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V),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과적 검문소, 제구실 못한 채 22년째 방치
“주행 중이던 화물차 바퀴가 빠지면서, 마주오던 관광버스를 덮쳐 2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2월 26일 KBS 9시 뉴스 리포트 중 일부입니다. 이런 화물차 사고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게 바로 ‘과적’입니다. 과적 화물차는 ‘도로 위 흉기’로 불리며 도로 파손을 유발하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화물차 과적 사고는 취재 현장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사고 유형 중 하나로 대부분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집니다. 단순 사고 소식을 전하는 데에서 멈추기보다는 사회부 기자로서 왜 이런 사고가 계속 일어나는지,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지 고민한 것이 취재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국토부는 과적 화물차를 단속하기 위해 화물차가 주로 다니는 국도에 과적 검문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퀴당 10톤, 총 40톤을 넘는 과적 화물차를 잡아내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국민들은 당연히 과적 검문소가 과학적인 단속 장비로 정밀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던 중 KBS 취재팀은 국토부의 과적 검문소가 제기능을 아예 하지 못한 채 요식 행위로 운영되어왔다는 믿지 못할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당연히 잡아내야 할 과적 화물차는 그냥 통과시키고, 오히려 적정량의 짐을 실은 화물차는 과적으로 측정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입니다.
과적은 못 잡고, 선량한 기사는 형사고발
취재팀은 직접 두 눈으로 과적 검문소의 운영 실태를 체감하기로 했습니다. 단일 품목의 무게가 과적에 해당할 때는, 화물을 나눌 수 없기 때문에 운송 구간에서는 예외적으로 과적을 일시 허가해주는 화물차를 섭외했습니다. 이 화물차는 과적 상태이기 때문에 당연히 검문소에서 적발돼야 하고, 허가증을 보여주면 통과하는 절차가 이뤄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과적검문소들을 수차례 오가도 검문소는 ‘깜깜무소식’... 단 한 번도 걸리지 않고 무사 통과했습니다. 검문소들은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과적을 하지 않았는데 고발을 당했다는 억울한 화물차 기사들의 사연을 다수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적정량의 짐을 실은 기사들은 검문소를 그냥 지나치기 일쑤인데 이런 화물차를 도주차량으로 고발해 선량한 범법자를 대거 양산하고 있었던 겁니다. 살아있는 돼지를 실어 도저히 과적이 될 수 없었던 차량 기사가 벌금 70만 원을 선고 받은 일, 화물을 아예 싣지 않고 검문소를 지나갔는데 과적 도주차량으로 고발당한 일 등을 보도했습니다. 취재를 통해 확보한 측정 오류 사례만 2022년부터 최근까지 3500건이 넘었습니다.
문제의 핵심, ‘고속축중기’를 찾아내다
이런 황당한 일이 계속돼 온 원인은 과적 검문소에 설치된 고속축중기에 있었습니다. 고속축중기는 주행 중인 화물차의 무게를 재는 장비입니다. 국토부 과적검문소는 이 고속축중기로 화물차의 무게를 1차로 측정한 뒤 과적이 의심되면 2차로 저속축중기로 계측한 뒤 과태료나 벌금을 부과하는 구조로 운영됩니다.
그런데 1차 고속축중기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취재팀이 국토부로부터 자료를 확보해 분석해보니 지난해 고속축중기가 과적으로 측정한 차량 중 실제 과적인 차량 비율은 4.2%에 불과했습니다. 2020년에는 고작 1.2%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육안으로 과적 화물차를 선별해 이동식축중기로 정밀 측정하는 암행 단속의 적중률인 10%대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눈대중으로 보는 것만 못한 장비가 1차적으로 과적 차량을 걸러내는 데 쓰여왔던 겁니다. 과적이 의심되면 2차 장비인 저속축중기로 재측정을 해야 하는데, 과적 차량이 이미 1차적으로 통과되니 비교적 정확한 저속축중기가 역할을 할 기회도 없었습니다. 반대로 화물을 싣지 않은 빈 차는 과적 혐의 차량으로 분류해 재측정을 시키는 등 소모적인 일이 계속됐습니다.
오차율 58%... “도입해선 안 될 장비”
고속축중기가 말도 안되는 성능을 보이는 이유는 국토부가 온도에 매우 취약한 세라믹 센서 고속축중기를 도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KBS 취재 결과 세라믹 센서의 오차율은 영상 10도 기준 58%였습니다. 40톤짜리 화물차가 29톤으로도, 79톤으로도 측정되는 수준인 겁니다. 오차는 온도가 내려갈수록 더욱 극심해져 영하에서는 수백퍼센트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일교차가 큰 한국에는 애초부터 쓰면 안 될 장비였습니다.
심지어 온도가 높은 여름에도 기온이 떨어지는 새벽에는 과적 차량을 1건도 잡아내지 못하는 실적을 보였습니다. 단속을 피해 새벽에 과적 운행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정반대였습니다. 성능도 안 좋았지만, 실제로 찾은 과적검문소에서의 관리 상태도 엉망이었습니다. 지난 1월 충남의 한 과적 검문소를 찾아 고속축중기 관련 장비들의 상태를 취재해보니 제어기기는 아예 기둥이 부러져 본체가 땅에 박혀있고, 전선도 이리저리 외부로 드러난 상태였습니다.
성능 알고도 도입한 국토부... 혈세 400억 원 낭비
국토부가 고속축중기를 도입한 건 2002년입니다. 무려 22년째 과적 검문소는 무용지물이었던 겁니다. 국토부도 2002년부터 이런 오차율을 알았습니다. 각종 연구에서 세라믹 센서의 취약함은 이미 기정사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도입한 이유는 정확도가 높은 쿼츠 센서보다 가격이 10분의 1로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국토부는 2002년부터 가장 최근인 2015년까지 과적검문소 16곳에 순차적으로 고속축중기를 설치했습니다. 쓸모없는 장비인 것을 알면서도 관성적으로 일을 해온 겁니다. 설치비만 100억대입니다.
그간 유지보수비도 상당했습니다. 지난해에만 17억 원이었고, 22년간 약 400억 원의 세금을 썼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도입 무렵부터 민원 제기가 잇따르고, 고발 차량에 대한 이의제기 등이 계속돼 고속축중기의 문제를 국토부도 수차례 인지했지만 어떤 개선도 하지 않고 혈세만 낭비해왔습니다.
KBS는 총체적인 과적 단속 시스템의 문제를 3월 7일 톱기사로 현장의 상황과 시스템, 문제의 원인으로 3개 리포트로 보도했습니다. 이튿날 문제를 알면서도 장비를 도입한 국토부가 수백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리포트와 함께 기자 출연을 통해 나머지 취재 내용을 상세히 풀어냈습니다. 이후 국토부의 전수조사 소식과 향후 개선안 제언 등을 리포트와 디지털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 없었습니다.
-타 매체의 반향
MBC강원영동
[강원영동] "같은 짐 실었는데" 들쭉날쭉한 과적 단속?
https://kjmbc.co.kr/article/iqNL1uGywjFG66aM-9vZ
비전21뉴스
국토교통부, 고속축중기 운영실태를 전수조사하고, 미흡한 점을 조속히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http://www.vision21.kr/news/article.html?no=337712
한국보건복지신문
국토교통부, 고속축중기 운영실태를 전수조사하고, 미흡한 점을 조속히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http://www.xn—z69als844ayubga402g8pmgtw.xn--3e0b707e/news/article.html?no=35749
5. 사회에 끼친 영향
KBS 보도 이후 즉각 전수조사... 22년 만에 개선
첫 보도 이튿날 국토부는 곧바로 ‘고속축중기 운영실태를 전수조사하고, 미흡한 점을 조속히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설명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사실상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한 겁니다. 국토부는 즉시 전국 16개소 고속축중기에 대한 오차율 등을 전수조사할 계획이라며, 세라믹 센서 고속축중기 방식을 교체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서면조사를 벌인 국토부는 지난 3월 25일 현장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중량 측정 정확도를 평가하고 카메라와 제어기 등 장비 관리 상태를 4월 3일까지 점검했습니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4월 중 개선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KBS 보도로 도입해서는 안 될 고속축중기를 들여와 수백억 원의 혈세만 낭비한 국토부가 22년 만에 문제를 스스로 개선하게 된 셈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403회)구멍 뚫린 과적단속시스템 고발 / KBS
구멍 뚫린 과적단속시스템 고발
KBS 김청윤 기자
과적 화물차 하면 떠오르는 말인 ‘도로 위 흉기’. 처음엔 참신한 표현이었지만 너무 자주 쓰이다 보니 요즘은 상투 어구가 됐습니다. 과적 사고가 그만큼 자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국은 단속을 계속하고 있고, 언론도 관련 기사를 쏟아냈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어딘가에 우리가 모르는 근본적인 허점이 있을 터였습니다.
취재팀이 주목한 것은 과적 단속 검문소였습니다. 국토부에서 운영하는 과적 검문소들은 물류 단지를 중심으로 한 번쯤은 지나치도록 꽤 촘촘히 배치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과적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검문소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방증이었습니다. 취재 결과 문제의 원인은 주행 중인 화물차의 무게를 재는 고속축중기라는 장비에 있었습니다.
고속축중기는 과적이 의심되는 차량을 골라내 저속축중기에 재측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국토부가 설치한 세라믹 센서 고속축중기의 오차율이 영상 10도 기준 58%였던 겁니다. 과적 차량은 그냥 통과시키고, 적정량의 화물을 실은 화물차를 오히려 과적으로 판정한 이유였습니다. 온도가 내려가면 오차는 더욱 커져 사계절이 뚜렷하고 일교차가 큰 한국에서는 애당초 쓰면 안 되는 장비였습니다.
보도 이후 국토부는 전수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재확인하고 22년간 4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낭비한 고속축중기를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과적 검문소가 주어진 임무를 다시금 충실히 수행하기 바랍니다. 취재를 위해 수차례 함께 지방 현장을 오간 영등포라인 후배들 고생 많았습니다. 기사 출고까지 많은 신경을 기울여주신 최규식 부장, 박희봉 팀장, 정연우 캡께 영광을 돌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403회 전체 총평
제40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8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됐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시기라 총선 후보들을 검증한 기사들이 많았다. 치열한 토론 끝에 5개 부문에서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이종섭 출국금지·대통령실 통화>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진은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의 출국금지 조치에도 주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이 전 대사의 출국길을 동행 취재해 파장이 컸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단독 기사라는 평가와 함께 이 전 장관의 주 호주대사 임명 자체가 문제인 상황에서 출국 사실을 깊이 있게 보도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TV조선의 <양문석, 대학생 딸 사업자 대출로 본인 아파트 빚 갚았다 외 3건> 보도가 큰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양 후보가 고가의 아파트를 대학생 딸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통해 구입했다는 내용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도덕성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후보자 재산공개를 바탕으로 숨겨진 사실을 취재 보도해 경찰 수사까지 이끌어 낼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고 총선 정국의 큰 이슈가 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조선일보 창간 104주년 특별취재팀의 <12 대 88의 사회를 넘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선일보가 전태일 재단과 공동 기획한 기사로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와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정면으로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사회에 미친 영향력 측면과 유의미한 이슈를 제시했다는 점이 수상의 배경이 됐다. 조선일보의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었다는 평가와 12대 88이라는 분석 틀이 흥미로운 콘셉트였다는 부분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150여명의 취재원을 접촉해 기사화함으로써 기사가 촘촘하고 다양성을 높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구멍 뚫린 과적단속시스템 고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화물차의 과적 단속 장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과적 차량이 버젓이 운행되는 실태를 보도해 국토교통부가 전국 과적 검문소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 수상 배경이 됐다. 오랫동안 제기돼 온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 방안을 이끌어 내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전라일보의 <돈벌이로 전락한 공인어학시험…제94회 한국어 능력시험 암표상 사태> 보도와 경인일보의 <좌표찍기 시달린 공무원 사망 사건> 보도가 나란히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라일보 보도의 경우 새로운 팩트를 끄집어내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한국어 시험 암표에 대해서는 신선한 보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전국적으로도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이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해당 사안을 전국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경인일보 보도는 완성도와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무원이 받는 고통을 사회적 시각에서 조명했고 정부가 대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문제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이끌었다는 점이 수상 배경이 됐다. 스트레이트 기사로서의 요건을 두루 갖춘 파급력이 큰 보도였다는 심사평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