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배전노동자가 작업 중인데, 한전은 왜 2만 2천 볼트의 전기를 투입했을까.
지난 1월 전남 신안에서 한 50대 배전노동자가 작업 도중 감전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전기가 차단된 것을 확인한 뒤 전선을 연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2만 2천 볼트의 전기가 투입된 겁니다. 노동자는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고 이후 민주노총은 한국전력공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는 한전의 잘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한전은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는 입장만 내놓았습니다.
광주MBC는 사고 원인을 끝까지 파헤치기로 했습니다. 왜 사고가 난 것인지 정확히 알아야, 또 다른 피해가 생기지 않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노동자가 작업하다가 감전 사고가 자주 발생해, 전기를 차단한 뒤 작업하도록 방법을 바꿔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였습니다. 이전에는 잘 드러나지 않은, 혹은 새로운 양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사고 경위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전문 용어와 기본 업무 등을 숙지했습니다. 배전노동자를 찾아가 설명을 듣고, 400페이지가 넘는 표준작업절차서를 읽으며 배전 업무 과정을 상세히 살폈습니다. 또, 500페이지의 한전 관리지침서를 참고해, 한전과 협력 배전업체 간의 계약 내용과 안전에 관한 사항 등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 안전수칙 불이행이나 안전사고 발생 시 배전업체와 노동자에게 벌점이 부과되는 등 한전이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신안 사고의 원인을 알기 위해, 한전에 지속적으로 연락했습니다. 하지만 한전은 보름 넘게 조사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취재진은 한전이 질문을 피할 수 없도록, 정보공개를 신청했습니다. 끝까지 답변을 요구하자, 결국 한전은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한전 직원이 현장을 확인하지 않고서, 작업이 끝났을 거라 예상해 전기를 흘려보낸, 명백한 ‘전기 오조작’ 사고였습니다. 사고 경위를 상세히 취재한 뒤 이를 다룬 단독 기사를 먼저 냈습니다.
(① [단독] 신안 배전노동자 감전 사고..한국전력 ‘오조작’ 인정 https://kjmbc.co.kr/article/tZRLMAghPepK914)
취재 중 알게 된 한 취재원이 이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단서로 취재를 더 이어갔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사고 노동자들의 연락처를 알아냈고,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사고 당사자 4명 중 3명이 취재에 응했습니다. 노동자가 작업을 위해 끊어 놓은 전선에 한전이 전기를 잘못 보냈거나, 이상 여부를 점검하려는데 한전이 갑자기 전기를 투입해서, 폭발이 발생한 경우 등입니다. 재해 노동자들은 피부 전층이 손상되는 3도 화상 등을 입었고, 많게는 수년간 일을 쉬며 수술과 치료를 반복해야 했습니다.
이들의 구체적인 증언을 바탕으로, 한전의 입장을 물었습니다. 사고 원인 등에 대한 정보공개도 청구했습니다. 사고에 관련한 다각적인 질문을 구체적으로 적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뒤에 도착한 답변은 단 한 줄이었습니다. ‘작업 관련자 간 의사소통 오류’입니다. 작업 관련자에는 배전 업무를 총괄하는 한전 업무 담당자와 전기를 보내는 한전 배전센터 직원, 공사 감리자, 협력업체 시공관리책임자, 배전노동자 등이 있습니다. 이들 중 누가 어떤 소통을, 왜 잘못했기에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습니다.
그 외 다른 답변들도 간단했습니다. 결국, 전남 나주에 있는 한국전력공사 본사를 찾았습니다. 배전과 안전 업무 담당자 등 약 10명과 만났습니다. 취재진은 보도 취지와 방향을 명확히 설명한 뒤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한국전력은 취재진이 제시한 두 가지 사례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사고 경위에 대해 이전보다 상세히 답했습니다. 이 내용을 두 번째 기사로 다루게 됐습니다.
(② 사고 뒷감당은 배전노동자의 몫 https://kjmbc.co.kr/article/IOipC22mIGJK9bgimKYh)
반면, 한국전력은 또 다른 하나의 사례는 한전의 과실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오히려 배전노동자가 작업 전 전기 차단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사고를 당한 노동자의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었습니다. 작업 전에 전기가 차단된 것을 확인했고, 맨손으로 전선을 만져 현장에 있던 한전 직원 등에게도 이를 확인시켰다고 했습니다. 또, 사고 직후 한전 직원이 ‘왜 전기가 흐른 건지 모르겠다’는 발언을 한 것도 기억했습니다.
이렇게 양측의 주장이 다를 경우, 재해 노동자가 한전의 과실을 입증해야만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노동자 개인이 한 기관의 내부 정보를 알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사고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원인을 증명하는 것도 재해 노동자의 몫인 것입니다. 이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기사에 담았습니다.
더 취재한 결과, 관련 정부 정책마저 부재했습니다. 사고가 나면 재해 노동자를 고용한 업체가 사고 경위가 담긴 조사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해야 하는데, 업체가 한전 눈치를 보며 조사 내용을 거짓으로 작성한다 해도, 막을 방법은 없었습니다. 사망 등의 중대재해가 아니면, 노동부는 조사표에 쓰인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재조사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같은 내용을 세 번째 기사로 다루게 됐습니다.
(③ 한전 과실 입증 어려워..정부 정책도 미흡 https://kjmbc.co.kr/article/G1PZ-q7BLE__8_x8vZ)
마지막 기사에는 노동자 개인이 한전을 상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일지, 지난한 이번 취재 과정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또, 사고로 인한 화상 등 재해 노동자의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사고 트라우마 등 정신적인 고통 역시 크다는 점을 전문가의 의견을 담아 짚어냈습니다.
(④ 한전, 원활한 소통 어려워..사고 노동자 정신적 피해까지 https://kjmbc.co.kr/article/ELK5WC_lF1FDujY4IKx0M)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원 익명 등 이유>
기사에서 다룬 모든 촬영과 인터뷰는 당사자 동의를 구했습니다. 다만, 다수의 취재원이 익명으로 등장하고, 취재한 내용이 모두 기사에 담기지 못한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국내 전기 에너지를 독점으로 공급하는 곳입니다. 직원 수 2만 2천 명, 지역 본부 15곳이 있는 대규모 기관입니다. 배전업체와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한전입니다. 오는 5월 한전과 협력업체들과의 재계약 협상이 시작되고, 연말이면 그 여부가 결정됩니다. 이 때문에 취재 당시, 배전 업계는 등 상당히 예민한 시기였습니다.
취재진은 배전노동자 약 10명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대부분 기사화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속한 지역만 드러나도, 자신이 특정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업무 배제나 실직 등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기사에 담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재해 노동자 4명과 연락이 닿았고, 이 중 3명이 취재에 응했습니다. 일용직 배전 노동자 한 분이 실명 공개와 촬영을 허락했습니다. 다른 배전 노동자 2명은 익명과 모자이크, 음성변조를 한다는 전제 아래 보도에 동의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 보도는 없었습니다.
광주MBC 보도 이후 타 매체 5곳에서 이를 보도했습니다. (관련 파일 별도 첨부)
5. 사회에 끼친 영향
(1) 한국전력공사, 사고 원인 반영한 최초의 예방책 마련
한국전력공사 광주전남본부는 이번 신안 사고 보도를 계기로, 감전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현장에서의 사례를 기반으로 만든 대책으로는 최초입니다. 작업자 간 소통의 미흡함을 해결하고자, 한전 업무 담당자와 한전 배전센터 직원, 협력업체 시공관리책임자 등이 각 2명씩 3차례에 걸쳐 작업 완료 여부를 확인하는 '3단계 사고 예방책'을 만들었습니다. 본사 차원에서 이를 검토해, 앞으로 전국 지역 본부에 이 대책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2) 한국전력공사, 사고 재발 방지 약속
한국전력공사는 보도가 나간 뒤 광주MBC에 찾아와 보도 내용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 같은 사고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며, 이를 위해 배전 협력업체와 유기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광주MBC는 이번 보도가 한국전력공사의 전기 오조작 과정을 상세히 드러내, 사고 재발 방지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합니다. 처음에는 사고 원인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던 한국전력이 감전 사고 예방책까지 스스로 만들도록 이끌어낸 보도라고 자부합니다.
이번 보도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1) 취재 내용 공개 가능성
보도 이후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 중에 재해 배전노동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는 일부 공유했습니다. 취재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정당한 배상을 받도록 한 조치입니다. 배전 노동계 요청이 있을 경우 한국전력공사의 모든 서면 답변은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입니다.
(2) 충분한 반론 기회 제공
취재진은 한국전력공사에 충분한 반론 기회를 주었습니다. 전화 통화부터 정보공개청구, 직접 만남까지 한 달가량 반론할 수 있는 기간을 주었습니다. 또한, 그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론 내용인 ‘연평균 배전작업 30만 건, 이 중 한전의 과실 사고는 1건’이라는 주장을 기사에 담았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3회 전체 총평
제40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8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됐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시기라 총선 후보들을 검증한 기사들이 많았다. 치열한 토론 끝에 5개 부문에서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이종섭 출국금지·대통령실 통화>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진은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의 출국금지 조치에도 주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이 전 대사의 출국길을 동행 취재해 파장이 컸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단독 기사라는 평가와 함께 이 전 장관의 주 호주대사 임명 자체가 문제인 상황에서 출국 사실을 깊이 있게 보도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TV조선의 <양문석, 대학생 딸 사업자 대출로 본인 아파트 빚 갚았다 외 3건> 보도가 큰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양 후보가 고가의 아파트를 대학생 딸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통해 구입했다는 내용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도덕성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후보자 재산공개를 바탕으로 숨겨진 사실을 취재 보도해 경찰 수사까지 이끌어 낼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고 총선 정국의 큰 이슈가 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조선일보 창간 104주년 특별취재팀의 <12 대 88의 사회를 넘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선일보가 전태일 재단과 공동 기획한 기사로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와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정면으로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사회에 미친 영향력 측면과 유의미한 이슈를 제시했다는 점이 수상의 배경이 됐다. 조선일보의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었다는 평가와 12대 88이라는 분석 틀이 흥미로운 콘셉트였다는 부분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150여명의 취재원을 접촉해 기사화함으로써 기사가 촘촘하고 다양성을 높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구멍 뚫린 과적단속시스템 고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화물차의 과적 단속 장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과적 차량이 버젓이 운행되는 실태를 보도해 국토교통부가 전국 과적 검문소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 수상 배경이 됐다. 오랫동안 제기돼 온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 방안을 이끌어 내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전라일보의 <돈벌이로 전락한 공인어학시험…제94회 한국어 능력시험 암표상 사태> 보도와 경인일보의 <좌표찍기 시달린 공무원 사망 사건> 보도가 나란히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라일보 보도의 경우 새로운 팩트를 끄집어내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한국어 시험 암표에 대해서는 신선한 보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전국적으로도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이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해당 사안을 전국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경인일보 보도는 완성도와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무원이 받는 고통을 사회적 시각에서 조명했고 정부가 대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문제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이끌었다는 점이 수상 배경이 됐다. 스트레이트 기사로서의 요건을 두루 갖춘 파급력이 큰 보도였다는 심사평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