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부산에 ‘동*서 격차’라는 말이 있습니다. 동과 서는 해운대 등 부산을 상징하는 이미지의 동부산권, 옛 공단지역으로 낙후된 이미지의 서부산권을 각각 의미합니다. 그리고 소위 부산 사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말입니다. 부산시민들에게 종종 듣는 “살 거면 서부산 말고 동부산에 살아야 한다”는 말은 동*서 격차가 실제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지난 10월, 서부산권의 한 구청 공무원으로부터 ‘에코팩토리존 사업’에 대해 들었습니다. “관내의 오래된 공단을 재생하는 사업인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말이었습니다. 호기심에 담당자에게 물었습니다. 담당자는 “지난해 끝났는데 사업 내용은 자세히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업에 들인 예산만 60억 원 이상. 도대체 어떤 사업이길래? 더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사업 관련 자료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정리된 자료는 없었고, 모니터링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사업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는 공무원도 없었습니다. 답답한 심정에 무작정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친환경 공간’이라며 조성한 공원에는 흡연자로 가득했고, ‘에코팩토리존’ 안내판이 붙은 공장은 문을 닫아 공단 한가운데 흉물로 변한 상태였습니다. ‘정말 돈을 그냥 공중에 뿌렸구나’ 싶었습니다.
해당 사업이 지난 2011년 ‘서부산 시민행복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0년간 진행된 대규모 프로젝트. 여기에 포함된 사업 목록을 찾아, 사업이 완료된 현장을 하나하나 직접 찾았습니다. ‘예산 낭비’라는 의심은 현장을 다닐수록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서부산을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겠다면서 쏟아 부은 돈은 10년간 350억 원에 달했습니다. 시민들이 낸 세금이 헛되이 사라진 셈입니다. 그 돈을 퍼붓고도 여전히 서부산은 살기 불편했습니다.
기자는 ‘비부산 출신’입니다. 부산에 산 지 3년. ‘동*서 격차’는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도 다 알게 되는 말입니다. 그동안 두 명의 부산시장, 지역 정치인과 지자체장들은 이 격차를 극복해보겠다며 각기 거창한 비전을 내놨습니다. 서부산을 살려보겠다며 ‘대형’ ‘장기’ 개발 사업이 숱하게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가는 것부터 어렵고, 관광지나 문화공간 같은 갈 만한 곳도 사실상 없습니다. 서부산은 눈에 띄게 ‘살기 불편한’ 도시입니다. 백화점과 관광지, 고층 아파트가 몰려 있는 동부산과 분명 달랐습니다. 동*서 격차를 줄이기 위한 지자체와 정치권의 노력에도 바뀐 건 별로 없었습니다.
격차가 지속되고, 심지어 심해지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과거 부산시는 ‘서부산개발본부’를 별도로 둘 정도로 동*서 균형발전에 힘썼습니다. 서부산 시민행복 프로젝트에서 처음 계획됐던 예산은 2,450억 원이 넘었습니다. 실제 집행된 건 350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프로젝트 연구용역보고서를 입수해, 처음부터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자금 조달 방법도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국비와 민간투자는 모두 실패했고, 오로지 시 예산만 집행되고 끝났던 것입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서부산 개발 사업들은 괜찮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부산시 도시균형개발과에서 서부산 균형개발 사업 목록을 받아 살펴봤습니다. 무슨 사업인지 내용도 모를, 처음 듣는 사업 투성이였습니다. 현임 부산시장이 1호 공약을 내놓으면서 방문한 사하구. 낙후 공업지역이 밀집한 서부산의 상징적인 도시입니다. 이곳에서 수년째 추진되고 있는 사업 현장을 찾았습니다. 현장은 또 ‘엉망’이었습니다.
현 시장은 ‘서부산 제2 집무실’까지 설치하면서 서부산 현안 사업들을 각별히 챙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추진 중인 균형개발 사업 61개 중, 부산시가 내년 예산을 편성한 건 27개뿐이었습니다. 그나마 필요 예산의 1/10도 안 되는 예산을 편성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수치들은, 부산시가 서부산 개발에 가진 의지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영혼 없는’ 서부산 발전 전략은 또다시 ‘혈세 낭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선출직 시장들이 ‘표밭’을 의식해 벌인 말뿐인 정책, 그 허울을 지적하고자 연속보도를 기획했습니다. ‘제대로 된 동*서 균형발전’이 되기 위해, 학계와 시민사회, 연구가들을 찾아 서부산 개발 사업의 문제점과 대안까지 묻고 제시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익명 취재원 상당성,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 등 특이사항 없습니다.
직접취재*현장취재하였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부산의 ‘동*서 격차’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동안 이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언론 기사는 없었습니다. 개별적인 사업에 대한 분석과 비판이 있었을 뿐 서부산 균형개발 사업을 거시적으로 분석한 것은 이번 기획 보도가 첫 사례입니다. 지자체의 예산 낭비 실태를 추적보도 했다는 점에서 시민사회와 시청자들의 반향이 컸고, 방송 매체라는 특성을 활용해 그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아직 뚜렷한 제도개선책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기획보도 내용이 다소 총론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후속조치가 나오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이후 동*서 균형발전 전략이나 관련 사업을 세우는 데 있어, 참고할 만한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자평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에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기사 작성에 있어 외부 지원은 일절 없었으며, 언론중재위원회나 소송 등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5회 전체 총평
제37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부문 62편의 출품작 중 5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달에는 최종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인 작품이 다른 달에 비해 많지 않았다. 다만 일부 출품작은 신선한 접근 방식이나 좋은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8편의 출품작 중 SBS의 <잇단 경찰 부실 대응 사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과 신변보호 여성 피살 사건의 안타까운 내막을 전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경찰의 부실 대응 문제를 끝까지 파고들어 후속 대책까지 이끌어 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7편의 출품작 중 경향신문의 <절반의 한국>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그동안 여러 지역 언론이 끊임없이 보도해왔던 주제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참신하고 내용이 충실해서 좋았다는 평이 많았다. 사무직 일자리의 남방한계선, 강릉 지역 여고 졸업생 추적 보도 등을 통해 지방소멸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상투적으로 보이지 않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총 13편이 출품돼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별다른 이견 없이 강원도민일보의 <강원도교육청 예산 낭비 논란>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예산이 헛되이 쓰이는 현장의 실사 보도는 증거를 찾기 쉽지 않은데, 공문을 통해 확인된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보도라는 평을 받았다. 이런 예산 낭비가 강원도교육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닐 것이란 점에서 다른 언론의 후속 보도가 기다려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광주일보의 <4년 전 그때처럼…학생노동자 올라탄 ‘꿈’사다리 흔들리지 않도록> 보도와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 보도 2편이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광주일보의 보도는 지난해 10월 여수 특성화고 학생의 현장학습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지속적으로 추적 보도를 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 보도는 그동안 납북귀환어부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는 있었으나, 대상자 및 가족들을 직접 만나고 총괄적인 데이터까지 조사해 담은 사실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좋은 보도를 위해 헌신한 기자들의 열정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으리라 믿는다. 새해에도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