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치매 환자 아닌 사람으로 바라보기
지역 언론은 지역에서 하는 일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다. 경인일보는 인천시가 전 세계 공공기관 최초로 도입한 인간 존중 치매 돌봄 ‘휴머니튜드’(Humanitude·인간과 태도의 합성어)가 실제 의료현장에서 얼마나 큰 실효성을 갖는지 관심 갖게 됐다. 휴머니튜드는 환자에게 ‘서기’ ‘바라보기’ ‘말하기’ ‘접촉하기’ 등 네 가지 돌봄을 적용하는 기법이다. 인천시 군·구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구립치매전담형 주간보호센터, 제1·2시립노인치매요양병원, 인천시립요양원 등 공공 의료시설에서는 휴머니튜드 돌봄 기법이 운용되고 있다.
경인일보는 인천시 정책이 ‘치매 환자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치매 환자와 함께 하는 사회를 위해 지자체의 역할은 무엇인지’ 점검할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치매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만큼, 공공 차원의 치매 정책은 장기간 지속성 있게 추진돼야 하기 때문이다.
경인일보는 휴머니튜드 돌봄이 도입·확산된 선진 사례 취재를 위해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기획기사 <존중·연결·공생의 돌봄-휴머니튜드>를 보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두 달간 프랑스 파리·쉬시앙브리, 일본 도쿄·후쿠오카, 인천 등 총 5개 지역의 환자·가족·의료진 50여 명을 만나 존중받는 돌봄이 의료현장을 어떻게 바꿔나가는지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휴머니튜드 돌봄 기법을 개발한 로젯 마레스코티 프랑스 국제 지네스트-마레스코티 연구소 공동창립자와 일본에서 휴머니튜드를 연구하는 혼다 미와코 도쿄의료센터 종합내과 과장 등을 심층 인터뷰하고 연구 자료를 분석해 기사에 담았다.
■지속가능한 ‘치매 자립’ 고민하다
휴머니튜드 의료기관들은 환자에게 서기, 바라보기, 말하기, 접촉하기 등 네 가지 원칙을 전제로 시행했다. 환자가 스스로 선다는 것은 단순히 신체적 구속에서 벗어난다는 게 아니다. 인천제1시립노인치매요양병원에서 만난 중증 치매 환자 서경옥씨 경우, 다른 요양시설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누워서 지냈지만, 이곳을 오고 나서는 일어서는 법을 배웠다. 다른 사람이 기저귀를 갈아주길 기다리는 대신 홀로 화장실에 가고 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 독립된 존재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일본 요양시설 ‘코호엔 니시오이’ 환자 이사카와 묘세는 목욕은 언제 할지, 식사를 할지, 산책을 다녀올지 스스로 결정한다. 이곳의 돌봄 제공자들은 모든 서비스를 환자의 의향, 기호로 결정한다. 일방적인 통제가 아닌 환자의 자율성에 기반을 둔다. 요양보호사는 친밀하게 환자의 눈을 바라보면서 말하고 대답을 기다린다. 환자를 일으켜 세울 땐 시선을 맞추고 두 팔로 어깨를 감싼다. 치료를 위해 환자의 영역을 침범하는 게 아닌 감정을 파악하고 접근하는 데 초점을 뒀다.
프랑스 요양시설 ‘시테베르테’에 입소한 마르셀 카르다로폴리는 보호받아야 할 환자가 아닌 독립된 거주자로 생활하고 있다. 시테베르테에 있는 의사와 요양보호사 등은 환자와 구분된 옷을 착용하지 않는다. 수직적 위계를 없애고 수평적이고 연결된 관계를 제공했다. 인간의 모든 권리는 존중받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치매 환자의 성적 욕구를 금기시하지 않는다. 부부와 연인은 함께 생활할 수 있다. 환자들은 시테베르테의 다양한 행사 중 하나로 신체 일부를 드러낸 무희들의 스트립쇼를 관람하기도 한다.
휴머니튜드를 적용한 시설들은 치매 환자를 통제하기 위해 약물을 투입하는 처방 대신, 환자와 소통하는 데 집중했다. 휴머니튜드 돌봄은 환자, 돌봄 제공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줬다. 환자의 신체·정서적 기능이 개선됐고, 돌봄 인력의 피로감을 줄여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줬다는 것을 취재와 연구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
■사회적 역할 부여해 치매 ‘공생’ 사회 만든다
치매 환자들이 의료현장에서 존중받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들의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취재 범위를 넓혔다. 환자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치매 사회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일본 후쿠오카 치매프렌들리 센터에서 일자리를 얻은 치매 환자 타케타니 키요미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일본은 치매 환자를 기업 상품 개발자로 채용하는 제도를 운용한다. 환자가 원활하게 지역사회를 활보하도록 공공디자인에는 목적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국내 치매 환자와 환자 가족들을 만나 우리 사회의 돌봄의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는 자리도 가졌다.
경인일보는 인간 존중 돌봄이 안착할 수 있도록 법적 보호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봤다. 경인일보는 김예지(비례) 국회의원과 국가적 차원에서 돌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의원은 요양시설에서 치매 환자를 묶거나 격리하는 조치를 금지하는 내용의 노인복지법 개정안,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김 의원은 법안이 임기 내 통과되도록 적극적인 의정 활동을 약속했다.
경인일보는 2개월간 총 16편의 기사와 ‘휴머니튜드가 필요해’ (www.youtube.com/watch?v=8G9F0WGK3fA&t=1009s) 등 3편의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독자들과 만났다. 다큐멘터리는 그동안 막연하게 인식하고 있던 인간 존중 돌봄을 실제 의료현장에서 이행하는 방법을 알리기 위해 제작했다. 신문보다 빠른 확산성을 가진 유튜브를 매개체로 치매 환자 돌봄을 고민하는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다. 경인일보는 앞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기사에 싣지 못한 전문가 인터뷰와 의료현장 등을 영상으로 출고할 예정이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경인일보는 휴머니튜드 돌봄이 적용되는 프랑스, 일본, 인천의 공공·민간 의료시설을 방문해 인간 존중 돌봄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취재했다. 각 시설을 이용하는 치매 환자들과 함께 일정에 참여하면서 돌봄 제공자의 태도와 환자의 반응을 관찰했다. 환자들이 숙소에서 쉬는 시간에는 심층 인터뷰를 통해 휴머니튜드 돌봄으로 신체·인지 기능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했다. 휴머니튜드 적용 이후 치매 환자와 돌봄 제공자 간 만족도, 치료 개선 효과 등을 연구 자료를 확보해 기사에 포함했다. 본보 기사는 환자, 환자 가족 등 취재원들의 동의를 얻어 실명으로 보도했다.
4. 타 매체 선행 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기획기사 특성상 타 매체 선행 보도 또는 반향 보도는 없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경인일보 보도 이후 인천시는 휴머니튜드 돌봄 교육 제도를 확대하고 경인일보 기사, 다큐멘터리를 휴머니튜드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경인일보는 인천시에서만 도입한 휴머니튜드 돌봄을 올해 서울시, 경기도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
■보도 계기 민간으로 교육 확대
인천시는 경인일보 보도로 인간 존중 돌봄의 필요성이 커지자 공공 의료기관에만 적용했던 휴머니튜드 돌봄을 올해부터 민간으로 확대했다. 민간 의료기관 교육 확대 방침은 경인일보 보도를 계기로 정해졌다.
인천시는 이달(1월) 지역 민간 요양병원·요양원·주간보호센터 등에 휴머니튜드 강좌 개설을 알리고 내달부터 11월까지 최소 월 2회씩 정기 교육을 한다. 인천시는 교육을 희망하는 민간 의료기관이 많으면 교육 횟수·기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인천은 타 지자체와 비교해 치매 환자 등에게 돌봄을 제공하는 민간 의료기관 수가 많기 때문에 교육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지역 장기요양기관 수는 지난해 기준 1천785개로, 전국 6개 광역시 중 가장 많다.
■경인일보 콘텐츠 의료기관 교육 자료로
인천시는 경인일보가 보도한 기획기사와 다큐멘터리를 치매 환자 돌봄을 제공하는 공공·민간 의료시설 종사자 교육 자료로 배포·활용했다. 경인일보는 자사가 제작한 콘텐츠를 치매 환자 돌봄 방식 개선 등 인권 증진을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데 동의했다. 경인일보 콘텐츠는 인천시 공립·시립 요양병원, 치매안심센터 등 공공 의료시설 돌봄 제공자 총 600여 명의 휴머니튜드 기본·심화 교육, 휴머니튜드 도입 기관 모니터링 교육에 사용되고 있다. 민간 의료기관 종사자 3만명 중 교육 수료를 희망하는 이들도 경인일보 콘텐츠를 통해 휴머니튜드를 접한다. 이 밖에 치매 환자, 환자 가족들이 이용하는 인천시광역치매센터 ‘두뇌톡톡 뇌건강학교’와 군·구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등에도 교육 자료집 형태로 배포됐다.
■인간 존중 돌봄, 수도권으로 확산
경인일보는 휴머니튜드 돌봄을 경기도, 서울시로 확산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경기도는 올해 지역 장기요양기관에 근무하는 종사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양성교육과정에 휴머니튜드를 적용했다. 서울시도 치매 환자를 돌보는 요양시설 종사자, 복지·돌봄 정책 공무원 교육에 휴머니튜드를 실시한다. 이 기관들은 의료현장에서 치매 환자의 신체적 자유를 보장하고 정서적 교감을 실천할 구체적 방법을 알리기 위해 휴머니튜드 돌봄을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다.
경인일보 인천본사 독자위원회 위원들은 지난해 12월 좌담회에서 ‘가둬진 치매돌봄… ‘스스로’ 끊는다‘(11월19일자 1면 보도), ‘치매와 공생하는 사회’ 준비하는 인천(11월22일자 3면 보도) 등 휴머니튜드 기획기사에 대해 “치매는 이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존중이 깔린 돌봄’이라는 점에서 관심 있게 읽었다”며 “치매 문제를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부분,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이슈를 신중하게 다뤘다”고 평가했다.
7. 기타 고려사항
본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다.
보도 관련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없다.
회차 심사평
제412회 전체 총평
제41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 걸쳐 65편이 출품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반영하듯, 전체 출품작 41.5%(27편)가 계엄·탄핵 관련 보도였다. 진실을 기록하려 치열하게 땀 흘린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수상작은 모두 9편으로, 2024년 이달의 기자상 12차례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취재보도1부문은 계엄 관련 보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출품된 19편 가운데 17편이 계엄과 직접 관련된 보도였는데, 심사위원들은 계엄의 ‘뿌리’를 찾는 보도에 가중치를 두자는 데 공감했다. 그런 면에서 JTBC의 <‘성추행 보살님’ 민간인이 움직였다…‘롯데리아 내란 모의’>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계엄 기획에 관여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점집 운영 사실과 부하 성추행 전력 등을 폭로함으로써 계엄의 황당무계한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디스패치의 보도는 유명 연예인 송민호의 공익요원 사회복무 실태를 추적해 보도함으로써 사회복무요원 제도의 운영 부실 사실을 환기시키는데 기여했다. 주거지와 근무지, 동료 등에 대한 집요한 현장 취재를 통한 사실 확인 노력이 돋보였다. 서울시의 실태조사 착수 등 파급효과를 낳은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춘천의 <붉은 소나무의 비밀> 보도는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의 부실 실태를 입체적으로 짚어낸 수작이었다. 6개월 이상에 걸쳐 전국 20여개 시·군의 방제지 30여곳을 찾아다니는 등 땀의 흔적이 빛났다. 최근 5년간 전국 지방산림청 등의 산림사업 발주 및 수주 내역 6만4000여건을 1년 동안 전수 분석해, 산림조합의 수의계약 독식 실태도 폭로했다.
TBC의 <혈세 쏟은 DTL, 알고 보니 ‘의원님’ 왕국> 보도는 지역 토착 비리를 끈질기게 추적한 보도라는 점에서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대구시 예산과 택시회사 출연금으로 설립된 택시근로자복지센터(DTL)가 택시 기사들을 위한 복지는 뒷전인 채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배후에 현직 국회의원이 있다는 의혹을 줄줄이 파헤쳤다. 취재 범위를 넓혀가며 15건을 연속 보도한 점도 눈에 띄었다.
지역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부산일보의 <33조 녹색채권 어디에> 보도는 지역 보도의 범주를 전국으로 확장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환경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녹색채권이 그 취지와 달리 ‘그린 워싱’에 활용되고 있음을 파헤쳤다. 2018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33조5561억원 상당의 녹색채권 공시자료 361건을 전수조사한 노력 역시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울산MBC의 <바실라> 보도는 1300년 전 유라시아~신라 문명 교류를 탐사한 대작이다. 8세기 페르시아의 마지막 왕자 피루즈의 페르시아~신라 여정을 이란, 이스라엘, 인도 등 11개국 10만㎞를 따라가며 이슬람과 중국 등 기록의 교차 검증을 통해 확인했다. 4년간 기획, 촬영하고 국내외 40여명의 전문가 자문을 거치는 등 치열한 노력이 녹아들었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비상계엄의 밤을 각각 국회 본청 건물 외부와 내부에서 생생하게 담아낸 서울신문의 <국회 운동장에 내리는 계엄군> 보도와 연합뉴스의 <국회 본청 진입하는 계엄군> 보도 등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서울신문 사진은 기자가 계엄군과 경찰의 위협을 피해 화장실에서 전송하는 등 긴장감 넘치는 사진에 드러나지 않은 외적인 요소도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사진은 계엄군을 뒤따라 달려가면서 휴대전화기로 촬영한 장면들로, 계엄군과 국회 직원의 충돌을 타 매체들과는 다른 각도에서 근접 포착했다.
심사위원회는 故김애린 KBS광주 기자의 생전 마지막 리포트인 <달팽이 붕어빵> 보도를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광주 광산구가 지원해 문 열었던 ‘달팽이 붕어빵’ 노점이 주변 민원으로 곧 문닫은 사례에 주목해, 상생을 위한 노점 허가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보도였다. 김 기자는 GPS를 활용한 광주 붕어빵 지도를 만들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후속 기획을 준비 중이었으나, 지난해 12월29일 제주항공 참사로 너무도 일찍 세상을 떠나버렸다. 故김애린 기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