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제보 및 단독 취재
# 아이 때려도 ‘정서적 학대’만 적용?
3월 5일 오후 보도국으로 접수된 제보가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서너 살의 어린 아이들이 구미 어린이집 교사들에게서 상습 학대를 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찰과 검찰의 엉터리 수사 얘기를 듣고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곧바로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1) 토할 때까지 먹이고 짓누르고...
- 어린이집 보육교사 두 명이 40개월도 채 되지 않은 아이를 밀치고 짓누르고, 아이 몸을 흔들어 바닥에 던지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피해 부모에게서 받아서 분석했습니다. 경찰과 검찰이 구미 고아읍 아동학대 사건을 ‘신체적 학대’가 아닌, ‘정서적 학대’만 있었다고 판단한 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검찰이 형사사건이 아니라,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하는 바람에, 가해 교사들에게 내려질 수 있는 처벌의 최대치가 사회봉사 200시간 수강 뿐이라는 사실도 취재진을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대구가정법원 김천지원이 부모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재심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사건을 재구성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입니다.
2) 결정적 학대 장면 찾은 건 부모...경찰, 검찰은 뒷짐
- 신체적 학대가 아니라는 수사기관의 판단과 너무 약한 처벌 수위는 누가 봐도 이상했습니다. CCTV 영상에는 아이들에게 가해진 폭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은 ‘신체적 학대’ 행위의 구체적인 예로 이런 장면들을 명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담당 경찰은 “진단서가 없다”면서 “단순히 신체적 접촉이 있었다고 해서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조항이 적용되진 않는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아동학대 사건 판례들에서 이보다 훨씬 정도가 약한 학대 행위가 형사사건으로 처리된 사례가 많았다는 사실 역시 의문을 가중시켰습니다.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가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지’, 또 실제 학대가 어느 정도로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피해 아동 부모뿐 아니라, 담당 변호사, 아동학대 관련 시민단체 대표를 함께 만나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 심한 ‘학대 장면’ 수백 건, 모두 범죄일람표에서 누락 !
3) 학대 아이들...여전히 불안증세
- 피해 아동 부모들이 CCTV 증거 영상에서 새롭게 찾았다며 취재진에게 보여준 학대 장면들은 수십 건에 달했습니다. 아이를 방치하는 정서적 학대뿐 만 아니라, 아이를 때리고, 발로 밀치고, 토할 때까지 밥을 먹이는 등 명백한 신체적 학대 정황이 다수였습니다. 이런 학대 장면은 경찰의 범죄 사실 일람표에는 모두 빠져있었습니다. 경찰이 CCTV 영상을 분석한다며 보낸 시간은 2개월. 재판부로부터 CCTV 증거를 넘겨받은 부모들이, 고작 며칠 만에 찾아낼 수 있었던 범죄 사실을 경찰이 모두 놓쳤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취재가 시작된 전후로, 피해아동 부모가 CCTV에서 추가로 찾은 학대 행위만 100건이 넘었습니다. 수사기관이 의도적으로 사건을 축소했거나, 매우 부실하게 수사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관련 보도가 서울 뉴스데스크에 사흘 연속 나가자,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수사가 잘못됐음을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검찰은 어린이집 원장도 기소해 책임을 물었습니다. 경찰도 전면 재수사 방침을 정하고 증거 재검토에 돌입했습니다.
# 피해 당자사인 ‘아이와 부모’는 배제된 ‘이상한 아동학대 수사’
# 아동학대를 ‘범죄’가 아니라 유별난 부모의 ‘악성 민원’ 쯤으로 여기던 경찰의 태도, 전문가 의견
무시한 검찰
4) 구미 아동 학대, 검찰 엉터리 수사
- 취재진은 검찰의 엉터리 수사도 주목했습니다. 학대 행위를 축소한 경찰도 문제지만, 형사 사건이 아니라 아동보호 사건으로 넘겨버린 검찰도 문제였습니다. 취재진은 좀 더 깊이 있게 이 사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이후 검찰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깡그리 무시한 채 자의적 판단으로 아동학대 사건을 처리했다는 사실을 밝혀내 보도했습니다. 수소문 끝에 아동학대 사건 관리 회의에 참여했던 외부 전문가, 자문 위원의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5) 진실을 밝혀달라...어린이집 학대 피해 부모 시위
- 경찰과 검찰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cctv 영상을 아동학대 피해 부모들이 확인하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습니다. 부모들은 cctv에 나타난 학대 행위와 여러 의혹들을 계속 제기했습니다. 급기야 부모들의 1인 시위가 시작됐습니다. 생업을 포기한 채 말입니다. 경찰과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은 시간이 흘러도 전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6) 아동학대 자문회의, 면피용으로 전락
- 검찰 부실 수사에 대한 취재는 아동학대 자문 회의로 이어졌습니다. 검찰이 아동 학대 사건을 처리하면서 외부 전문가를 불러 면피용으로 자문 회의를 했다는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허점 투성이인 부실 수사, 짜맞추기 수사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는 마땅히 필요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 아동 부모들이 완전히 배제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 같은 구미 경찰, 김천지청에서 또 다른 아동학대도 부실, 축소 수사
7) 성기 잡아당기고, 플라스틱 칼로 머리 썰고...
- 구미 고아읍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 연속 보도 이후, 또 다른 놀라운 제보가 회사로 접수됐습니다. 구미 산동면 한 어린이집에서도 성적 학대를 포함한 아동 학대가 발생했다는 거였습니다. 부모는 2개월 동안 경찰서에 출퇴근하다시피 하며 CCTV 영상을 보고 기록한 학대 리스트를 취재진에게 보여줬습니다. 학대 건수는 283건. 아이의 성기를 때리거나 잡아 당기는 등 끔찍한 성적 학대도 적지 않았습니다. cctv 화면이 확보되지 않은 가운데도 취재진은 학대 리스트와 부모의 진술 등을 근거로 보도를 했습니다. 두 개 어린이집 사건이 비슷한 시기, 같은 수사 기관에서 수사를 했다는 점에서 부실 수사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8) 구미 어린이집 학대 재수사, 진상규명 촉구
- 구미 어린이집 2곳에서 잇따른 아동학대 사건이 부실 수사라는 대구 MBC 보도 이후 경찰이 이 두 사건을 전면 재수사하기로 했습니다. 시민단체도 성명을 내 수사 기관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학대 피해 아동 부모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습니다.
9) 아동 학대, 검찰 수사 외압 의혹까지
- 외부 전문가 눈에는 보이는 신체 학대가 검사 눈에는 보이지 않는지 부모들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구미 고아읍 어린이집의 경우, 신체 학대가 맞다라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정서 학대 안에 신체 학대가 포함된다는 궤변을 늘어놓을 뿐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초동 수사를 잘못한 경찰에 이어 검찰 움직임을 끌어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보도가 이어지면서 대구 법원도 이번 사건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 경찰 재수사 시작...또 다른 아동 학대 그리고 부실 수사
10) 구미 어린이집 아동학대 재수사 시작
- 경북지방경찰청이 구미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했습니다. 경찰 재수사는 환영할 만한 일이었지만, 피해 부모들은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부모의 바람은 보도를 통해 고스란히 경찰에 전달됐습니다. 경찰은 부모 의견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재수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11) CCTV 봐도 ‘건성건성’...부모가 눈 부릅떠야 하나
- 취재진은 구미 어린이집 아동 학대처럼 다른 지역에서도 부실 수사로 부모들이 고통을 받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동학대 관련 전문가 도움을 얻어 부산의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부산의 피해 엄마들도 경찰의 잘못된 수사 탓에 두 번이나 재판을 받는 등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경찰, 검찰이 누락한 CCTV 아동학대 정황을 학무모들이 나중에 다시 찾아야 하는 비극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없이는 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12) “이게 왜 학대가 아닌지”...또 부실 수사 의혹
- 지금까지 보도했던 구미 고아, 산동 어린이집 2곳 외에 옥계동 한 어린이집에서도 학대, 부실수사 추가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공교롭게도 학대 시기도 비슷했고, 수사기관은 같았습니다. 패턴도 판박이였습니다. 얼마나 수사가 엉터리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총체적 부실 수사라는 의혹이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구미 옥계동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부모들은 대구 MBC 연속 보도를 보고 제보를 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부모들은 수사 과정에서 배제돼 뒤늦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3개 사건이 잇따라 터져 나오자, 경찰은 비상에 걸렸습니다. 재수사를 해야 하는 사건이 하나 더 추가된 셈입니다.
# 고무줄, 깜깜이 아동 학대 수사...수사관마다 다른 현실
13) 학대 기준? 지역마다, 수사관마다 달라
- 이번 사건과 관련해 취재 초기부터 수사 관계자들이 자주 하던 말이 있었습니다. 바로 수사관과 부모가 학대를 바라보는 시각에 온도차가 크다는 말이었습니다. 취재진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산의 사례를 면밀히 살펴봤습니다. 부산 금정구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은 단순히 밀고 잡아당긴 행위, 아무런 접촉 없이 오래 서 있게 한 것조차 신체적 학대로 봤습니다. 취재진은 CCTV 화면을 통해 두 지역 사례를 비교하면서 구미 어린이집 아동 학대가 당연히 신체적 학대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피어나는 꽃잎으로라도 때리지 말아야 하고 어느 순간, 어느 경우에도 아이들은 보호해야 한다’라는 부산지법이 쓴 판결문에는 아동 학대 사건을 어떻게 봐야할지 그 해답이 들어 있었습니다.
14) 고무줄, 깜깜이 아동학대 수사
- 취재진의 연속 보도로 단순히 아동학대를 바라보는 시각의 ‘온도’차이 때문이 아니라 수사 과정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이번 보도는 그런 점에 착안해 기획했습니다. 어린이집 아동 학대는 같은 패턴으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경찰이 이런 부분들을 명확히 인식하고 문제점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튜디오에 기자가 직접 출연해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알기 쉽게 시청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 자성, 대책 마련, 드디어 공개된 cctv
15) 어린이집 자성...경찰청장, 국회도 나서
- 구미 어린이집 문제가 연이어 도마에 오르자, 구미 500곳의 어린이집 원장들이 자정 결의대회를 했습니다. 보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민갑룡 경찰청이 구미 어린이집 아동 학대를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도 했습니다. 취재진이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아동의 관점과 부모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려야 한다고 민 청장은 말했습니다. 국회는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진상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행안위와 법사위 의원들과 함께 경찰, 검찰의 수사관행을 개선하고 법을 개정하는 데 나서기로 했습니다.
16) 결국 CCTV 공개...‘내 아이 학대 직접 찾는다’
- 경북경찰청은 구미 3곳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피해 부모들에게 CCTV 원본을 모두 보여주기로 마침내 결정했습니다. 부모가 그토록 원했던 CCTV 원본을 경찰과 함께 보게 된 것입니다. 검찰도 재수사할 부분은 재수사하기로 했습니다. 피해자 눈높이 맞춘 수사가 드디어 시작된 것입니다.
17) 구미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부모 연대’ 결성
-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부모들이 힘을 합치기로 했습니다. 취재진은 기자회견에서 부모들의 눈물을
다시 봤습니다. 아동 학대 피해 부모들이 이렇게 공동 대응하기로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부모들의 애절한 목소리가 보도되면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18) 구미 고아 어린이집 아동학대 형사 사건 가나?
- 취재진은 다시 대구가정법원 김천지원으로 달려 갔습니다. 경찰과 검찰 수사에 문제를 제기했던 법원이 고아 사건 재심리를 한 달여 만에 한 겁니다. 결론은 곧바로 나지 않았습니다. 판사의 배려로 CCTV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던 피해 부모들은 한 달 사이 500건이나 되는 학대 행위를 찾아 판사에게 제출했습니다. 구미 3곳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모두 부모들이 CCTV 열람을 하게 되면서 학대 건수 등이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19) 구미 아동학대 사건 형사 사건으로 처리 (4월 8일 저녁 8시 방송)
- 대구가정법원 김천지원 가정보호단독 전용수 판사는 고아읍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을 검찰로 돌려보냈습니다. 전 판사는 검찰이 요청한 아동보호 사건으로 처리하기 적절치 않아서 검찰로 다시 돌려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과 검찰 수사가 미흡했다고 법원이 판단한 겁니다. 대구 MBC 보도가 큰 성과로 나타난 순간이었습니다.
20) 76 VS 500.."부모가 찾으니 6배 넘게 나와"(4월 8일 저녁 8시 방송)
- 구미 고아읍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찾은 학대 목록은 76건에 불과했습니다.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한지 한 달 만에 부모들은 똑같은 영상에서 500여 건을 더 찾아냈습니다. 취재진이 계속 강조했듯 수사 기관의 아동 학대에 대한 감수성이 너무나 뒤쳐진다는 점을 드러내는 결과였습니다. 옥계와 산동에서도 CCTV 열람이 가능해지면서 아동 학대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취재진은 피해 아동 부모들이 찾은 학대 의심 장면들을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차례, 자세히 검증했습니다. ‘학대’에 해당하는지 다각도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첫 보도 전, 영상편집기와 대형 모니터를 이용해 학대 의심 장면을 반복 확인하고 보도국 내 여러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물으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같은 장면을 두고도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관련 법률과 판례를 찾아보고, 수 년 간 아동학대 사건을 맡아 온 변호사와 아동학대 재판을 수차례 진행한 경험이 있는 시민단체 대표와 함께 영상을 분석하고 자문을 구하는 등 영상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을 경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파장이 큰 만큼 주의하고 또 주의했습니다.
- 피해 아동들은 아직까지 교사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CCTV를 통해 드러난 행위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절대로 일상적으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어쩌면 상식에 가까운 이 이야기를 아동학대 수사기관과 보육현장에 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2개월 치 cctv를 분석하고 확인하는 작업 외에도 피해자와 가해자들의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도 엄청난 시간을 들였습니다. 어린 아이들의 동선을 따라 가며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것은 몇 시간이 걸릴 만큼 지난한 작업이었습니다.
- 피해 부모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취재 기자에게 밤낮으로 학대 행위가 담긴 영상을 캡쳐해서 전달했습니다. 수사 기관을 불신하면서 오로지 취재진에게 의존했던 부모의 간절한 마음은 취재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 서울 MBC에서도 구미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3월 7일 첫 보도부터 ‘바로 간다’라는 새로운 코너에 관련 보도를 싣기 시작했습니다. 목, 금, 토요일까지 내리 사흘 간 ‘바로 간다’ 코너에 아동 학대 사건이 연속으로 보도됐습니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바로 간다’는 한 아이템을 5분 안팎으로 심층 보도를 하는 코너입니다. 이 때문에 구미 아동학대 사건이 전국적인 이슈가 되면서 경찰과 검찰이 재수사를 하게 됐습니다.
- 첫 보도가 전국으로 방송되자, 포털 메인 화면에 아동학대 뉴스가 올라갔습니다. 이후 댓글 8천여 개가 달릴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후속 기사를 원한다는 반응도 780여 건이나 올라왔습니다.
- 피해 부모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했을 때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대구 MBC의 공로로 재수사가 이뤄졌다며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를 다뤄온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언론이 이렇게 열심히 취재를 한 적이 없었다며 언론의 역할이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 취재진은 다른 지역의 아동 학대 사례도 취재했습니다. 부산 아동학대 피해 엄마들로부터 확보한 CCTV를 분석하기 위해 주말을 포함해 꼬박 3일을 매달렸습니다. 모자이크를 치고, 학대 장면을 분석하는 일은 엄청난 인내와 시간을 요구했습니다. 어느 언론에도 공개되지 않은 사건이어서 전말을 파악하는 데 그만큼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 대구 MBC 보도가 이어지자, 서울에서도 아동 학대 사건 제보를 접수했습니다. 서울 MBC는 그 사건을 중심으로 아동 학대 관련 심층 보도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개편 첫 날이라 서울은 모든 준비를 다 마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대구 MBC가 취재한 부산의 사례를 전해 듣고는 기존에 준비했던 아이템들을 변경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 구미 고아읍 사건은 검찰의 잘못이 상대적으로 더 컸습니다. 그래서 취재진은 황현덕 대구지검 김천지청장을 만나기 위해 다방면으로 애를 썼습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책임자로부터 책임 있는 답변을 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여러 차례 연락 끝에 황 지청장은 이례적으로 취재진을 만나 부실 수사 부분을 인정했습니다. 자문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부분도 밝혀내는 등 취재가 쉽지 않은 검찰 영역에서도 많은 성과를 냈습니다.
- 민갑룡 경찰청장이 대구 MBC 보도를 직접 언급하며 ‘버닝썬 사건’과 함께 ‘구미 아동학대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라고 직접 지시했습니다. 이후 경찰의 재수사가 가속화됐습니다. TV에서 CCTV 학대 장면을 본 경찰 관계자들은 여성청소년팀의 수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전해 왔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지난해 8월을 전후해 구미 어린이집 3곳의 아동 학대 사건이 터졌을 당시, 대구 MBC를 비롯한 언론사들이 대부분 발생 기사를 썼습니다. 이후 반 년이 지난 뒤 수사기관의 부실, 축소 수사 등을 최초로 보도한 곳은 대구 MBC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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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있어야 신체적 학대 인정'…어린이집 학부모들 반발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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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회에 끼친 영향
- 경찰과 검찰의 부실 수사로 자칫 은폐될 뻔한 아동학대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전면 재수사를
이끌어 냈습니다. 3곳의 피해 부모들 모두가 CCTV 원본 전체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 수사 기관이 아동 학대를 바라보는 감수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해 수사 관행에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 아동 학대가 담긴 CCTV 화면을 경찰 초기 수사 단계에서부터 피해 부모가 함께 볼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마련이 김현권 의원실 주도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이 아동학대 수사 절차를 바꾸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 MBC 보도로 추가 피해자와 학대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경찰과 검찰의 자성을 이끌어 냈습니다.
- 대구가정법원 김천지원이 고아 사건을 아동보호 사건이 아닌 형사사건으로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 어린이집 원장들의 자성이 일었습니다. 죄의식 없이 이뤄졌던 아동 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줬습니다. 구미시의 아동 학대 재발 방지 대책도 나왔습니다.
- 학대를 바라보는 시각과 기준이 수사관의 입장이 아닌 피해자 관점에서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을 확대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대구 MBC 취재진은 아동 학대 사건 이면에 숨겨진 수사기관의 부실 수사, 은폐, 관행 등을 심층취재해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책을 이끌고, 대안까지 제시함으로써 과거 어린이집 아동 학대 기사와는 완전한 차별화를 이뤘습니다.
- 학대를 당하면서도 말 못하는 아동과 수사 기관의 강압적인 태도에 입 다물어야 했던 피해 부모 등 사회적 약자 시각에서 바라본 생활밀착형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크게 이슈화시킨 파급력 있는 기사였습니다.
- 아동 학대를 피해 아동과 부모의 ‘인권’ 측면에서 재조명한 점도 높이 평가 받고 있습니다.
- 수사 기관들이 100명의 범인을 놓쳐도 1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수사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기사였습니다.
- 취재 착수 불과 한 달 만에 20건의 리포트를 생산해낼 만큼 왕성한 취재력으로 경찰 재수사를 이끌어낸 집중력이 돋보인 보도였습니다.
- 대구 MBC 보도로 자칫 묻힐 뻔한 아동 학대 사건의 전말이 외부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발생에서부터 후속 보도에 이르기까지 기 ,승 ,전, 결이 조화롭게 이어진 보도였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 3월 20일 구미 고아 어린이집 가해 교사 측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를 신청했습니다. 보도된 CCTV 영상은 조작된 것이고 아이를 학대하는 장면도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4월 2일과 4일 서울과 대구에서 열린 조정심리에서 모두 ‘불성립’으로 종료됐습니다.
- 서울 MBC 특종상 수상
- 취재진은 아동 학대 재수사 결과 등 이번 사건의 최종 결말까지도 후속 취재할 예정입니다.
회차 심사평
제343회 전체 총평
제34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현장 기자들의 땀과 노력,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긴 총 10개 부문 66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6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취재보도2부문에서 JTBC, 한국일보, 서울신문 출품작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취재보도2부문 신설 후 최다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JTBC의 ‘포항 지열발전소 지진 유발 가능성’은 지진을 유발한 원인을 최초로 보도했고, 2017년 11월15일 포항 지진 발생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꾸준히 여러 문제점을 짚었으며, 지난 3월 정부 조사연구단의 발표로 진실로 확인된 보도였다는 점에서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지진 발생원인에 대한 초기 보도 이후 끈질기게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지진 발생원인과 지열발전소 사업 추진과정 전반의 문제점을 추적해 왔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지진 발생 직후 지열발전소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지목한 관련 전문가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문제를 본격 제기한 이후 후속 보도를 이어가며 관련 보도를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의제설정과 추적보도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일보의 ‘인도네시아 임금체불 한인기업 파문’ 보도는 현지 특파원의 발품과 문제의식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해당 보도를 계기로 이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체불임금 지급이 합의됐다. 자칫 방치했을 경우 한국의 이미지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긍정적인 방향에서 해결되도록 이끈 계기가 됐다.
서울신문의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 관련 보도는 금기시 되어 왔던 ‘죽음’의 문제를 수면 위로, 공론화의 장에 끌어 올린 의미가 주목받았다. 현지 르포, 인터뷰, 설문조사, 전문가 의견 등으로 기획을 탄탄히 구성했고, 보도의 반향도 컸다.
취재보도1부문에선 한겨레신문의 ‘김성태 국회의원 딸 등 KT 특혜 채용 의혹’ 보도가 수상했다. 아직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관련 의혹에 대해 끈질기고 다차원적으로 취재함으로써 저널리즘 정신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가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자영업 현안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한겨레신문의 ‘자영업 약탈자들’ 보도가 선정됐다. 기자가 직접 위장취업해 자영업자에 기생해 번성해 가는 ‘창업컨설팅’의 실체를 파헤치는 등 현장 기자의 취재 노력이 특히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 출품된 부산MBC의 ‘‘1급 발암물질’ 소방관서…위기의 소방관’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발암물질에 소방대원들이 심각하게 노출될 수 있는 소방관서의 문제를 파헤치고, 소방차 디젤 배출가스가 많이 차는 차고지와 소방관서의 구조적 문제를 이슈화함으로써, 소방관의 건강권을 위협할 우려가 높은 소방관서에 대한 실질적 개선책을 이끈 수작으로 평가됐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