기에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정서적 폭력은 아예 폭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상당했고 키워드 분석을 통해 그 이유는 ‘증거’와 ‘고의’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물증과 고의성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현 처분구조 속에선 피해자가 보호받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쌍방 폭행’과 ‘맞폭’ 등을 걸었을 때 이뤄지는 처분 수위도 분석해, 실제 맞고소가 이뤄지면 더 심각한 2차 피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도 데이터에 기반해 증명했습니다.
취재진은 여기서 더 나아가 학폭위 운영의 문제점을 입체적으로 파악했습니다. 전국 17개 교육청의 심의위원 구성 현황과 예산, 학폭위 지연 현황 등 다양한 자료를 추가로 입수해 보완이 필요한 지점을 파악했습니다.
이러한 분석은 현행 학폭위 처분을 영구화하는 방식으로 마련된 학교폭력 엄벌정책은 오히려 신뢰성과 공정성의 측면에서 우려가 크며, 2차 피해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보도된 내용은 복수의 취재원에게 확인을 거쳐 작성됐습니다. 취재에 응한 학교폭력 피해 학생과 가족은 대부분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본인이 절실히 원하고 2차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에만, 익명과 음성변조를 사용하였습니다.
기사 대부분은 단독입수 자료와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학교폭력과 관련한 단발성 속보나 구조적 보완을 촉구하는 기획기사는 많았지만, 1천 건이 넘는 조치결정서를 직접 분석해 보도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고무줄 징계’ ‘맞폭’ ‘솜방망이’ 등 개별 사안에 대한 표면적 비판 대신, 키워드 분석과 전문통계 기법을 적용해, 실제 현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시도도 처음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해당 보도가 나간 후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반향이 이어졌습니다.
전문통계기법으로 고무줄 징계의 실태를 증명한 3편 기사는 보도 하루 만에 포털 다음 기준, 약 7만 4천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세종시의회에선 교육청 추가경정예산 심의 과정에서 해당 보도처럼 학폭조치결정통보서에 대한 전수조사 및 분석 등을 통해 징계 편차를 최소화하라는 공식제안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으며, 언론중재위원회에 회부되거나 민형사상 피소되지 않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4회 전체 총평
제394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 총 62편이 출품됐다.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 수상한 한겨레신문의 <준공영제 삼킨 사모펀드> 보도는 버스 회사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수익모델로 삼아 악용하는 구조를 포착해 폭로했다. 오래전부터 민간 자본이 각종 인프라 기반 시설에 지원되는 국가보조금을 악용하는 문제가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 기사로, 이달의 기자상 제정 취지에 맞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버스 회사 직원들의 업무량이 폭증했다는 점까지 지적해 자본과 노동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잘 탐사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역시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GS건설 부실 설계·시공>은 ‘순살 아파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철근을 빼돌리는 건설사들의 고질적인 행태를 고발한 기사다. 보도 여파로 해당 업체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파괴력을 발휘한 점이 호평받았다.
14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이주민 250만명 시대, 스포츠로 경계를 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포츠가 갖는 사회통합 기능을 짚은 좋은 기사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에서 이주민 스포츠가 활성화하지 않는 이유부터 국가대표팀, 프로구단, 실업팀 수준에서도 이주민을 찾기 힘든 현실, 해외 사례, 안산 이주민 스포츠 활성화 사례까지 현실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대안까지 내놨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2편이 경쟁을 벌인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SBS의 <‘일당 5억’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와 KBS의 <성착취물·지인 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등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는 오래전에 문제가 됐지만 지금은 잊히고 있는 사건을 다시 한번 세밀하게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보도가 재벌가 오너의 추문을 떠나 사법 신뢰의 문제를 건드렸다는 점에 주목하며 향판이 지역 권력과 결합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기사라고 평가했다. <성착취물 지인·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보도는 인터넷 계정을 통해 지인들을 알아내 협박하는 새로운 형태의 추심 실태를 폭로했다. 이 보도로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등 문제 개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보도 중에서는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출품된 전남CBS의 <폐기물 ‘지하화’가 답인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폐기물 처리시설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하남 유니온파크의 지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실태를 다룬 이 기사는 겉만 포장된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전에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아이템 발굴 노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한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동취재>는 오마이뉴스와 뉴스타파, 경향신문이 공동으로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을 분석한 데이터저널리즘 기사였다. 우리나라 언론 지형에서 흔치 않은 3사의 공동 작업인 데다 각기 다른 성격의 세 매체가 온라인, 지면, 영상 등에서 개성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는 데 여러 심사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 분석 자료의 양이 방대하고 품이 많이 드는 빅데이터 분석 기사의 성격상 ‘연합 취재’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