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한겨레21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한국 사회의 미래를 열 수 있는 의제인 ‘재자연화’를 앞세우는 창간기념 특대호 표지 이야기를 두 차례에 걸쳐 심층 보도했습니다. 한겨레21은 그동안에도 설악산 케이블카 문제나 새만금 생태 문제, 강원도 인제 천연림 벌목 현장 등등 지금 한국 사회가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될 기후와 자연, 생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왔습니다. 저희는 30주년을 맞아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기록하고 보도하는 것을 넘어 더 앞서가는 의제를 던지고자 했습니다. 자연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것이 당연히 그래야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취재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2024년 2월11일~19일 네덜란드와 독일 출장을 다녀온 이유입니다.
국내에서 보도되는 많은 기획기사는 한국의 문제점을 먼저 지적한 뒤, 국외 모범 사례를 소위 ‘정답’의 형태로 제시합니다. 한겨레21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한국에 대표적인 자연 복원 및 보존 모범사례로 알려진 독일과 네덜란드를 찾아 비판적으로 취재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모범’이 되는 사례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투입됐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범적인 면은 무엇인지를 들여다봤습니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모범사례로 알려진 결과물보다 더 중요한 모범사례를 찾았습니다. ‘하면서 배운다’는 그들의 태도였습니다.
유럽 취재를 바탕으로 1504호 표지이야기 기사를 썼습니다. 1화에선 네덜란드와 독일의 재자연화 프로젝트와 갯벌 보존과 복원 등에 관해 다뤘습니다. 그간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와 독일의 재자연화 프로젝트를 취재해 보도했고 국내에 모범사례로만 소개됐던 ‘휘어스호’ 해수유통 프로젝트에 어떤 문제점이 발견됐고 왜 현지에선 이를 ‘실패’ 사례로 보고 있는지를 취재해 기사에 담았습니다.
2화에선 유럽에서 자연을 보존하고 복원 사업을 활발하게 벌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어디서 시작되는지를 들여다봤고, 3화에선 유럽의 나라들이 자연을 보존하고 복원하기 위해 어떤 거버넌스를 활용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취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선 처음으로 전한 소식도 많습니다. 이를테면 WWF와 바덴해 보존협회가 정부와 어민들을 중재해 홍합양식 규모에 관해 협의를 끌어냈다는 이야기는 그간 국내 언론이 다룬 적 없는 사례입니다.
4화에선 새만금 간척사업을 반대하며 국내 재판에까지 증인으로 출석했던 아돌프 켈러만 박사를 만나 독일과 한국의 상황에 관해 두루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모든 기사는 각각의 개별적인 기사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기사 흐름으로 읽을 수 있도록 연결했습니다. 그리고 1504호 표지이야기 마지막은 1505호 표지이야기로 이어지도록 구성했습니다.
1505호 표지이야기 메인 기사의 주제가 된 부남호 사례는 켈러만 박사의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참여했던 콘퍼런스에서 나왔던 생태계 복원 계획이 얼마나 실행됐는지를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그가 해당 콘퍼런스에 참여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 계획은 실행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켈러만 박사를 만났을 때, 그 계획은 사실상 멈춰있었습니다. 국내 취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했습니다.
1505호 표지이야기 1화는 충남 서산의 부남호와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천수만 안쪽, 방조제로 가로막힌 지 40년이 넘은 부남호는 해수유통이 되지 않으면서 생태계가 무너진 상징적인 곳입니다. 이미 충남도에서 ‘역간척’이라는 키워드로 해수유통을 시도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쉽게 사업을 시작하지 못한 곳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지금 시점에서 부남호를 다루는 것이 아무 의미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켈러만 박사의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서라도 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부남호 생태계가 어떻게 파괴됐는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배를 타고 들어가 수질을 취재했습니다. 그간 부남호 수질에 관한 기사는 많았지만 언론사가 직접 배를 타고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충남연구원에 협조를 요청해 직접 수질검사도 진행했습니다. 배를 타고 들어가 바닥에서 건져 올린 오니는 새까맣고, 하수구 냄새가 났습니다. 농업용수는커녕, 공업용수로도 쓰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매년 수백억원이 부남호 수질개선을 위해 사용되지만 효과는 없습니다. 부남호를 방류할 때면 인근에서 양식을 하는 이들은 아우성을 칩니다. 모두가 꺼리는 부남호를 왜 돌릴 수 없을까요.
사실 부남호는 2010년대 중반부터 해수를 유통해 수질을 개선하는 역간척 사업이 추진되어 왔습니다. 켈러만 박사가 참여했던 콘퍼런스도 이런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행사 중 하나였습니다. 용역과 타당성 검토를 거쳐 실행만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은 멈췄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도지사가 바뀌면서부터입니다. 이런 상황은 부남호뿐만이 아닙니다. 10개의 수문 중 한 개의 수문을 시작으로 점차 수문 개방을 확대하려던 낙동강 하굿둑도 진전 없이 멈춰있습니다. 시민단체와 정부, 지자체가 협력해 겨우 한 개의 수문을 열었지만 벽에 가로막혀 더 나가지 못하는 낙동강을 취재했습니다.
부남호와 낙동강이 재자연화가 시급한 곳이라면, 이미 재자연화가 진행된 곳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복원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건 2000년대 후반입니다.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복원이 완료된 곳은 15곳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완벽한 복원이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모니터링을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국내의 갯벌 및 하구 생태계 복원 사업 전반을 점검한 보도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2월26일~3월12일 전북 고창과 전남 순천 등 전국에서 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을 찾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들여다봤습니다. 지금까지 복원 사업의 부정적인 면을 지적한 보도는 종종 있었지만, 어떤 부분을 더 발전시켜야 하고 잘 진행되고 있는 면은 무엇인지 짚은 보도는 없었습니다. 이를테면 올해 초부터 해수부와 함께 생태관광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고창군의 사례는 저희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지게 됐습니다.
유럽 취재를 하면서 한국에도 ‘하면서 배운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기사에 썼습니다. 유럽에 비한다면 한국의 재자연화는 아직 걸음마 수준일 겁니다. 다만 한국에도 하면서 배운다는 개념을 이미 받아들이고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해양수산부 과장이, 군 해양생태과 직원이, 환경단체 활동가가, 철새를 사랑하는 시민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준비는 다 되어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기사에 담았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익명의 취재원 없음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제보자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기사에 언급된 모든 현장 직접 취재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유럽의 바덴해나 자연 복원 사업에 관해 다룬 보도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늘 이런 사례는 국내에서 ‘모범사례’로만 소개됐습니다. 대부분 외부기관에서 지원을 받아 현지에서 정해주는 프로젝트 결과물을 소개 받고 좋은 점만 전달합니다. 저희는 출장을 떠나기 전부터 치열하게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유럽의 자연 복원 사업에 관해 잘 알고 있는 시민단체를 만났고, 바덴해 등 유럽의 사례를 수십차례 보고 온 전문가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취재 장소와 인물 등 모든 것을 직접 정했습니다. 프로젝트의 결과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었는지, 실패한 점은 무엇인지까지 취재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이를 통해 ‘무조건 한국도 배워야 한다’는 기사가 아니라 어떤 점은 배우고 어떤 점은 더 개선해야 할지를 담았습니다. 1400개 규모의 습지를 되돌린 네덜란드의 ‘붉은발도요 계획’이나 수백년 보존한 사구를 좀 더 자연스럽게 돌리기 위한 독일의 ‘샌드 코스트 프로젝트’ 등은 한국에 처음 보도되는 사례들입니다. 자연이 복원된 현장뿐만 아니라, 이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과 이들이 만든 보고서, 논문 등을 모두 취재했습니다. 이런 내용은 당장은 타매체들이 보도할 순 없지만, 앞으로 유럽의 자연 복원 사업에 관해 알아보는 이들이라면 참고하게 될 귀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번 기사는 한겨레21 누리집에서도 많이 읽혔지만 팔로워 7만여명에 불과한 한겨레21 페이스북에서 도합 3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특히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아돌프 켈러만 박사 인터뷰의 경우 에스엔에스 등에서 수백회 공유되며 널리 퍼졌고, 다큐멘터리 <수라>를 제작한 황윤 감독을 비롯해 많은 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은유 작가는 이 기사를 보고 “한겨레21 창간 30주년이라면 정치 기사 등을 특집으로 앞세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재자연화 기사를 탁월하게 다룬 걸 보고 놀랐다. 미래 의제를 다뤄줘서 반갑다”고 평가했습니다. SNS(@Nahee Kim)에도 “창간 30주년을 기념하는 핵심 의제로 생태 복원, 재자연화를 내세운 한겨레21. 표지 사진도 네덜란드의 역간척 염습지 풍경이다. 제1 미래 의제로 재자연화를 꼽은 한겨레21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와 같은 반응이 올라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을 엄격히 준수했습니다. 사내 자체 평가에서 월간 정기포상 ‘기획상’ 1차 심사를 통과한 상태입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도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3회 전체 총평
제40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8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됐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시기라 총선 후보들을 검증한 기사들이 많았다. 치열한 토론 끝에 5개 부문에서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이종섭 출국금지·대통령실 통화>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진은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의 출국금지 조치에도 주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이 전 대사의 출국길을 동행 취재해 파장이 컸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단독 기사라는 평가와 함께 이 전 장관의 주 호주대사 임명 자체가 문제인 상황에서 출국 사실을 깊이 있게 보도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TV조선의 <양문석, 대학생 딸 사업자 대출로 본인 아파트 빚 갚았다 외 3건> 보도가 큰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양 후보가 고가의 아파트를 대학생 딸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통해 구입했다는 내용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도덕성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후보자 재산공개를 바탕으로 숨겨진 사실을 취재 보도해 경찰 수사까지 이끌어 낼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고 총선 정국의 큰 이슈가 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조선일보 창간 104주년 특별취재팀의 <12 대 88의 사회를 넘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선일보가 전태일 재단과 공동 기획한 기사로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와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정면으로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사회에 미친 영향력 측면과 유의미한 이슈를 제시했다는 점이 수상의 배경이 됐다. 조선일보의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었다는 평가와 12대 88이라는 분석 틀이 흥미로운 콘셉트였다는 부분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150여명의 취재원을 접촉해 기사화함으로써 기사가 촘촘하고 다양성을 높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구멍 뚫린 과적단속시스템 고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화물차의 과적 단속 장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과적 차량이 버젓이 운행되는 실태를 보도해 국토교통부가 전국 과적 검문소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 수상 배경이 됐다. 오랫동안 제기돼 온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 방안을 이끌어 내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전라일보의 <돈벌이로 전락한 공인어학시험…제94회 한국어 능력시험 암표상 사태> 보도와 경인일보의 <좌표찍기 시달린 공무원 사망 사건> 보도가 나란히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라일보 보도의 경우 새로운 팩트를 끄집어내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한국어 시험 암표에 대해서는 신선한 보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전국적으로도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이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해당 사안을 전국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경인일보 보도는 완성도와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무원이 받는 고통을 사회적 시각에서 조명했고 정부가 대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문제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이끌었다는 점이 수상 배경이 됐다. 스트레이트 기사로서의 요건을 두루 갖춘 파급력이 큰 보도였다는 심사평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