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0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0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취재 경위
“우리 또 옷 사는데, 알고 있습니까?”
어느 날 평소 교류하던 기초의회 의원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매년 울산지역 5개 기초의회 의원들이 단합을 목적으로 다 함께 모여 체육대회를 하는데 이 행사에 참가하면서 의원은 물론 의회 직원들까지 모두 단체복을 맞춰 입는다는 이야기를 건네왔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각 지역 대표들이 모여서 여는 행사니 운동회에서 체육복 맞춰 입듯이 단체복 살 수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2022년에 당선된 현 의원들이 2023년에도 똑같은 행사를 하며 단체복을 맞춰 입었는데 1년 만에 또 옷을 사 입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인원이 적지 않다 보니 옷을 사는 데만 수천만 원씩 든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까지 전해 들었습니다.
그렇게 취재가 시작되었습니다. 내막을 자세히 살펴보니 체육대회라고 불리는 구군의회 교류대회는 친선을 목적으로 십여 년 전부터 매년 관례처럼 치러진 행사였습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2023년부터 다시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백 번 양보해서 2023년은 팬데믹 기간 중단되었던 행사가 재개되었고 민선 8기 이후 첫 행사이니 단체복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해도, 똑같은 사람들이 똑같은 성격의 행사를 하면서 1년 만에 또 옷을 사 입는다는 점은 좀처럼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준 기초의회 의원은 예산 낭비에 분개를 하면서도 직접적으로 나서기를 꺼려 했습니다. 대다수의 의원들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데다, 심지어 새 옷을 사 입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체적으로 부적절한 예산 낭비를 막아보려 동료 의원들에게 문제 제기를 하면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사람 취급을 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주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구청과 군청의 잘못된 행정을 지적하고 잘못된 예산 사용을 바로잡기 위해 존재하는 의회가 오히려 부적절한 예산 사용에 앞장서고 심지어 내부적인 문제 제기를 잘못으로 치부하는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일부 기초의원들은 다른 의회보다 더 좋은 브랜드의 옷을 사야 자신들의 의회의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여기며 더 비싼 옷을 사 입는 데 골몰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이런 일이 매년, 의회 구성원이 바뀌어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눈 감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수천만 원이라는 돈은 수천억 원을 집행하는 자치단체의 예산의 아주 작은 일부일 수 있지만 이런 부적절한 예산들이 모이고 쌓인다면 진짜 예산이 필요한 곳에 반드시 쓰여야 하는 돈이 부족해 결국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그 피해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정부의 긴축 기조로 지자체마다 예산 부족으로 아우성을 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의원들의 이런 행태는 본인들에게 막중한 책임을 대신하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의 믿음을 배신하는 행위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잘못된 관행부터 바로잡아야 풀뿌리 민주주의가 바로 서고 진짜 주민을 위해 일하는 의회가 자리 잡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 보도내용
① 체육대회 예산의 대부분 ‘옷 값’으로 사용
울산지역 5개 구군 기최의회에서 단합 체육대회에 사용하는 예산 내역서를 모두 분석했습니다. 2024년의 경우 체육대회 주최 측인 울산 북구가 체육대회 이벤트 비용 1천만 원, 점심 식사 비용 1천만 원, 보험과 의료비 180만 원, 상품권 구매 70만 원을 대표로 지출했습니다. 이외에 나머지 구군은 1천만 원씩을 사용해 옷을 구매하고 나머지 비용으로는 간식을 구매했습니다.
울산 북구 1천180만 원, 중구 891만 원, 울주군 980만 원, 남구 920만 원, 동구 789만 원으로 체육대회 참여하는 사람 181명의 체육복을 구매했는데 사용한 옷값만 4천6백만 원에 달했습니다.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예산 사용 계획을 작성하지 않기 때문에 매년 체육대회를 위해 1천만 원의 예산부터 확보하고 그 돈에 맞추어 옷을 구매하는 실태를 알게 되었습니다.
② 예산 사용의 법률적 ‘허점’ 지적
체육복을 구매한 예산은‘의회 운영비’의 ‘일반운영비’ 항목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의원들이 착용하는 피복의 경우 일반운영비로 집행할 수 없습니다. 피복이 필요한 경우 별도의 항목으로 편성을 한 뒤에 구매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해당 피복이 제복과 같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런 규정은 예산을 집행하는 각 기초의회의 사무과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취재 당시 피복 구매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돌아온 답변이 “해당 단체복은 의정 활동 시에도 착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 해당되어 문제가 없다"라는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교류행사라는 이름을 붙이 체육대회에 사용된 예산이기 때문에 일반운영비 항목에 문제가 없고, 피복 역시 의원들의 의정 활동에 사용이 되니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는 제약도 피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결국 이들 지자체를 관리·감독하는 행정안전부에 질의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해당 예산 사용이 적절하지 않다는 명확한 답변을 받아내 해당 내용 역시 보도를 했고, 방송 이후 행안부는 전국 지자체에 이런 예산 집행은 부적절하니 주의하라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③ 올해도 예산에도 옷값이? 올해도 예산 편성 감시
모든 자치단체는 매년 연말 다음 해 예산을 확정합니다. 단순한 문제 제기에만 그치지 않기 위해 울산지역 5개 의회가 올해도 교류행사를 하는지 관련 예산은 얼마를 편성하지를 지속적으로 추적·감시했습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울산지역 5개 의회 모두 예산 편성액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1년 전과 비슷한 액수의 예산을 편성했다는 건 결국 또 단체복을 구입하는 데 수천만 원을 쓰겠다는 의지라고 생각해 다시 이런 부분을 지적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예산 편성에 대한 지적을 하는 보도가 나가자 울산 중구의회는 예결위에서 해당 예산을 50% 삭감했습니다. 나머지 의회는 편성액을 그대로 확정하기는 했지만 해당 예산으로 피복을 구매할 예정은 없으며 불용예산은 반납을 하겠다고 답을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명확한 사용처가 없는 예산을 마치 쌈짓돈처럼 편성하고 확정하는 문제점을 재차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울산지역 5개 기초의회 모두 행사를 위해 수천만 원의 예산으로 단체복을 맞춰 입는 구태는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감시가 느슨해지면 언제든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그대로 편성되어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 및 보도 과정의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울산 지역에서 관행적으로 반복되었던 기초의회 교류행사(체육대회) 예산 전용과 피복 구매 실태를 최초로 취재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관련 예산에 대한 전수조사도 최초로 실시했습니다. 자치단체 관리·감독 기관인 행정안전부 질의를 통해 규정 위반 사실을 확인해 지적했고 연속적인 기획 보도를 통한 지속적인 감시 활동으로 실질적인 예산 삭감과 재발 방지 약속 등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① 행정안전부, 전국 지자체에 예산사용 ‘주의’공문 발송
보도 이후 행정안전부 회계제도과는 전국 지자체에 예산 사용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울산MBC 보도를 사례로 들어 업무와 명확하게 연관성이 없는 곳에 피복을 구매하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전국 지자체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② 울산 중구의회 보도 이후 해당 예산 50% 삭감
울산MBC의 최초 보도에도 모든 기초의회가 이전해와 같은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피복 구매를 제외하면 예산 소요가 크지 않은 행사에 같은 규모의 예산이 평성된 점을 지적하는 후속 보도 이후 울산 중구의회는 예산결산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해당 예산을 50% 삭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③ 나머지 4개 기초의회도 피복 구매 하지 않기로 결정
다른 4개 기초의회의 경우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편성한 예산을 줄이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해당 예산에 대한 삭감이 조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관행과 같이 피복은 구매하지 않고 이로 인해 예산이 남을 경우 반납을 하겠다고 답해왔습니다. 자치단체의 전체 예산 규모에 비하면 비중이 크지 않은 예산이지만 적은 금액이라도 반드시 필요한 곳에 예산을 집행하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 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2회 전체 총평
제41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 걸쳐 65편이 출품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반영하듯, 전체 출품작 41.5%(27편)가 계엄·탄핵 관련 보도였다. 진실을 기록하려 치열하게 땀 흘린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수상작은 모두 9편으로, 2024년 이달의 기자상 12차례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취재보도1부문은 계엄 관련 보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출품된 19편 가운데 17편이 계엄과 직접 관련된 보도였는데, 심사위원들은 계엄의 ‘뿌리’를 찾는 보도에 가중치를 두자는 데 공감했다. 그런 면에서 JTBC의 <‘성추행 보살님’ 민간인이 움직였다…‘롯데리아 내란 모의’>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계엄 기획에 관여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점집 운영 사실과 부하 성추행 전력 등을 폭로함으로써 계엄의 황당무계한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디스패치의 보도는 유명 연예인 송민호의 공익요원 사회복무 실태를 추적해 보도함으로써 사회복무요원 제도의 운영 부실 사실을 환기시키는데 기여했다. 주거지와 근무지, 동료 등에 대한 집요한 현장 취재를 통한 사실 확인 노력이 돋보였다. 서울시의 실태조사 착수 등 파급효과를 낳은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춘천의 <붉은 소나무의 비밀> 보도는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의 부실 실태를 입체적으로 짚어낸 수작이었다. 6개월 이상에 걸쳐 전국 20여개 시·군의 방제지 30여곳을 찾아다니는 등 땀의 흔적이 빛났다. 최근 5년간 전국 지방산림청 등의 산림사업 발주 및 수주 내역 6만4000여건을 1년 동안 전수 분석해, 산림조합의 수의계약 독식 실태도 폭로했다.
TBC의 <혈세 쏟은 DTL, 알고 보니 ‘의원님’ 왕국> 보도는 지역 토착 비리를 끈질기게 추적한 보도라는 점에서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대구시 예산과 택시회사 출연금으로 설립된 택시근로자복지센터(DTL)가 택시 기사들을 위한 복지는 뒷전인 채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배후에 현직 국회의원이 있다는 의혹을 줄줄이 파헤쳤다. 취재 범위를 넓혀가며 15건을 연속 보도한 점도 눈에 띄었다.
지역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부산일보의 <33조 녹색채권 어디에> 보도는 지역 보도의 범주를 전국으로 확장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환경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녹색채권이 그 취지와 달리 ‘그린 워싱’에 활용되고 있음을 파헤쳤다. 2018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33조5561억원 상당의 녹색채권 공시자료 361건을 전수조사한 노력 역시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울산MBC의 <바실라> 보도는 1300년 전 유라시아~신라 문명 교류를 탐사한 대작이다. 8세기 페르시아의 마지막 왕자 피루즈의 페르시아~신라 여정을 이란, 이스라엘, 인도 등 11개국 10만㎞를 따라가며 이슬람과 중국 등 기록의 교차 검증을 통해 확인했다. 4년간 기획, 촬영하고 국내외 40여명의 전문가 자문을 거치는 등 치열한 노력이 녹아들었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비상계엄의 밤을 각각 국회 본청 건물 외부와 내부에서 생생하게 담아낸 서울신문의 <국회 운동장에 내리는 계엄군> 보도와 연합뉴스의 <국회 본청 진입하는 계엄군> 보도 등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서울신문 사진은 기자가 계엄군과 경찰의 위협을 피해 화장실에서 전송하는 등 긴장감 넘치는 사진에 드러나지 않은 외적인 요소도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사진은 계엄군을 뒤따라 달려가면서 휴대전화기로 촬영한 장면들로, 계엄군과 국회 직원의 충돌을 타 매체들과는 다른 각도에서 근접 포착했다.
심사위원회는 故김애린 KBS광주 기자의 생전 마지막 리포트인 <달팽이 붕어빵> 보도를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광주 광산구가 지원해 문 열었던 ‘달팽이 붕어빵’ 노점이 주변 민원으로 곧 문닫은 사례에 주목해, 상생을 위한 노점 허가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보도였다. 김 기자는 GPS를 활용한 광주 붕어빵 지도를 만들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후속 기획을 준비 중이었으나, 지난해 12월29일 제주항공 참사로 너무도 일찍 세상을 떠나버렸다. 故김애린 기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