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한 대학생을 만났다. 자신이 속해 있는 청년단체 대표가 자신의 술잔에 약을 넣었다는 얘기를 했다. 대표는 그 약은 비염약이라며, 수면 유도 성분이 있어 실험 삼아 넣어 봤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었다. 대학생은 경찰서를 찾았지만, ‘약이 든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죄가 되지 않는다’는 말만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대학생은 덜컥 겁이 났다. 자신을 도와줄 데가 없다는 현실에 비참한 기분만 들었다.
청년단체 내부 취재를 통해, 대표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피해 대학생을 더 만났다. 이들 공통점은 평소보다 술이 빨리 취해, 정신을 잃었다는 것이었다. 한 대학생은 눈을 떠보니 옷이 다 벗겨진 체 모텔에 있었다. 그 옆에는 옷을 다 벗은 대표가 누워 있었다. 공포에 질린 대학생은 허겁지겁 옷을 챙겨 입고 모텔을 빠져나왔다. 다른 대학생은 정신을 잃은 체 대표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 대표가 자신의 몸을 만지는데도 정신이 없어 아무 저항도 할 수 없었다. 계속된 취재로 대표에게 성폭력을 당한 대학생은 13명까지 나왔다. 해당 청년단체 회원 50명 중 여성은 20여 명, 이중 상당수가 피해를 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5명만 피해 사실을 기사에 써도 된다고 밝혔다. 대표가 가진 정치권력 때문에 보복을 당할까 겁난다는 이유였다.
청년단체는 정회원만 50명으로 부산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청년단체 대표는 이 단체 외에도 또 다른 봉사단체에서도 수장을 맡았는데 이곳 회원은 3백 명이 넘었다.
이 때문에 대표는 여야 정치권 행사 때마다 주요 연사로 초청됐다. 여러 언론을 통해 MZ세대 대표 정치인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대표는 주변 대학생들에게 시장,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과 친분을 과시했다. 실제 단체 발대식엔 국회의원 등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취재진이 입수한 녹취록에도 대표는 전직 부총리와 국회의원 등 유명 정치인들을 거론하며 이들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특히 국민의힘 모 대선 예비후보 대학생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주변에 “국민의힘에서 나를 인재로 영입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국회의원이 될 거다”라고 말하고 다녔다. 대표는 청년들에게 우상 같은 존재였다.
피해 대학생들은 용기를 내 카메라 앞에서 자신이 당했던 성폭력을 담담히 밝혔고 인터뷰 이후 곧바로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부산 경찰청은 집중 수사 대상으로 선정해 수사에 돌입했다.
대표는 보도 이후 SNS를 통해 자신은 그런 일을 한 적 없다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그리고 피해자들을 무고죄로 취재진은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술잔에 있던 약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으로 밝혀졌고 피해 대학생 모발에서도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 졸피뎀은 성범죄에 주로 사용되는 약으로, 먹는 순간 잠들어 정신을 잃을 수 있다. 피해자들의 공통된 증언인, ‘평소보다 빨리 술에 취하고, 정신을 잃었다.’는 주장과 일치하는 순간이었다. 혐의를 끝까지 부인하던 대표는 지난 11월30일 구속됐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성관련 보도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익명성을 최대한 보장했다. 또 피해자들이 특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과 관할 경찰서 이름도 밝히지 않았다. 보도 이후 다른 언론사는 물론, 교양 프로그램에서 피해자와 접촉이 가능한지 문의가 쇄도했지만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피해자들의 연락처와 인적사항들을 보호했다.
취재 과정에서 해당 대표에게 충분히 반론을 듣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독보도들에 대한 타 매체 선행보도와 보도 표절 등은 없음. 타 매체 반향은 첨부파일에 있음.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채널A 보도 이후, 정치권에선 한목소리로 엄벌을 촉구하고 정책적인 대안 마련에 나섰다.
민주당은 정치권이 신구세대를 막론하고 성문제에 대해서는 엄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논문을 근거로 피해자가 범행 전 의식을 잃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약물이 검출되기도 어렵지만 설령 검출이 돼도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72%에 달한다며, 범죄 수법은 점차 교묘해지는데 이를 잡아낼 법적·행정적 역량은 미비한 상황을 지적했다. 민주당은 약물을 오남용한 성범죄 근절을 위한 법적·정책적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정의당은 피해자들이 이제껏 나서지 못했던 이유가 가해자의 권력과 인맥 탓이었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가해자는 그동안 회원들에게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력이 청년들에게 영향을 미친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해당 대표가 당원으로 있던 국민의힘은 즉각 대표를 제명했다. 만약 대표가 무고죄로 피해 학생들을 고소한다면 국민의힘에서 변호인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후 당원들을 대상으로 성 관련 교육과, 출마자에게는 성 평등 교육 이수증을 받게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20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을 다룬 만큼 기자협회와 인권위가 정한 ‘성폭력 범죄 보도 세부 권고 기준’을 지켰다. 자극적인 표현을 배제하고 사실에 근거한 보도 내용만 담았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사항 및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75회 전체 총평
제37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2편의 출품작 중 5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달에는 최종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인 작품이 다른 달에 비해 많지 않았다. 다만 일부 출품작은 신선한 접근 방식이나 좋은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8편의 출품작 중 SBS의 <잇단 경찰 부실 대응 사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과 신변보호 여성 피살 사건의 안타까운 내막을 전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경찰의 부실 대응 문제를 끝까지 파고들어 후속 대책까지 이끌어 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7편의 출품작 중 경향신문의 <절반의 한국>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그동안 여러 지역 언론이 끊임없이 보도해왔던 주제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참신하고 내용이 충실해서 좋았다는 평이 많았다. 사무직 일자리의 남방한계선, 강릉 지역 여고 졸업생 추적 보도 등을 통해 지방소멸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상투적으로 보이지 않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총 13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별다른 이견 없이 강원도민일보의 <강원도교육청 예산 낭비 논란>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예산이 헛되이 쓰이는 현장의 실사 보도는 증거를 찾기 쉽지 않은데, 공문을 통해 확인된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보도라는 평을 받았다. 이런 예산 낭비가 강원도교육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닐 것이란 점에서 다른 언론의 후속 보도가 기다려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광주일보의 <4년 전 그때처럼…학생노동자 올라탄 ‘꿈’사다리 흔들리지 않도록> 보도와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 보도 2편이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광주일보의 보도는 지난해 10월 여수 특성화고 학생의 현장학습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지속적으로 추적 보도를 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 보도는 그동안 납북귀환어부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는 있었으나, 대상자 및 가족들을 직접 만나고 총괄적인 데이터까지 조사해 담은 사실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좋은 보도를 위해 헌신한 기자들의 열정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으리라 믿는다. 새해에도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