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유료道市 부산’, 해묵은 아우성
‘도로에 내는 돈이 너무 많다’, ‘출퇴근 길에 도로에 쓰는 돈이 2만원이 넘는다.’ 부산에서 도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듣게 되는 단골 하소연입니다.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성토의 진실을 알고 싶었습니다. 시민들은 유료도로에 얼마를 냈을까. 유료도로는 어떤 자본 구조로 지어졌을까. 두 가지 의문에 답을 찾는 것이 막연하지만 명확한 첫 시작이었습니다.
부산에는 국비로 지은 광안대교를 제외하고 7개 민자 유료도로(백양터널, 수정터널, 을숙도대교, 산성터널, 천마산터널, 거가대교, 부산항대교)가 있습니다. 전국 최다입니다. 하지만 기존 어떤 보도에서도 부산 민자 유료도로에 시민들이 얼마를 그동안 냈는지, 운영사의 운영 구조와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되는지 명쾌하게 다룬 보도는 없었습니다. 부산에 유료도로가 생긴 지 40년이 지났습니다. 의아했습니다. 의아함은 뜻밖에 유료도로 관리 주체인 부산시에 유료도로에 대해 취재를 시작하면서 해결됐습니다. 부산시에서 취재진에 건넨 말은 “자료가 없습니다”, “그게 왜 궁금하십니까?”였습니다.
■‘유료道市 부산‘의 민낯
부산시에 과거 20년간의 유료도로 운영 내역을 상세히 정보공개 청구했습니다. 현재 운영되는 유료도로 중 가장 오래된 2000년 개통한 백양터널이 기준점이 됐습니다. 부산시는 자료 제공을 거부했습니다. 운영사와의 이해관계 때문이었습니다. 대신 최근 5년간의 운영 내역만 달랑 공개했습니다. 취재진은 부산시가 공개하지 않은 일부 년도 자료는 부산시의회 과거 행정감사 내용,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과거 활동 내용을 토대로 역추적했습니다. 취재진은 3개월간의 취재 끝에 20년간 부산 민자 유료도로 통행료 수입내역, 자본금 내역 등이 어렵게 모았습니다. 부산시가 비공개 했던 7개 민자 유료도로 협약서 원본도 입수했습니다. 부산 민자 유료도로의 민낯과 마주했습니다.
■시민 지갑에서 나온 3조
취재진은 부산연구원 공공투자센터, 경실련, 부산대 도시계획공학과, 동아대 도시공학과 교수진들과 함께 자료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대부분의 자료는 지역에서 유료도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전문가들도 처음 보는 자료였습니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20년 간 부산 시민은 2조 3000억 원의 통행료를 7개 민자 도로에 지출했습니다. 부산시는 통행료 인상 방지를 위해 7000억 원을 유료도로 운영사에 지급했습니다. 인구수, 자동차 등록 대수로 환산했더니 숫자는 더욱 와닿았습니다. 차 한 대 당 150만원. 인구 한 명당 52만 4654원을 시민들은 유료도로에 지출했습니다. 2000년 79억 원을 내던 시민들은 2020년 1879억 원을 민자 유료도로에 냈습니다. 전국 유료도로 32개 중 8개 유료도로(민자 7개)가 부산에 있는 탓에 시민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처음 공개된 운영사의 폭리
데이터는 단순히 ‘유료도로가 비싸다’, ‘시민들의 유료도로 부담이 크다’라는 1차원적인 문제 이상의 함의를 담고 있었습니다. 3조 원의 지출에는 운영사와 부산시가 맺은 ‘잘못된 협약’이 있었습니다. 7개 민자 유료도로 협약서 1200페이지 가량을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도 독소조항을 찾기 위해 전문을 입수해 분석한 취재진의 노력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단 한 차례도 시민들에게 원본이 공개된 적이 없어 시민단체, 학계에서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지적할 수 없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잘못 꿰진 협약서의 첫 단추는 고스란히 통행료에 반영돼 있었습니다. 운영사는 건설 당시 20%가 넘는 고금리로 수천억 원 건설비를 충당했습니다. 자기자본금 10% 미만으로 운영사들은 건설비를 차입했습니다. 시는 도로를 빨리 지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운영사의 비정상적 구조를 용인했습니다. 고금리에 차입을 한 운영사는 8~9%의 고정 수익률 보장을 협약서에 명시했습니다. 고수익률은 높은 통행료와 시 보조금으로 메꿔졌습니다. 명확한 폭리 구조였습니다. 건설 당시 예상 통행량보다 차량 통행이 현저히 떨어지는 유료도로가 대부분임에도 운영사들은 차입금을 갚고도 고수익을 내고 있었습니다.
■수 천 억의 예상 수익
취재진은 운영사의 과거 수익을 바탕으로 향후 운영사 예상 수익을 전문가 그룹과 함께 직접 계산했습니다. 운영사의 예상 수익을 추산한 자료가 부산시, 운영사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민자 유료도로 중 부산항대교, 거가대교 등은 2040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부산시는 운영사의 예상 수익을 계산한 적이 없었습니다. 운영사가 매년 달라는 대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7개 민자 유료도로(백양터널, 수정터널, 을숙도대교, 거가대교, 부산항대교, 산성터널, 천마산터널) 과거 통행료 수입과 재정지원금, 건설비, 운영비, 금융사 이자 상환금 등의 값으로 7개 도로 향후 수익을 추산했습니다. 부산 유료도로 40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추산이었습니다. 계산 결과 거가대교는 1조 2939억 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추산됐고 부산항대교는 4424억 9000만 원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2025년 민자 운영이 끝나는 백양터널은 자기자본금 대비 188배의 이익을 남기는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부산시와 부산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는 취재진의 계산과 보도 이후 협약서 재검토, 향후 예상 수익에 따른 도로 처분방안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10여 차례 연속 보도로 유료道市 부산의 구조적 문제가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20년간 3조 원을 통행료와 보조금으로 냈다는 사실에 시민들은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운영사의 폭리 구조에 대해서는 운영사의 폭리를 용인한 부산시를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의 목소리는 단순히 ‘유료도로 비싸서 못 살겠다’는 하소연이 아니었습니다. 시민들의 하소연 너머에는 구조적 모순과 운영사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설계딘 현재 유료도로의 불합리한 폭리 구조가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유료도로 매너리즘’과의 싸움
“유료 道市 부산 취재진에게 고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이번 보도 이후 경실련 관계자가 본보 기자에게 한 말입니다. 40년간 유료도로 시민 부담이 커지고 있는현실을 시민사회가 간과했는데 기획 보도가 시의적절하게 기사로 유료도로 문제를 지적했다는 평가였습니다.
취재진이 이번 취재에서 가장 힘든 점은 ‘유료도로 매너리즘’을 깨는 일이었습니다. 원래 그런 문제, 오래된 문제, 당연시된 문제에 자료를 요청하고 취재하는 것을 부산시는 쉽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인식 속에서 20년 분량의 유료도로 운영 내역을 확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베테랑 데스크도 자료의 방대함 탓에 보도 계획을 여러 차례 수정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부산 유료도로 비싸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방관은 방대한 자료를 담아내는 심층 보도로 뛰어넘어야 하는 난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부산이 유료도로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넘어 왜 비싸졌는지, 비싼 통행료에는 어떤 협약이 숨어있는지를 밝히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기존의 보도 틀도 바꿨습니다. 표와 자료를 간략히 쓰고 긴 기사 글로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대신 지면 한 면을 모두 인포그래픽으로 구현했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자료가 가진 중요성 때문이었습니다. 처음 공개되는 유료도로 운영 수익, 실태만으로도 유료도로 도시 부산의 처참한 실태에 ‘돌직구’를 날렸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유료 道市 부산-전국 최초 환승할인제 도입> 보도는 본보 취재팀 단독 보도입니다. 유료도로가 생겨나거나 유료도로가 계획될 때마다 값비싼 통행료에 따른 시민 통행료 부담을 우려하고 지적하는 보도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과거 20년의 현행 유료도로 운영 체계와 운영 실태를 심도 깊게 다룬 보도는 없었습니다. 많은 매체들이 본보 보도 이후 부산시가 대책으로 내놓은 유료도로 환승 할인제, 민자도로 유지관리, 시행계획 수립 대책에 큰 관심을 가지고 보도했습니다.
-부산 비싼 유료도로 시민 부담돼, 대책은 [부산MBC 자갈치아지매 210819]
-민자도로 유지관리·시행계획 미수립땐 과태료 최대 1천만원[연합뉴스 210622]
-민자도로도 1년ㆍ5년 단위 유지관리계획ㆍ시행계획 수립한다[이투데이 210622]
-내년부터 부산 유료도로 연속통행시 200원씩 할인[국제신문 211129] 등 관련 보도 30건
5. 사회에 끼친 영향
■전국 최초 유료도로 환승 할인제 도입
이번 보도는 누구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대안을 찾지 못했던 유료도로 문제를 사회적 의제, 시민들의 관심사로 환기시키고 시민사회, 학계, 지자체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부산시의 전국 최초 유료도로 환승할인제 도입입니다. 지난 11월 박형준 부산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중 유료도로 환승할인제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부산 시내 7개 유료도로에서 환승을 할 경우 두 번째 이용 도로부터 200원 할인을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유로도로 환승할인제. 버스, 대중교통에만 적용되던 환승 할인을 유료도로에도 적용하자는 아이디어는 ‘유료 道市 부산’ 기획 보도에서 처음 제시됐습니다. 유료도로가 연속적으로 이어진 부산의 특성, 시민 부담이 20년간 2조가 넘었다는 지적에 전문가들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일보 시리즈 보도 이후 개최된 토론회와 전문가들이 모인 민관학 협의체에서는 환승할인을 가장 실현가능성 높은 대안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부산시는 이러한 목소리를 실제 정책으로 채택했습니다. 환승할인을 통해 조금이나마 시민 부담이 경감되고 ‘민자의 늪’에서 시민들이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료도로 관리, 감시 체계화
‘유료 道市 부산’ 보도에서 직접 추산한 민자 7개 운영사 예상 수익 자료는 부산시의 향후 유료도로 민자 운영사 재협상 등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보도에서 지적된 수치를 바탕으로 산성터널, 천마산터널 등은 통행료 인하를 전제로 부산시 차원에서 재협상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유료도로 시민 부담 경감을 위한 민관학 협의체도 출범했습니다. 지역 두 대학 도시공학과와 경실련과 부산시의회, 부산시가 협의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협의체는 유료도로 환승제 도입과 함께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선거 공약으로 ‘폭리 유료도로 문제 해결’을 공약화할 것을 각 정당에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동아대 도시공학과에서도 민자사업과 도시계획이라는 주제로 ‘유료 道市 부산’ 보도를 강의 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유료도로법 개정을 통해 민자도로에 민간사업자가 유지관리계획을 수립하지 않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유료도로법 개정안을 시행했습니다. 기존에 민간사업자의 방만한 경영에도 처벌 조항이 없었지만 처벌 조항이 만들어져 현행 민자 유료도로 관리 체계가 진일보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보 독자위원회에서는 ‘유료 道市 부산’ 보도에 큰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한 독자 위원은 독자위원회 회의에서 “문제 제기에서부터 논리 전개, 대안 제시까지 돋보였고, 특히 그래픽과 도표 등을 일목요연하게 배치해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기사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시리즈 보도를 평가했습니다. 다른 독자 위원은 “유료도로 보도가 부산이 살 길이다”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습니다.
누구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유야무야 넘어갔던 부산의 해묵은 유료도로 문제를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증명해 시대가 요구하는 ‘데이터 저널리즘’을 잘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자료 확보가 쉽지 않았음에도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자료에 접근하고, 자료가 없는 부분에 있어서는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민자 운영사 예상 수익을 직접 추산했다는 점에서 끈질기면서도 능동적인 취재의 정수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취재진도 단순히 기획 보도, 기사 하나 쓰는 것을 넘어 도로의 공적인 가치를 지켜나가고 부산이 유료도로 민자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후속 보도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 <유료 道市 부산-전국 최초 환승할인제 도입> 보도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하여 보도하였습니다.
어떠한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5회 전체 총평
제37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2편의 출품작 중 5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달에는 최종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인 작품이 다른 달에 비해 많지 않았다. 다만 일부 출품작은 신선한 접근 방식이나 좋은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8편의 출품작 중 SBS의 <잇단 경찰 부실 대응 사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과 신변보호 여성 피살 사건의 안타까운 내막을 전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경찰의 부실 대응 문제를 끝까지 파고들어 후속 대책까지 이끌어 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7편의 출품작 중 경향신문의 <절반의 한국>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그동안 여러 지역 언론이 끊임없이 보도해왔던 주제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참신하고 내용이 충실해서 좋았다는 평이 많았다. 사무직 일자리의 남방한계선, 강릉 지역 여고 졸업생 추적 보도 등을 통해 지방소멸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상투적으로 보이지 않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총 13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별다른 이견 없이 강원도민일보의 <강원도교육청 예산 낭비 논란>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예산이 헛되이 쓰이는 현장의 실사 보도는 증거를 찾기 쉽지 않은데, 공문을 통해 확인된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보도라는 평을 받았다. 이런 예산 낭비가 강원도교육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닐 것이란 점에서 다른 언론의 후속 보도가 기다려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광주일보의 <4년 전 그때처럼…학생노동자 올라탄 ‘꿈’사다리 흔들리지 않도록> 보도와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 보도 2편이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광주일보의 보도는 지난해 10월 여수 특성화고 학생의 현장학습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지속적으로 추적 보도를 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 보도는 그동안 납북귀환어부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는 있었으나, 대상자 및 가족들을 직접 만나고 총괄적인 데이터까지 조사해 담은 사실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좋은 보도를 위해 헌신한 기자들의 열정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으리라 믿는다. 새해에도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