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해 11월 비질(도축장 앞에서 도살 직전의 동물들을 만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물을 주거나 기도를 하는 활동) 취재를 갔다가, 도축장 앞을 드나드는 축산운송기사, 헤드셋을 끼고 도축장을 왔다 갔다 하는 노동자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왜 헤드셋을 끼고 있냐 물으니 “도축장 소음이 심해서”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우리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물리적·사회적으로 가려진 노동이 있다는 걸 인지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도축장 노동자의 노동환경이나 처우 등에 관한 자료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연령대, 근속 년수, 고용형태, 성비, 연봉 수준, 내국인·외국인 비율 등을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요청했습니다. 고용형태 등은 지자체도 취합한 것이 없어 자료를 받지 못했지만, 나머지 자료는 받을 수 있었습니다. 평균연령 54세, 평균 근속 8년, 연봉 3148만원. 도축장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이었습니다. 취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올해 1월과 3월, 6월. 도축장 앞을 추가로 찾았습니다. 서로 어느 정도 얼굴이 익자 운송기사와 도축장 노동자들이 기자의 물음에 답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것 왜 물어보냐. 우리 비난하려고 그런 것 아니냐”던 돼지 운송기사는 동행취재를 허락해줬습니다. 이후 닭 운송기사를 추가로 섭외해 <어둠 틈타 '도축장으로' 닭·돼지 나르는 사람들> 동행 취재 기사가 완성됐습니다. 지금까지 어느 언론에서도 주목하지 않았던 일이었습니다.
도축장 노동자 취재는 더 어려웠습니다. 경기도 화성과 포천의 도축장을 찾았지만 현장 섭외는 실패했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천한 직업’으로 여겨졌으니, 당사자들이 언론을 꺼려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노동조합이 있는 도축장을 섭외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있는 도축장은 거의 없었고 도축노동이 어떻게 그려질지에 대한 우려가 많아 섭외가 쉽지 않았습니다. 첫 접촉부터 설득, 섭외, 취재 과정이 두 달 넘게 걸렸고 총 4곳의 도축장, 9명의 노동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들로부터 각각의 공정과 노동환경, 처우, 산업재해, 심리적인 문제 등을 들었습니다. (<피보고 찔리고 외면받고, 도축장에는 '사람'이 있다>)
도축장 노동자들이 겪는 상황이 신체와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전문적으로 듣기 위해, 도축장 현장을 직접 보거나 도축장 노동자들의 건강상담을 진행한 작업환경의학과 전문의 3명과 산업재해를 담당한 노무사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또 도축장 소속은 아니지만 도축장 노동자와 같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수의사인 검사관 2명을 추가로 인터뷰 해 박스 기사로 넣었습니다. (<도축장에는 수의사인 ‘검사관’도 있다>)
취재과정에서 ‘상차반’이라는 일을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이들은 살아있는 가축을 트럭으로 ‘옮겨 담는’ 일을 합니다. 생물을 옮기는 일인만큼 업무 강도나 스트레스가 적지 않아 보였습니다. 한 곳에서 고정적으로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국을 이동하며 일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도축장이나 운송보다 더 알려지지 않았고, 그래서 더 열악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직접 현장에 가지 않고는 확인할 수 없어, 닭 상차반 일용직에 지원해 직접 일을 한 뒤 르포를 작성했습니다. (<그 많은 닭은 누가 다 옮겼을까>) 이렇게 총 5개의 기사가 완성됐습니다.
현장 취재를 뒷받침하는 통계도 이전에는 없던 것들입니다. 도축 노동자들의 처우가 열악한 이면에는 도축수수료가 있었습니다.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통해 지난 5년간 도축된 동물의 수(노동강도) 증가에 비해 도축수수료(처우) 증가는 더뎠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지난 10년간 산재 신청 건수와 승인 건수, 운송 과정 중에 폐사하는 돼지, 소 등의 수를 자료 요청 하였으나, 정부와 지자체 어디에서도 파악하고 있지 않아 통계를 확보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에 남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가축운송기사, 도축장 노동자, 상차반 노동자는 모두 익명입니다. 사회적 편견이 심한 탓에 끝까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그러나 기사가 나간 뒤에는 당사자들로부터 “정말 필요한 기사였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잘 담겼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당사자 외에 등장하는 전문가는 모두 실명입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도축장 노동자 9명(부산물 공정 포함), 운송 기사 2명, 상차반 체험 취재, 도축장 비질 등은 모두 전국 각지에 있는 현장에서 이뤄졌습니다. 산재를 담당한 노무사와 검사관 2명도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다만 작업환경의학과 전문의 3명 인터뷰는 전화취재로 진행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 기획과 비질 현장 방문, 취재, 기사 작성의 대부분은 이하늬와 김원진이 하였으나 수습기자 두 명이 일주일 동안 추가 취재에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기자협회 운영 규정상, 수습이 끝나야 회원 자격이 부여돼 이번 상신에는 이름을 같이 올리지 못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고기를 소비하는 사회에서 도축장은 없을 수 없습니다. 최신식 도축장을 설명하고 소비자에게 오는 고기가 얼마나 건강한지에 대한 기사, 혹은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는 있습니다. 고기를 먹는 소비자의 관점이 대부분입니다.
그 안에서 누가, 어떤 일을, 어떤 환경에서 하는지, 그리고 일하는 과정에서 겪는 육체적·정신적인 어려움은 무엇인지, 그 어려움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를 당사자·전문가 인터뷰, 체험 르포, 동행 취재, 통계까지 함께 다룬 기사는 없었습니다. 참고할 만한 논문 역시 없었습니다.
선행보도가 없어 취재 대상이나 취재 방향, 기사 작성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습니다. “일단 가보자” “일단 만나보자” 라는 말이 가장 많이 오갔던,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하는’ 취재였습니다. 선행보도나 자료가 없어 취재 기자들이 처음에 가졌던 문제의식이나 취재 내용을 온전히 다 담지는 못했지만, 이번 기획을 시작으로 더 많은 언론에서 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 이번 기획을 취재하는 과정과 출고 이후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벌어진 사건을 꼼꼼하게 취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기사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 불편한 지점, 가려진 사람을 수면 위로 올리는 ‘가시화’ 작업 역시 언론의 사명 중에 하나입니다. 이번 기획은 그런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고 자부합니다.
취재에 응한 당사자들은 기사가 나가기 직전까지 기사에 대한 반응을 우려했습니다. 사람들이 직업에 대한 편견을 가지거나 혐오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러나 포털사이트 등에는 “짐승을 먹는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불편하지만 봐야 할 기사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메인 기사는 sns에서 3000회 이상 공유됐습니다. 당사자들은 기사 반응을 본 이후 “앞으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연락해왔습니다.
전남노동권익센터에서는 기사에 나오는 당사자들과 작업환경의학과 전문의 등으로 구성해 토론회를 마련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동물권 단체에서도 “도축장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은 공장식 축산의 결과”라며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는 말을 전해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토론회는 성사되지 못해 아쉽지만, 앞으로 간담회나 토론회 등의 후속 작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별도의 외부 지원은 없었습니다.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 피 신청사항도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1회 전체 총평
제37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1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7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일부 출품작은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 끝에 탈락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세계일보의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공정이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자칫 묻힐 수 있었던 대기업의 채용 비리 문제를 경찰의 내사, 검찰의 기소, 법원 공판 과정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긴 호흡으로 끈질기게 파헤침으로써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돋보였다. 경찰의 언론플레이 가능성에 대한 일부 의견이 있었으나 문제의식을 갖고 오랜 기간 끈질기게 파고든 노력과 사회적 파장을 평가한 다수 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쿠키뉴스의 <외국인 탈세 의심거래 224조…증권사는 국세청 조사 ‘방해’ 외 3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회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제도적 맹점을 악용, 천문학적인 탈세를 해온 실태를 공론화함으로써 제도 개선을 위한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의 <젠더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보도는 한국 사회의 젠더 데이터 공백을 저널리즘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처음 다룬 시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평소 막연히 느끼고는 있었지만 지나쳐왔던 문제에 대해 역발상으로 접근했다는 점도 돋보였다. 제도 개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EBS의 <장애 교원 부족 실태> 보도는 장애교원 부족실태에 대해 집요하게 접근, 솔루션 저널리즘의 본령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애인이 교사가 되는데 겪는 어려움을 단계별로 입체적, 종합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문제의 심각성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환기했다는 점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제신문의 <부산시민공원 기름 오염 정화 부실> 보도가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했다. 자칫 대수롭지 않은 기름 오염 정도로 치부됐을 수 있는 문제를 끈질기게 파헤침으로써 부산시민 전체의 문제로 공론화시켰다는 점에서 지역취재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인일보의 <우리 앞바다에 쓰레기 쓰나미가 온다> 보도 역시 인천·경기 앞바다의 심각한 해양쓰레기 현장을 직접 돌며 심층적으로 취재하여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에는 KBS광주의 <무늬만 에너지밸리...생산지 세탁 의혹> 보도가 이견 없이 꼽혔다. 심사위원회는 나주 혁신산단 입주기업들의 무늬만 에너지밸리 운영 실태 및 한전, 중기부, 지자체의 방치 상황을 고발, 지역 탐사보도의 본령을 보여줬다는 데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