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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371회 · 2021년 7월 지역 취재보도부문 출품 6-03

부산시민공원 기름 오염 정화 부실

국제신문 사회1부

공적설명서

기자가 직접 쓴 취재 착수 경위와 제작 과정

취재착수 · 단독취재
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기자는 부산 금정구 집에서 부산시내버스 179번에 탑승해 부산진경찰서로 출근한다. 이 버스는 경로상 부산시민공원 북문 부산국제아트센터 건립 부지를 지난다. 이곳이 공사를 시작한 건 지난 1월부터다. 덤프트럭이나 화물차, 현장 노동자들이 아침부터 공사장을 출입하는 모습을 버스창 너머로 매일같이 지켜봤다. 그런데 5월 들어 문뜩 현장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통 보지 못한 것 같다는 자각이 들었다. 공사장 문은 열려 있는데, 정작 실제 공사하는 광경은 한 달 가까이 본 기억이 없었다. 호기심에 현장 관계자에게 “요새는 왜 공사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터파기 하다가 기름이 나와서 4월부터 공사 못 하고 있어요.” 곧장 이곳 토양 환경 담당 부서인 부산진구 환경지도계에 이 말이 참인지 확인해봤다. 사실이었다. 지난 4월 6일 시공사가 이곳에서 터파기를 하던 중 지하 3m 구간에서 유취(기름 냄새)를 맡아 조사를 해봤더니, 토양환경보전법상 공원 등 1지역의 토양오염우려기준인 500㎎/㎏를 3배가량 초과한 중질유가 나왔다고 했다.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농도 1629㎎/㎏ 수준의 기름 오염이 검출됐고, 이 때문에 토양정밀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TPH는 사람의 건강이나 동·식물의 생육에 악영향을 끼치며, 심할 경우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민공원은 과거 미군 기지가 자리했던 곳이다. 해방 이후 캠프 하야리아 부대가 50년 가까이 주둔해 우리 땅을 점유했다. 여느 미군 부대처럼 엄청난 양의 기름 오염이 발견됐고, 130억 원 가까운 혈세를 들여 토양을 정화한 뒤 공원이 된 곳이다. 1990년대부터 줄기차게 이어진 우리 땅 되찾기 시민운동의 결과다. 시민의 힘으로 공원을 조성했다는 긍지가 담긴 공간이다. 공원이 조성된 뒤로는 한 해에 80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부산의 대표적 휴양 공간이 됐다. 이런 곳에서 기준치를 훌쩍 넘는 오염이 또다시 발견됐다.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린 일이자, 시민의 건강이 위협받는다는 실질적 우려도 제기될 사안이었다. 부산시민공원은 2014년 5월 개장했다. 환경정화는 검증작업까지 포함해 2013년 이미 끝났다. 왜 오염이 다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곳에 공원이 들어서게 됐는지를 알아야만 했다. 10여 년 전 환경정화작업에 참여한 수많은 관계자를 만나 당시의 상황을 전해 듣고, 토양 정화와 관련한 자료들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여러 증언과 자료들은 ‘토양정밀조사 자체가 부실했다’는 사실을 가리키고 있었다. 한국환경공단이 2011년 1월 생산한 이곳 토양정밀조사 보고서는 통상적인 보고서와는 크게 다른 지점이 하나 있었다. 유류는 주변으로 퍼지기 때문에 기름이 확인된 다른 지점들과 연결해 하나의 큰 덩어리로 오염 분포 구간을 표현한다. 이 오염 덩어리를 그림으로 나타낸 걸 플룸(plume)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환경공단이 보고서에 제시한 오염 분포도는 플룸(plume)을 작은 동그라미가 군데군데 점 찍듯 분절적으로 표현했다. 하나의 큰 덩어리로 오염 정도를 표시하는 일반적인 그림과는 사뭇 달랐다. 당시 정화 작업에 참여한 한 연구원은 “일반적인 오염 조사 보고서는 유류 오염 시료를 채취한 구간이 서로 연결되도록 분포도를 작성한다. 그래야 바닥을 뚫어보지 않은 곳의 오염까지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 토양정밀조사 보고서에는 시료 채취 지점 간 연결이 거의 없다. 오염 분포 정도가 매우 국소화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최초 자료를 근거로 한 토양 조사 부실 ‘의혹’은, 이후 지난 7월 발표된 토양정밀조사 보고서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부산국제아트센터 조양 정밀 조사를 수행한 신라대 팀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과거 정화대상 구역의 오염 분포와 비교해본 결과, 주로 정화구역이 아닌 곳에서 추가 오염이 발견됐다. 정화구역 주변에서도 오염이 발견됐다’고 적었다. 이들은 또 ‘이번에 발견된 오염 토양은 과거 정밀조사에서 찾아내지 못한 오염 지역을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정화구역 외로 분류돼 잔류한 오염이 시간이 경과하면서 주변으로 확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기술했다. 이처럼 분포 정도가 축소된 탓인지, 처음 이곳 오염을 정화할 당시에도 실제 오염 정화 대상 지점이 아닌 곳에서 유류가 계속 발견되기도 했다. 그런데 공원이 조성될 당시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이다. 당시 공원 조성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했던 수많은 시민단체 소속 관계자들은 “허 시장이 자신의 임기 전에 시민공원을 개장하기 위해 굉장히 서둘렀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미군 공여 부지의 오염 정화 작업은 본래 국방부 소관 업무인데도 부산시는 시민공원을 조속 개장해야 한다며 그 업무를 자의로 위임받아왔다. 통상 수년은 족히 걸리는 정화 작업도 15개월 만에 뚝딱 해치웠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는데, 나머지 단추마저도 허겁지겁 끼우기 바빴던 것이다. 최종적으로, 이곳에서는 최고 오염 농도 2718㎎/㎏ 수준의 TPH 오염이 확인된 것을 비롯해 시료 지점 중 12곳에서 심각한 오염이 검출됐다. 국제신문은 최초 오염 발견 사실을 단독 보도한 것을 시작으로, 최초 토양 조사 부실 의혹, 부산시의 허겁지겁 행정 등의 제반적 문제를 짚으며 이 문제를 공론화시켰다. 최종적으로 도출된 조사 결과를 근거로 국제신문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단 점도 시민에게 확인시켰다. 지역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도 함께 목소리를 내줬다. 부산지역 11개 시민단체 상설연대체인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6월 14일 입장문을 내고 기름 오염이 발견된 부산시민공원 내 부산국제아트센터 부지 외에도 공원 전체 부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의회는 7월 13일 열린 도시환경위원회 임시회 하반기 주요 업무 계획에서 이곳의 정화 작업과 관련한 부산시의 부실 행정을 지적하며 토양 조사 대상 부지 확대 및 정화 부실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이 덕에 최초 ‘부산국제아트센터 내에 오염이 발견된 구역만 정화를 하겠다’던 부산시의 입장도 부산시민공원 전반에 대한 잔류 오염 조사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조사 방식도 사람의 눈과 코로 1차 조사를 하겠다는 겉핥기식 조사에서 아닌 민관의 전문가가 합동으로 잔류 오염 조사 방식을 검토해 실질적인 검증이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부산국제아트센터에서 기름 오염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후, 2010년대 초반 부산시민공원 토양정화작업과 관련한 관계자 대부분을 만나 추가 취재를 벌였다. 과거 생산된 자료들을 수집하고, 당시의 분위기나 오염에 대한 부산시의 견해, 방침 등을 묻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10년 이상 지난 일이다 보니 관계자들의 기억이 세밀하지 못했고, 자료 또한 부재했다는 점이다. 이번 보도의 핵심 자료였던 한국환경공단의 토양정밀조사(2011년 1월) 또한 구할 수가 없었다. 환경부, 국방부, 부산시 등에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했으나 ‘전자문서화되지 않은 자료며, 서고에도 없다(부산시)’거나 ‘우리 부처가 공개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다’(환경부, 국방부)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자료를 얻기 위해 마지막으로 택한 방법은 ‘구글링’이었다. 구글의 고급 검색 기능을 활용해 ‘캠프 하얄리아 토양’, ‘캠프 하야리아 토양’, ‘부산시민공원 토양 조사’ 등의 키워드로 자료를 찾아 헤맸다. 운이 좋게도, 며칠 만에 ‘캠프하야리아 토양정밀조사보고서 부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재단법인 ‘숲과나눔’이 구축한 디지털 아카이브에서 보고서 제본을 PDF화한 파일이 서버에 저장돼 있었다. 추가적인 검색을 통해 부산시가 내부 문서에 수록한 당시 시민공원 토양오염 분포도, 토양정밀조사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국방부 위해성 평가 조사 보고서 또한 확보하게 됐다. 5월~7월 진행된 조사 자체를 취재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시공사(태영건설 컨소시엄), 토양정화 명령자(부산진구), 부산국제아트센터 발주처(부산도시공사), 부산국제아트센터 운영 기관(부산시), 조사 기관(신라대 산학협력단 토양분석센터) 모두들 정확한 오염 수치를 공개하기 꺼려했다. 이 때문에 최종 보고서를 입수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오염 농도 대신 다소 뭉뚱그려진 수치를 보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러 루트를 통해 이뤄진 국제신문의 적극적 취재와 보도, 이를 받아 목소리를 높인 지역사회의 강한 압박이 없었다면 최종 보고서 공개되는 국면까지 나아갈 수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부산시민공원에서 기름 오염이 발견된 사실(보도일 2021년 5월 5일), 부실 조사에 따른 부실 정화(보도일 2021년 5월 17일) 등은 모두 국제신문의 단독 보도를 통해 지역에 처음 공개됐다. 경쟁지를 포함한 지역 대부분의 매체에서 이 보도를 이어받았다. 일대 전수 조사를 요구하는 지역 시민사회, 시의회 등의 목소리도 국제신문을 통해 처음 전달됐다. 1. 부산일보 -‘부산시민공원 토양 유해물질 '3배'…국제아트센터 건립 공사 중단’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50707284733444) -‘부산시민공원 아트센터 토양서 기준치 5배 넘는 오염 물질’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72317405691488) 2. 연합뉴스 -‘부산시민공원 아트센터 부지서 오염물질…공사 연기 불가피’ (https://www.yna.co.kr/view/AKR20210726033600051?section=search) 3. KBS부산 -‘시민공원 기름 오염, 기준치 최대 4배 초과…정밀조사’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95865) -‘부산시민공원 기준치 이상 기름 검출…“대책 논의”’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42494) 4. 부산MBC -'아트센터 부지 기름 검출..전체의 7.5% 오염' (https://busanmbc.co.kr/article/gCGWGqglNv7xb3uCed) 5. KNN -'부산시민공원 아트센터 부지서 오염물질' (http://www.knn.co.kr/240201) 5. 사회에 끼친 영향 애초 부산시, 부산진구 등 관련 기관은 오염이 발견된 부산시민공원 내 ‘부산국제아트센터 건립 부지’에 한해 토양정화를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2011년 1월 보고된 토양정밀조사 자체가 부실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부산시민공원 일대의 전수 조사 필요성을 제기한 국제신문 보도를 계기로, 현재는 시민공원 전반의 잔류 오염을 조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 부산시의회도 국제신문 보도에 뜻을 같이 해줬다. 그러나 최초 부산시는 육안적 후각적 조사, 그러니까 사람의 눈과 코로 간단히 1차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 역시 ‘보여주기식 겉핥기 조사’에 불과하다는 국제신문 보도를 계기로, 정밀 장비를 사용해 시민공원 내 대기질을 조사한 후 공기 중 유류 함유 여부를 분석하는 방식 등의 조사안이 새롭게 논의됐다. 보다 구체적인 조사 방식 선정은 대학기관의 토양 전문가나 환경단체 인사 등으로 꾸려진 자문단과의 토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시민의 건강은 물론, 100년 만에 일제와 미군에 의해 점유된 공간을 공원으로 조성했다는 시민 자부심까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이번 연속 보도는 ‘대대적인 토양정화작업을 거쳤는데도 여전히 부산시민공원에 기준치 이상의 오염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이번 보도가 없었다면, 공사 현장에서 가끔씩 발견되는 평범한 기름 오염 정도로 치부된 채 오염 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도 컸다. ‘아무도 몰랐을 뻔한 일’을 부산시민 전부의 문제로 공론화시킨 데 국제신문 보도가 큰 역할을 했다고 자평한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국제신문 7월 독자위원회에서 김유진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변화지원팀장은 “기자가 사회 비판적 시각과 발품을 파는 노력이 돋보이는 기사였다. 시민공원 안 국제아트센터를 짓는 과정에서 파낸 흙에서 기준치를 넘는 기름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다음 날에는 르포기사를 내고 유해물질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는 지난달 중순까지 꾸준히 보도했는데 후속기사와 사설에서 하야리아 부대 부지 반환 당시 이 땅을 조기에 활용하고 싶었던 부산시가 환경정화까지 스스로 하겠다고 나서 1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정화가 제대로 안됐음을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외부 기관의 호평도 이어졌다. 지역언론을 감시하는 시민단체인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이번 연속 보도를 ‘2021년 2분기 좋은 보도’로 선정했다. 선정 사유로 민언련은 ‘부산시민공원 내 토양오염 문제를 발빠르게 취재하여 공원 조성 당시 부실 조사 의혹을 제기하고, 전수조사 필요성을 공론화해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과 인근 주민의 건강권을 환기시켰다’는 점을 들었다. 덧붙여 ‘현상과 문제를 드러내는데 머무르지 않고, 추가 취재를 통해 검사가 완료된 지점에서도 오염토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시민공원 토양에 대해 모든 유행성분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공론화했다. 감사원 감사 청구로 9년 전 부실조사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강조하여 전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제신문은 부산시민공원 오염토와 관련한 기사를 지속적으로 주요면에 게재해, 부산시민의 쉼의 공간인 부산시민공원의 안전성을 주목했다. 나아가 책임주체 부재, 해결방안 제시 등 부산시민공원 내 토양오염 문제를 지역사회에 환기했다‘고 평가했다. 또 부산MBC의 라디오 프로그램 ‘자갈치 아지매’는 5월 7일 자 방송에서 지역 뉴스를 소개하며 이번 보도를 언급, ‘부산시민공원 토양오염 환경 정화 작업 이후에도 오염 여전하다는 점을 지역언론이 꾸준히 감시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속 보도와 관련해 국제신문은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다. 7. 기타 고려사항 정정·반론 신청 및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 등은 없었다.

취재후기

(371회) 부산시민공원 기름 오염 정화 부실 / 국제신문

부산시민공원 기름 오염 정화 부실 국제신문 사회1부 신심범 기자 외할머니는 생전에 ‘조선 놈들’ 욕을 많이도 하셨다. 정확히는 가난했던 시절에 대한 넌더리였다. “우리 조선 놈들 정말 못 살았다. 자존심 구기는 일도 먹고 살려고 하는 수 없이 전부 했다”며 옛 시절 생각에 치를 떨곤 했다. 이 레퍼토리에는 항상 미군이 언급됐다. 하야리아 부대 입초를 서고 있는 미군에게 동네 꼬마들이 다가가 “기브 미 쪼꼬레뜨”하면, 군인들이 씩 웃으며 미리 준비한 초콜릿을 나눠줬다는 바로 그 이야기다. 부대 주변에 형성된 판자촌과 기지촌, 미군 식료품을 얻어다 팔던 것이 이름의 기원이라는 국제시장까지 욕의 대상이었다. 할머니에게 미군 기지는 가난해서 부끄러웠던, 그러나 뭘 어찌할 수는 없었던 그 때의 기억을 소환시키는 공간이었다. 100년의 세월을 일제와 미군이 점유한 이 땅은 2014년 5월 부산시민공원이 됐다. 1990년대부터 우리 땅 되찾기 운동을 벌여온 부산시민의 성취였다. 미군이 그동안 흘린 기름 오염을 정화하고,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만들었다. 할머니에게 하야리아 부대가 사라지고 시민공원이 생긴 소감을 묻진 못 했다. 아마도 속이 시원하다고 하셨을 것 같다. 드디어 지긋지긋한 옛 시절이 청산됐다고 느끼셨으리라 생각한다. 할머니를 떠올리며, 기자는 이번 기사를 낼 때마다 ‘부산시민공원은 부산시민의 자부심’이라고 표현했다. 시민의 자부심이 담긴 이 땅에 여전히 미군이 흘린 기름이 남아 있다. 그런데도 과거 정화 작업을 책임진 부산시는 직접적인 토양 조사를 미적거리고 있다. 시민공원이 현 시장과 당적이 같은 옛 시장의 치적 사업인 탓에 잘못을 건드리기 꺼려한다는 느낌이다. 착각을 거둬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시민공원은 시민이 땅을 되찾아 공원으로 일군 곳이다. 옛 치욕이 자긍심으로 승화한 공간이다. 시민을 생각한다면, 착각에서 비롯된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려주길 바란다.

회차 심사평

제371회 전체 총평

제37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1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7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일부 출품작은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 끝에 탈락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세계일보의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공정이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자칫 묻힐 수 있었던 대기업의 채용 비리 문제를 경찰의 내사, 검찰의 기소, 법원 공판 과정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긴 호흡으로 끈질기게 파헤침으로써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돋보였다. 경찰의 언론플레이 가능성에 대한 일부 의견이 있었으나 문제의식을 갖고 오랜 기간 끈질기게 파고든 노력과 사회적 파장을 평가한 다수 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쿠키뉴스의 <외국인 탈세 의심거래 224조…증권사는 국세청 조사 ‘방해’ 외 3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회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제도적 맹점을 악용, 천문학적인 탈세를 해온 실태를 공론화함으로써 제도 개선을 위한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의 <젠더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보도는 한국 사회의 젠더 데이터 공백을 저널리즘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처음 다룬 시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평소 막연히 느끼고는 있었지만 지나쳐왔던 문제에 대해 역발상으로 접근했다는 점도 돋보였다. 제도 개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EBS의 <장애 교원 부족 실태> 보도는 장애교원 부족실태에 대해 집요하게 접근, 솔루션 저널리즘의 본령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애인이 교사가 되는데 겪는 어려움을 단계별로 입체적, 종합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문제의 심각성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환기했다는 점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제신문의 <부산시민공원 기름 오염 정화 부실> 보도가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했다. 자칫 대수롭지 않은 기름 오염 정도로 치부됐을 수 있는 문제를 끈질기게 파헤침으로써 부산시민 전체의 문제로 공론화시켰다는 점에서 지역취재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인일보의 <우리 앞바다에 쓰레기 쓰나미가 온다> 보도 역시 인천·경기 앞바다의 심각한 해양쓰레기 현장을 직접 돌며 심층적으로 취재하여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에는 KBS광주의 <무늬만 에너지밸리...생산지 세탁 의혹> 보도가 이견 없이 꼽혔다. 심사위원회는 나주 혁신산단 입주기업들의 무늬만 에너지밸리 운영 실태 및 한전, 중기부, 지자체의 방치 상황을 고발, 지역 탐사보도의 본령을 보여줬다는 데 공감했다.

이 회차 수상작 2021년 7월

제371회(2021년 7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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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 청년의 죽음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뉴스1
법 있어도 못 막는 중대재해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성매매 둘러싼 진짜 쟁점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쿠키뉴스
산후우울증 리포트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무너진 태양광, 그 후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위크
젠더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수상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도축장에는 ‘사람’이 있다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99℃ : 한국산 아이돌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동아일보
우리 시대의 소설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그들의 사기 공식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한남더힐, 부동산 대책 잔혹사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보고서「기록」어시장의 법칙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YTN
부산 근무 아닌데도..입사 열흘 만에 ‘특공’ 등 8편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장애 교원 부족 실태
수상 기획보도 방송부문 EBS
부산 ‘파밭 폐기물 커넥션’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JTBC
‘검사아빠·부자아빠’ 1대8 학폭사건이 쌍방폭행으로 外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헤럴드경제
막을 수 있었던 죽음…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제주
학폭에 아들 잃은 부모의 절규…정부 근절 대책 10년, 여전히 진행중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일보
사고사로 묻힐 뻔한 경찰의 죽음, 9개월 만에 순직 인정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인천일보
화성 입양아동 학대사건 (민영이 사건)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뇌물 경찰 징역 7년...6개월 추적기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JTV전주방송
두려워서 전학갔는데. 가해학생 데려온 상담교사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TBC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비서관 성매매 알고도 다시 채용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MBC
‘환자 돕고도 불법’ 제주 응급구조사 코로나 백신 접종 파문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제민일보
양향자 의원 지역사무소 회계책임자 여직원 성폭행 의혹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뉴스1
돈 받고 판 교단, 평택 사학 채용비리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기일보
편집국 고양이-동물동락 프로젝트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준공영제의 그늘 시내버스 기사들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광주일보
도시화의 역설, 도시어부가 사라지고 있다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인천일보
우리 앞바다에 쓰레기 쓰나미가 온다
수상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인일보
문재인 정부, 강원권력지도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강원도민일보
지역행복프로젝트 : 코로나19 힘내세요!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목포MBC
할망바당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CTV제주방송
무늬만 에너지밸리...생산지 세탁 의혹
수상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광주
광주 재판날 출석 않고 동네 산책하는 전두환 (사진보도 부문)
후보 전문보도부문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