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총학생회 없는’ 새 학기의 캠퍼스는 기실 하루 이틀 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서울 시내 4년제 대학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35개교 중 8곳(22.85%), 4곳 중 1곳이 ‘총학 부재’ 상황이었습니다. 대체로 투표율이 저조하거나, 후보 자체가 세워지지 않은 것이 큰 이유로 꼽힙니다. 이를 두고 흔히 언론은 ‘학생들의 무관심’ 때문에 올해도 ○○대에 총학이 들어서지 않았다고 보도합니다. 단편적인 해석 너머의 이면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 와중에, 지난 2월 서울대에서 많은 이들이 공분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시설노동자들이 중앙도서관 난방을 끊으며 파업을 하자 총학생회가 “파업권을 존중하지만, 도서관을 파업 대상 시설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하겠다”는 입장문을 올린 것이었습니다. 특이한 지점은 노조가 공부하는 학생들의 ‘난방권’을 수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노조가 노동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총학은 학내 학우들의 권리와 복지를 대변하는 단체이며, 힘없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것이 총학의 본질적 역할’이라는 의견도 다수 게재됐습니다.
과연, 민주화 이후의 한국 사회에서 ‘총학생회’란 어떠한 기능의 어떠한 조직인 걸까요. 이 현상을 면밀히 분석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에 닿았습니다. 민주화 이후 ‘탈(脫)정치화’는 대학과 청년 세대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을 휩쓰는 현상입니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먹고사니즘(먹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및 태도)’이 우선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니면, 총학생회라는 조직 자체가 이제는 구시대의 산물일지도 모릅니다. 이 모든 복잡하고 입체적인 환경 변화를 우리 사회는 ‘젊은 세대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뭉뚱그려 해석했던 것을 아닐까요.
<2019 대학 총학의 현주소> 보도는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는 총학생회의 정체성에 대한 토론과, 청년들의 정치의식에 대한 인식론적 분석 등을 총망라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먼저, 첫 번째 기사는 현재 캠퍼스에서 행해지고 있는 ‘탈정치화’ 현상을 보여주고, 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사회평론가와 교수 등 전문가와 함께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한 때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김예슬 선언’,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던 고려대 정경대 후문의 대자보 거리를 찾아 학생사회의 쓸쓸한 현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줬습니다. 또, 전현직 총학 관계자들과 함께 좌담회를 열어 대학생들의 탈정치화 극복 방안과 더 나은 대학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대안 등을 논의, 제시했습니다. 취재 결과는 3월 9일자 한국일보 1면 (‘멸종위기종’ 총학) 기사를 포함해 8면, 9면 3개면에 걸쳐서 3개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10개 학교의 12명 총학 관계자, 518명 설문조사 응답자, 전문가 7명, 그리고 그 외에도 생생하게 이야기를 들려준 여러 명의 대학생들. 섣불리 현상을 재단하지 않기 위해 대학사회 구성원 전반을 접촉한 취재원 수입니다. 지역 안배도 고려했습니다. 서울 4년제 대학과 지방 소재 대학의 상황이 다를 것이라 생각했기에, 부산대와 상지대의 목소리도 담았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중앙언론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난해 ‘부산대 학생총회 성사’를 다뤄, 여전히 학생들 사이에 저항의식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수년간의 사학비리와 맞서는 진통 끝에 대학민주화를 이뤄낸 상지대를 섭외한 것도 바로 그 이유입니다. 올해로 2년째 총학생회가 없는 한양대에서는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학생 자치활동인 ‘새내기새로배움터’를 방해한 학교 본부의 만행, ‘총여학생회 해산’ 문제를 놓고 민주적 토론없이 투표로 강행된 3년째 총학 부재 연세대 재학생들의 목소리도 담았습니다. 하나하나의 사건은 그저 ‘이번에 어떤 학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 정도의 단신으로 처리할 이슈들이었습니다.
모든 사건을 모아놓고 보니 맥락이 있었습니다. 상업화된 캠퍼스는 우리 사회가 그러하듯 하나의 작은 ‘파편 사회’였습니다. 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도생해서 제 살길을 모색해야 했고, 학교 본부와 같은 큰 조직은 개인 혹은 구성원에게 사회적 신뢰를 주기는커녕, 개인을 분열하는 정책들로 오히려 연대를 막았습니다. 캠퍼스에 흩뿌려진 개인들은 과거 노학연대와 같은 ‘연대’를 꿈꾸기는커녕, 건강하지 못한 온라인 공론장에서 각종 혐오발언을 쏟아내면서 ‘총여학생회’를 해산시키고, ‘노동자’ 등 약자를 혐오했습니다.
특히 대학 재학생 5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을 통해 ‘요즘 젊은 아이들’로 쉽게 치환되곤 하는 대학생들의 ‘진짜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 의미있었습니다. 물론 먹고 사는 것이 바빠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컸지만, 여전히 ‘총학의 존재는 중요하다’는 것과 ‘하지만 지금 이대로의 총학은 싫다’는 인식을 선명하게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학생자치를 교육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운동’과 같은 권리투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도 새롭게 도출된 분석입니다.
‘어느 한 쪽이 나쁘다’는 결론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이 현상을 사회에 던져놓고, 독자들에게 ‘고민해볼 계기’를 제시할 수 있기를 목표했습니다. 이에 현상을 보여주는 사건과 목소리들, 대학 재학생들에 대한 인식 조사 뿐 아니라 전현직 총학생회 관계자들을 모아 좌담회를 열어, 학생 사회가 가야할 길을 모색했습니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기사에 등장하는 모든 대학 재학생과 인터뷰이 등은 실명 처리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총학이 사라지고 있다’, ‘대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보도는 종종 있었지만, 이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하고 총학생회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들여다 본 보도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에 대한 상세한 진단도 없었습니다.
본지 보도 이후
1) 조선일보는 ‘[NOW] 학생 운동보다 학생 복지… '공구'하는 총학(3월 29일)’이라는 비슷한 논지의 기사를 게재하였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9/2019032900255.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2) KBC 광주방송은 ‘[Howhy Life]외면받는 총학..이유는?(4월 5일)’이라는 온라인 콘텐츠를 게재하였습니다.
http://ikbc.co.kr/kor/news?mode=view&nwCd=main_news_06&menuId=56_65_435&nwid=343913
3) 연합뉴스, KBS 등은 전국 대학 총학생회의 모임 ‘전대넷’ 출범을 보도했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0406029600004?input=1195m
그 외에도 성공회대, 단국대 등 대학사회 언론에서도 설문조사 문항을 차용하는 등 반향이 일었습니다.
4) 단대신문 ‘참여 없는 공론장, 외면받는 화자들’ (4월 3일)
http://dknews.dankook.ac.kr/news/articleView.html?idxno=16321
4. 사회에 끼친 영향
기사는 3년 연속 총학 선거가 무산돼 대학 입학 후 한 번도 ‘총학’을 가져보지 못했던 연세대학교 17학번 조인희, 최승혜씨의 이야기로 논의를 시작합니다. 총학이 없는 캠퍼스에서 어떻게 개별 학생은 소외되고, 민주주의는 황폐해지는지를 조명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본지 보도 이후, 학생들은 이제 총학생회를 경험할 수 있게 됐습니다. 4월 5일, 보궐선거 결과 총학이 꾸려져 3년 연속 이어진 공백 상황이 멈췄기 때문입니다.
28개 대학 총학생회의 연대체인 ‘전국대학생네트워크’도 4월 6일 출범했습니다. 당시 준비위원회 상태였으나, 파편화한 학생 사회 가운데서도 꿈틀거리는 연대의 움직임을 재빠르게 포착했고 달라진 운동 형태와 구호를 선제적으로 분석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회차 심사평
제343회 전체 총평
제34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현장 기자들의 땀과 노력,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긴 총 10개 부문 66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6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취재보도2부문에서 JTBC, 한국일보, 서울신문 출품작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취재보도2부문 신설 후 최다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JTBC의 ‘포항 지열발전소 지진 유발 가능성’은 지진을 유발한 원인을 최초로 보도했고, 2017년 11월15일 포항 지진 발생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꾸준히 여러 문제점을 짚었으며, 지난 3월 정부 조사연구단의 발표로 진실로 확인된 보도였다는 점에서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지진 발생원인에 대한 초기 보도 이후 끈질기게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지진 발생원인과 지열발전소 사업 추진과정 전반의 문제점을 추적해 왔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지진 발생 직후 지열발전소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지목한 관련 전문가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문제를 본격 제기한 이후 후속 보도를 이어가며 관련 보도를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의제설정과 추적보도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일보의 ‘인도네시아 임금체불 한인기업 파문’ 보도는 현지 특파원의 발품과 문제의식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해당 보도를 계기로 이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체불임금 지급이 합의됐다. 자칫 방치했을 경우 한국의 이미지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긍정적인 방향에서 해결되도록 이끈 계기가 됐다.
서울신문의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 관련 보도는 금기시 되어 왔던 ‘죽음’의 문제를 수면 위로, 공론화의 장에 끌어 올린 의미가 주목받았다. 현지 르포, 인터뷰, 설문조사, 전문가 의견 등으로 기획을 탄탄히 구성했고, 보도의 반향도 컸다.
취재보도1부문에선 한겨레신문의 ‘김성태 국회의원 딸 등 KT 특혜 채용 의혹’ 보도가 수상했다. 아직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관련 의혹에 대해 끈질기고 다차원적으로 취재함으로써 저널리즘 정신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가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자영업 현안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한겨레신문의 ‘자영업 약탈자들’ 보도가 선정됐다. 기자가 직접 위장취업해 자영업자에 기생해 번성해 가는 ‘창업컨설팅’의 실체를 파헤치는 등 현장 기자의 취재 노력이 특히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 출품된 부산MBC의 ‘‘1급 발암물질’ 소방관서…위기의 소방관’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발암물질에 소방대원들이 심각하게 노출될 수 있는 소방관서의 문제를 파헤치고, 소방차 디젤 배출가스가 많이 차는 차고지와 소방관서의 구조적 문제를 이슈화함으로써, 소방관의 건강권을 위협할 우려가 높은 소방관서에 대한 실질적 개선책을 이끈 수작으로 평가됐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