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편집국에서 고양이를?
“서 기자, 고양이 언제 데려 갈래?”
지난해 10월,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심인섭 대표가 농담처럼 던진 말이 오랫동안 기자의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우주’와 ‘부루’는 라이프가 지난해 5월 경남 김해의 한 불법 번식농장에서 구조한 고양이들입니다. 심 대표는 함께 구조된 다른 고양이들은 대부분 입양이 됐지만, 우주와 부루의 입양자는 5개월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우주는 나이도 많은 데다 눈도 성치 않았고, 부루 역시 눈이 좋지 않은 아이였습니다. 고양이들이 눈에 밟혔지만,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는 기자가 덜컥 입양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 부서 회의에서 조심스럽게 고양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 고양이들을 회사에서 돌보면서 평생 반려자를 찾아주면 어떨까요.”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쉽게 결정내릴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우선 팀 내부에서 할 수 있는 고민들부터 해나갔습니다. 어디서 키울 것인지, 휴일에는 어떻게 돌보며, 병원비‧사료비 등의 비용은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향후 입양은 어떻게 할 것인지. 하나하나 다 따져 봐야할 부분이었습니다.
구성원들의 우려도 극복해야할 난관 중 하나였습니다. 한 달 동안 회의를 거듭한 끝에, 고양이들을 임시보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올해 2월, 부산일보 4층 편집국의 취재실 두 칸에 고양이들의 보금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언론사에서 고양이를 보호하는 만큼, 단순히 좋은 입양처를 찾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육묘일기’에서 더 나아가 반려동물, 유기동물, 길 위의 동물, 실험동물, 패션에 희생되는 동물, 농장동물의 이야기로 확장시켜보기로 했습니다. 동물권 관련한 책과 논문, 동물단체의 활동들을 찾아보며 밑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그리하여 ‘편집국 고양이-동물동락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동물동락’ 프로젝트
우주와 부루가 편집국에 오면서 <편집국 고양이-동물동락 프로젝트>도 막을 올렸습니다. ‘동물동락’은 동물과 사람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지향한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입니다.
올해 2월 19일 연재 시작을 알리는 예고기사가 나간 이후로 7월 23일까지, 총 20회 온라인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온라인 독자들을 먼저 만나고, 챕터가 끝날 때마다 지면으로 게재를 했습니다. 지면에는 총 11차례 게재됐으며, 모두 주요면에 배치됐습니다.
편집국 고양이는 우주와 부루가 편집국에 둥지를 트게 된 사연을 다루고, 더 나아가 동물 복지, 동물권 전반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확장해나갔습니다. 사전 취재를 하면 할수록 다뤄야할 주제가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가장 먼저 다룬 주제는 우주와 부루가 구조된 불법번식농장의 이야기였습니다. 처벌이 약한 탓에 불법번식농장과 같은 ‘악의 고리’가 끊이지 않는 점을 지적하고, 더 나아가 물건 사고 팔 듯 동물을 판매하는 펫숍 산업에 대해서도 짚었습니다. 깊은 고민 없이 입양한 후 파양되거나 유기되는 동물들의 이야기도 다뤘습니다.
동물권 이슈 중 ‘길고양이’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길고양이와 캣맘에 대한 혐오가 불붙듯 번지는 현 상황에 대해 짚고, 공존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지자체의 사업도 조목조목 살펴봤습니다. 또 아파트 재개발공사를 앞두고 길고양이의 희생을 막기 위해 노력한 캣맘‧캣대디, 길고양이와의 공존을 위해 자발적으로 공동체를 꾸린 우리 이웃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전시동물에 대한 문제도 다뤘습니다. 경남 김해의 한 동물원을 찾아 콘크리트와 유리벽에 갇힌 동물들의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동물원뿐만 아니라 수족관 안에 갇힌 돌고래와 수중동물에 대해서도 조명했습니다. 최근 들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야생동물 카페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이들 카페는 동물보호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그동안 제대로 실태가 알려지지 않았던 영역입니다.
나아가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실험동물, 패션의 재료로 희생되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식품이 되기 위해 도축되는 농장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오래 전부터 문제 제기가 이뤄졌지만 변화의 속도는 더딘 영역입니다. 이에 단순히 지적과 비판을 넘어 대안까지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동물의 희생을 줄이는 방법과 윤리적 소비 트렌드에 대해서도 소개했습니다.
기사의 끝에는 항상 우주와 부루의 안부를 더했습니다. ‘편집국 고양이’를 궁금해 하는 애독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소식을 전하며, 우주와 부루의 집사로서 책임감도 놓지 않았습니다.
-우주와 부루의 ‘영상일기’
우주와 부루의 소식은 동영상으로도 제작돼 <부산일보> 유튜브 채널에 주1회 정기적으로 업로드 됐습니다. 기사에 첨부하는 영상을 통해 우주와 부루의 편집국 생활을 보여줬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큰 병을 앓으면서 여러 차례 수술과 입원을 해야 했던 부루의 이야기, 그리고 부루를 돌보며 편집국 집사들 겪은 희로애락을 담아냈습니다. 우주의 제작회의 체험기와 편집국 나들이 등 유쾌한 이야기들도 영상으로 풀어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참여 저널리즘’
동물보호단체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동물권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들 합니다. 동물을 키우면서 동물의 생명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자연히 깨달았다고 합니다.
<편집국 고양이> 이전에도 ‘동물복지’와 ‘동물권’을 조명하는 보도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동물을 보호하면서 동물권 관련 기사를 쓰는 것은 한국 언론 역사상 첫 시도입니다.
실제로 고양이를 돌보다 보니, 동물에 대한 마음가짐부터 달라졌습니다. 불법번식농장에 대한 기사를 쓸 때도, 단편적인 면만 겉핥기식으로만 다루기보다 구조적인 면을 파고들게 됐습니다. 우주와 부루가 살았던 지옥 같은 곳이 왜 곳곳에서 잡초처럼 끊임없이 자라는지에 대해 짚었습니다. 거기서부터 논의를 하나씩 확장시켰습니다.
-독자와의 교감
독자들에게도 더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언론은 동물학대, 전시동물, 실험동물, 농장동물 등을 다룰 때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며 훈계하듯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편집국 고양이>는 가르치듯 접근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우주와 부루가 독자들에게 자신의 친구들이 처한 상황을 알리듯,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애썼습니다.
아픈 고양이를 돌보며 기록한 ‘육묘일기’, ‘투병일기’도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나만의 고양이가 아닌, 독자들과 함께 키우는 고양이가 됐습니다. 특히나 독자들은 구조된 성묘를 돌본다는 지점에서 많은 응원을 보냈습니다. 독자들은 댓글이나 SNS메시지로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거나 자신들의 경험을 나눠주기도 하면서 편집국 집사들을 응원했습니다. 실제로 독자분들이 편집국으로 고양이 간식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한 독자는 우주와 부루를 잘 돌봐줘서 고맙다며 감사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비록 연재는 끝났지만, 편집국의 마스코트가 된 우주를 캐릭터화해 ‘굿즈’를 발행하는 방안도 고심 중입니다. 굿즈를 통해 얻은 수익은 동물 구조에 힘쓰고 있는 단체에 기부하는 방향을 논의 중입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편집국 고양이-동물동락 프로젝트>는 2021년 3월 3일 자 기자협회보 2면에도 소개됐습니다.
기자협회보는 편집국에서 고양이를 키우게 된 배경과 본보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에 대해 보도하고, 부산일보의 새로운 시도인 참여형 저널리즘에 대해 조명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편집국, 변화의 시작
변화는 편집국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고양이들은 삭막한 편집국에 따뜻한 위로를 선사했습니다. 작은 생명이 주는 위로를 받으려, 뉴콘텐츠팀 소속이 아닌 다른 부서의 기자들도 너나할 것 없이 집사를 자처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은 타부서 모 부장은 쉬는 시간마다 고양이들과 놀아주면서 가장 친한 ‘베프’가 됐고, 고양이 케이지에서 꽤 떨어져 있는 부서의 기자들도 지칠 때마다 고양이들을 찾아 힐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국장도 때때로 고양이들을 보며 한숨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고양이 입양에 대해 관심을 갖는 구성원들이 늘어났습니다. 편집국장은 우주와 부루를 보면서 실제로 유기묘를 입양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유기동물과 구조 동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입양을 알아보거나 보호소에 후원을 하는 직원들도 생겼습니다. 가장 큰 수확은 고양이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을 갖고 있던 직원들이 고양이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됐다는 점입니다.
편집국 내부의 변화는 신문의 변화로도 이어졌습니다. 이전까지는 단발성 이슈로만 다뤄오던 동물권 보도가 이제는 지면의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보도 내용 자체도 갈등을 부각하기 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고,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갔습니다.
-동물 관련법 개정
동물보호단체들의 노력으로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은 수년 전에 비해 훨씬 진일보했습니다. <편집국 고양이-동물동락 프로젝트>는 동물보호법, 동물원‧수족관법 등 동물 관련법과 제도들이 발전해나가는 과정과 보폭을 함께 맞췄습니다.
이번 보도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지지부진했던 동물 관련법 개정 작업이 속도를 냈습니다. 7월 19일 법무부는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민법 제98조의 2 동물의 법적지위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동물은 물건으로 취급돼온 탓에 동물 관련 학대 사건임에도 ‘재물손괴죄’가 적용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또 소유주가 동물을 학대할 경우에도 소유주의 사유재산으로 인정돼, 소유권을 박탈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편집국 고양이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동물권 관련법을 여러 건 소개했습니다. 이번 보도로 해당 법안에 대한 여론도 다시 한 번 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독자의 인식 변화
<편집국 고양이-동물동락 프로젝트>는 동물은 ‘물건’이 아닌 ‘생명’임을 끊임없이 강조해왔습니다. 이같은 보도들이 모여 독자들의 인식을 바꿔나가고, 생명 존중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데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동물복지 문제를 다루다보니, 처음엔 악플도 달렸습니다. 사람도 살기 힘든 세상에 무슨 동물의 복지까지 고려해야하느냐는 비아냥거림이었습니다. 특히나 길고양이 관련 보도에는 ‘위선적이다’라는 댓글도 적잖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보도를 점차 이어가면서, 댓글 창은 지지와 응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불필요한 희생을 줄일 수 있다”는 저희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독자들이 하나둘 씩 늘어갔습니다. 긍정적인 평가는 이번 보도자체뿐 아니라 부산일보사에 대한 호감도로도 이어졌습니다.
감사하게도 <편집국 고양이-동물동락 프로젝트>를 챙겨보기 위해 매주 금요일을 기다렸다는 독자들도 있었습니다. 마지막 연재 기사에 독자들은 “덕분에 동물권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고양이를 데려오겠다고 했을 때 난색을 보였던 회사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편집국뿐 아니라 광고국, 사업국에서도 고양이를 보면서 위안을 얻었습니다.
부산일보 독자위원회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랐습니다. 형식뿐 아니라 내용적인 측면에서 새롭운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이번 보도와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비롯한 민‧형사상 어떤 소송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1회 전체 총평
제37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1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7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일부 출품작은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 끝에 탈락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세계일보의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공정이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자칫 묻힐 수 있었던 대기업의 채용 비리 문제를 경찰의 내사, 검찰의 기소, 법원 공판 과정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긴 호흡으로 끈질기게 파헤침으로써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돋보였다. 경찰의 언론플레이 가능성에 대한 일부 의견이 있었으나 문제의식을 갖고 오랜 기간 끈질기게 파고든 노력과 사회적 파장을 평가한 다수 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쿠키뉴스의 <외국인 탈세 의심거래 224조…증권사는 국세청 조사 ‘방해’ 외 3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회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제도적 맹점을 악용, 천문학적인 탈세를 해온 실태를 공론화함으로써 제도 개선을 위한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의 <젠더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보도는 한국 사회의 젠더 데이터 공백을 저널리즘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처음 다룬 시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평소 막연히 느끼고는 있었지만 지나쳐왔던 문제에 대해 역발상으로 접근했다는 점도 돋보였다. 제도 개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EBS의 <장애 교원 부족 실태> 보도는 장애교원 부족실태에 대해 집요하게 접근, 솔루션 저널리즘의 본령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애인이 교사가 되는데 겪는 어려움을 단계별로 입체적, 종합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문제의 심각성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환기했다는 점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제신문의 <부산시민공원 기름 오염 정화 부실> 보도가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했다. 자칫 대수롭지 않은 기름 오염 정도로 치부됐을 수 있는 문제를 끈질기게 파헤침으로써 부산시민 전체의 문제로 공론화시켰다는 점에서 지역취재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인일보의 <우리 앞바다에 쓰레기 쓰나미가 온다> 보도 역시 인천·경기 앞바다의 심각한 해양쓰레기 현장을 직접 돌며 심층적으로 취재하여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에는 KBS광주의 <무늬만 에너지밸리...생산지 세탁 의혹> 보도가 이견 없이 꼽혔다. 심사위원회는 나주 혁신산단 입주기업들의 무늬만 에너지밸리 운영 실태 및 한전, 중기부, 지자체의 방치 상황을 고발, 지역 탐사보도의 본령을 보여줬다는 데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