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화단에 있던 길이 44cm 경계석을 도로에 던진 남성의 말입니다. 남성이 던진 경계석에 오토바이를 타고 음식 배달을 하던 20대 청년이 걸려 넘어져 숨졌습니다. 대전시 공무원인 남성은 사건 발생 열흘 뒤 경찰에 붙잡혔지만 당시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행위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겁니다.
남성의 진술은 그대로 기사화됐습니다. 사건 발생에 대한 보도와 함께 남성의 진술이 곧 가해자 입장이 돼 사실처럼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물론 사람을 숨지게 한 것만으로도 남성은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행위에 대한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법적 책임은 가벼워질 수 있었습니다. 상해치사가 아닌 과실치사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취재팀은 객관적인 증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핵심은 남성의 행위가 담긴 영상이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언론의 요청에 따라 대전시 CCTV관제센터에서 공개한 영상에는 대전시 공무원인 남성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건 이후에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을 수습하는 모습만 있었습니다. 영상을 검토한 취재팀은 CCTV 구도 상 남성이나 남성의 행위가 찍혀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전시 관제센터는 취재팀이 추가로 요구한 분량에 대해 해당 남성으로 특정할 수 있는 사람도, 사건을 유발한 행위도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지속적인 요구 끝에 영상을 단독으로 확보했습니다.
확보한 영상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경계석을 집어 들거나, 도로에 던지거나, 배달 청년이 걸려 넘어지는 등 결정적 장면은 없었습니다. 방범용 CCTV가 15초마다 네 방향을 돌아가면서 찍기 때문에 사건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촬영되지는 않은 겁니다. 하지만 단서는 있었습니다.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인도를 걸어가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경계석을 집어 들었다는 화단에서 정확히 몸을 기울여 무언가 찾는 듯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경찰과 시청의 취재원에게 중복 확인을 거친 취재팀은 남성이 가해 공무원이 맞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통해 남성을 특정한 것일 뿐 새로운 사실을 얻었다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취재팀은 영상에 대한 심층 분석을 했습니다. 오토바이를 탄 청년이 걸려 넘어지는 모습은 촬영되지 않았지만, 도로에 경계석이 놓이는 모습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점 직후 네 방향으로 돌아가는 CCTV에 조금씩 담긴 남성의 행적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자신이 던진 경계석 주변을 남성이 맴돌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당시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고 진술했던 남성이 별다른 이유 없이 사건 현장을 맴돌고 있던 겁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잠시 뒤 오토바이 한 대가 경계석 근처로 달려오자 남성이 그걸 지켜보는 모습이 영상에 담겨있었습니다. 숨진 청년이 탄 오토바이였습니다. 해당 오토바이가 사고나는 모습은 CCTV에 촬영되지 않았지만, 이후 차들이 멈춰서는 모습을 근거로 ‘사고가 났다’는 사실은 추론 가능했습니다. 남성은 이 모습을 확인한 뒤에야 현장을 떴습니다. 남성의 고의성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발견한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취재를 통해 경찰 역시 남성의 행동에 고의성이 있다고 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취재 과정을 통해 ‘공무원인 남성이 도로에 경계석을 던졌다’는 기사에서 나아가 ‘남성의 행동에 고의성이 있었다’는 기사를 썼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취재원은 취재 과정을 통해 알게 됐으며 사적인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취재, 촬영기자가 직접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독 확보한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경계석을 던져 배달 청년을 숨지게 한 공무원 남성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보도를 했으며 표절 사실이 없습니다.
-경계석 던져 배달청년 숨지게 한 공무원, 사고 보고도 현장 떠나(11.19/조선일보)
-“사고난 줄 몰랐다”더니…경계석 던진 뒤 사고현장 보고 떠난 정황(11.19/서울신문)
-경계석 던져 배달원 숨지게 한 대전시 공무원… 사고 보고도 현장 떠나(11.20/머니s)
-술 취해 경계석 던져 배달기사 사망하게 한 50대 공무원(11.21/MBN)
-술 취해 경계석 던져 배달원 숨지게 한 대전 공무원 ‘직위해제’(11.21/세계일보)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직후 특히 인터넷에서 반향이 컸습니다. 유튜브에서는 2백만 뷰 가까운 조회수를 보이며 댓글만 1만 개 넘게 달렸습니다. 뉴스 보도 직후인 새벽, 대전시장은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공직자가 이런 일을 벌인 건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 행위”라며 “일벌백계로 조직기강을 바로 세우겠다”고 사과했습니다. 보도에 앞서 대전시는 해당 공무원을 직위해제 했을 뿐 사건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보도 뒤 해당 공무원은 과실치사가 아닌 상해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경찰 수사 결과를 받아쓰지 않고 직접 객관적 증거를 확보해 보도했으며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언급해 주시기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375회 전체 총평
제37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2편의 출품작 중 5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달에는 최종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인 작품이 다른 달에 비해 많지 않았다. 다만 일부 출품작은 신선한 접근 방식이나 좋은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8편의 출품작 중 SBS의 <잇단 경찰 부실 대응 사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과 신변보호 여성 피살 사건의 안타까운 내막을 전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경찰의 부실 대응 문제를 끝까지 파고들어 후속 대책까지 이끌어 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7편의 출품작 중 경향신문의 <절반의 한국>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그동안 여러 지역 언론이 끊임없이 보도해왔던 주제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참신하고 내용이 충실해서 좋았다는 평이 많았다. 사무직 일자리의 남방한계선, 강릉 지역 여고 졸업생 추적 보도 등을 통해 지방소멸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상투적으로 보이지 않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총 13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별다른 이견 없이 강원도민일보의 <강원도교육청 예산 낭비 논란>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예산이 헛되이 쓰이는 현장의 실사 보도는 증거를 찾기 쉽지 않은데, 공문을 통해 확인된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보도라는 평을 받았다. 이런 예산 낭비가 강원도교육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닐 것이란 점에서 다른 언론의 후속 보도가 기다려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광주일보의 <4년 전 그때처럼…학생노동자 올라탄 ‘꿈’사다리 흔들리지 않도록> 보도와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 보도 2편이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광주일보의 보도는 지난해 10월 여수 특성화고 학생의 현장학습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지속적으로 추적 보도를 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 보도는 그동안 납북귀환어부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는 있었으나, 대상자 및 가족들을 직접 만나고 총괄적인 데이터까지 조사해 담은 사실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좋은 보도를 위해 헌신한 기자들의 열정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으리라 믿는다. 새해에도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