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돈을 너무 많이 줘서, 학교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11월 9일 강원도교육청에 대한 강원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장에서 나온 말입니다. 순간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건 무슨 얘기지? 코로나19에 경기침체로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취재진은 이날부터 사실 확인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모두 다 돈이 없어 어렵다고 하는 시대에 교육계만은 돈이 넘쳐나서 고민하고 있는 당황스러운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이 교육예산 배분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는 점도 밝혀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교육부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6조 원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내려보냈습니다. 강원도교육청에는 3,400억 원이 배정됐습니다. 강원도교육청과 직속기관에 700억 원, 각급 학교에는 평균 2억 7,000만 원씩 배정됐습니다. 내년 2월까지 쓰라는 단서가 달렸습니다.
당장 학교에서 반발했습니다. ‘졸속집행’, ‘불필요한 예산낭비’ 등 300여 건의 적나라한 민원이 강원도교육청에 제출됐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은 이번에 받은 돈을 다 못쓰면 내년 예산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각 학교 예산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교육까지 실시하며 예산 집행을 독려했습니다. 결국, 당초 예산 낭비라며 비판을 했던 학교들까지 예산 쓰기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은 이같은 비판의 목소리도 없었습니다. 교육감실과 부교육감실 블라인드부터 교체했습니다. 방 하나당 2,000만 원 넘는 예산을 썼습니다.
이처럼 방만한 예산 운영의 원인은 교육예산의 구조적 모순 때문이었습니다. 교육예산은 내국세 수입의 20.79%로 고정돼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학생 수는 주는데, 교육예산은 늘게 돼 있는 것입니다. 학교에는 돈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행정조직의 특성상, 주는 돈을 안 쓸 수는 없습니다. 다음 예산 배정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당장 교육예산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내국세 연동제를 폐지하고, 예산 배정 규모를 현실에 맞게 바꿔야한다는 것입니다. 또, 교육 예산에 대한 감시와 견제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예산을 집행하는 사람도, 예산을 감시하는 사람도 학부모들이다보니, 교육 예산은 정부 기관이나 언론의 감시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은 아래와 같은 6편의 기사에 담겼습니다.
<방송뉴스>
① 교육계 돈풍년…쓰지도 못해 (2021.11.17.)
② "예산 낭비 우려"…이런 일 왜 일어났나?(2021.11.17.)
③ 출연>연말에 교육예산 펑펑…이유는?(2021.11.17. )
④ “돈 생겼으니까”…강원도교육청도 예산 쓰기 동참(2021.11.30.)
⑤ 학생은 줄고, 예산은 늘고…교육 예산, 설계부터 다시 해야 (2021.12.1.)
⑥ 출연>방만한 교육 예산…“설계부터 다시 해야”(2021.12.1.)
<인터넷 기사>
①“고친 데 또 고치고, 산 것 또 사고”…‘추경’에 돈 남아도는 학교(2021.11.21.)
②교육감실 블라인드, “2,000만 원 정도는 돼야?”…“교육 예산, 설계부터 바꿔야” (2021.12.3.)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가. 취재에 빗장 잠근 교육계 … 그들만의 성역을 뚫다
교육계 특유의 폐쇄성으로 인해 모든 취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교문을 열어주는 학교조차 드물었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은 예산집행 세부내역은 공개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때로는 가만 두지 않겠다는 협박도 당했습니다. 이런 협박을 들을 때면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내 자식에게 불이익이 가면 어쩌지....’ 하지만, 그렇다고 취재를 그만둘 순 없었습니다.
결국, 강원도 내 1,000여 개 학교의 예산 배정 개요를 토대로 시군마다 대여섯 개 학교씩 골라 전화로 1차 사실 확인을 했습니다. 2주 동안 100여 개 학교를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 문제가 심각하거나 현장 확인이 가능한 4개 시군 10여 개 학교를 골라, 현장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강원도교육청과 직속 기관 30여 개 기관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취해를 진행했습니다.
나. 나라살림연구소 등 전문기관과 협업
교육예산 배정 내역을 나라살림연구소와 함께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필요해서가 아니라 있으니까 쓰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판단 판단이 나왔습니다. 또, 감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감사와 연구결과도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이들 기관의 담당자들로부터 자문도 구해, 취재를 교육예산의 구조적인 부분까지 넓혔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정부의 2차 추경 이후 전국 곳곳에서 교육 예산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의회의 비판을 전달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본 보도처럼 일선 교육청과 학교를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현장 확인을 통해 보도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본 보도 이후, MBC 등 다양한 언론사에서 교육예산에 대한 고발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매체명-일자)보도제목
(한국경제-11.24.)[취재수첩]‘교육교부금 포퓰리즘’에 올라탄 국회
(충북일보-11.28.)교육부 추경 7조원… 일부 돈 쓰는데 골머리
(매일경제-11.30)[기자24시] 교육예산 소진계획 세우느라 과로라니
(MBC-11.30.)갑자기 떨어진 예산에‥멀쩡한 전자칠판 바꾸는 학교들
학령 인구 줄어드니 예산 줄이자?‥과밀학급 여전히 '심각'
(한국경제-12.2.)[사설] 묻지마 증액, 회계도 복마전…교육재정 더는 방치 안 돼
(한국경제-12.4.)학생 줄어도 8000억 증액…내년 교육교부금 70조 등 (*리스트 별첨/별첨자료1)
5. 사회에 끼친 영향
교육부는 첫 보도 이후 곧장 해명자료를 내고, 당초 내년 2월 말까지 쓰라던 교육예산 미집행 잔액을 더 연기해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예산이 불용처리되지 않도록,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본 보도에서 지적한 교육예산 내국세 연동 배분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합리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방의회들도 본 보도의 취재내용을 바탕으로 교육예산 낭비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강원평화경제연구소에서는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강원도교육청, 2021년 2차 추경예산의 무분별한 사용과 예산 낭비 관련 감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청구했습니다.(관련자료 별첨/별첨자료2)
방만한 교육재정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각성도 이끌어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본 방송기사의 조회수가 20만 뷰를 넘었고, 댓글도 1,100건 넘게 달렸습니다. 후속보도를 해 달라는 요청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이 보도는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단순한 교육 예산 낭비 실태를 고발에 그치치 않고, 문제의 구조적인 원인과 대안까지 제시한 수작입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 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5회 전체 총평
제37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2편의 출품작 중 5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달에는 최종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인 작품이 다른 달에 비해 많지 않았다. 다만 일부 출품작은 신선한 접근 방식이나 좋은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8편의 출품작 중 SBS의 <잇단 경찰 부실 대응 사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과 신변보호 여성 피살 사건의 안타까운 내막을 전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경찰의 부실 대응 문제를 끝까지 파고들어 후속 대책까지 이끌어 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7편의 출품작 중 경향신문의 <절반의 한국>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그동안 여러 지역 언론이 끊임없이 보도해왔던 주제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참신하고 내용이 충실해서 좋았다는 평이 많았다. 사무직 일자리의 남방한계선, 강릉 지역 여고 졸업생 추적 보도 등을 통해 지방소멸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상투적으로 보이지 않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총 13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별다른 이견 없이 강원도민일보의 <강원도교육청 예산 낭비 논란>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예산이 헛되이 쓰이는 현장의 실사 보도는 증거를 찾기 쉽지 않은데, 공문을 통해 확인된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보도라는 평을 받았다. 이런 예산 낭비가 강원도교육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닐 것이란 점에서 다른 언론의 후속 보도가 기다려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광주일보의 <4년 전 그때처럼…학생노동자 올라탄 ‘꿈’사다리 흔들리지 않도록> 보도와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 보도 2편이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광주일보의 보도는 지난해 10월 여수 특성화고 학생의 현장학습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지속적으로 추적 보도를 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 보도는 그동안 납북귀환어부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는 있었으나, 대상자 및 가족들을 직접 만나고 총괄적인 데이터까지 조사해 담은 사실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좋은 보도를 위해 헌신한 기자들의 열정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으리라 믿는다. 새해에도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