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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394회 · 2023년 6월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 8-03

폐기물처리시설 ‘지하화’가 답인가

전남CBS 보도제작국

공적설명서

기자가 직접 쓴 취재 착수 경위와 제작 과정

취재착수 · 단독기획
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폐기물 처리장이 지하로 가면, 거기서 일할 노동자들의 인권은?”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전남 순천시가 ‘지하’ 시설을 염두하고 있다고 보고하던 찰나, 데스크는 제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생각해보니 서울시도 반지하 주택을 없애려는 형국에, 폐기물 처리장을 지하에 두는 건 오히려 시대를 역행하는 일 같았습니다. 그들에게도 분명 우리 사회가 함께 지켜줘야 할 ‘인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취재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수도권은 2026년, 비수도권은 2030년부터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전국 지자체들은 그 전까지 자체적인 폐기물 처리장을 건립해야 하는 다급한 상황입니다. 전남 순천시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앞서 순천시는 월등 마을을 후보지로 선정했지만 주민 반발이 워낙 거세 백지화됐으며, 현재 사용하는 왕지동 매립장 또한 사용 연한이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주민 반발’로 무산된 전례가 있는 순천시는 이번만은 주민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함과 동시에 지난 5개월간 시민 500여 명을 대상으로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로 선진지 답사를 추진해왔습니다. “폐기물 처리장 맞아? 테마파크가 아니고?” 지난 4월 11일 주민들과 함께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로 첫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105m 높이의 타워가 한눈에 들어오는 하남 유니온파크는, 외관만 보면 놀이공원 같지만 음식물 처리장부터 소각장까지 갖춘 전국 최초의 지하 복합 환경기초시설입니다. 아파트와는 불과 35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이곳은, 각종 문화시설과 복합쇼핑몰을 갖춘 덕분에 인근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찾아와, 기피시설을 기대시설로 바꾼 사례로 전국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쓰레기 직매립 금지를 앞두고 폐기물 처리장을 건립해야 하는 지자체 입장에선, 하남시의 지하 시설이 주민들을 설득하기에 용이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선진지 답사 땐 보여주지 않던 ‘죽음 앞에 사는 노동자’...“우리 같은 사람 나오지 않길” 첫 답사 이후 본격적인 취재를 위해 다시 찾아갔을 당시에는 선진지 답사 때는 소개하지 않는 실제 현장을 둘러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5월 3일 다시 하남으로 올라가 노동자들을 통해 현장의 진짜 이야기를 듣고 또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어두컴컴한 불빛, 콘크리트 벽면에 부딪혀 심하게 울리는 기계소리, 눈앞에 날리고 있는 먼지들, 바닥엔 구더기가 득실대고 고여 있는 오염수로 흥건했습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창문 하나 보이지 않는 지하1~4층 깊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자신들을 ‘죽음 앞에 사는 노동자’라고 불렀습니다. 비타민D 결핍은 물론 시력·청력 저하, 특히 화재가 나면 어둡고 넓은 공간에서 탈출할 방법은 없어 보였습니다. ‘화재 나면 죽는다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약 5시간 동안 시설 곳곳을 둘러본 후 나가려는데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은 “기자님, 여벌 옷 가지고 오셨죠. 그대로 가시면 승객들에게 피해줘요.”라며 오히려 저를 걱정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과 같은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또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신신당부했습니다. 돌아오는 길, 옷에 배인 냄새와 함께 노동자들에 대한 걱정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외면해선 안될, 예견된 ‘느린 재난’ 현장 취재를 다녀온 후 지하 폐기물 시설의 유해성을 짚어줄 전문가들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노동 전문가부터 서울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 위원장까지, 지하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해 모두 ‘눈 앞에 보이지 않게 하려는 것’, ‘더 위험한 것’, ‘하지 않으면 좋은 것’이라고 한 목소리 냈습니다. 그간 거주공간으로써 지하 시설을 조명한 보도는 많았지만, 작업공간으로써 지하 시설의 문제를 다룬 보도는 많지 않았기에, 지하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꼭 수면 위로 꺼내고 싶었습니다. <보도1> “비타민D 결핍에 청력 재검만 5년째...화재 나면 다 죽어요” https://www.nocutnews.co.kr/news/5958875 <보도2> ‘위험천만’ 지하로 간 폐기물 처리장...노동자 안전은 논외? https://www.nocutnews.co.kr/news/5959639 <보도3> ‘느린 재난’ 부르는 지하 폐기물 시설...갈등 숨기고 건강 위협 https://www.nocutnews.co.kr/news/5960510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무조건적인 문제제기가 아니라, 솔루션 저널리즘을 지향하고자 함 - 국내에는 선진 사례가 많지 않아 전문가들의 조언과 자료 조사를 통해 해외 사례를 일부 소개함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순천 폐기물 처리시설은 어디에?…입지 선정 초읽기(6.22) / KBS 순천시 폐기물처리장 '연향들 일원' 선정…"친환경적 시설 구축"(6.22) / 뉴스1 노 시장 내년 선거에서의 국민의힘 비례대표설 일축(6.30) / 광장신문 * 지역사회 특성상, 순천시가 강조하는 ‘차세대 공공순환시설’ 홍보성 기사가 다수였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박 기자님, 정말 그렇게 심각해요?” 순천시장 CBS 보도에 응답하다 많은 지자체들이 시간에 쫓겨 폐기물 시설을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주민들을 설득하기 상대적으로 용이한 지하화 방안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 반발에만 집중해 지하 노동자들에 대한 문제는 놓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기사는, 홍보성 기사만이 다수였던 상황에서, 처음으로 지하 폐기물 처리시설에서 일할 노동자들의 환경과 인권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고 관심을 갖게 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순천시 관계자와 지역 기자들로부터 큰 반응을 얻었습니다. “지하 폐기물 시설에 대해 다시 보게 됐다” - 동료 기자 “기사에 공감이 많이 갔다. 다행히 아직 검토할 시간이 좀 있기 때문에 일을 그만두는 일이 있더라도 후세에 모범이 될 수 있는 사례를 만들겠다” - 순천시 담당과장 이어 지난달 30일 열린 순천시 민선8기 취임 1주년 기자회견과 7월 4일 전남CBS 시사의창 프로그램에 출연한 노관규 순천시장은 ‘지하시설 노동자 문제’에 관한 질문에 “하남 유니온파크 노동자들에 대한 얘기는 보고를 받고 있고, 이에 대해서는 설계 단계에서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이어 시장은 취재기자에게 “그곳이 그렇게 위험하냐”고 물으며 “직접 방문해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도 내놓았습니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최근 순천시 담당자들은 하남 유니온파크 사례와 관련 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폐기물 처리장 건립에 실제 반영되기까지는 절차상 시간이 걸리겠지만,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로 홍보성·긍정 보도만 이어지던 상황에 자칫 놓칠 뻔한 ‘노동자 인권’을 지역사회 과제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자평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사안에 대한 진행 상황 등 후속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며, 인권 사각지대에 놓일 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해서 관심 있게 지켜볼 계획입니다.

취재후기

(394회)폐기물처리시설 ‘지하화’가 답인가 / 전남CBS

폐기물처리시설 ‘지하화’가 답인가 전남CBS 박사라 기자 하남 유니온파크 견학 코스 이면에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었지만, 정작 노동자들은 인권과 건강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하 4층에서 불이라도 나면 피할 길조차 없었던 그들은 스스로를 가리켜 ‘죽음 앞에 사는 노동자’라 칭하기도 했습니다. 2026년 수도권, 2030년부터 비수도권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전국 지자체들은 부랴부랴 신규 폐기물처리시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들은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상에 타워와 편의시설을 겸비한 ‘하남 유니온파크’ 사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남 순천시도 그중에 하납니다. 이웃한 광주광역시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폐기물시설이 지상에 있든 지하에 있든 배출되는 유해물질 양은 똑같다는 점입니다. 다만 눈앞에 보이지 않을 뿐. 외국의 경우 주민들과의 오랜 소통과 객관적 자료 공개를 통해 폐기물처리시설을 지상에 두고 있습니다. “기자님, 여벌 옷 가져 오셨죠? 그대로 가면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줘요.” 취재를 마치고 떠나려는 기자에게 노동자들이 말했습니다.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신설될 폐기물 처리장 역시 이대로 지하화하도록 묵인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우리가 함께 고민해 볼 대목입니다. 끝으로 저를 아낌없이 도와주는 소민정 보도제작국장, 응원해준 선후배들에게 감사하며, 무엇보다 이번 수상을 통해 자칫 놓치고 간과될 수 있었던 지하 폐기물시설 노동자들의 환경이 관심을 받게 되어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회차 심사평

제394회 전체 총평

제394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 총 62편이 출품됐다.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 수상한 한겨레신문의 <준공영제 삼킨 사모펀드> 보도는 버스 회사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수익모델로 삼아 악용하는 구조를 포착해 폭로했다. 오래전부터 민간 자본이 각종 인프라 기반 시설에 지원되는 국가보조금을 악용하는 문제가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 기사로, 이달의 기자상 제정 취지에 맞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버스 회사 직원들의 업무량이 폭증했다는 점까지 지적해 자본과 노동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잘 탐사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역시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GS건설 부실 설계·시공>은 ‘순살 아파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철근을 빼돌리는 건설사들의 고질적인 행태를 고발한 기사다. 보도 여파로 해당 업체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파괴력을 발휘한 점이 호평받았다. 14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이주민 250만명 시대, 스포츠로 경계를 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포츠가 갖는 사회통합 기능을 짚은 좋은 기사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에서 이주민 스포츠가 활성화하지 않는 이유부터 국가대표팀, 프로구단, 실업팀 수준에서도 이주민을 찾기 힘든 현실, 해외 사례, 안산 이주민 스포츠 활성화 사례까지 현실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대안까지 내놨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2편이 경쟁을 벌인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SBS의 <‘일당 5억’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와 KBS의 <성착취물·지인 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등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황제노역의 내막> 보도는 오래전에 문제가 됐지만 지금은 잊히고 있는 사건을 다시 한번 세밀하게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이 보도가 재벌가 오너의 추문을 떠나 사법 신뢰의 문제를 건드렸다는 점에 주목하며 향판이 지역 권력과 결합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기사라고 평가했다. <성착취물 지인·연락처 담보로…‘불법 추심’의 덫> 보도는 인터넷 계정을 통해 지인들을 알아내 협박하는 새로운 형태의 추심 실태를 폭로했다. 이 보도로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가는 등 문제 개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보도 중에서는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출품된 전남CBS의 <폐기물 ‘지하화’가 답인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폐기물 처리시설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하남 유니온파크의 지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실태를 다룬 이 기사는 겉만 포장된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전에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아이템 발굴 노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한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동취재>는 오마이뉴스와 뉴스타파, 경향신문이 공동으로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을 분석한 데이터저널리즘 기사였다. 우리나라 언론 지형에서 흔치 않은 3사의 공동 작업인 데다 각기 다른 성격의 세 매체가 온라인, 지면, 영상 등에서 개성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는 데 여러 심사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 분석 자료의 양이 방대하고 품이 많이 드는 빅데이터 분석 기사의 성격상 ‘연합 취재’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회차 수상작 2023년 6월

제394회(2023년 6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경제보도부문 · 2편
준공영제 버스 삼킨 사모펀드
3-01 한겨레신문 장필수·이재훈
GS건설 부실 설계·시공
3-03 KBS 김지숙·이지은·김보담·최진영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이주민 250만명 시대, 스포츠로 경계를 넘다
4-06 한겨레신문 김창금·박강수·이준희
기획보도 방송부문 · 2편
‘일당 5억 원’ 황제노역의 내막
5-02 SBS 박현석·권지윤·고정현·이현영·유수환
성 착취물·지인 연락처' 담보로 … ‘불법 추심’의 덫
5-12 KBS 최은진·현예슬·황현규·김화영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폐기물처리시설 ‘지하화’가 답인가 지금 보는 작품
8-03 전남CBS 박사라
전문보도부문(온라인) · 3편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동취재 (단체)
경향신문 황경상·배문규·이수민·박채움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동취재 (단체)
뉴스타파 변지민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동취재 (단체)
오마이뉴스 이종호·이경태·곽우신·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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