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면 당연히 관보에 올리지 않았을까?”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12월 4일. 관보에 비상계엄 관련 공고문이 실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한민국 전자관보 시스템에 들어갔습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해제하면서 관보에 관련 사실을 당연히 공고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관보는 정부가 운영하는 공식 기관지입니다. 헌법·법률·대통령령·총리령·부령 제·개정 사안을 공포할 땐 관보에 실어야 효력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공고는 물론이고 해제 공고도 모두 관보에 실려 있지 않았습니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관보 게재라는 당연한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채 일어난 일이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12.3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발표와 뉴스 속보로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는 사실을 알 순 있었지만, 이를 정부의 공식 기관지인 관보에 싣지 않은 것은 문제가 크다고 봤습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12월 4일 당일 MBC라디오에서 유승익 한동대 연구교수가 “사실 공고는 하지 않았고 제가 방금까지도 확인했는데 관보에 아직 올라오지도 않았다”고 언급한 것을 들으면서 ‘관보 미공고’ 문제를 다뤄야겠다는 확신을 더욱 굳히게 됐습니다.
이 문제를 따지기 위해선 과거 비상계엄 때의 관보도 같이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데스크 역시 “1979년 10.26 사태 직후 비상계엄 선포 때와 1980년 5.17 비상계엄 확대 당시의 관보를 확인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실제로 관보를 열람한 결과 1964년 6.3항쟁, 1972년 10월 유신, 1979년 10.26 사태 직후, 1980년 5.17 비상계엄 확대 당시 어김없이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공고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군사정권 시절에도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은 지켰다는 것입니다.
이후 헌법학 교수들로부터 관보 게재의 당위성에 대해 문의했습니다. 교수들로부터 “계엄령 선포 및 해제 사실을 관보에 게재조차 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전현직 정부 관계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눠 보니 관보에 비상계엄 공포 사실을 전달하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비상계엄선포 관보 공고 여부는 당시 논란이 되던 ‘각 국무위원들의 비상계엄 국무회의 참석 여부’와도 관련이 깊은 문제였습니다. 12월 초에만 해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상당수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 참석 사실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군사정권 시기 관보에 실린 계엄선포공고를 보면 어김없이 국무회의에 배석한 국무위원들의 명단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관보에 계엄선포공고를 올리지 않은 것을 통해 당시 개최된 계엄 국무회의의 정당성 측면에서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전현직 정부 관계자들의 의견은 익명으로 실었습니다. 정부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실명으로 인용하기 부담스러워한다는 점을 감안했습니다. 그 외의 전문가 코멘트는 실명 인용했습니다. 본 보도는 바이라인을 적은 기자들이 직접 취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해당 기사는 비상계엄공고 관보 미게재 문제를 지적한 첫 기사였습니다. 과거 비상계엄 선포 때의 관보를 찾아 기사화한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해당 기사 이후 다수 기사와 칼럼에서 관보에 비상계엄 공고를 올리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실렸습니다.
예컨대 JTBC는 12월 9일 <전두환도 남긴 '계엄 공고문' 건너뛰었나…"존재하는지 모르겠다">라는 기사에서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도 계엄을 선포할 때면 공고문을 올렸습니다”라며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12.3 계엄 관련 공고문은 한 번도 올리지 않았습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본지와 마찬가지로 ‘전두환 신군부도 비상계엄 공고를 올렸다’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공고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한 후속 보도도 나왔습니다. 연합뉴스, MBC, 국민일보, 경향신문 등은 1월 4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소장을 인용하며 “김 전 장관은 미리 작성해 갖고 있던 계엄 선포문을 공고하려 했다”며 “계엄법상 계엄 선포문은 대통령이 공고하게 돼 있고 당시 대통령실 홍보수석, 대변인 등과 연락이 닿지 않아 결국 공고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번 기사로 공론화한 비상계엄선포 관보 미게재 문제는 실제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소추에 주요 근거로 언급됐다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에서도 관보 미게재 문제는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국회가 제출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을 보면 관보 미게재를 지적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관보에 공고하지 않아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요건’을 위반했고, 이 과정에서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법률 위반 사실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래는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12월 12일 발의)에 나와 있는 관보 관련 언급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나.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요건 위반’에 나와 있는 문장입니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때에는 그 이유, 종류, 시행일시, 시행지역 및 계엄사령관을 공고하여야 한다”(계엄법 제3조).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전후 대통령에 의한 어떠한 계엄 공고도 확인되지 않으며, 관보에도 해당 공고를 찾아볼 수 없다.
아래는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12월 26일 발의)에 나와 있는 관보 관련 언급입니다. 마찬가지로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요건을 위반했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비상계엄 선포 전후 대통령에 의한 어떠한 계엄 공고도 확인되지 않으며, 관보에도 해당 공고를 찾아볼 수 없다.
‘관보에서 해당 공고를 찾아볼 수 없다’는 언급은 12월 4일 국회가 1차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을 때는 없던 내용입니다. 당시에도 ‘절차상 위법을 저질렀다’는 내용이 담기긴 했지만, ‘국무회의 심의 및 국회 통고 등의 절차를 통째로 무시했다’고 지적했을 뿐이었습니다. 관보를 통해 비상계엄 사실을 공표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기사가 12월 5일에 나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기사를 필두로 비상계엄공포 관보 미게재 사실이 공론화된 뒤 국회에서도 이를 반영해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을 상정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기사가 나온 직후 국회에선 비상계엄선포를 왜 관보에 게재하지 않았는지 주목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일 기사가 나온 직후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향해 “10·26 때, 그때도 비상계엄이 선포됐었는데 관보에 게재했다. 이번에는 그런 게 있었느냐, 없었느냐. (이번에는) 없었다”고 언급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소속사 확인도 거쳤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도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2회 전체 총평
제41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 걸쳐 65편이 출품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반영하듯, 전체 출품작 41.5%(27편)가 계엄·탄핵 관련 보도였다. 진실을 기록하려 치열하게 땀 흘린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수상작은 모두 9편으로, 2024년 이달의 기자상 12차례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취재보도1부문은 계엄 관련 보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출품된 19편 가운데 17편이 계엄과 직접 관련된 보도였는데, 심사위원들은 계엄의 ‘뿌리’를 찾는 보도에 가중치를 두자는 데 공감했다. 그런 면에서 JTBC의 <‘성추행 보살님’ 민간인이 움직였다…‘롯데리아 내란 모의’>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계엄 기획에 관여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점집 운영 사실과 부하 성추행 전력 등을 폭로함으로써 계엄의 황당무계한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디스패치의 보도는 유명 연예인 송민호의 공익요원 사회복무 실태를 추적해 보도함으로써 사회복무요원 제도의 운영 부실 사실을 환기시키는데 기여했다. 주거지와 근무지, 동료 등에 대한 집요한 현장 취재를 통한 사실 확인 노력이 돋보였다. 서울시의 실태조사 착수 등 파급효과를 낳은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춘천의 <붉은 소나무의 비밀> 보도는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의 부실 실태를 입체적으로 짚어낸 수작이었다. 6개월 이상에 걸쳐 전국 20여개 시·군의 방제지 30여곳을 찾아다니는 등 땀의 흔적이 빛났다. 최근 5년간 전국 지방산림청 등의 산림사업 발주 및 수주 내역 6만4000여건을 1년 동안 전수 분석해, 산림조합의 수의계약 독식 실태도 폭로했다.
TBC의 <혈세 쏟은 DTL, 알고 보니 ‘의원님’ 왕국> 보도는 지역 토착 비리를 끈질기게 추적한 보도라는 점에서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대구시 예산과 택시회사 출연금으로 설립된 택시근로자복지센터(DTL)가 택시 기사들을 위한 복지는 뒷전인 채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배후에 현직 국회의원이 있다는 의혹을 줄줄이 파헤쳤다. 취재 범위를 넓혀가며 15건을 연속 보도한 점도 눈에 띄었다.
지역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부산일보의 <33조 녹색채권 어디에> 보도는 지역 보도의 범주를 전국으로 확장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환경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녹색채권이 그 취지와 달리 ‘그린 워싱’에 활용되고 있음을 파헤쳤다. 2018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33조5561억원 상당의 녹색채권 공시자료 361건을 전수조사한 노력 역시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울산MBC의 <바실라> 보도는 1300년 전 유라시아~신라 문명 교류를 탐사한 대작이다. 8세기 페르시아의 마지막 왕자 피루즈의 페르시아~신라 여정을 이란, 이스라엘, 인도 등 11개국 10만㎞를 따라가며 이슬람과 중국 등 기록의 교차 검증을 통해 확인했다. 4년간 기획, 촬영하고 국내외 40여명의 전문가 자문을 거치는 등 치열한 노력이 녹아들었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비상계엄의 밤을 각각 국회 본청 건물 외부와 내부에서 생생하게 담아낸 서울신문의 <국회 운동장에 내리는 계엄군> 보도와 연합뉴스의 <국회 본청 진입하는 계엄군> 보도 등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서울신문 사진은 기자가 계엄군과 경찰의 위협을 피해 화장실에서 전송하는 등 긴장감 넘치는 사진에 드러나지 않은 외적인 요소도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사진은 계엄군을 뒤따라 달려가면서 휴대전화기로 촬영한 장면들로, 계엄군과 국회 직원의 충돌을 타 매체들과는 다른 각도에서 근접 포착했다.
심사위원회는 故김애린 KBS광주 기자의 생전 마지막 리포트인 <달팽이 붕어빵> 보도를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광주 광산구가 지원해 문 열었던 ‘달팽이 붕어빵’ 노점이 주변 민원으로 곧 문닫은 사례에 주목해, 상생을 위한 노점 허가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보도였다. 김 기자는 GPS를 활용한 광주 붕어빵 지도를 만들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후속 기획을 준비 중이었으나, 지난해 12월29일 제주항공 참사로 너무도 일찍 세상을 떠나버렸다. 故김애린 기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