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V),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보이스피싱이 공식 등장한 때는 지난 2006년, 1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어제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지금도 피해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금감원은 2020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65% 줄었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기 조직의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까지 곁들였습니다. 여러 언론이 이 자료를 받아 기사를 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금융권에서 일하시는 분의 얘기를 들어보니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피해가 더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줄지 않아 큰일이다’, 정반대의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따져 봤습니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피해자를 만나 직접 현금을 갈취하는 대면편취형은 은행 계좌를 통한 사기가 아니라면서 자체 통계에서 제외를 시키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보이스피싱 피해가 정말로 줄어든 것인지, 경찰청, 금감원 등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자료를 받은 결과,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 통계를 포함하고 있는 경찰 통계로는 지난해 피해액이 역대 최대였습니다. 2016년만 해도 1,468억 원이었던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4년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2020년 7천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경찰이 보이스피싱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는 메신저피싱까지 더하면 피해액은 7천5백억 원이 넘었습니다. 소규모 피해를 입어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피해액까지 더하면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더 크다고 봐야 합니다.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제가 대출이 있어서, 그래서 다만 몇 퍼센트라도, 약간이라도 대출 이자를 낮추면 얘들 교육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잖아요. 그 생각에 응했다가 보이스피싱에 엮인 거죠. 1억이 넘는 돈을 잃게 됐어요.”
1인당 평균 피해액이 2천만 원에 이르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보이스피싱으로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넘게 잃은 사람들이 드물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은행사칭 보이스피싱 피해자 대부분이 은행에서 돈 빌리기 쉽지 않은, 또는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리고 있는 서민들이었습니다. 자신의 수년 치 연봉을 잃게 된 피해자들은 보이스피싱이 살인과 다름없다고 말하고는 했습니다. 지난해 6월, 코로나19 확산 속에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보이스피싱 같은 민생침해범죄에 초기부터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천명했지만,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는 반대로 더 커지고 있었습니다.
추가로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금감원은 코로나19로 보이스피싱 피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자료도 냈지만,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이 지난해 5배로 폭증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의 경우 은행 전산망을 통한 사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관련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게 되고, 피해자가 돈을 돌려받기는 더 어렵습니다.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는 형태의 보이스피싱이 오히려 더 크게 늘어난 겁니다.
또 정보공개청구로 보이스피싱 사범들을 대거 검거하고 있어도, 윗선을 의미하는 상선의 비율은 2.1%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그동안 경찰이 통계 발표 때는 포함시키지 않았던 구체적 내용을 정보공개청구로 받아낸 겁니다.
취재진은 그렇다면, 사람들이 왜 계속 보이스피싱에 사기를 당하는 것일까, 의문을 일부라도 풀기 위해 그들의 말을 분석해보기로 했습니다. 보이스피싱도 사기의 일종이고, 사기는 기본적으로 말이나 글로 하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 패턴을 들여다보기로 한 겁니다.
분석 자료는 금감원 ‘그놈 목소리’ 사이트에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올려놓은 500여 개 파일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들 자료를 수집해 120만자 분량의 대화 내용을 텍스트화 했고, 데이터 클리닝을 하면서, R을 사용해 코딩 작업을 병행, 형태소 분석까지 마쳤습니다.
분석 결과, 유의미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경찰이나 은행 등은 ‘개인정보를 요구하면 바로 전화를 끊어라’ 캠페인에서 강조를 하고 있고 이는 지극히 맞는 말이지만,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오히려 이와 같은 얘기를 먼저 꺼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사기범들이 보이스피싱 캠페인을 역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취재진은 이처럼 문장 분석을 통해서, ‘OOO 씨 아십니까?’, ‘진술 내용이 거짓이면 위증죄로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녹취는 증거로 남는 때문에 사람이 없는 곳에서 얘기를 해야 합니다.’ 등 대표적인 8가지 패턴, 일종의 보이스피싱 사기 공식을 찾아냈습니다. 또 단어 분석을 통해, 사기범들이 실제 수사 용어, 금융 용어를 집중적으로 쓰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전화 통화를 하며 말투를 보니까 보이스피싱은 아닌 것 같다고 속단하는 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 가’를 실증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다 마치 보이스피싱 예방주사처럼 이들 각각의 사기 공식에 해당하는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의 실제 음성을 들려줌으로써, 일반 시민들이 언젠가 접할 수도 있는 보이스피싱 전화 사기에 조금이나마 대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제작과 함께 인터넷용으로 디지털 기사도 9편을 작성해, 방송에서 시간 제약 때문에 못 전한 내용을 활자와 인포그래픽으로 자세하게 전했습니다. 디지털 기사에서는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즐겨 쓰는 단어인 ‘일단’과 ‘혹시’ 등 부사 분석까지 제공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사기범들의 사기 패턴을 드러내 시민들이 그들의 수법에 넘어가지 않도록 안내문을 제공했습니다.
동시에, 그렇다면 제도적 문제점이 없는 지도 점검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7월, 감사원은 샘플 형식으로 대면편취·절도형 보이스피싱 190여건을 살펴본 결과, 범죄가 발생했는데도 전화번호 이용 중지 조치를 내리지 않아 추가 피해가 일어난 경우가 있었고, 여기에서 발생한 피해액만 4억 원 가까이 된다고 밝혔는데,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는 등, 법과 제도의 허점에 대해 추적해 봤습니다. 또 수사와 예방을 위한 부처간 정보 공유의 중요성과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까지 따져봤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그놈 목소리’ 대화 수집과 분석은 보도본부 내 데이터분석가들의 도움을 얻었고, 검찰이나 경찰, 금감원 등 외부 지원 받은 내용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보이스피싱에 속았다는 사실을 굳이 알리고 싶어 하지 않기에 신원 노출을 극도로 꺼립니다. 그래서 피해자 대부분을 음성변조, 모자이크 처리를 하거나 대역을 써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심각성을 알리고 싶다’면서 인터뷰에 응해준 시민들의 도움으로 생생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보공개청구까지 해서 4년 연속 역대 최대 피해액, 대면편취 보이스피싱 1년 만에 5배로 폭증, 검거 인원 가운데 상선은 2.1%뿐이라는 구체적 사실을 잇따라 드러내 보이스피싱의 심각성을 구체적 통계로 보여주고, 실제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의 대화 내역을 데이터 분석해 그들의 사기 패턴을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시사기획 창 보도 이후 여러 언론에서 보이스피싱 피해 역대 최대, 대면편취 급증 등의 기사를 썼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7월 4일 방송이 나가고, 대검찰청은 나흘 뒤인 8일, 서울중앙지검과 인천, 부산, 광주, 대구지검뿐 아니라 전국 모든 검찰청에 보이스피싱 전담검사를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7월 26일, 신한은행은 악성 앱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대면편취 보이스피싱 등에 대한 예방 목적으로 경찰청과 업무 협약을 맺고 정보를 공유 하기로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단어, 문장 분석을 통해 범죄의 패턴을 드러내는 등 보이스피싱 핸드북으로 손색이 없다, 법적, 제도적 문제점까지 드러내 대안까지 제시했다’고 평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1회 전체 총평
제37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1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7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일부 출품작은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 끝에 탈락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세계일보의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공정이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자칫 묻힐 수 있었던 대기업의 채용 비리 문제를 경찰의 내사, 검찰의 기소, 법원 공판 과정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긴 호흡으로 끈질기게 파헤침으로써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돋보였다. 경찰의 언론플레이 가능성에 대한 일부 의견이 있었으나 문제의식을 갖고 오랜 기간 끈질기게 파고든 노력과 사회적 파장을 평가한 다수 의견에 따라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쿠키뉴스의 <외국인 탈세 의심거래 224조…증권사는 국세청 조사 ‘방해’ 외 3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회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제도적 맹점을 악용, 천문학적인 탈세를 해온 실태를 공론화함으로써 제도 개선을 위한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의 <젠더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보도는 한국 사회의 젠더 데이터 공백을 저널리즘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처음 다룬 시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평소 막연히 느끼고는 있었지만 지나쳐왔던 문제에 대해 역발상으로 접근했다는 점도 돋보였다. 제도 개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EBS의 <장애 교원 부족 실태> 보도는 장애교원 부족실태에 대해 집요하게 접근, 솔루션 저널리즘의 본령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애인이 교사가 되는데 겪는 어려움을 단계별로 입체적, 종합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문제의 심각성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환기했다는 점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제신문의 <부산시민공원 기름 오염 정화 부실> 보도가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했다. 자칫 대수롭지 않은 기름 오염 정도로 치부됐을 수 있는 문제를 끈질기게 파헤침으로써 부산시민 전체의 문제로 공론화시켰다는 점에서 지역취재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인일보의 <우리 앞바다에 쓰레기 쓰나미가 온다> 보도 역시 인천·경기 앞바다의 심각한 해양쓰레기 현장을 직접 돌며 심층적으로 취재하여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에는 KBS광주의 <무늬만 에너지밸리...생산지 세탁 의혹> 보도가 이견 없이 꼽혔다. 심사위원회는 나주 혁신산단 입주기업들의 무늬만 에너지밸리 운영 실태 및 한전, 중기부, 지자체의 방치 상황을 고발, 지역 탐사보도의 본령을 보여줬다는 데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