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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343회 · 2019년 3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 4-03

자영업 약탈자들

한겨레신문 탐사에디터석

공적설명서

기자가 직접 쓴 취재 착수 경위와 제작 과정

취재착수 · 단독기획
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② 단독기획( O ), 자영업자들이 힘들고 어렵다는 뉴스는 이미 넘쳐납니다. 하지만 늘 비슷한 프레임입니다. 경기 불황, 치솟는 임대료, 감당할 수 없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판에 박힌 듯 쏟아집니다. 정말 그것만이 문제의 전부인지 의심을 품었습니다. 자영업은 한해에만 100만여 명이 새로 유입되고, 80만명이 폐업하는 거대한 시장입니다. 고용 규모로 보면 대기업 몇 곳이 매년 생겼다 사라지는 셈입니다. 이 회로에 기생해 살아가는 누군가들이 있지 않을까. 이 거대한 시장에서 신규 창업자들을 먹잇감으로 삼아 빨대를 꽂는 집단에 주목해보기로 했습니다. 자영업자에 기생해 번성해 가는 ‘창업컨설팅’을 통해 자영업을 들여다보는 시도는 그동안 어느 언론에서도 접근하지 않은 방식이었습니다. 제보자 하나 없이 시작했지만 직접 업계에 침투하는 방식으로 취재를 진행해 200명이 넘는 창업컨설턴트를 만났고, 착취당한 100여명의 자영업자 삶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1)기자가 창업컨설팅업체에 위장 취업하다 처음에는 무작정 상가와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주워듣는 것부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강북 핵심 상권의 한 부동산 업자로부터 상가 점포 거래는 주로 강남에 있는 부동산 업체에서 이뤄진다는 단서를 얻었습니다. 업체를 수소문해 직접 취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취재진은 관련 자격과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과장’ 직함을 달고 권리금 깎는 작업에 바로 투입됐습니다. 어떻게든 매장을 팔고 싶어 하는 절박한 양도인과 좋은 매장인 줄 알고 접근하는 양수인 사이에서 권리금으로 장난을 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들만의 세계에 침투해보니 업계 구조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창업컨설팅은 자영업자를 원치 않는 가해자로 만듭니다. 그 구조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내부에서 창업컨설팅 교육 등에 대한 영상을 촬영하고, 내부 자료를 확보해 실제 권리금으로 사기를 친 사례들도 꼼꼼히 취재했습니다. 200명이 넘는 창업컨설턴트와 함께 일하면서 그들이 이런 일을 언제부터 해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임하는지 등을 보다 생생하게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2)“1억으로 카페 창업하려고 하는데요” 기자의 창업 도전기 창업컨설팅 업체 잠입 취재가 가해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었다면, 피해의 양상을 확인하기 위해 예비창업자로 창업을 직접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1억 예산으로 서울에서 카페 창업하기’를 목표로 세웠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 ‘카페 창업’이라는 단어를 검색하자 열 군데가 넘는 창업사이트가 상단에 떴습니다. 앞서 잠입했던 창업컨설팅업체에서 한 달에 수백만 원을 들여 노출하는 ‘스폰서 광고’ 사이트였습니다. 창업컨설턴트는 카페를 창업하겠다는 예비 창업자에게 자신과 연결돼 있는 경기도의 한 필라테스 프랜차이즈 업체를 소개해줬습니다. 이른바 ‘감아오기’ 스킬이었습니다. 독자들이 기자의 관점에서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과정을 생생하게 영상에도 담았습니다. 이들이 소개해준 프랜차이즈를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주도 만나 실제 창업컨설턴트의 사탕발린 이야기들이 현실과는 어떻게 달랐는지 꼼꼼히 검증했습니다. 창업컨설팅업체를 통해 수백 개의 점포를 늘린 프랜차이즈 업체 가맹점주들도 수소문해 그들이 왜 망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떤 구조에 당했는지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3)신도시 상가 분양의 비밀...그 의사는 배우였다 ‘창업컨설팅업체’가 활개 치는 곳은 또 있었습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변호사는 신도시는 그야말로 무법지대라며, 무자격 컨설턴트들이 판을 친다고 말했습니다. 그게 어딘지도 모른 채, ‘경기도 남부권 신도시 신축 상가’라는 단서만 들고 한 달 넘게 4개의 신도시에 머물며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신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병원 입점 확정’ 플래카드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신용불량자나 노인 의사를 구해 유령 병원을 만들고 이를 미끼로 약국 등 건물 전체의 분양을 고양시키는 ‘사기’가 횡행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20일 넘게 의심이 가는 한 의사의 뒤를 치밀하게 밟았습니다. 취재 결과 그 의사는 신용불량자로 돈을 받고 계약만 해주는 ‘배우’였습니다. 그 의사를 중심으로 한 사기 세력과 약사, 인테리어 업체, 창업컨설팅업체, 건물주, 분양업체, 시행사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을 밝히는데 한 달 가까이 걸렸습니다. 결국 신도시 상가 분양을 둘러싼 착취 구조도를 만들어낼 수 있었고, 판을 설계한 건 ‘창업컨설팅업체’임을 밝혀냈습니다. 취재 과정을 모두 카메라로 밀착 촬영해 생생한 영상도 제작했습니다. (4)내러티브 방식으로 접근하다 신문 기사는 스트레이트 기사 쓰기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보통이고, 이번 취재 역시 그렇게 쓸 수 있는 새로운 사실들을 발굴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취재의 경우 기사를 ‘롱폼’의 내러티브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그리듯 보여주고, 이야기 듣는 것처럼 읽히길 바랐습니다. 창업컨설팅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기 행각의 ‘그림’과 그 안에서 모호한 가해와 피해의 구도로 배치된 ‘사람들’ 그리고 사기가 벌어지는 현장에 대한 ‘관찰’을 통해 이를 추동하는 욕망의 ‘고리’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 결과 창업과 창업컨설팅 문제를 오래 취재해온 기자들조차 “이미 알고 있던 문제였는데 전혀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었다”고 격려해줬을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자영업에 대한 기사는 많은 언론에서 매일같이 쏟아졌지만 자영업자들을 조직적으로 약탈하는 ‘창업컨설팅’에 초점을 맞춘 기획보도는 처음이었습니다. 언론사 기자가 창업컨설팅업체에 직접 잠입해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보도한 것 역시 국내 최초입니다. 접근 방식이 신선하다며 KBS ‘최경영의 경제쇼’, MBC ‘손에 잡히는 경제’ 등 여러 방송에서 섭외 요청이 들어와 기자가 경험한 창업컨설팅에 대해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언론비평지인 ‘미디어오늘’도 기자를 인터뷰해 잠입 취재기와 후일담 등을 기사화했습니다. 현재, MBC <PD수첩>에서도 기사 이후 관련 내용의 방송을 준비 중이라며 협조를 요청받은 상황입니다. 언론계 안팎에선 “이런 세계가 있는지 처음 알아 신선했다”, “대체 기자는 처음에 어떻게 알고 취재했냐”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처음에 예정됐던 기획 기사는 세 편이었지만, 기사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첫 기획 기사가 나간 다음 날 창업컨설팅업체를 기습 방문하니 서류를 파쇄하고 컴퓨터 본체를 빼내는 등 증거 인멸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탈세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이들이 없애고 있는 것이 세금 신고하지 않은 각종 계약서라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사가 나간 뒤 국세청에서도 해당 업체 정보를 파악하는 한편 탈세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보 메일과 전화도 하루에만 수십 건씩 쏟아졌습니다. 기사 덕분에 계약만 한 상태에서 더 큰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는 사연부터 업체에서 탈세를 하고 있다는 등 구체적이고 다양한 제보들이 밀려들었습니다. 경기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창업컨설팅업체의 수사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신도시 분양 사기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한약사회도 신고센터를 운영해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후속 조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정부도 창업컨설팅 피해자 구제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창업컨설팅 피해 자영업자 파악에 나서는 한편 피해자를 찾아 법률적 지원 등 피해 구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자영업 약탈자들>은 언론윤리강령과 한겨레 내부 ‘취재보도준칙’을 준수하였습니다. - 2019년 4월 8일 현재, 사내 포상 추천을 받아 심사위원단의 심의를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자영업 약탈자들>은 외부 지원 없이 한겨레신문이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취재해 보도한 기사입니다. 반론신청 및 언론중재위 피소는 없었습니다.

취재후기

(343회) 자영업 약탈자들 / 한겨레신문

자영업 약탈자들 한겨레신문 장나래 기자 자영업자들이 힘들고 어렵다는 뉴스는 이미 넘쳐났습니다. 치솟는 임대료, 감당할 수 없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한겨레 탐사팀은 그것만이 문제의 전부인지에 의심을 품었습니다. 자영업은 한해에만 100만여 명이 새로 유입되는 거대한 시장입니다. 고용 규모로 보면 대기업 몇 곳이 매년 생겼다 사라지는 셈입니다. 누가 이 거대한 시장에서 신규 창업자들을 먹잇감으로 삼아 빨대를 꽂는지에 주목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창업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자영업자에게 기생해 번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어느 언론에서도 접근하지 않은 방식이었습니다. 제보자 하나 없이 시작했지만 직접 업계에 침투하는 방식으로 취재를 진행해 200명이 넘는 창업 컨설턴트를 만날 수 있었고, 착취당한 100여명의 자영업자 삶으로 들어가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예정됐던 기획 기사는 세 편이었지만, 기사를 끝낼 수는 없었습니다. 첫 기획 기사가 나간 다음 날 창업 컨설팅업체를 기습 방문하니 서류를 파쇄하고 컴퓨터 본체를 빼내는 등 증거 인멸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탈세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이들이 없애고 있는 것이 세금 신고하지 않은 각종 계약서라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보 메일과 전화도 하루에만 수십 건씩 쏟아졌습니다. 기사 덕분에 계약만 한 상태에서 더 큰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는 사연부터 업체에서 탈세하고 있다는 등 구체적이고 다양한 제보들이 밀려들었습니다. 피해 사례가 너무 많아 모두 기사화하지는 못했지만, 이 기사가 앞으로 창업 시장에 뛰어들 자영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회차 심사평

제343회 전체 총평

제34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현장 기자들의 땀과 노력,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긴 총 10개 부문 66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6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 심사에서는 취재보도2부문에서 JTBC, 한국일보, 서울신문 출품작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취재보도2부문 신설 후 최다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JTBC의 ‘포항 지열발전소 지진 유발 가능성’은 지진을 유발한 원인을 최초로 보도했고, 2017년 11월15일 포항 지진 발생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꾸준히 여러 문제점을 짚었으며, 지난 3월 정부 조사연구단의 발표로 진실로 확인된 보도였다는 점에서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지진 발생원인에 대한 초기 보도 이후 끈질기게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지진 발생원인과 지열발전소 사업 추진과정 전반의 문제점을 추적해 왔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지진 발생 직후 지열발전소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지목한 관련 전문가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문제를 본격 제기한 이후 후속 보도를 이어가며 관련 보도를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의제설정과 추적보도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일보의 ‘인도네시아 임금체불 한인기업 파문’ 보도는 현지 특파원의 발품과 문제의식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해당 보도를 계기로 이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체불임금 지급이 합의됐다. 자칫 방치했을 경우 한국의 이미지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긍정적인 방향에서 해결되도록 이끈 계기가 됐다. 서울신문의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 관련 보도는 금기시 되어 왔던 ‘죽음’의 문제를 수면 위로, 공론화의 장에 끌어 올린 의미가 주목받았다. 현지 르포, 인터뷰, 설문조사, 전문가 의견 등으로 기획을 탄탄히 구성했고, 보도의 반향도 컸다. 취재보도1부문에선 한겨레신문의 ‘김성태 국회의원 딸 등 KT 특혜 채용 의혹’ 보도가 수상했다. 아직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관련 의혹에 대해 끈질기고 다차원적으로 취재함으로써 저널리즘 정신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가 나왔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자영업 현안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한겨레신문의 ‘자영업 약탈자들’ 보도가 선정됐다. 기자가 직접 위장취업해 자영업자에 기생해 번성해 가는 ‘창업컨설팅’의 실체를 파헤치는 등 현장 기자의 취재 노력이 특히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 출품된 부산MBC의 ‘‘1급 발암물질’ 소방관서…위기의 소방관’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발암물질에 소방대원들이 심각하게 노출될 수 있는 소방관서의 문제를 파헤치고, 소방차 디젤 배출가스가 많이 차는 차고지와 소방관서의 구조적 문제를 이슈화함으로써, 소방관의 건강권을 위협할 우려가 높은 소방관서에 대한 실질적 개선책을 이끈 수작으로 평가됐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이 회차 수상작 2019년 3월

제343회(2019년 3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1부문 · 1편
김성태 국회의원 딸 등 KT 특혜 채용 의혹
1-11 한겨레신문 김완·정환봉
취재보도2부문 · 3편
포항 지열발전소 지진 유발 가능성
2-02 JTBC 윤두열·박소연·박준우
인도네시아 '임금체불 한인 기업' 파문
2-03 한국일보 고찬유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 외
2-05 서울신문 유영규·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김형우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자영업 약탈자들 지금 보는 작품
4-03 한겨레신문 장나래·김완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1급 발암 물질' 소방관서…위기의 소방관
9-03 부산MBC 임선응·이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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