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V),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국내 재계 서열 4위 그룹 LG. ‘사람을 아끼고 서로 화합 한다’는 인화(人和)의 조직 문화로 어떤 대기업보다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온 기업이다. LG전자는 그 중에서도 가장 취업하고 싶은 직장 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에서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회사 안팎에서 채용 청탁이 몰린다’는 이유로 기업 최고위층이 나서 ‘청탁 관리 방안’이란 채용비리 정책을 마련한 것이다. 그리고 조직적으로 채용비리가 저질러졌다. 여기엔 그룹 전반이 관여한 흔적이 역력했다. 참담한 것은 이 조직적인 행태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지속된 사실이다.
지금 취업시장은 어떤 수식어도 무색할 만큼 끝이 안 보이는 취업절벽이다. ‘공정성’ 하나를 믿고 처절하게 몸부림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취업준비생, 힘없고 빽없는 흙수저 아빠들을 분노하게 하고 절망케 하는 소식이다. 이 참혹한 이야기를 처음 접한 것은 2019년 어느 날이다.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은 ‘LG 채용비리’ 사건을 약 2년에 걸쳐 추적했다. 그 사이 수사기관은 지난한 내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2020년 5월15일 강제수사가 시작됐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현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LG전자 한국영업본부와 LG전자 사무 데이터를 보관하는 LG CNS를 압수수색했다. 한 달 뒤에는 2차 압수수색이 이어졌다. 취재팀은 여러 사정을 감안해 필요 최소한으로만 보도했다.
[단독] 경찰, ‘채용비리 혐의’ LG전자 2곳 압수수색 중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1&oid=022&aid=0003465482
[단독] 경찰, 채용비리 혐의 LG전자 2차 압수수색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022&aid=0003476266
경찰의 수사 마무리 현장에도 세계일보가 있었다. 경찰은 같은 해 10월22일 LG전자 임직원 12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7년의 업무방해죄 공소시효가 시시각각 소멸되는 숨 가쁜 수사였다. 취재팀은 경찰이 ‘관리 리스트’를 압수해 부정채용을 청탁한 인물들을 특정했다는 ‘민감한’ 정보를 담아 보도했다. 이 사건이 얼마나 엄중하며 얼마나 확대될 수 있는지는 수사를 진행한 경찰, 기소권을 가진 검찰, 의혹을 보도할 수 있는 언론의 의지에 달렸다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암시만 한 데는 밝힐 수 없는 여러 사정이 있었다.
[단독] 경찰, ‘채용비리’ 혐의 LG 전·현직 임직원 12명 기소의견 송치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022&aid=0003515543
그런데 이런 중대한 사안을 놓고 검찰은 피의자들을 약식기소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벌금형으로 끝내겠다는 것이다. 송치된 12명 중 4명은 불기소한 사실도 확인됐다. 거대 자본 권력의 위세에 몸서리가 쳐졌다. 취재팀은 검찰이 지속적으로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반려하며 수사 확대 가능성을 차단하고, 이미 밝혀진 위법의 결과조차 아무도 모르게 처리하려 한다는 단독 팩트를 칼럼에 담아 지적했다. 기록이라도 남겨놓자는 참담한 마음이었다.
[단독] 채용비리 꼬리 자른 검찰 [데스크의눈]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10&oid=022&aid=0003573312
[데스크의눈] 드라마에서 본 채용비리 단상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10&oid=022&aid=0003533455
이 사건이 만약 검찰의 약식기소와 법원의 약식명령으로 마무리됐으면, 이 전대미문의 불법은 ‘세상에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의 약식기소에 제동을 걸고 정식재판으로 전환했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하면 벌어지는 일이다. 법원은 첫 공판기일에서 검찰을 향해 “이 사건 불기소한 인원에 대해 그 이유를 밝히라”고 주문했다. 기소한 사실만 따지는 법원으로선 이례적인 일이었다. 세계일보는 정식재판 전환 사실과 첫 공판 진행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단독] ‘채용비리’ LG전자 임직원 공판 회부…재판부 “檢, 불기소 이유 밝히라”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591534
[단독] 학점미달·인적성 불합격도 OK… ‘채용청탁 리스트’ 만들어 임원 자녀 뽑은 LG전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591621
조용히 묻힐 뻔 했던 사건이 정식재판으로 전환되면서 취재에 활로가 열렸다. 사건 실체를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인 ‘GD(관리대상) 리스트’란 LG전자의 채용팀 기밀 파일도 단독 입수하게 됐다.
이 리스트에는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고위공무원, 국세청과 조달청의 고위관계자, 지방법원 부장판사, 서울대 교수 등 우리 사회의 권력층의 이름이 망라됐다. 이들은 자신의 자녀와 조카 등 친인척은 물론 지인의 자식들까지 LG ‘뒷문’으로 밀어 넣었다. 이뿐이 아니다. LG 임원들에게 매해 두 차례씩 진행되는 LG전자 공채는 ‘세습파티’였다. 임원들의 아들과 딸, 사위, 며느리 등이 LG 사원증을 목에 걸었다. 심지어 부회장 비서의 오빠, LG그룹 부회장의 조카며느리까지 등장했다.
취재팀은 GD 리스트를 폭로하는 한편, 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입사에 이르는지도 보도했다. 학점 기준에 미달하는 응시자, 인적성 검사에 탈락한 응시자, 면접에서 꼴등인 응시자들이 GD 리스트로 선정되면 입사는 ‘OK’였다. 채용팀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들을 합격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취재팀은 LG 채용비리 사건 수사가 얼마나 힘들게 진행됐는지, 증거가 눈앞에 있는 데도 활용할 수 없는 장벽들을 보도했다. 특히 채용비리 자체를 처벌할 법이 없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는 사법공백의 현실도 비중 있게 지적했다.
[단독] LG, 고위공무원 자녀 등 청탁 받고 부정채용 의혹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601484
[단독] 사회고위층 자녀 합격 후에도 관리… 사업 이해관계 고려? [LG 취업청탁 리스트 입수]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601485
[단독] 서류·면접 전 과정서 '작업'… 규정 무시하고 탈락자 구제 [LG 취업청탁 리스트 입수]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601486
LG직원들, 채용청탁 발각된 경영진에 “입장표명하라” 성토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601722
[단독] LG 채용청탁 또 있었다 [LG 취업청탁 리스트 입수]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601883
[단독] 채용의혹 ‘진행형’ 역력한데도… 영장신청 잇따라 ‘퇴짜’ [LG 취업청탁 리스트 입수]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601897
구직자 절반 “채용 공정성 신뢰 않는다” [LG 취업청탁 리스트 입수]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601884
공직자가 자녀 취업 청탁해도 처벌 못 해… “별도 입법 필요” [LG 취업청탁 리스트 입수]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602319
[현장메모] '부정채용' 관여한 회사가 피해자라니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602304
세계일보 연속보도가 끝난 직후 법원은 이 사건 선고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재판부가 이 사건을 더 깊이 들여다보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단독] 법원, LG ‘채용비리 사건’ 선고 8월로 연기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602534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제보자와 이해관계 등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타 매체 선행보도 없음. 세계일보의 'LG 채용비리‘ 사건의 단독보도는 모든 매체가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첫 보도한 ’[단독] 경찰, ‘채용비리 혐의’ LG전자 2곳 압수수색 중‘ 기사는 일간지와 방송사, 통신사 등 76개 매체가 이어 보도했다. ‘[단독] 경찰, 채용비리 혐의 LG전자 2차 압수수색’ 보도도 연합뉴스 등 통신사와 서울신문 등 일간지, JTBC 등 방송사 50여개 매체가 받았다. 경찰 수사 마무리를 다룬 ‘[단독] 경찰, ‘채용비리’ 혐의 LG 전·현직 임직원 12명 기소의견 송치‘ 기사도 KBS 등 방송사, 조선일보 등 일간지, 연합뉴스 등 통신사 37개 매체가 따라서 보도했다.
검찰이 약식기소한 LG 채용비리 사건을 법원이 정식재판으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알린 ‘[단독] ‘채용비리’ LG전자 임직원 공판 회부…재판부 “檢, 불기소 이유 밝히라”’ 기사는 연합뉴스 등 25개 매체가 받았다. 이후 'GD 리스트’를 단독 입수해 폭로한 시리즈 기사를 MBC가 받아 8시 뉴스로 보도했다. 보도가 나간 뒤 법원이 1심 선고기일을 연기했다는 ‘[단독] 법원, LG ‘채용비리 사건’ 선고 8월로 연기’ 기사도 KBS 등 8개 매체가 받았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 세계일보의 ‘LG 채용비리’ 연속 보도는 공정이 최고의 화두가 돼 있는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한다. 그간 공기업과 준공기업에 대한 채용비리 사건이 불거지긴 했지만, 사기업이자 대기업에서도 채용비리가 조직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도한 것은 처음이다. 취재팀 보도에 따라 정치권과 시민단체도 목소리를 높였다. 채용비리 특별법을 입안한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채용비리 신고센터인 ‘킬비리’ 센터를 개소하면서 LG 채용비리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평했다. 언론인권센터는 타 언론사들이 LG 채용비리 보도에 소홀하다며 “LG 채용비리, 언론은 왜 적극 보도하지 않나’라는 성명을 냈다. 또한 참여연대는 LG전자 이사회에 ‘관리대상(GD) 리스트’ 문건 작성·관리 및 부정채용 의혹에 대한 질의서를 공식적으로 보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언론의 침묵을 지적했다. 그는 미디어오늘에 ‘채용 비리를 훈훈한 사회공헌으로 덮는 LG전자의 '마법'’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내 ”세계일보의 놀라운 단독기사를 타사에서 제대로 인용하지 않았다. 타사 단독보도를 인용하지 않은 우리나라 언론의 옹졸함“이라며 ”LG전자는 세계일보의 단독기사가 보도되는 날에 맞춰 사회공헌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분석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 해당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371회) LG 취업청탁 리스트 입수 / 세계일보
LG 취업청탁 리스트 입수
세계일보 조현일 기자
“좋은 학교, 좋은 직장 모두 맘 먹기에 달렸더라.” 아들(고교생)이 취업절벽을 걱정할 때면 희망을 잃지 말자고 응원했다. 이 땅의 모든 부모가 그럴 것이다. LG 채용비리 사건은 그래서 죄질이 몹시 좋지 않다. 국민 대부분은 LG 정도면 글로벌 기업에 걸맞는 공정한 룰을 갖췄을 것이라고 기대할 것이다. 재계에서 이미지가 가장 좋은 기업이기도 하다.
“그래도 대기업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요.” 지난 2019년 겨울, ‘LG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제보를 접하고 소름이 끼쳤다. 비자금 조성, 배임, 횡령, 단가 후려치기, 갑질 등 우리 사회에 삐뚤어진 기업과 기업인의 탈·불법이 어디 한 두 건인가. 하지만 LG 채용비리는 당혹스러웠다. 본사 주도로 사내외 채용 청탁을 접수하고, 수용 여부를 사업본부와 논의하고, 승인이 나면 점수 조작을 불사하고 합격시켰다. 더구나 이들 명단을 인사팀에서 기록, 관리한 것마저 들통이 났다.
‘이 회사는 범단(범죄단체)인가.’ 말로 다 할 수 없는 충격과 패배감 같은 것을 느꼈다. 세상이 이렇게 불공정한 곳인지 미처 모를 수많은 아이들이 이 사실을 알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들이 책에 파묻힐 때 어떤 ‘힘 센 아빠’들은 아이 목에 사원증을 걸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좋은 수사팀을 만났다. 지난주 1심(징역형)은 이들이 흘린 땀의 결실이다. 지난 1년 반 동안 LG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만 40명을 동원했다. 검찰은 길목마다 막아섰고 법원은 확인된 사실에 대해서만 영장을 내줬다. 그 결과, 명백한 증거를 손에 쥐고서도 수사는 일단락이 됐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기업들 움직임이다. ‘사회적 책무’란 이유로 공개채용을 계속하겠다는 삼성과 달리 현대차, SK 등은 수시채용으로 전환 중이다. 이제 채용비리는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행위와 뒤섞여 규명하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
회차 심사평
제371회 전체 총평
제37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1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7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일부 출품작은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 끝에 탈락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세계일보의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공정이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자칫 묻힐 수 있었던 대기업의 채용 비리 문제를 경찰의 내사, 검찰의 기소, 법원 공판 과정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긴 호흡으로 끈질기게 파헤침으로써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돋보였다. 경찰의 언론플레이 가능성에 대한 일부 의견이 있었으나 문제의식을 갖고 오랜 기간 끈질기게 파고든 노력과 사회적 파장을 평가한 다수 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쿠키뉴스의 <외국인 탈세 의심거래 224조…증권사는 국세청 조사 ‘방해’ 외 3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회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제도적 맹점을 악용, 천문학적인 탈세를 해온 실태를 공론화함으로써 제도 개선을 위한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의 <젠더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보도는 한국 사회의 젠더 데이터 공백을 저널리즘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처음 다룬 시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평소 막연히 느끼고는 있었지만 지나쳐왔던 문제에 대해 역발상으로 접근했다는 점도 돋보였다. 제도 개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EBS의 <장애 교원 부족 실태> 보도는 장애교원 부족실태에 대해 집요하게 접근, 솔루션 저널리즘의 본령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애인이 교사가 되는데 겪는 어려움을 단계별로 입체적, 종합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문제의 심각성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환기했다는 점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제신문의 <부산시민공원 기름 오염 정화 부실> 보도가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했다. 자칫 대수롭지 않은 기름 오염 정도로 치부됐을 수 있는 문제를 끈질기게 파헤침으로써 부산시민 전체의 문제로 공론화시켰다는 점에서 지역취재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인일보의 <우리 앞바다에 쓰레기 쓰나미가 온다> 보도 역시 인천·경기 앞바다의 심각한 해양쓰레기 현장을 직접 돌며 심층적으로 취재하여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에는 KBS광주의 <무늬만 에너지밸리...생산지 세탁 의혹> 보도가 이견 없이 꼽혔다. 심사위원회는 나주 혁신산단 입주기업들의 무늬만 에너지밸리 운영 실태 및 한전, 중기부, 지자체의 방치 상황을 고발, 지역 탐사보도의 본령을 보여줬다는 데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