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사법부 해킹의 후속 대응을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올해 초 프레스센터에서 수상소감 겸 다짐으로 했던 말입니다. 저희 CBS 법조팀은 그때 드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법부 전산망 해킹 의혹’에 대한 법원행정처 대응을 끈질기게 취재했습니다. 사법부는 저희 의혹 보도 이후 국가정보원과 경찰, 검찰이 참여하는 합동 수사·조사팀을 꾸렸습니다. 그 결과 사법부 해킹의 주체가 북한의 전문 해커조직이며 법원 서버에서 우리 국민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실제로 유출됐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CBS 보도 석 달여 만인 지난 3월 4일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후속 대응 취재의 1차 초점은 CBS 보도 직후 곧바로 시작했던 국정원·검찰·경찰의 합동 조사에 맞춰졌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 시작한 조사는 3개월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우리는 사법부와 조사 주체를 번갈아가며 만나며 후속 대응이 이뤄지는 현황을 추적했습니다. 국정원 현장 조사가 2월 말 끝났고 해킹 주체가 북한의 해커조직 라자루스(Lazarus)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해커들은 법원 전산망 서버를 관리하는 ‘관리자 서버 계정’을 통해 내부망에 침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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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해커조직이 우리 사법부 전산망에서 어떤 자료를 유출했는가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습니다. 국정원은 특히 해킹 피해 규모가 기존에 알려진 335GB(기가바이트)보다 훨씬 크고, 우리 국민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주민등록초본과 개인회생 신청서 등 문건이 수십 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국정원의 조사 결과에 더해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같은 날 “북한 라자루스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기자간담회에서 밝혔습니다. 함께 조사를 진행한 국정원과 경찰 모두 CBS가 보도한 대로 사법부 전산망 해킹의 주체를 ‘북한 해커조직’이라고 지목한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사법부 전산망 해킹 피해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던 법원행정처는 거의 동시에 대국민 사과문을 밝혔습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사법부 전산망 침해사고에 관하여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에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북한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주체가 고도의 해킹기법으로 문서를 외부로 유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확인돼, 사법부로서도 사안의 중대성에 당혹감을 금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심층조사 결과에 따라 즉시 개인정보보호조치 등 조치를 취했고 재발하지 않도록 사법부 전산망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담당기구 개편을 비롯해 보안역량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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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정처의 고무적인 태도 변화였지만 저희는 추적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이 객관적인 국가기관의 조사 결과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법원행정처가 내놓을 후속조치가 적절한 것인지, 또 ‘말 뿐인 대응’이 아니라 실질적인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고 시행되는지 점검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법원이 마련한 내부 대책과 후속조처를 추적 끝에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법원행정처는 해킹 피해를 통해 취약점이 드러난 인터넷 가상화시스템을 올해 하반기 전면 교체하고 임기제 6급 보안 전문 인력 1명을 즉시 채용해 해킹 공격에 대비한다고 밝혔습니다. 수사 기관인 경찰의 법원 전산망 압수수색이 끝났고, 경찰 압수수색의 초점이 해커조직의 침입 경로를 규명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취재해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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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서 불필요한 익명 취재원을 인용하거나 다루지 않았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마주친 모든 제보자와도 이해 관계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의 선행 보도는 없었습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의 대국민 사과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기자간담회를 기점으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중앙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문화일보 등 주요 일간지가 관련 이슈를 지면에서 주요 기사와 사설 등으로 다뤘습니다. KBS와 SBS, YTN, TV조선 등 주요 방송사도 메인 뉴스로 추종 보도했습니다.
<신문>
-경찰 “대법원 해킹, 北 라자루스 소행”(조선일보)
-대법원 작년 해킹, 北소행… 주민초본 등 개인정보 털려(동아일보)
-대법 “북한, 3년 전부터 전산망 해킹…주민초본 유출 가능성”(중앙일보)
-“북 라자루스, 대법 전산망 해킹… 선관위·국회도 자유롭지 못해”(문화일보)
-北해커 조직에 개인정보 털린 법원…대법, 1년 만에야 대국민 사과 발표(서울신문)
-[사설] 北, 법원·반도체 정보까지 해킹… 총선 전산망은 안전한가(세계일보)
-[사설] 북 해킹에 대국민 사과한 대법원… 사이버 보안 시급하다(국민일보)
<방송>
-법원행정처 “‘북한 라자루스’ 사법부 전산망 침입 확인…국민께 사과”(KBS)
-'사법부 첫 해킹' 北 해커조직 소행 추정..."최소 26건 유출" 뒤늦게 사과(YTN)
-법원행정처 "해킹으로 개인정보 유출…국민께 사과"(SBS)
-법원 "사법부 해킹 北 소행" 대국민 사과…국정원 "北, 국내 반도체 도면도 해킹"(TV조선)
5. 사회에 끼친 영향
지난해 11월 말 CBS의 사법부 해킹 의혹 첫 보도 이후 석 달여가 지났습니다. 그 사이 해킹 사태를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법원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습니다. 대법관인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전면에 나서 대국민 사과를 했고, 전문인력 수급과 서버 교체 등 재발 방지책도 착실히 진행했습니다. 무엇보다 성역(聖域)으로 간주됐던 사법부의 전산망에 대해 국정원과 검경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 조사가 심도 있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큰 시사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CBS 법조팀은 사법부가 조금 더 투명하고 신뢰받는 재판과 사법행정을 할 수 있도록 국민 눈높이에서 감시하겠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및 보도 전 과정에서 언론 윤리강령 기준을 엄격하게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이후 관련자들로부터 어떠한 항의나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반론요청, 정정보도 청구는 없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당사자의 해명과 반론을 충실히 반영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3회 전체 총평
제40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8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됐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시기라 총선 후보들을 검증한 기사들이 많았다. 치열한 토론 끝에 5개 부문에서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이종섭 출국금지·대통령실 통화>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진은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의 출국금지 조치에도 주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이 전 대사의 출국길을 동행 취재해 파장이 컸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단독 기사라는 평가와 함께 이 전 장관의 주 호주대사 임명 자체가 문제인 상황에서 출국 사실을 깊이 있게 보도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TV조선의 <양문석, 대학생 딸 사업자 대출로 본인 아파트 빚 갚았다 외 3건> 보도가 큰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양 후보가 고가의 아파트를 대학생 딸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통해 구입했다는 내용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도덕성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후보자 재산공개를 바탕으로 숨겨진 사실을 취재 보도해 경찰 수사까지 이끌어 낼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고 총선 정국의 큰 이슈가 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조선일보 창간 104주년 특별취재팀의 <12 대 88의 사회를 넘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선일보가 전태일 재단과 공동 기획한 기사로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와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정면으로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사회에 미친 영향력 측면과 유의미한 이슈를 제시했다는 점이 수상의 배경이 됐다. 조선일보의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었다는 평가와 12대 88이라는 분석 틀이 흥미로운 콘셉트였다는 부분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150여명의 취재원을 접촉해 기사화함으로써 기사가 촘촘하고 다양성을 높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구멍 뚫린 과적단속시스템 고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화물차의 과적 단속 장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과적 차량이 버젓이 운행되는 실태를 보도해 국토교통부가 전국 과적 검문소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 수상 배경이 됐다. 오랫동안 제기돼 온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 방안을 이끌어 내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전라일보의 <돈벌이로 전락한 공인어학시험…제94회 한국어 능력시험 암표상 사태> 보도와 경인일보의 <좌표찍기 시달린 공무원 사망 사건> 보도가 나란히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라일보 보도의 경우 새로운 팩트를 끄집어내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한국어 시험 암표에 대해서는 신선한 보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전국적으로도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이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해당 사안을 전국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경인일보 보도는 완성도와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무원이 받는 고통을 사회적 시각에서 조명했고 정부가 대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문제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이끌었다는 점이 수상 배경이 됐다. 스트레이트 기사로서의 요건을 두루 갖춘 파급력이 큰 보도였다는 심사평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