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검찰을 검증하다>
3월 초 MBN 취재진이 따끈따끈한 문서를 입수했습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기소처분서(불기소이유서)’였습니다. 5년 전 검찰 수사에서 왜 무혐의 결론이 내려졌을까. 문서 내용을 읽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검사의 이름도 보였습니다.
뉴미디어 시대가 되면서 취재 환경이 바뀌고 있긴 하지만, 아직 대부분 국가기관에 출입처 시스템은 존재합니다. 출입처에 오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연스럽게 아는 취재원도 많아지고, 그들의 삶에 대해 간접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하지만, 검찰 출입기자의 눈으로 봐도 김학의 불기소처분서는 의문 투성이였습니다. 도대체 왜 피해 여성들(고소인)의 주장이 신빙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는지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MBN 취재진은 검찰의 불기소처분서를 검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김학의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있다는 진상조사단이 어디까지 조사를 벌이고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진상조사단의 구성원도 결국 검찰입니다. 다시 말하면, 검찰이 과거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스스로 지적할 의지가 있는지 살피는 것은 취재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갈림길이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진상조사단도 취재진이 입수한 ‘불기소처분서’를 갖고 실마리를 쫓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당시 상황을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김학의 전 차관과 함께 성접대를 받았다고 이름을 올린 6명의 남성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기업인과 대학교수, 피부과 병원장 등 사회 유력인사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들과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그 중에는 진상조사단의 조사를 받은 사람도 있었고, 조사를 거부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한 명씩 털어놓는 이야기를 조합해 사건의 진실 조각을 맞춰나갔습니다. 여기서 김 전 차관에게 접대와 뇌물을 건넨 건설업자 윤중천의 행실과 김학의 전 차관의 행보, 그리고 당시 검찰과 경찰의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윤중천은 검찰과 경찰 고위 간부를 각각 40명씩 총 80명에 달하는 인사를 관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여기서 두 수사기관은 서로의 약점 찾기에 열중했습니다. 경찰에서는 검찰 접대 리스트를 말하라고 하고, 검찰에서는 경찰 접대 리스트를 밝히라고 했다는 겁니다.
심지어 취재 과정에 전직 경찰청장이 ‘허심탄회’라 불리는 자신의 사모임을 데리고 윤중천의 별장에 드나든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김 전 차관의 검사장 승진에 윤중천이 유력 정치인에게 청탁을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군장성도 별장에 출입하며 향응을 즐긴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MBN은 이 모든 별장의 진실을 가장 먼저 정확하게 전달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MBN은 보도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직함을 통해 실제 어떤 일을 했던 사람인지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3월 20일 보도에 등장하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지인은 윤중천의 지근거리에서 법률적 조언을 해준 인물로 당시 전화로 윤중천과 의사소통을 주고받은 인물입니다.
3월 21일 보도에 등장하는 정치인은 범여권 유력정치인으로 윤중천은 이 정치인에게 청탁을 했다고 주장하고, 정치인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3월 22일 보도에 등장하는 전직 경찰청장은 허준영 전 경찰청장으로 취재진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허 전 청장의 성을 딴 사모임 ‘허심탄회’가 윤중천의 원주 별장에서 모임을 가진 사실은 진상조사단의 조사대상에 포함돼 있기도 합니다.
3월 26일 보도에 등장하는 별장 안주인 여성은 윤중천과 가장 각별한 사이를 내연녀입니다. 별장에서 일정기간 거주하기도 했기 때문에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입니다. 취재진은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3월 27일 보도에 등장하는 경찰 핵심 관계자는 이세민 전 수사기획관입니다. MBN 취재진은 취재원 보호를 위해 보도에 실명을 명시하진 않았으나 이 전 기획관은 당시 청와대 외압에 대해 밝힐 수 있는 핵심 인물입니다.
3월 28일 보도에 등장하는 충주 지역유지는 사건의 지역적 특성을 알 수 있는 인물입니다. 충주의 유력 건설사 회장 김 모 씨에 대해서는 MBN 취재진이 후속보도를 준비하고 있으며(4월 둘째주 보도 예정), 김 씨는 검찰의 불기소처분서를 포함해 김학의 사건 곳곳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보도에 있어 익명취재원 모두는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이며, 취재진은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성실하게 노력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이번 보도에 당시 정황을 이야기한 사건당사자, 법조인, 별장관리인, 지역유지, 범죄예방위원 등이 있었으나, 취재진은 해당 인물과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당시 수사에서 경찰과 검찰의 입장이 다르고, 박근혜 청와대의 김학의 차관 인선까지 얽혀 사건의 진실은 실타래처럼 엉켜있습니다.
그래서 MBN 취재진은 크게 4개팀으로 역할을 나눴습니다.
먼저 검찰검증팀은 과거 검찰 수사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진상조사단을 취재하며 김학의 불기소처분서의 의문점을 확인했습니다. 경찰검증팀은 과거 경찰 수사팀이 외압을 받았는지 여부와 외압의 주체로 꼽히는 박근혜 청와대 실무진과의 접촉을 담당했습니다. 당사자검증팀은 김학의, 윤중천, 피해여성, 별장출입남성 등 사건 관련자들을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취재해 가려져 있던 진실을 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법률검증팀은 이 사건의 공소시효나 적용 가능한 혐의, 쟁점들에 대해 법률 자문을 받고 취재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사건의 발생 시기는 2007년~2008년이고, 과거 수사 시기는 2013~2014년이기 때문에 그 어떤 취재보다 서류 검증이 중요했습니다. MBN 취재진은 객관적인 취재 자료인 등기, 기업공시, 검찰 수사 서류 등을 종합 검토하고, 이를 당사자의 주장과 크로스체크하는 방식으로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은 당사자들이 주장이 모두 엇갈리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경찰 핵심 관계자들을 접촉하며 과거 수사의 문제점과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파헤쳤습니다. 여기서 취재진이 경계한 것은 경찰의 주장을 절대적인 참이라고 전하지 않고, 반드시 대칭점에 있는 당사자에게 반론권을 보장했습니다.
또한 철저한 현장검증을 통해 과거 수사에서 짚어내지 못했던 별장의 지정학적 특성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원주 별장이라고 보도가 되니 대부분 시청자는 강원도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곳이 남한강만 건너면 충청도라는 점과 함께 직선거리 1.5km 지점에 유력인사들에게 골프접대가 이뤄진 골프장이 존재하며, 충주 지역 유지인 기업인이 별장에 드나들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충주 유지는 조사단의 조사를 받은 인물로, MBN은 김학의 사건의 장소적 배경을 강원도와 충청도를 아우르는 것으로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당시 경찰 조사를 받은 별장 안주인이 있었다는 점을 단독 보도해 향후 재수사의 키맨을 제시함으로써 명확한 의제를 설정하기도 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MBN의 김학의 보도는 불기소처분서를 가장 먼저 입수해 검증하고, 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생한 보도를 이어가 타매체에서 직접 인용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MBN의 선구적인 김학의 사건 보도가 나간 뒤 타 언론사도 김학의를 주요 의제(agenda)로 설정해 다뤘고, 그 결과 김학의 사건 수사단이 4월 1일 정식 출범했습니다. 어떤 혐의가 있는데 과거 이를 실제 처벌하지 않았고 그러므로 지금 문제가 된다는 MBN의 보도, 그리고 과거 묻혔던 진실을 파헤치는 고발 보도로 마치 영화 <내부자들>을 연상시키는 김학의 사건은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습니다.
MBN 취재진은 본 출품작을 상신하는 지금 이 순간도 김학의 사건 취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오늘(8일)도 김학의 성관계 영상 CD를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단독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MBN에서는 분기당 우수 기사를 선정한 뒤 그 중 최우수 기사에 대해 사내 ‘특종상’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김학의 사건 보도는 사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특종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취재진은 또 익명취재원을 보호하고, 공익을 위한 보도라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해 리포트를 제작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과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에 대해선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3회 전체 총평
제34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현장 기자들의 땀과 노력,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긴 총 10개 부문 66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6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취재보도2부문에서 JTBC, 한국일보, 서울신문 출품작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취재보도2부문 신설 후 최다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JTBC의 ‘포항 지열발전소 지진 유발 가능성’은 지진을 유발한 원인을 최초로 보도했고, 2017년 11월15일 포항 지진 발생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꾸준히 여러 문제점을 짚었으며, 지난 3월 정부 조사연구단의 발표로 진실로 확인된 보도였다는 점에서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지진 발생원인에 대한 초기 보도 이후 끈질기게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지진 발생원인과 지열발전소 사업 추진과정 전반의 문제점을 추적해 왔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지진 발생 직후 지열발전소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지목한 관련 전문가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문제를 본격 제기한 이후 후속 보도를 이어가며 관련 보도를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의제설정과 추적보도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일보의 ‘인도네시아 임금체불 한인기업 파문’ 보도는 현지 특파원의 발품과 문제의식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해당 보도를 계기로 이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체불임금 지급이 합의됐다. 자칫 방치했을 경우 한국의 이미지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긍정적인 방향에서 해결되도록 이끈 계기가 됐다.
서울신문의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 관련 보도는 금기시 되어 왔던 ‘죽음’의 문제를 수면 위로, 공론화의 장에 끌어 올린 의미가 주목받았다. 현지 르포, 인터뷰, 설문조사, 전문가 의견 등으로 기획을 탄탄히 구성했고, 보도의 반향도 컸다.
취재보도1부문에선 한겨레신문의 ‘김성태 국회의원 딸 등 KT 특혜 채용 의혹’ 보도가 수상했다. 아직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관련 의혹에 대해 끈질기고 다차원적으로 취재함으로써 저널리즘 정신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가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자영업 현안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한겨레신문의 ‘자영업 약탈자들’ 보도가 선정됐다. 기자가 직접 위장취업해 자영업자에 기생해 번성해 가는 ‘창업컨설팅’의 실체를 파헤치는 등 현장 기자의 취재 노력이 특히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 출품된 부산MBC의 ‘‘1급 발암물질’ 소방관서…위기의 소방관’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발암물질에 소방대원들이 심각하게 노출될 수 있는 소방관서의 문제를 파헤치고, 소방차 디젤 배출가스가 많이 차는 차고지와 소방관서의 구조적 문제를 이슈화함으로써, 소방관의 건강권을 위협할 우려가 높은 소방관서에 대한 실질적 개선책을 이끈 수작으로 평가됐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