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0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제주 소방관 순직사고 원인 비공개?"
지난해 12월 새벽, 서귀포시 감귤 창고 화재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이 진압 도중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임용 5년 차였던 故 임성철 소방장은 구급대원이었지만, 선착대로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창고 화재를 진압하려다 참변을 당했다. 안타까운 순직 사고에 제주에서는 합동 시민분향소가 마련됐고 수만 명의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제주도지사장으로 영결식이 거행됐고 1계급 특진과 훈장이 수여됐다.
"문경 공장 화재 – 평택 물류센터 참사 원인은 ‘공개’, 제주는 ‘비공개’ 왜?“
그런데 임 소방장 순직 사고 원인 조사와 그 결과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현장에서 진압 도중 창고 콘크리트 잔해물에 깔려 순직했다는 설명이 전부였다. 소방청 사고조사단이 한 달 동안 현장 감식과 원인 조사를 진행했지만 조사 결과는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진은 소방청에 ‘소방청 순직사고 조사 분석 결과와 재발방지 대책 보고’ 정보공개를 요청했지만 수 차례 청구에도 결국 비공개 결정이 내려졌다. 내부 교육과 훈련 목적으로 공개가 어렵다는 게 소방청의 답변이었다. 제주도소방본부 역시 소방청 지시에 따라 순직 사고와 관련한 어떤 내용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제주에서 발생한 비극이자 안타까운 소방관 순직 사고였다. 사고를 막을 수는 없었는지 사고 원인은 무엇이고 특히 왜 구급대원이 화재 진압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지역 사회 관심과 궁금증은 커졌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침묵했고 소극적으로 대처할수록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문경 공장 창고 화재나 평택 물류센터 화재 참사는 전국적 이슈가 되면서 소방청이 직접 나서 신속하고 대대적인 브리핑을 통해 각종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같은 순직 사고임에도 소방당국의 대응에 일관성이 없었다. 곧바로 취재에 착수했고 소방과 학계, 노동, 시민 단체 등의 협조를 얻어 당시 순직사고 조사 분석 요약본과 보고서 내용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순직 사건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했고 사고 원인과 현장 지휘 체계의 문제점, 그리고 구급대원이 왜 화재 진압대원이 됐어야 했는지 구조적 문제 등을 지역 언론사 최초로 연속 보도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 창고 화재 순직 소방관, 10초 만에 참변
창고 화재 진압 과정에서 무너진 건물 처마에 깔려 순직한 임성철 소방관. 순직한 지 100여 일 동안 알려지지 않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당시 화재가 난 현장 상황과 대응 과정을 정확히 확인해야 했다. 소방청 사고조사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현장 대응 과정을 시간대별로 분석했다. 그 결과 순직 소방관은 진압 현장에 투입된 지 불과 10초 만에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무게 9톤의 창고 콘크리트 처마가 약 3미터 높이에서 추락하면서 48톤의 하중이 가해졌고 방화 헬멧 보호 기준보다 최대 107배에 달하는 충격이 가해졌다는 사실 당시 상황 전말을 사고 발생 100여일 만에 심층 보도했다.
2) '소방 호스 오작동·통신 불량'…"대응 미흡"
사고 경위 파악 이후 관심을 가졌던 건 화재 현장 대응이 적절했는지였다.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야 했다. 해당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을 비롯해 소방 관계자들과 접촉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할애했다. 대부분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해 얘기하기를 꺼리거나 당시 상황 자체를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같은 사고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취재팀과 같았다.
오랜 설득 끝에 당시 현장의 문제점을 들을 수 있다. 대원들의 증언과 전문가 자문, 사고조사 결과 보고서 분석 등을 통해 진압 과정에서 물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소방 호스가 작동하지 않았고 상황 전파의 핵심인 통신 상태도 불량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장비 점검을 위해 일부 진압대원이 현장을 벗어나면서 최우선 안전 수칙인 2인 1조 대응 체계도 지켜지지 않은 점을 확인해 지적했다.
3) 현장 대응 미흡…"붕괴 예측 못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절차와 매뉴얼은 제대로 지켜졌을까?
화재를 비롯해 각종 재난 상황의 현장 대응 지침을 규정한 소방청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에 따르면 화재 진압 시 건물의 붕괴 가능성을 확인하고 붕괴가 우려될 때는 건축물 높이만큼 진압과 대피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순직대원이 진화 작업을 벌인 위치는 창고에서 1.8m 떨어진 지점으로 창고 높이인 3.2m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고 안전거리는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
당시 현장지휘관도, 대원들의 안전을 살펴야 하는 현장안전점검관도 현장에서 창고 처마의 붕괴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고, 기본적인 현장 대응 절차가 지켜지지 않으면서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하지만, 책임 소재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4) 구급대원이 왜 화재 진압?…“뒤늦게 제도개선"
순직 사고 이후 사람들이 가장 의문을 가졌던 것은 ‘구급대원이 왜 화재를 진압했는가’였다. 순직 소방관은 구급대원이었지만 화재를 진압하다 숨졌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동료 대원은 전문 훈련을 꾸준히 받은 진압대원들도 언제든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구급 업무를 하다가 화재 현장에 투입되면 더욱 미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주 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전국 지자체 현황을 살펴보니 제주를 비롯해 강원과 전라도 등 10개 지역에서는 구급대원도 화재 현장에 투입되고 있고 지자체마다 업무도 제각각이었다. 어떤 상황에서 화재 현장에 구급대원을 투입하는지 정확한 절차나 표준 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소방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자체 차원에서 구급대원의 현장 투입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고 통보했고 보도 이후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구급대원과 진압대원의 구체적인 업무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고 뒤늦게 밝혔다. 하지만, 소방 현장에서는 인력 조정이나 결원에 대한 고민 없이 내놓은 대책이 과연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 우려하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5) 순직사고 조사 결과 100일 넘게 '쉬쉬'…왜?
소방청은 순직 사고 이후 한 달 뒤에 조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100일 넘게 알려지지 않았다. 취재팀이 이와 관련해 정보공개를 요청했지만, 소방청은 결과 공개를 거부했고 수 차례 노력 끝에 받은 건 내용 상당 부분이 빠진 단 3장짜리 설명자료 뿐. 심지어 유족들에게조차 결과를 알려주지 않았다. 지난 1월 문경 공장 화재나 2022년 발생한 평택 물류창고 화재로 발생한 순직사고는 언론을 상대로 브리핑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취재팀이 임 소방관의 순직 사고 조사 결과와 관련해 연속보도를 시작하자 제주소방안전본부는 4일 만에 순직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담은 입장자료를 발표했다.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정확한 원인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기본이다. 잘못된 건 바로 잡고 미흡한 점을 보완하면 된다. 안타까운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공개와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6) 시한폭탄 노후 창고 실태조사 ‘전무‘
화재가 난 감귤 창고는 재난 상황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었다. 기둥이나 철근 없이 돌과 콘크리트 등으로 벽체를 올리고 지붕은 목재나 함석을 받친 형태로 일반적인 건축물과 비교해 안전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감귤 창고 같은 유사 건축물은 도내 1만 2천 개소가 넘는 것으로 순직 사고 이후 소방본부 조사에서 파악됐다. 하지만 소방이 예방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은 창고에서 카페나 소매점 등으로 용도 변경한 1백여 곳, 그러니까 전체 조사 대상의 1%에 불과했다. 나머지 99%는 행정의 안전 점검 대상 시설물에도 면적 기준에 미달한 제외되면서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편의를 위해 지었지만, 재난에는 시한폭탄 같은 위험을 안고 있는 노후 창고 시설물에 대한 안전 진단과 화재 대응 체계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순직사고 현장에 함께 투입됐던 동료 소방관들을 섭외해 인터뷰했다. 당시 현장 상황과 문제점 등을 인터뷰로 실어야 했기에 모두 익명 처리해 보도했다. 신원이 노출될 경우 소방 내부에서 피해를 입거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섭외한 소방관도 얼굴이나 전체 모습을 직접 촬영하지 않고 뒷모습, 그림자, 뒷배경 등으로 대체해 인터뷰 내용에 집중하고자 주력했다. 취재진과 대면 인터뷰가 어렵다고 한 소방대원은 전화 음성 녹취 내용을 그래픽으로 구성해 보도했다. 다만, 소방청 사고 조사에 참여한 소방관은 사전 동의를 구해 사진과 실명을 넣고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취재, 현장취재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보도가 아니었다면 순직 사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고 사고 원인과 조사 결과는 끝내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제주에서 소방대원 순직 사고와 관련해 사고 원인과 관련자 인터뷰,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심층 보도한 기획물은 지금껏 없었다. 단독 보도 이후 방송과 신문, 인터넷 등에서 유사 보도들이 뒤를 이었다. 뒤늦게 제주도소방본부와 소방청에는 보도 내용과 관련한 문의가 빗발쳤다. 타 매체 반향은 별도 목록으로 정리했다.
(단독 보도 이후 3일 동안 타 매체들에서 18건의 유사 보도 이어졌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첫 보도가 나간 이후 사흘 만에 그리고 순직 사고 112일이 지난 3월 21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가
'순직사고 원인 분석에 따른 재발방지 대책' 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창고 붕괴 위험 예측의 어려움, 미흡했던 현장 안전 관리 체계 등을 인정하면서 현장안전점검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현장 안전관리 기본원칙을 명확히 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화재 현장에서 구급대원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구체화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방청은 현장 핵심 매뉴얼인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 가운데 이번 순직사고와 관련해 미비했던 사항 등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취재진은 소방 대책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후속 보도와 취재를 이어갈 계획이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소방당국의 협조가 제한적인 취재 여건에도 대형 재난 사고에 대한 1차원적 발생 보도를 넘어 순직 사고의 원인과 결과 분석, 현장 대응의 문제점, 제도 개선 방향 등을 심층 보도하고 이를 통해 타 매체 그리고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 침묵하던 당국의 입장변화를 이끌어 낸 점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제주에서 왜 구급대원이 화재 현장 최일선에 뛰어들어야 하는지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고 전국적으로 제각각인 구급대원의 화재 현장 역할 문제를 공론화했고 제도 개선을 도출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무엇보다 지역에서 발생한 사안에 대해 취재와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고 심지어 유족에게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정도로 베일에 쌓였던 순직 사고 전말을 보도하면서 지역 언론사로서 책임을 다해 유족과 도민 알권리를 충족시켜준 의미있는 보도였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없음.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3회 전체 총평
제40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8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됐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시기라 총선 후보들을 검증한 기사들이 많았다. 치열한 토론 끝에 5개 부문에서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이종섭 출국금지·대통령실 통화>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진은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의 출국금지 조치에도 주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이 전 대사의 출국길을 동행 취재해 파장이 컸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단독 기사라는 평가와 함께 이 전 장관의 주 호주대사 임명 자체가 문제인 상황에서 출국 사실을 깊이 있게 보도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TV조선의 <양문석, 대학생 딸 사업자 대출로 본인 아파트 빚 갚았다 외 3건> 보도가 큰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양 후보가 고가의 아파트를 대학생 딸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통해 구입했다는 내용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도덕성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후보자 재산공개를 바탕으로 숨겨진 사실을 취재 보도해 경찰 수사까지 이끌어 낼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고 총선 정국의 큰 이슈가 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조선일보 창간 104주년 특별취재팀의 <12 대 88의 사회를 넘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선일보가 전태일 재단과 공동 기획한 기사로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와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정면으로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사회에 미친 영향력 측면과 유의미한 이슈를 제시했다는 점이 수상의 배경이 됐다. 조선일보의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었다는 평가와 12대 88이라는 분석 틀이 흥미로운 콘셉트였다는 부분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150여명의 취재원을 접촉해 기사화함으로써 기사가 촘촘하고 다양성을 높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구멍 뚫린 과적단속시스템 고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화물차의 과적 단속 장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과적 차량이 버젓이 운행되는 실태를 보도해 국토교통부가 전국 과적 검문소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 수상 배경이 됐다. 오랫동안 제기돼 온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 방안을 이끌어 내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전라일보의 <돈벌이로 전락한 공인어학시험…제94회 한국어 능력시험 암표상 사태> 보도와 경인일보의 <좌표찍기 시달린 공무원 사망 사건> 보도가 나란히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라일보 보도의 경우 새로운 팩트를 끄집어내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한국어 시험 암표에 대해서는 신선한 보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전국적으로도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이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해당 사안을 전국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경인일보 보도는 완성도와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무원이 받는 고통을 사회적 시각에서 조명했고 정부가 대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문제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이끌었다는 점이 수상 배경이 됐다. 스트레이트 기사로서의 요건을 두루 갖춘 파급력이 큰 보도였다는 심사평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